촉매인, 곽노현
'그 자체는 반응에 의하여 변하지 않으면서 반응속도만을 변화시키는 물질' 이것이 촉매제의 사전적 정의다. 물질 뿐 아니라 사람 중에도 그런 촉매인이 있다. 요즘 연일 언론이 요란하게 실어 알리고 있는 곽노현이 그런 사람이다. 이력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그가 얼마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촉매인의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
그가 관심을 가지고 매달려 왔던 일들을 살펴보면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노동자기업인수지원센터,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기업책임시민센터, 토지자유연구소, 국제민주연대, 탈시설정책위원회,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제정자문위원회. 그가 그동안 몸담아 왔던 단체들이다.
나열된 이런 단체의 이름에서 우리가 맡게 되는 냄새는 무엇인가? 민주와 정의, 그리고 인권의 냄새이다. 그는 그렇듯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로의 변화를 위한 촉매인의 노릇을 기꺼이 자처하며 살아왔다. 어눌한 말투와 느릿한 몸짓 그리고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기 일쑤인 그의 목소리에 깊이와 힘이 실리고, 그를 바쁘게 움직이게 하고, 약속한 변화를 만들어 내도록 하는 일을 보면 영락없다. '민주', '정의', '인권' 이 세 가지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또 다른 촉매로 기꺼이 새로운 일을 짊어진다.
요즘 곽노현은 자신이 행한 '선의'로 인해 사법부의 칼날 앞에 서 있다. 법 앞의 선의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나게 벼르고 있다. 가보지 못한 길이라 해서 없는 것이 아님에도, 지도상에 없는 길이라고 해서 이 땅의 길이 아니라 말할 수 없음에도 검찰은 지도만을 들이대며 보기를 강요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지도 위의 길만 읽으려했을 뿐 마음의 지도를 보는 능력을 잃어 버렸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네티즌들은 지도에 없는 길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직접 그 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그래서 그간 곽노현이 걸었던 선의의 길들을 하나, 둘씩 발견해 내고 있다. 그 길 중의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토지+자유연구소」라는 단체가 있다. 사회구조와 경제구조가 공의롭게 구축되면 빈곤과 실업, 도시문제와 환경문제 등 상당히 많은 경제문제들이 해결되고 완화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연구하고 실천하는 시민단체의 하나이다.
「토지+자유연구소」는 사단법인화를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하였더. 하지만 주로 시민운동보다는 연구중심의 성격을 띤 단체인지라 그 모금액은 아주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 MB정권은 부자감세를 실시하였고 부자감세의 부당함을 지적하던 곽노현은 2009년에 부동산종합소득세환급금을 받은 즉시 3백만원을 「토지+자유연구소」의 후원금으로 기탁하였다.
'되돌려 받을 돈은 받고 싸울 것은 싸운다'는 말은 그에게는 구차한 변명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옳지 않은 것이라면 나에게 아무리 이득이 된다고 해도 함께 하지 않는 것이 그의 성정인 것이다. 우리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함께 걸어 봤는가? 검찰은 지금 지도에 없는 길은 세상에 없는 길이라 외치며 선의의 길을 폐쇄하려 하고 있다.
첫댓글 정말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신분인데..무상급식문제도 선거를 이기려고 머리로 나온것이아니라 온몸으로 느껴서...사법부가 아니.법원이 살아있다면 현명하게 판단하길 정말 바란다 박원순과 곽노현...생각만해도 가슴설랜다
좋은 글 스크랩 고맙습니다^^ 김문*씨만 치우면 서울 경기는 성지 되는 거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