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압구정동에서 옷가게를 하는 친구를 찾아갔다
먹고 싶은 거 뭐든 말만 하라면서
슬쩍 이 동네는 피자가 제일 맛있어,라는 말로
내 선택권을 박탈하고 말았다
결국 그 친구가 전화로 주문한 게 아이리쉬 포테이토 피자였다
이름만 들어도 뭔가 특별한 맛을 지닌 피자라는 느낌을 주었다
게다가 다른 곳도 아닌 터프한 나라 아일랜드,
또 내가 좋아하는 감자라지 않는가
약간의 호기심을 갖고 기다린 이 피자의 모양은 기묘했다
깍두기 모양으로 썰은 감자가 군데군데 박혀 있고
계란 노른자와 흰자를 마구 풀어서 위에 끼얹은 모양과 색깔이었다
친구 말로는 다른 데는 없고 압구정동에서만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맛은 약간 고소하면서 풍부하고 담백했다
(그 때문에 갈릭 무슨 소스를 반드시 찍어먹어야한다고 함)
고기와 베이컨과 햄이 없고
버섯과 양파와 각종 야채가 주재료이기 때문인 것 같다
부담스러운 맛이 아니라서인지 평소의 정량을 초과해서
세쪽이나 먹었더니 몸전체가 치즈나 버터로 만들어진 것처럼
'느끼' 그 자체였다
한 시간을 걷고 두 시간을 걸어도 소화가 안돼서
결국 근처 함흥냉면집에 가서 비빔냉면 한그릇을 먹고 나니
제정신이 들었다
돈을 내고 나오면서 실소..
나원참, 음식 배터지게 먹고 부대끼는 걸
또 음식으로 풀다니 나도 참 어지간하다..
속으로 스스로에게 감탄 또 감탄..
토요일은 피자와 함께 부대끼고 헤매느라 다 탕진해버렸다
당분간은 피자 먹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이문학회 고택에서 피자 한판과 마시던 카스 맥주의 맛은
당분간 잊어야겠다
그렇군요. 어쨌거나 저도 얼마 전 집에다 와인 한병 사다 놔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문득 생각날 때 혼자 마시기 딱 좋은 술 같아서... 우선 비주얼이 되잖아요. 빠알갛고 매혹적인 빛깔... '예쁜 게 좋아. 뭐든 예뻐야 해..' 누군가의 말이 생각나네요. 와인! 가을에는 더욱 잘 어울리는 술...크아...........
첫댓글 그럴 땐 냉면보다는 와인이 제격인데...배도 안 부르고, 소화도 잘되고...그 좋은 기회를 놓치다니.
그렇군요. 어쨌거나 저도 얼마 전 집에다 와인 한병 사다 놔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문득 생각날 때 혼자 마시기 딱 좋은 술 같아서... 우선 비주얼이 되잖아요. 빠알갛고 매혹적인 빛깔... '예쁜 게 좋아. 뭐든 예뻐야 해..' 누군가의 말이 생각나네요. 와인! 가을에는 더욱 잘 어울리는 술...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