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빈 슈즈 싸롱
임 우 성
1호광장에서 목포역쪽으로
우측 약간 언덕진 인도에 3층 건물 끝
귀빈 슈즈 싸롱
이름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건물보다 더 낡고 작은
구두 수선가게가 있는 거라
적힌것은다팝이다(팝니다)
우산
양산
가방수리전문
구두수선수리이곳으로오십시오
이즘에도 우산 양산 고쳐 쓰던가
여우 구두 뒷굽을 교체할 양으로 들렀더니
구십도 넘었을까 싶은
할아버지께서 반가이 맞이하시거늘
한 평도 채 안될 성 싶은 공간에
적힌 것과는 달리 팔 만한 것은 하나도 없고
버려도 주워갈 것 같지 않은
목록대로의 잡동사니
수 십년 낡은 세월만 가득한 거라
다만 할아버지 인정이 여우랑 도란도란
봄 햇살마냥 어찌나 따사로우신지
좋은 삶이란
굳이 새롭고 세련되고 산뜻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만 하다가
달라시는대로 달랑 이천원만 드리고
천원 한 장 더 얹어드리지 못한 것이
내내 결리고 후회되는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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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빈 슈즈 싸롱
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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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10 05:1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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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림이 그려지네요. 정겨운 풍경...내내 후회되는 따뜻한 시인님의 마음을 봅니다. 좋은 날 되세요. 지나가다 유심히 봐야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