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오브 시베리아
(The Barber Of Siberia, Sibirskij Tsiryulnik, 1998)
감독: 니카타 미칼로프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의 원 제목은
"시베리아의 이발사(Barber of Siberia)"이다.
이는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제목을 얻어낸 것으로
이 영화는
눈부시도록 차가움에 담겨진 신비로운
러시아의 설원.
그리고
시베리아 벌판에 빼곡히 들어서있는
강한 이끌림의 삼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러시아 사관생도 안드레이 톨스토이
매혹적인 로비스트 제인,
그리고
제인에게 흠뻑 빠진 사관학교 장군 간의 애틋한 사랑.
러시아의 풍습과 자긍심을
그린 영화. 시베리아의 이발사....아니, 러브 오브 시베리아!!.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러시아 인과의 사랑
.
.
.
.
1985년, 미국인 제인은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하는 기차의 일등칸에 탑승한다.
우연히
짓궂은 장난을 즐기던 사관학교 생도들이 그녀가 탄 칸에 불쑥 들어오고
그 중의 한 명이던 안드레이 톨스토이와 제인은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가까워진다.
하지만
그녀는 "시베리아의 이발사" 라는 이름의 벌목기계를 완성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러시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조달된 로비스트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황태자의 신임을 받고 있는 장군 래들로프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가 교장으로 재직하는 사관학교에 갔다가
다시금 톨스토이와 재회하게 되었다.
아름답고, 또 유혹적인 제인에게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빠진 톨스토이를
그녀도 사랑하게 되지만
마냥 사랑에 빠질 수 만은 없었던 상황은 비극을 유도해낸다.
질투심을 억제하지 못한 톨스토이는
황제를 초청한 오페라 공연에서
장군에게 덤벼들고
황제 시해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시베리아로 유형을 가게 되기까지의.....
그 후 세월은 흐르고
톨스토이가 어디에 있는 지 알게 된 제인은
그 동안 간직해왔던 비밀을 안고 그를 만나러 가는데......
"피가로의 결혼" 中
더 이상 날지 못하리-Giuseppe Taddei
"Mozart's "Piano Concert No.23 2악장 아다지오"
피아노 Vladimir Ashkenazy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피가로'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선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주요 등장인물들의 갈등 관계가 같다.
어여쁜 아가씨 로지나와 알마비바 백작,
그리고
바르틀로 박사가 등장하는....
오페라 무대의 삼각관계가 스크린에서도 똑같이 이어지고 있다.
주인공들의 연결 매개체 역할을 하는 '세빌리아의 이발사(피가로)'도
영화 속에서 중요한 역할로 등장한다.
시베리아의 울창한 숲을 단숨에 밀어붙이는 무지막지한 벌목기계 '시베리아의 이발사'이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피가로'는 영화 전편에 걸쳐 중요한 음악적 역할을 하고 있다.
남녀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기차 안에서
사관생도 안드레이가
피가로의 아리아 "더 이상 날지 못하리"를 기쁨의 아리아로 제인에게 불러주는가 하면,
"피가로의 결혼" 오페라를 영화 속에서 직접 공연하기도 한다.
"세상의 남성들이여,
눈을 떠라. 여자는 요물이다. 속지 마라."
영화 속 오페라에서 슬픔과 분노의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이다.
그리고
방독면을 뒤집어쓴 병사는 모차르트를 경멸하는 교관 앞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곡(피아노협주곡 23번 아다지오)을 연주하고,
시종일관 "모차르트는 위대하다"는 말을 외쳐대고 있다.
오페라와 전혀 관련 없는 듯한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이지만
오페라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음악영화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을 평생 기다렸어요... 당신이 존재하는지도 모르면서...."
"우리 주변을 둘러싼 일들이 종종 우리를 분노케 하지.
하지만 정작 우리가 분노하고 있는 것은
바로 내 자신 때문이야."
-<러브 오브 시베리아> 中
러시아의 민속 풍습
참으로 흥미롭다.
연극과 춤이 벌어지는 축제에서 보드카를 실컷 들이마시고
얼음물에 뛰어들어가 술을 깨기도 하고.
들판에 공식적으로 집합하여 윗옷을 벗은 채로 수십 명씩 줄지어 서서 패싸움을 벌이고,
용서의 날도 있어서 그날 만큼은 어떤 일이든지 서로 용서하고
용서를 받기도 한다.
그러니까 실컷 패싸움을 벌이고 나서 눈에 멍이 들고
상처를 잔뜩 입은 채로 또 웃으며 화해를 하고 지낸다는 거다.
...애정도, 증오도 심지어는 용서 마저도
명확히 극과 극을 달리는 그들은 러시아 인이다.
"복 프로스티트"!!!...
용서하세요.
행복이란 얼마나 변덕스러운가!
인생의 주인처럼 행세하는
우린 또 얼마나 어리석은가!
인생은 채워지길 기대하는 그릇이야.
그걸 깨닫지 못한채
난 망상속에 몇년을 보냈지...
난생 처음 사랑에 빠졌고
그것이 영원하리라 믿었단다.
난 그걸 해명하리라 믿었는데...
-<러브 오브 시베리아 中>-
감독은 이영화를 통해
러시아인의 열정과 끈기의 모습을 러시아 민족의 풍습을 찬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007영화 제임스 본드를 통해 미국인의 우월성과 정치의 탁월한 선택을 표현했다면
이 영화는 러시아인의 자존심을 표현했다고나 할까?
미국 헐리우드 영화에 길들여진 우리들이 보기에
단순히 아름다운 남녀의 운명적인 만남과 헤어짐, 광할한 대지의 멋진 풍경을...
하지만
그 보다도
러시아인의 자긍심을
전달하려는 감독의 의지가 돋보이는 영화인 듯했다.
첫댓글 문란 님~ 고맙습니다!
제이님과 거대하고 화려한 사랑은 아니드라도 해운데 작은 동백섬이라도 손잡고 한바퀴 돌아봤으면 죽어도 소원이 많겠다ㅎㅎㅎ 예술촌 촌장님이 왜이리도 그린운지 지마음 지도 몰라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