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삶의 이야기방 13일 출석부 담당이라서...새벽에 출석부를 올렸습니다. 며칠전 작은 아들이 신장결석이 생기는 바람에~ 그 이야기를 시작으로 글을 썼습니다. 신장 결석 보다 임신에.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댓글에 연애 중인 딸이 임신했을까봐 노심초사 걱정하신 미혼 딸의 엄마 마음에 공감 하셨어요.
저의 결혼은 물론 연애도 반대하신 부모님. 그러나~부모님을 이기고? 마침내 결혼했답니다.
그 사람은 어릴적에는 부유했으나~ 시아버님의 사업 실패로 산꼭대기 철거 예정인 판자집에 살고 있었고~ 그 사람집은 화장실도 푸세식 좁고 냄새 나는 이른바 변소이었고 ..수도도 없어서~ 이웃집 수도 나오는 집에서 일주일에 한두번 긴 호스로 좁은 마당 가득 물통과 대야에 받아 놓고 아껴 쓰며 살았고....
반면 울집은~6.25 동란으로 실향민으로 아무것도 없이 몸만 나오신 친할머니와 서로 같은 실향민인 피난민촌 이웃인 외할머니가 25세 총각과 20세 처녀를 사진관에서 빌려주는 예복 입고 결혼 사진 찍고~서울로 보내셨어요. 아버지와 엄마는 나라에서 알선해 준 서울 미아리 공동묘지 부근 시유지에서 손수 집을 짓고 아버지는 직장에 다니셨고~친할머니와 삼촌과 사촌언니도 서울로 이사 오고~그리고 저를 낳으셨어요. 제가 기억하는 7살 정도에는 시유지 집이었지만~꽤 넓었던 걸로. 집안 마당에.펌프도 우물도.있고 우물가에 등나무도. 마당 가운데는 앵두 나무도 있었어요. 그러다 국민학교 2학년쯤에는 산꼭대기 시유지집에서 아랫마을 아담한 단층 양옥집을 사들이고 ~대식구가 살았어요. 내가 여고 때에는 더 좋은 곳으로 이사. 보일러로 뜨거운 물도 나오는 집안 욕실에~ 입식 씽크대와 가스렌지도 6인용 넓은 식탁도 있는~ 거실 만큼 넓은 주방이 있고~ 마당에는 조그마한 연못도 있고...무궁화 나무도 있었고 담에는 빨간 넝쿨 장미가 아름드리 드리워지는 양옥집이었어요.
난 20세.그 사람은 22세. 3월에 그 사람을 만나서 연애 시작.거의 매일 만났으니..공부는 뒷전이었던거 같아요..ㅎ 암튼~만나면~울집 동네.버스 정류장 까지 데려다 주었는데.. 그 걸~ 국민학교 다니던 막내 남동생 친구들이 보고는 남동생애게 말하고~ 엄마에게 말하고...ㅎ 아버지가 ~ " 우리 딸이 남자 친구가 있을 나이가 됬구나. 집으로 데려오렴"
집으로 부모님께 인사하러 오고 엄마는 상 가득 맛있는 음식을 차려 주셨죠. 아버지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갔습니다. "키 크고 잘 생기고 똑똑하고 성실한것 같은데... 집안이 넘 가난하다 ." 그사람 아버지는 간암 투병 중이지만 돈이 없어 집에서 지내시고~엄마는 행상. 가난한집에 삼남매 중.큰 아들로 중학생 과외선생하면서 공부하고... " 너희 나이 어리고 학생이니..그냥 친구로만 사귀거라." "네. 그냥 친구이에요.걱정 마세요"
그로부터 2년쯤 지나~결혼한 사촌 언니가 왠 스님을 집에 모시고 왔다면서... 관상도 사주도 봐주신다고.... 머리도 의복도 스님이었습니다 . 스님이 나를 보시더니.... " 사귀는 사람 있지요? 이제 결혼도 생각할 나이니. 신수 궁합도 봐드릴께요 " 그러더니.... " 아~이 남자와는 안되겠네요. 둘이.결혼하게 되면~ 두 사람 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고 결혼한다해도 슬하에 아기도 없다고 나오네요" "그래요? 아직 나이가 어려서 결혼 까지는 생각 안해봤는데... 서로에게 안좋다니..이젠 만나지 말아야 겠습니다." 스님은 식사 대접 받고 돌아가셨고.... 나는~그 담날에. 그사람을 만나서는 그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 둘이 나중에 결혼하게.되면~ 둘 다 되는 일이 없고..아기도 못 낳는대요. 더 정이 들기 전에 헤어져야 겠어요" 그 사람은 고개를 떨군 채~ 알았다고.... 그리고 헤어졌어요.
그로부터 일주일 후~ 그 사람 친구가 내게 와서는.. "친구랑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무말도 안하고 우울하게 있더니...대금만 불고 있어요. 구슬프게.... 몬 일 있었는지.걱정되네요. 위로 좀 해주세요" "그래요? 그럼..내일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자고 해주세요"
다음날 약속된 장소에.나갔는데.. 시간이.지났는데 안보였습니다. 에이~괜히 나왔네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 타는데.. 그 사람이.헐레벌떡 뛰어 오면서 내가 탄 버스에 올라 타네요. 얼굴은 상기되어 벌겋고.숨을 몰아 쉬면서...환한 미소를....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고는 다방에 가서 이야기 했습니다. " 친구에게.이야기 들었는데. 식음을 전폐하고.매일 대금만 구슬피 분다고 하는데..그러시지 마세요. 우리 둘 다에게 안좋다니...헤어지는 게.나아요.어쩜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수도 있어요." " 그런데...궁금한게 하나 있긴해요 물어봐도 돼요?" " 몬 데.....???" " 그 스님이 그러시는데... 나 말고 다른 여자 있다고 엄청 친하게 지낸 .애인이.있었다고... 맞나요? 자존심 상해서 안물어보려 했는데...그래도 궁금해서...." " 몬 소리?? 내게 여자는 너 뿐인데...." 그러면서~ "그 스님 말 완전 거짓말이야. 나 보다도 너에게 더 안좋다고 해서.. 내가 말릴 형편도 못되어 눈물 삼키며 보내려고 한건데.. 이젠 ~절대 못 보내." " 어?? 진짜로요? 이런..알았어요"
그리고 집애 와서 따졌습니다 "그 스님 순 엉터리라고~ 절대 헤어질 수 없다고~!!!" 3일을 굶었더니...가뜩이나 몸도 약한데... 픽~ 쓰러졌습니다. 마음 약한 엄마 아버지가... " 너무도 가난하자나. 네가 결혼하면 고생문이 훤한데...어찌 너를 그대로 놔둘 수 있겠니. 마침 혼처 자리도 들어오고.. 교제하는 거 더이상 안말릴테니.. 밥 좀 먹으렴."
부모님은 일단~ 교제는 허락해도 결혼까지야 가겠나 싶어서.. 아직 어려서 세상 물정 몰라서 그런거니 몸이 약한 딸이 잘못될까봐 일단은 교제 허락 하셨어요.
그래서~우린 계속 사귀었고. 내 나이가 25세가 되니...은근 압박이 들어와서.... 다니던 회사 그만 두고 퇴직금으로 단칸방 얻고 결혼식 강행했어요. 결혼한다는 게 넘 좋아서... 신부 입장 할 때도 마냥 환하게 웃고 우리 부모님은 얼굴이 굳으셨는데...ㅎ 식이 끝나고는 식사 중인 하객들에게.인사하고 신혼 여행 가야하는데...인사도 안하고.그냥~ ㅎ 폐백속 한복 그대로 입고 신랑 손 잡고 도망?갔어요. 아버지가 대기 시켜 주신 자가용 안타고..ㅎ 준비해 주신 신혼 여행지 말고 시외버스 타고 속리산으로 갔어요..ㅎ 폐백 절 받은 돈만 갖고는...ㅎㅎ 그래도 첫날밤이라고 속리산 호텔애서 첫날밤 지내기로.... 호텔에서 집으로 전화하니... 엄마가... " 이런 철부지야..그냥 도망치듯 가면 어쩌냐??. 너희 어디 갔는지도 모르고 아버지는 못하시는 술 드시고 우시다가 주무신다..으이그 철부지야." 죄송하다 하고. 하룻밤 자고 신혼 여행 선물이라면서 귤 한봉다리만 사갖고 친정집으로 갔었어요.ㅎ
어머나 세상에. 우리 사촌언니들 연애시절 얘기 듣는 것 같아요. 애틋한 그 시절 첫 사랑 이야기. 아날로그.레트로한 느낌 물씬 납니다. 초 스피드시대, 연애감정도 스피드해 진 요즘, 순수.인내.순결 뭐 이런 느낌? 부모님들께서 온화한 성품을 가지셨던가 봅니다. 다음편 기대됩니다.
에구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 하셨네요 연애를 하는 두사람이 마음도 성격도 잘 맞아서 하는 연애결혼은 사주팔자 궁합을 안 본다고들 하대요 이미 다 잘 맞기 때문이죠 사주 궁합 역학자들에게 너무 맹신들. 하시는 울 엄니들 사람의 앞일들을 누가 아남요? 누구도 술사. 말듣고 청와대서 용산으로 이주 하면 좋타고 해서 간건데 좋킨 뭐가 좋습니까? 더 시끄럽기만 하니까요
첫댓글 아유
눈앞에 보는듯
스토리가
넘 재밌어서
단숨에 읽어 내려갔네요
2탄은
행여라도 스님 예언이
맞으면 아니 되는데
암튼
2탄이 궁금합니다. ^^
컴맹이다 보니
폰으로 글을 작성하게 되어
손가락도 눈도 피곤하여서...ㅎ
내일밤에 올리려 합니다
내일은 잔띠방 송년모임에 가야하니 오늘은 이쯤에서 일단 쉽니다
잔나비 띠면 제 아내와 갑장 이신데.......
부모님 말씀 안듣는것은 두분이 똑 같으시네요~~~ ^^
ㅋㅋㅋ. 그런가요?
어머나 세상에.
우리 사촌언니들 연애시절 얘기 듣는 것 같아요.
애틋한 그 시절 첫 사랑 이야기.
아날로그.레트로한 느낌 물씬 납니다.
초 스피드시대,
연애감정도 스피드해 진 요즘,
순수.인내.순결 뭐 이런 느낌?
부모님들께서 온화한 성품을 가지셨던가 봅니다.
다음편 기대됩니다.
내일 밤에 올릴께요.ㅎ
연애감정도 초스피드 시대라지만
오히려 젊은사람들
결혼까지 생각하기는 요래조래 생각도 많더라꼬요
선보고 한달 두달만에 결혼도 했던 우리시절 이야기하면 그때를 초스피드라고 ㅋㅋ
@정 아 요즘엔 결혼하려면
여러가지 다 염두에.두게 되니..그런가 봅니다
결혼이 점점 힘들어지는 추세이니...그도 걱정입니다
이렇게 이쁜데~~
요즘은 페백을 안 하더군요.^^
아~요즘엔 폐백 안하나요?
울 며느리들은 했는데요..
어머 사진올리셨네요
저리 이뻤던 시절
그러니 식음도 전폐하죠.
꽃입니다
저는 폐백도 청도마당에서 했네요
아~~그런때가 있었네요
결혼식 할 때가 제일 이쁠 때라고 하더군요.
세월이 흘러~아들 결혼시킬 때는 며느리가 그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더라고요
에구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 하셨네요
연애를 하는 두사람이 마음도 성격도 잘 맞아서 하는
연애결혼은
사주팔자 궁합을
안 본다고들 하대요
이미 다 잘 맞기 때문이죠
사주 궁합 역학자들에게
너무 맹신들. 하시는
울 엄니들 사람의
앞일들을 누가 아남요?
누구도 술사. 말듣고 청와대서 용산으로 이주 하면 좋타고 해서 간건데 좋킨 뭐가 좋습니까?
더
시끄럽기만 하니까요
궁합을 보려고 한 게 아니고
일부러 교제를 막기 위해서
엄마와 사촌언니가 스님을 모셔 온거래요.
마음 약한 엄마가 따지는 내게 솔직히 말씀하신 거지요.ㅎ
@리디아 오 마이 갓!
@리야 왜 그사람은 사귄 여자가 없다는데 그런 말을 하냐?.
글고 어찌 보지도 않은 사람 살림살이를 어찌 그리 잘 아냐?
그랬더니....
그 사람 가정형편은 스님에게 미리 말해주었다네요..그러니 울애에게 둘의 결혼은 안되니..막아달라고...ㅎ
글이 살아서 통통 튀어요
흥미진진해요. 철없는 이쁜신부 저를 어째요...~~^^
제가 철부지인 것 맞습니다.ㅎ
결혼 후에도 남편은 ~
"당신은 나이만 먹었지. 철부지 소녀 같아서~험란한 이 세상을 어찌 살려는지...걱정되네"
했었으니까요.ㅎ
자서전 써도 되겠어요ㅎ
돌아보면 참 철없던시절
그래도 그때가 좋았습니다
거미줄 나오듯 줄줄
잘도 쓰네요 ㅎ
글은 잘 못 쓰지만..
그냥~생각나는대로 말하듯이 글을 씁니다.
춤도~제대로 배워서 추는 댄스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그냥 ~노래와 리듬에 맞추어 막춤은 춥니다.
사랑 하나로 부모님의 반대도 아량곳없이 결혼을 고집했던 그 시절이
참 좋았어요.
참 고운 신부십니다.
일부러 스님을 모셔와서
교제 못하게 하려고 했었다네요.ㅎ
부모님 말씀 거역한 적이 없었는데...
그 때는 막무가내로 고집을...ㅎ
젊다는 건 축복이지요
사랑은 청춘의 전유물이죠 ㅎㅎ 잘읽었습니다
맞습니다
젊은 그때니 가능했었을지도.....
아마도 지금의 나이에서는
이리저리 비교하고 주위도 살펴야 하고 지례 앞일 까지 재단하다 보니....
저렇게 까지는 안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름지기
청춘남녀의 만남이 이렇게 재미있어야 하는데
어쩐일인지
저는 따끈한 추억담이 없어요.
다시
연애를 할 수도 없고
리디아님 이야기로 대리만족 할 밖에요..ㅎㅎ
대신~저는 더이상의 제2의 사랑은 전혀 기대안합니다.
다른 분들의 제2의 인생과 사랑을 기대합니다
기디려요. 2부를 언제~~
오늘 밤에요.ㅎ
잘 읽었습니다.
살아가니.., 살아보니... 삶이라는게
어찌 이거다라는 정답이 있을까요.
순간순간 선택이 옳고그름을 떠나
순간순간 인생흐름을 바꿔 놓는게지요.
아마도 부모님께서 당시에는 좀더 살아본 선배로서
순간순간 선택에 자식이 신중해 주길 바래는 맘이겠지요.
부모님 권유대로 살았다 해도 그 길위에도 아픔과 후회가
있는게 사람살이 아닐까 생각도 들기에 말입니다, 하하
리디아님, 우리 이 대목에서 각자 자기자리에서
차한잔 마실까요, 하하
그러자고 얼릉 2번째로 추천(推薦) 드립니다.,^&^
부모님이야
자식 잘되기만을 바라신거니까요.
리디아 님의 결혼 글~~공감도 하고
별 다섯개도 그려보네요
결혼식날 너무 좋아서 빵끗 빵끗 웃다가 친할아버지 한테 혼나고 ..
나이가 들고 보니 이해가 가더라구요
고운 신부의 모습..예쁘셔요
♡♡♡~*
리즈향님도 그러셨군요.
결혼하는 게 넘 좋았나 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