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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22
씬1 고구려, 국내성 외곽 폭포/동, 개울가 (낮)
자명, 폭포 아래 가부좌를 틀고 앉아 기통을 위해 정신집중을 하고 있다.
호동, 물에 종아리를 담그고 자명에게 수련을 시키는.
개울가에는 파오가 쳐져 있고.
화톳불에 솥이 걸려 있다.
차차숭과 미추, 일품, 수련을 하고 있는 자명을 걱정스레 보고 있다.
미추: 얼굴이 발그레해진 게.. 잘 때 보믄 숨두 고르고, 독이 얼추 반은 빠져 나갔나봐.
차차숭: 아직 다는 아냐. 단전 아래루 뭉쳐 내려서, 발작하는 것만 막은 거지.
씬2 동, 폭포
호동: 단전에 뜨거운 기운을 모아! 그 뜨거운 기운으로 독을 눌러 발바닥으로 보내겠다!
자명: (집중한다)
호동: 중완!!
자명: (집중한다)
호동: 단중, 인후, 인당, 백회!!
자명: (집중한다)
호동: 인당을 열면, 미래를 볼 수 있고. 백회를 열면 세상을 초월한다 했으니, 독쯤은 능히 몰아낼 수 있다!!
자명: (집중한다)
(플래시) 누군가(왕자실이 선명하지는 않고) 아기인 자신을 산호뒤꽂이로 찌르려 하는.
자명: (눈을 번쩍 뜬다)
호동: (본다)
자명, 벌떡 일어난다.
씬3 동, 개울가 파오 안
자명, 두려움에 떨리는 손으로 차 주전자를 든다.
벌컥벌컥 마시는데. 일품, “뿌쿠야!” 부르며 들어온다.
일품: 몸이.. 또 펄펄 끓어?
자명: (주전자 놓고) 어떤 여자가, 날 산호뒤꽂이로 찌르려 했어.
일품: 누가? 어떤 여자가?
자명: 아직은 잘.. 그 사람이 누구라고 딱 찝어 말해줄 순 없어.
일품: .. 니가 얘길 많이 들어서. 미추 아줌마나, 소소나. 사람들한테 하두 들어서 생각이 현실처럼 보이나보다.
자명: 아냐,아냐!! 그런 거 아냐!! 이번 한번만이 아냐. 며칠 됐어. 첨엔 흐릿하게 보였는데. 지금은 점점 선명해지구 있어.
일품: ..
자명: 나 미친 거 아냐! 독이 머리루 올라간 것두 아니구! 오빠가 안 믿어줌 누가 믿어 주겠어!
일품: 안믿는 건 아니구. 좀 당황스러워서. (걱정스럽게 자명을 본다)
씬4 동, 개울가
호동, 개울에서 세수를 하고 있다.
차차숭과 미추, 일품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미추: 독이 머리루 올라간 걸까?
일품: 모르겠어요...
차차숭: 좀 더 기다려보자. 독이 올라간 거라두 기통만 되면, 본정신 돌아온다.
일품: 뿌쿠가.. 본게 사실일 수도 있을까요?
차차숭: .. 뭐 기통하면 그럴 수도 있다 듣긴 들었지만.. 기통한 사람을 본적이 있나? 만나 물어본 일이 있나?
일품: ..
태추, 말을 타고 달려온다.
“왕자님!! 왕자마마!!” 부르며 말에서 뛰어 내린다.
호동: (돌아보고) 오선전 마마 아일 낳았느냐!!
씬5 동, 개울가 파오 안
옷을 갈아입은 자명, 한쪽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고.
호동, 태추에게 이야기를 듣고 있다.
태추: 산통 시작하신지 열여덟 시각이 흘렀다는데.. 아직두.
호동: ..
태추: 여기 이러구 소풍 나온 듯 계실 때, 아니잖습니까?
호동: 가봐라.
태추: 왕자님!
호동: 가보라니!!
태추: .. (인사하고, 나가려다 뿌쿠를 흘겨본다) 아무튼 저 자식 애물단지야, 애물단지. 낫기만 해봐! 콱!! 그냥 두구두구 밟아줄테니깐. (나간다)
호동, 자명에게 다가온다.
호동: 초조하게 생각하지 마라. 회음에서 백회까지 중심축을 뚫게 되면, 네 몸에 있는 8만8천개의 기통점은 절로 열린다.
자명: (불쑥) 왕비님이 왕자님을 낳으심, 마만 어찌되시는 건가요?
호동: 네가 알려다오.
자명: ? (본다)
호동: 기통이 완전히 되면, 천안통․천이통․천심통이 다 열려. 천리 밖을 보고․듣고, 사람에 마음을 다 읽을 수 있다니. 내가 어찌 될지, 뿌쿠가 말해주면 되겠네.
자명: 왕자님. (일어난다)
호동: 앉아. 단중부터 다시 가자.
자명: 태추 군두 말씀이 맞아요. 이러구 계실 때 아니잖아요.
호동: 이러고 있지 않으면? 오선전으로 달려가, 아들을 낳지 말아 달라고, 울구 불구 매달릴까? 남동생이 태어나면, 불문곡직 칼로 베어버릴까?
씬6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송매설수의 침소 (밤)
산실로 꾸며진 내부.
송매설수, 진통을 하고 있다.
시녀장과 달랑 아미만 “마마!! 힘을 내십시오!!”하며 시중을 들고 있다.
송매설수, “아악!!” 비명을 지르고 있다.
술이, 뛰어 들어온다.
시녀장: 어쩌자구 너 혼자 들어와!
술이: 오선전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요..
시녀장: 이 무슨 미친 소리!! 벌써 만 하루가 지났다!!
송매설수: ... 이러다 내 아들이 세상에 나와보지두 못하구 죽겠다... 양덕아, 네가 가 대원감을 데려오너라.. (비명을 지른다)
씬7 동, 송매설수의 침소 앞 (밤)
안에서 송매설수의 진통하는 신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호위무사들이 칼을 들고 지키고 있다.
내시장과 시녀장, 다투고 있다.
시녀장: 원비마마 출산 하시는데, 대원감은 고사하구 시의원 시비조차 들이지 못한다니요!
내시장: ..
시녀장: 대태감 어른!!
내시장: 대왕마마 허락 없인, 쥐새끼 한 마리 오선전을 들고․날수가 없네.
시녀장: (주저앉아 옷자락을 붙잡고 애원한다) 노산에 초산이십니다. 혼자 힘으로.. 이겨내시질 못합니다..
내시장: ..
송옥구, 달려온다.
송옥구: (시녀장에게) 마만!!!
시녀장: (일어나서) 고추가 어른, 마마를 살려주소서! 이대로라면 원비마마 승천을..
송옥구: 마마!!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호위무사들, 칼을 들고 막아선다.
송옥구, “이런!! 무엄한 놈들!!!” 칼을 빼앗아 한 놈을 칼등으로 급소를 쳐 기절시켜 버린다.
호위무사들, 송옥구를 에워싼다.
내시장: 궁에서 칼을 쓰시다니요! 이는 대왕마마께 칼을 쓰는 것이옵니다!!
송옥구: !!
내시장: !! (노려본다)
송옥구: (칼을 던져버리고, 안에다가) 마마!!! 이 애비가 밖에 있사옵니다!!
씬8 동, 송매설수의 침소/침소 앞 (밤)
송매설수, 진통을 하고 있다.
(송옥구의 소리) 이 애비, 강일 묻으러 가다, 마말 지키려 되돌아 왔습니다!!
송옥구: 힘을 내십시오!!! 비류나부에 반드시 왕자마말 안겨주셔야 합니다!!
문 열리고, 시녀장 들어온다.
송매설수: .. (본다)
시녀장: (강하게) 이 양덕이가 있사옵니다. 이년의 손으로 왕자마말 받아드리겠습니다.
송매설수: 오냐, 그래!! 이 송매설수 안 죽는다! 호동의 관을 묶을, 내 허리끈을 가져오라!!
시녀장: (가지러 가고)
송매설수: 고구려의 원비가 산청도 못 만들고, 군사들이 칼 들고 설치는 이곳에서 아이를 낳는다만!
시녀장: .. (허리끈을 건넨다)
송매설수: (허리끈을 꽉 쥔다) 내 아들을 안고, 강국전으로 가 폐하께 보여주리라!! 자식이 호동만 있는게 아니라는 걸! (진통이 온다)
씬9 고구려, 국내성 주몽의 사당 (밤)
대무신왕, 깊은 고민에 휩싸여 있다.
내시장, 들어온다.
대무신왕: .. 낳았느냐?
내시장: 난산이십니다.. (눈치보다) 시의원을 청하고 계시옵니다.
대무신왕: .. (주몽의 진영으로 시선을 돌린다)
씬10 고구려, 국내성 야직관 한 방 (밤)
우나루와 을두지, 추발소,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우나루: 후히.. (한숨) 이거야 원 숨이 막혀서. (가슴부분 옷자락을 펄럭여 바람을 일으킨다) 뭐라고 말들 좀 해보시오.
추발소: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우나루: 오선전에서 왕자마마 태어나 봐요!! 가뜩이나 삼궤구고두 일로, 심기 사나운 오나부 늙은이들, 일거에 호동왕자한테서 등을 돌릴테니! 에헤이, 나부터도 영 마음이 안 풀리는 것을! (문쪽으로)
을두지: .. 어디 가시오? 원비마마 해산하시오면, 하례를 올려야할 터인데.
우나루: 벌써 숨 못쉰지 하루가 넘었소!! 땅바닥에 패대기쳐진 물고기 같아서, 숨 쉬루 집에 가오!!
씬11 고구려, 국내성 우나루의 저택 마당 (밤)
여랑, 나무 아래 돗자리를 깔고 앉아 기도를 하고 있다. 상위에 촛불을 밝혀 놓고 정화수를 놓고.
우나루: (문 열고 들어오다) 공주 뭐하시오?
여랑: (보고) 천지신명들께 빌구 있어요.
우나루: 원비마마 공줄 낳게 해달라고?
여랑: 그래두 좋구. 안되면 해산하다 승천을 한다해두..
우나루: 이보오, 공주!!
여랑: 여자가 애 낳다 죽는 거야 다반사죠.
우나루: 공주가 이리 무서운 여자였소?
여랑: 하마터면 우리 호동이, 심번서 죽을 뻔했잖아요. 언니 큰오래비, 송강이 왜 죽었겠어요? 호동이 죽일라다 당한거지.. 죄는 죄대루 가는 거예요.
우나루: 아무리 그래두 나는 말이오.. 공주만은 너무 무서운 여자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여랑: 흥! (빈다) 천지에 계신 신령들이여!! 이 여랑의 기도를 들으소소!! 고구려를 위해, 우리 착한 호동일 위해, 원비가 딸을 낳게 해주옵소소! 그것이 어렵다면, 해산하다 승천할 수 있게 도우소소!!!
우나루: .. (기가 막혀서 본다)
씬12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송매설수의 침소/침소 앞 (새벽)
숯불화로에 탯줄 자를 가위와 단도가 놓여 있다.
송매설수, 마지막 진통이 찾아온다.
송매설수, 호동이 자른 허리끈을 잡고 힘을 준다.
시녀장, 아이를 받고 있다.
송매설수, 소리를 지르고 드디어 아이를 낳는다.
송옥구, 밖에서 무릎 꿇고 있다가 아기 울음소리를 듣는다.
송옥구: !! (일어난다) 왕자마마냐!!! 양덕아, 원비마마 왕자를 낳으셨느냐!!
송매설수: 아들이냐!! 딸이냐!!
시녀장: (눈물을 왈칵- 쏟는다) 왕자마마이옵니다!!
송매설수: 폐하에 검을 가져오너라. 내 손으로 탯줄을 끊을 것이야.
시녀장, 화로로 가 숯불에 소독한 단도를 대야에 담가 식혀서 송매설수에게 건넨다. (Dis)
씬13 고구려, 국내성 강국전 마당 (새벽)
북을 쳐서, 송매설수가 해산했음을 알린다.
군사들 모여 있고.
의관을 정제한 을두지, 군사들에게 고한다.
추발소와 우나루도 옆에 있고. 송옥구도 한쪽에 있다.
을두지: 원비마마께오서 무사히 왕자마마를 출산하시었으니 하례를 올립시다!! (오선전 쪽으로 몸 틀고) 원비마마!! 하례 올리옵나이다!!
추발소, 송옥구, 부복하고. 우나루와 군사들, 군례를 한다.
을두지: 만세!!만세!!만만세!! 고구려 만만세!! 대무신왕 폐하 만만세!!!
군신들: (따라하고)
을두지: 천세!!천세!!천천세!! 원비마마 천천세!! 왕자마마 천천세!!!
씬14 고구려 몽타주
을두지와 군신들의 우렁찬 만세 소리가 들려온다.
주몽 사당 안의 대무신왕, 그 소리를 듣는다.
대무신왕, 암담한 표정이다.
송수지련, 만세 소리를 듣는다. 화병을 들어 박살을 낸다.
송매설수, 깨끗이 씻긴 아이를 안고 볼에 자신의 뺨을 댄다.
호동, 자명에게 쑥뜸을 떠주고 있다. 밖에서 만세 소리가 들린다.
호동: .. (문쪽을 한번 보다가, 손바닥으로 불붙은 쑥을 눌러 뜸 기운을 자명의 족삼리혈로 밀어 넣는다)
씬15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송매설수의 침소
송매설수, 아기를 안고 있다.
송매설수: 옷을 가져오라.
시녀장: 옷은..?
송매설수: 강국전으로 폐하를 뵈러갈 것이야.
시녀장: 아니되옵니다!! 바람을 맞으셔도 아니 되고, 걸으시면 안됩니다!
송매설수: 신하들이 만세를 부른다고, 왕자가 되는 것이 아니야.
시녀장: (본다)
송매설수: 여염에서도 아비가 인정하지 않는 아들은 노비가 되는데.. 폐하에 인정을 받지 못하면. 내 아들은.. 호동에게 밟히고 만다.
씬16 고구려, 국내성 강국전
대무신왕, 앉아 있다.
송매설수, 아이를 안고 시녀장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온다.
송매설수: 신첩, 동명성왕 할아바님의 가피를 입어 아들을 낳았사옵니다.
대무신왕: .. (착잡한 시선으로 본다)
송매설수: 아이가 폐하를 닮았사옵니다. (미소)
대무신왕: ..
송매설수: 아가, 아바님을 뵈옵자~ 인사를 올려야지. (단 위로, 아이를 안고 올라가려 한다)
대무신왕: 그대로 있으라!
송매설수: 얼굴이라도 한번 봐주옵소서. 이 아이, 이름이라도 지어 주셔야지요.
대무신왕: 그럴 뜻이 없노라.
송매설수: (포대를 풀어 벗기고, 아이를 배냇옷 바람으로 다탁 위에 놓는다)
송매설수, 대무신왕이 준 단도를 내시장에게 건넨다.
송매설수: 폐하께 올려라.
내시장: 예, 마마. (대무신왕에게 읍해 바친다)
대무신왕: 무슨 뜻이냐?
송매설수: 이 아이의 탯줄을 그 검으로 끊었사옵니다. 비록 신첩의 몸을 빌어 태어났으나, 폐하께서 생명을 주신 아이. 이름도 없이 고구려의 구박덩이로 살아 무엇하나이까?
대무신왕: .. (본다)
송매설수: 고구려의 왕자로 인정하실 수 없다면.. 차라리 폐하의 손으로 목숨을 끊으소소!
대무신왕: 나를 떠보려 하지 마라!
송매설수: 일국의 왕자에게 살고․죽음이 무슨 대수오리까! 살아 두고두고 치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지금 죽느니만 못하오리다!! (부복한다)
대무신왕: .. (송매설수를 보다가, 내시장에게) 호동을 불러오라.
씬17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호동의 침소
호동, 자명의 족삼리혈에 뜸을 떠주고 있다.
커다란 쑥 덩어리를 그냥 얹어서 호동이 불붙은 쑥을 손바닥으로 비벼 문지른다. 자명, 그 뜨거움에 진땀이 흘러내린다.
자명: 왕자마마.. 손이.
호동: (다시 하나 더 비벼주고, 혼잣말처럼) 손 아니라.. 가슴이라도 지지고 싶으니. 개의치 마라.
자명: .. 왕자가 여럿이면, 왕이 되는 왕자 말고는 다 죽는 것입니까?
호동: 다는 아니겠다만.. 한 어머니의 태에서 나고․자란 형제들 간에도 죽고․죽이지. 그것이 권력이다.
자명: .. 왜 그리 왕이 되고 싶으세요?
호동: 모른다.
자명: 모르는데 왜 왕이 되고 싶으신가요?
호동: 어떤 사람들에겐 말이다. 그것이 너무나 당연해서.. 의문을 갖지도 못하는 일도 있지. 내가 고구려에 왕이 돼야 한다는 것도 그런 거야.
자명: ..
문 열리고, 태추, 들어온다.
태추: 폐하께서 강국전으로 듭시랍니다.
씬18 고구려, 국내성 강국전
호동, 바닥에 부복해 있는 송매설수를 슬쩍 보고, 탁자 위에 아기를 한번 보고.
호동: (대무신왕에게 읍한다) 찾으셨습니까?
대무신왕: 거기 네 동생이 있다. 유감스럽게도 사내아이다.
호동: ..
대무신왕: 나도 원치 않았고. 호동 너 역시 원치 않았을 테고. 비류나부와 거기 엎어져 있는 원비를 빼고는, 그 누구도 원치 않았을 고구려에 우환거리다.
송매설수: .. (고개 들고 본다)
대무신왕: 지난날, 너 호동. 무예를 첫 선 보이는 자리에서 이 아비에게 말했다. 혈육도 벨 수 있는 검을 베웠노라. 잊었느냐?
호동: 잊지 않았습니다.
송매설수: .. (본다)
대무신왕: 저 아이의 생․사를 네게 맡긴다.
송매설수: !!
호동: !! 무슨 뜻이옵니까?
대무신왕: 내 아직 저 아이에게 정을 준적 없다. 허나, 내 손으로 자식의 피를 보고 싶지도 않다.
송매설수: 폐하!!!
대무신왕: 이 자리에서 저 아이를 죽인다 해도. 내 그 일을 마음에 담지 않겠다! 원래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목숨. 그리 생각하면 되느니.
호동: ..
대무신왕: 죽이든․살리든 뜻대로 하라.
송매설수: (벌떡 일어나) 저 아이의 목숨을 주고․거두심은 오직 폐하만이 하실 수 있사옵니다!! 호동에게 맡길 수 없습니다!!
호동: ...
대무신왕: (송매설수가 준, 단도를 호동의 발치에 던진다)
송매설수: 폐하!!!
내시장과 시녀장, “대왕마마.. 어찌.. 그처럼 참람한 일을.. 거두어주소서... 마마..”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부복한다.
호동: .. (단도를 검집째 집어 들고, 탁자 위에 눕혀진 아기를 본다)
씬19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최리, 라희와 왕홀, 류지, 하호개, 도찰, 부달 등과 회의를 하고 있다.
최리: 무휼에 원비가 아들을 낳았다!
류지: (일어나) 감축드리옵니다, 폐하! 이는 낙랑국에 홍복이옵니다!! (읍하고)
모든 신하들, 일어나서 최리에게 읍한다.
신하들, “감축드리옵니다, 폐하!!” 인사하고.
최리: 앉으라.
신하들: (앉고)
최리: 이제 호동과 태녀의 혼인을 정식으로 조율코자 하니, 고구려로 사신단을 보내겠노라.
라희: !
최리: 고구려 왕 무휼이 이 혼사로, 낙랑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 낙랑이 고구려에 요구할 것이 무엇인지! 혼인의 시기와 혼인 후 호동의 거취에 대해 의견을 타진하라!
신하들: 예, 폐하!!
최리: (왕홀에게) 대장군이 이번 사신단에 책임을 맡으라.
왕홀: (고구려에 가기 싫은) 비직, 이번에 다시 쌓은 은포관문을 돌아봐야 하고. 묵방․민봉 관문의 성벽 보수도 살펴봐야 하옵니다.
최리: 대장군은 고구려의 군사력이 궁금치 않은가?
왕홀: 궁금하옵니다.
최리: 내 대장군을 보내는 뜻이 거기에 있으니,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 오라.
왕홀: (군례한다) 삼가 비직 폐하의 성지를 받드나이다!!
라희: 태녀 낙랑 청이 있사옵니다.
최리: 말하라.
라희: 대장군이 고구려로 떠나니, 태녀 낙랑이 은포를 비롯해 묵방․민봉, 새로 쌓은 관문들을 둘러보고자 합니다.
최리: 태녀가 직접?
라희: 국경을 모르고, 군사를 모르는 태녀가 어찌 나라를 다스리겠습니까? 성벽을 쌓느라 고생한 백성들과 군사들을 치하하고 국경선을 살피겠나이다.
최리: (고개를 끄덕인다)
씬20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라희의 침소
라희, 호동에게 보낼 안부 글을 쓰고 있다.
시녀들, 짐을 꾸리고 있는. 갑옷과 검을 챙기고 있다.
모하소, 들어온다.
시녀들, “원후마마..” 읍하고.
라희: (돌아본다. 얼른 편지를 덮는다) 어마마마.
모하소: (갑옷을 보며) 갑옷까지 가져가느냐?
라희: 묵방관문 성벽을 고마여울 너머에 증축했는데, 고구려 환나․관나부서 자기들 땅으로 이십리를 더 들어왔다고 소란을 피워 국경이 시끄러워요.
모하소: 혼사문제가 논의 되면 국경이 잠잠해지겠지. (문득 편지를 보며) 뭐냐?
라희: 아무것도 아닙니다. (두르륵- 만다)
모하소: .. (라희의 손에서 두루마리를 가져간다)
모하소, 두루마리를 펼친다.
(인서트) 라희의 편지.
好童王子 了我聽無事歸還自潘藩 又我聞得弟以元妃媽媽之玉身
(라희의 소리) 호동왕자 심번에서 무사히 돌아왔다는 소식 들었소. 원비마마 몸에서 남동생을 봤다는 소식도 들었소.
모하소: .. (라희를 본다)
라희: ..
모하소: (시녀들에게) 나가들 있어라.
씬21 동, 장소 (시간경과)
모하소와 라희, 다탁에 앉아 있다.
모하소: 호동왕자가 좋으냐?
라희: 우리 낙랑국에 이익이 될꺼라, (하는데)
모하소: 태모로 태녀에게 묻는 것이 아니라, 이 에미, 젖을 물려 키운 내 딸, 라희에게 묻는 것이야.
라희: 잘 모르겠어요. 좋아한다는 게.. 뭔지. 사랑이 뭔지.. 낙랑국에 태녀가 그런걸 해두 좋은 것인지. 그리 살면 안되는 것인지.
모하소: .. 호동왕자, 잘 생기고 무예도 출중하고.. 반하는 게 당연하지.
라희: 엄마!
모하소: (OL) 난 우리 라희가, 격하지도·차갑지도. 자기 마음을 숨기지도, 그렇다고 강요하지도 않는.. 그런 사랑을 하고. 그런 혼인을 했으면 싶은데..
라희: 밍밍하네요. 제가 태녀가 아니라면, 그런 혼인은 안할꺼에요.
모하소: 뜨거운 열정만이 사랑은 아니란다. 따뜻하게 뎁힌 돌 하나를 (가슴에 손을 데며) 여기 집어넣고. 평생 식지 않게 간직하는 것도 사랑이지.
라희: 호동왕잘 사랑하는거 아녜요.
모하소: 사랑하면 또 어떠니? 네가 태녀인 것도 맞고, 여자인 것도 맞는데. 이 에미 걱정이라면.. 넌, 차가우려 해도 원래가 뜨거운 아이고. 호동왕잔.. 어려 봐서 잘은 모르겠다만, 따뜻한 척 해도 차가운 남자라..
라희: ..
모하소: 고구려 원비가 아들을 낳았다니. 호동왕자가, 고구려를 떠나 낙랑에서.. 살아주면 좋겠구나.. 그리되면 태녀로서도․여자로서도 행복해질 수 있을 텐데..
라희: ..
씬22 낙랑국, 진양궁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왕자실, 치소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왕자실: 고구려로 들어갈 기회는 기횐데.. (고민하는)
치소: 무슨 수로 마마께서 가시려구요?
왕자실: .. 사신단에 어찌 따라 들어간다... 어찌.. (생각하는)
씬23 낙랑국, 율구헌 모양혜의 침소
모양혜, 부달․도찰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모양혜: 홀이가 고구려 사신으로 간다.
부달: 이 놈이 따라가 자명공주를 데려오겠사옵니다.
도찰: 자네가 무슨 수로 왕자궁 호위무사를 데려와? 호동왕자 전각에 접근할 수나 있는가?
모양혜: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내가 직접 간다.
부달: 태대부인 마님이 어떻게요!!
모양혜: 머리 좋은 내가 방법 하나 못 찾으리!!
씬24 낙랑국, 진양궁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최리, 모하소와 왕자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치소, 차를 따르고 있다.
왕자실: 라희 혼사일인데.. 태모마마께서 직접 가셔야질 않겠습니까?
최리: 원후가?
모하소: 가고픈 마음이야 크지. 아무리 나라에 이익을 따져 하는 혼사라고는 하나.. 라희에 일생이 달린 일. 호동왕자가 어떤 사람인지. 부모가 되는 고구려 왕은, 원비는, 어떤 사람인지 내 눈으로 보고프네.
왕자실: 그러면 직접 확인하셔야지요.
모하소: 왕후가 어찌 내궁을 비운단 말인가.
왕자실: 하긴 원후마마께서 그리 가벼이 움직이실 수는.. (생각난듯이) 폐하.. 신첩이 가면 어떻겠습니까?
최리: 차후가 가서, 무슨 일을 하겠다는 건가? 그 또한 나라간 예절에 맞는 법도도 아니고.
왕자실: 원래 혼인은 여염이든․궁이든 후원 여인들의 손을 거쳐야합니다. 신첩, 공식 사신은 아니나. 고구려 왕 무휼이 새로이 아들을 낳았으니 원비를 만나 이를 축하하고..
최리: (본다)
왕자실: 호동과 비류나부의 관계를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최리: 흐흠..
문 밖에서, 태감 들어온다.
태감: 원후마마.
모하소: 무슨 일인가?
태감: 율구헌 태대부인께오서 뵙기를 청하나이다.
모하소: 태대부인이? (의아하게 본다)
씬25 동, 장소 (시간경과)
모양혜, 들어와 최리에게 인사를 한다.
왕자실, 모양혜를 의아하게 바라본다.
모양혜: 폐하, 모양혜 안부 여쭈옵니다.
최리: 어서 오시오.
모양혜: 원후마마, 차후마마. 안부 여쭈옵니다.
모하소: 어서 오세요.
왕자실: .. 자주 오는군, 요샌.
모양혜: 세 분 마마의 다정하신 다담을 깨트려서 송구하옵니다.
최리: 아니오. (웃으며) 이야기들 나누시게. (일어나려는)
모양혜: 폐하께 한 가지 청원이 있사옵니다!
모하소: 무슨 일인데 그러시는지?
모양혜: 우리 주군 고구려로 사신을 떠날 때, 이 모양혜도 함께 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왕자실: !! 자네가 거길 뭐 하러 가는가!
모양혜: 일년 안에 아들을 낳아야 하는데, 주군이 항시 국경에 나가 있으니, 합방을 할 수가 있어야지요.
왕자실: 동생댁!!
모하소: (민망한) 태대부인..
최리: 괜찮네. (빙그레 웃으며) 나는 태대부인의 호방함이 마음에 드오.
모양혜: 황공하옵니다. (읍한다)
최리: 허나 고구려에 합방하러 간다는 것은 명분이 없소. 안될 일이오.
왕자실: 폐하 말씀이 백번 옳으십니다. 누가 들어도 웃을 일이옵니다.
모양혜: .. (곤혹스러운 시선으로 왕자실을 본다)
씬26 낙랑국, 진양궁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왕자실, 왕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왕자실: 말이 되느냐? 모양혜, 그 늙은 것이 내 분통을 터트리려 합방한다․어쩐다 핑계를 대는 것이지.
왕홀: 누님이 지난번 연회에서 먼저 형수님을 건드리지 않으셨습니까.
왕자실: (보다) 모양혜에게 자명이 이야기를 했느냐?
왕홀: 제가 그리 가벼운 사내로 보이십니까?
왕자실: 폐하께서 주저는 앉혔다만, 어쩔 뻔 했어. 모양혜가 고구려로 따라 붙었다면.
왕홀: ..
왕자실: 앞으로도 모양혜에게 말하지 마라. 자명이가 알려지면, 나 왕자실이나, 모양혜나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할테니.
왕홀: ..
씬27 고구려, 국내성 강국전 뜰 (밤)
이미 어둠이 깊어졌다.
씬28 고구려, 국내성 강국전 (밤)
여전히 송매설수, 석고상처럼 서 있다. 내시장과 시녀장 부복한 채로.
호동, 아직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대무신왕, 호동을 보고 있다.
시녀장: !! (송매설수를 본다) 마마!!
송매설수, 하혈로 치마가 피범벅이 된다. 서 있는 바닥에 피가 고이는.
대무신왕과 호동, 그 모습을 보고 놀란다.
시녀장: (일어나) 오선전으로 가셔야하옵니다! 어찌 회복하려 하시옵니까.
송매설수: 내 아들의 죽고․삶이 결정되지 않았는데. 에미가 돼서 어찌 이 자리를 뜨리.
호동: ..
송매설수: 호동왕자!! 죽이려면 빨리 죽여라!! 이미 내 오래비도 죽였는데, 배다른 동생 하나 더 죽였다고 뭐가 달라지리!
대무신왕: 송강이 죽은 것은, 자업자득! 그 하찮은 목숨 하나로 호동을 해하려 한 비류나부에 죄를 묻지 않는 것이니, 원비는 입을 다물라.
갓난쟁이가 다탁 위에서 울기 시작한다.
호동, 동생에게로 다가간다.
(플래시) 21부,씬36
송강: 매설수야!!! 비류나부에 반드시 왕자를 낳아다오!!!
호동, 갓난쟁이를 안아 든다.
대무신왕과 송매설수, 긴장한 얼굴로 호동을 바라본다.
호동: (대무신왕을 보는데, 목소리가 괴로움에 가득 차 있다) 소자, 아직은.. 인간이고 싶습니다. 갓난 동생의 목숨을 끊을 수 없습니다.
대무신왕: ..
송매설수: !! (살았구나)
호동, 아기의 얼굴을 씁쓸하게 본다. (Dis)
씬29 고구려, 국내성 주몽의 사당 (다른날/낮)
고구려의 새 왕자가 태어남을 고하는 의식과 군신들의 하례식이 있다.
호동, 송수지련과 우나루, 여랑, 을두지, 추발소를 비롯한 군신들이 있다.
비류나부의 송옥구까지 참석한.
대무신왕, 주몽의 진영 앞에 향을 사르고 고한다.
대무신왕: 할아버지 동명성왕이시여!! 이 손주 무휼, 늦은 나이에 원비 송매설수에게서 왕자를 보았나이다!! (호동을 흘깃 보고) 형제 간에 힘을 합쳐, 고구려가 더욱 강건해 지도록 도우소서!!
대무신왕, 아기를 안아 들고 군신들에게 보인다.
대무신왕: 왕자에 명을 해애우(解愛憂)라 한다. 모든 근심을 사랑으로 이긴다는 뜻이니!! 그 뜻을 잘 헤아려, 그 누구도 호동왕자와 해애우 사이를 벌리거나 이간해서는 안될 것! 만에 하나 두 왕자를 부추겨 형제간의 피바람을 부른다면 맹세코 이 대무신 무휼의 칼 아래 목이 떨어지리!!
대무신왕, 송옥구를 바라본다.
송옥구: .. (미소 짓는다)
대무신왕: (송매설수에게 해애우를 주고 자리에 앉는다)
내시장: 원비마마께 하례를 올리십시오.
호동, 앞을 나와 송매설수에게 절한다.
호동: 어마마마, 하례 드리옵니다.
송매설수: .. (승리의 미소) 고맙소, 왕자.
송수지련: (나와서 절한다) 원비마마.. 감축드리옵니다.
송매설수: 호호~ 이리 고마울 때가. 차비, 내 차비에게 진 신세 잊지 않고 있네.
송수지련: .. (창백해진다)
여랑: (나와서 절한다) 하례 드리옵니다.
송매설수: 이리 가까이 와요, 공주.
여랑: ... (떨떠름하게 간다)
송매설수: (해애우를 내민다) 한 번 안아보오.
여랑: ..
송매설수: 공주가 없었으면, 어찌 오늘이 있었겠소? (해애우를 여랑의 품에 안긴다) 해애우야, 네 자라거든 고모님을 어머니처럼 모셔야할 것이다.
여랑: ..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심정으로 해애우를 본다)
우나루: ..
을두지: .. (긴장한 얼굴이다)
송옥구: (앞으로 나가 읍한다) 폐하, 원비마마, 송옥구 하례 드리옵니다.
대무신왕: 고맙소. 장인.
송매설수: (앉은채 가볍게 읍한다) 고맙습니다, 아바님.
송옥구: 한번만.. 왕자마마를.. 이 외조부가 안아봐두 되겠습니까?
송매설수: 그러시지요.
여랑: 고추가 어른. 여기, 해애우. (강보를 넘긴다)
송옥구: (감격에 차, 아기를 안는다) 왕자마마!! 외조부입니다!!! (대무신왕에게) 폐하를 꼭 닮았사옵니다!! 호동왕자를 도와 고구려를 반석에 올릴 대군이 되실 것이옵니다!!
대무신왕: 비류나부가 얌전히 돕기만 한다면, 반드시 그리될 것이오..
호동, 해애우를 안고 있는 송옥구를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본다. (Dis)
씬30 낙랑국, 외곽
왕홀, 말을 달리고.
왕자실과 라희를 태운 마차가 가고 있다.
부달, 도수기와 부퉁을 비롯한 군인들. 치소를 비롯한 궁녀들이 고구려로 가고 있다.
씬31 낙랑국, 외곽 모양혜 있는 곳
모양혜, 말에 오르고 있다. 말 뒤에 짐이 실려 있고.
배웅나온 도찰, 만류하는.
도찰: 태대부인 마님,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
모양혜: 뭐가 그리 두려우냐?
도찰: 자명공주님이 나타나시면, 자칫 낙랑국이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모양혜: 너 이미, 돌아가신 장군 앞에서 피로 맹세했다. 맹세를 어긴자, 반드시 목숨으로 갚아야 한다는 걸 명심해라.
도찰: ..
모양혜: (말에 박차를 가해 달려간다)
도찰: .. (읍하고 고개를 드는데, 근심으로 표정이 어둡다)
씬32 어느 길
모양혜, 씩씩하게 말을 타고 질주하고 있다.
씬33 왕자실을 태운 마차 안
왕자실과 라희 마차에 타고 있다.
더워서 창을 가린 천이 젖혀있고, 밖에 호위하는 일행이 보인다.
왕자실: 호동이 마음에 드느냐?
라희: 들던·안들던 혼인은 결정된 거잖아요.
왕자실: 흥! 신방에 들어가도 깨지려면 깨지는게 혼산데. 결정이 그리 쉬우냐?
라희: 어머니.
왕자실: 혹시라도 호동한테 마음 뒀다면 접는게 좋아. 네 짝은 호동이 아니라고 이 에미, 입이 닳도록 일렀으니.
라희: ..
씬34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대무신왕, 호동, 추발소, 을두지, 우나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추발소, 낙랑에서 보낸 문서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추발소: 왕홀 대장군. 그 부관 도수기, 부퉁. 중랑장 부달이 낙랑국 공식 사신단이고. 최리의 차후이자 낙랑공주의 생모인 왕자실이 비공식으로 온다 하옵니다.
대무신왕: .. (듣는)
우나루: 아무리 비공식이라도 낙랑공주 생모면 귀빈 중에 귀빈인데. 누가 그들을 맡아야 하나? 손에 털 부숭부숭한 우리가 할 수도 없고..
대무신왕: 최리의 둘째 부인은, 원비와 여랑에게 맡기도록 하라.
을두지: 예, 폐하. 사신들은 천평관(天平館)에 두면 되겠으나, 차후 왕자실의 숙소는 오선전 옆에 따로이 마련해야할 듯싶습니다.
대무신왕: 그리하라. 호동아.
호동: 예, 아바마마.
대무신왕: 낙양성에서 삼궤구고두를 한 일로, 오나부가 너에게 등을 돌린 것을 알고 있겠지?
호동: 고구려를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우나루: (또 열이 뻗친다) 고구려를 위한 선택이라는게 대체, 왕자마마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것입니까!
을두지: 고구려가 한나라와 대적할 힘이 생길 때까지는, 잠시 혈기를 죽이는 것도 옳은 방법입니다.
대무신왕: (보다가) 나가들 있으라. 내 호동과 따로이 할 얘기가 있으니.
씬35 동, 장소 (시간경과)
대무신왕, 호동과 독대를 하고 있다.
대무신왕: 왜 내 명을 어기고 삼궤구고두를 했느냐? 그 일이, 호동 네 발목을 잡고 태자책봉을 받을 수 없음을 몰랐더냐?
호동: 송구한 말씀이오나, 신 호동 아바마마의 그림자가 아니옵니다.
대무신왕: 뭐라? 내 그림자가 아니야?
호동: 신이 다스릴 고구려에 대한 그림이 소자에게도 있나이다.
대무신왕: 하하- 하하하- (웃다가, 차게) 이 세상에 모든 아들들은, 아비의 그림자다.
호동: !
대무신왕: 나는 할아버지 동명성왕을 벗어날 수 없는 그림자요. 너는 나, 대무신 무휼의 그림자다.
호동: 아바마마!
대무신왕: 다만.. 조금 더 나은 그림자가 되어야할 뿐. 자신을 꺾고자 하는 아들에게 가업을 넘길 아비는 세상에 없다.
호동: ..
대무신왕: 해애우가 태어났으니, 비류나부는 물론이오, 너를 지지했던 사나부도 동요할 것인데. 길은 하나다. 알고 있겠지?
호동: 낙랑국을 제 손으로 차지하는 것입니다.
대무신왕: (본다)
호동: 낙랑국이 은포, 민봉, 묵방에 성벽을 쌓고 축성하는 과정에서, 묵방성벽이 우리 고구려의 땅 안쪽으로 이십리를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대무신왕: 그래서?
호동: 낙랑공주 은포를 시찰하고 있다 들었습니다. 낙랑국 사신단이 오면, 신 호동. 인사만 하고 은포로 떠나고자 합니다.
대무신왕: 거기서 네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길래?
호동: 최리가 즉위한 후로 낙랑의 군사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지를 살피고. 낙랑공주의 마음을 얻어, 이 혼사에 힘을 실으려 합니다.
대무신왕: 그를 성사시킨다면, 오나부에서 그 어떤 반대를 하든, 너를 태자로 세우리라.
호동: 황공하옵니다, 폐하. (일어나서 절한다)
대무신왕: ... (잠시 보다) 해애우의 일은 내 너에게 빚을 졌다.
호동: 이제 세상에 갓 태어난 아입니다. 핏덩어리 동생을 아직은.. 세력다툼에 끼워 넣고 싶지 않습니다.
대무신왕: .. (본다)
씬36 낙랑국, 은포관문 앞 (다른날/낮)
먼저 온, 모양혜 떡 버티고 서 있다.
왕자실과 왕홀, 황당해서 본다.
라희와 사신단 장수들, 조금 떨어져서 서 있고.
왕자실: 자네 미쳤는가! 여기가 어디라고 떡-버티고 있는겐가!!
모양혜: 주인이 먼길 떠나시니, 배웅나온 거라니까요.
왕홀: 형수님.
모양혜: 얌전히 가시는 것만 보고 돌아간다니까요! (웃는)
왕자실: .. 그래, 얌전히 돌아가는게 좋을께야.
라희, 다가온다.
라희: 잘 다녀오십시오, 태녀 이곳까지만 배웅하나이다, 어마마마.
왕자실: 관문은 늘 어지러운 곳이다. 조심하고.
라희: 예. (왕홀에게) 대장군.
왕자실과 치소, 일행들 문을 통과한다.
모양혜, 그 모습을 본다.
왕홀: 따로이 하실 말씀이 있사옵니까?
라희: (바랑에서 호동에게 쓴 편지를 꺼낸다) 고구려에 가면 이걸, (하다가)
왕홀: ..
라희: (생각하다, 다시 바랑에 넣는다) 호동왕자에게, 심번에서 무사히 돌아온 것을 축하한다 전해주세요.
왕홀: .. (라희를 보다) 그리 전하겠습니다, 마마. (읍한다)
씬37 은포관문, 밖/관문 안
(자막) 은포관문, 낙랑국 군사경계선
군사경계선임을 표시한 경고문이 붙어 있다.
(인서트) 不允許越當門者 不能生回去
우나루와 여랑, 고구려 군사들, 귀빈을 맞기 위해 파오를 치고 마중을 나와 있다.
여랑: (경고문을 읽는) 허락없이 이 문을 넘어서는 자 살아 돌아갈 수 없다? (우나루에게) 무시무시하네요. 낙랑국도.
우나루: 낙랑국 놈들 군기가 바짝 든 게 느껴지오.
여랑: 오, 저기 나오네요.
여랑과 우나루, 바라본다. 왕홀과 무장들의 호위를 받으며 왕자실과 치소 등이 나온다.
우나루: (왕홀에게) 대장군!! 여기서 또 보는구려!!
왕홀: 예까지 마중 오셨습니까?
우나루: 당연히 와야지. 귀빈들이 오시는데. (왕자실을 본다) 차후마마신가..?
왕홀: 예. (왕자실에게 우나루를 소개한다) 고구려 대장군이옵니다, 마마.
왕자실: (가볍게 읍하고, 여랑을 본다)
우나루: 대무신왕 폐하에 하나뿐인 여동생이옵고. 고구려 제일 미녀이옵고. 이 우나루의 안사람입니다. 하하하-
여랑: 여랑입니다. (읍하고)
왕자실: 왕자실입니다. (읍하고) 고구려 제일 미녀는 원비마마라는 말씀을 들었는데, 공주마마께서도 빼어나십니다.
여랑: (쌜쭉해져서) 차후마마두 지금은 그렇지만, 젊어서는 꽤나 볼만 하셨을 듯 싶네요.
왕자실: 그런 칭찬을.. (미소)
관문 안에서 “태대부인 마님!! 안됩니다!! 허락없이 관문을 넘으실 수 없습니다!!” 이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모양혜: 시끄럽다!! 내가 우리 주인 따라 간다는데 누가 말려!!
라희: 외숙모님!
모양혜: 태녀마마! 이 몸, 아들을 낳지 못하면 쫓겨납니다.
라희: (푹- 웃고) 나는 못본 걸로 합니다.
모양혜: 황공하옵니다. 비켜라 이놈들아!! (막강한 힘으로 군사들을 밀친다)
군사들: (두어명 넘어지고)
모양혜, 관문을 넘어 달려온다.
왕자실: !!! (고구려 사람들을 의식해) 동생댁.. 이 무슨..
모양혜: 이 몸이 시중을 들어야, 차후마마의 위엄이 서십니다.
우나루/여랑: .. (의아하게 본다)
왕홀: .. (어쩔 수 없어 모양혜를 소개한다) 제 안사람입니다.
여랑: !! (왕홀과 모양혜를 번갈아 본다) 아.. 형사취수혼을 했단 얘긴 얼핏 듣긴.. 들었는데.. 호호~
모양혜: (우렁차게) 영호장원에 모양혜, 공주마마께 문안드립니다!! 아주, 아름다우십니다!!
여랑: 호호- 고맙소, 태대부인. 덕있고, 복있게 생기셨습니다.
모양혜: 그런 얘긴 전부터 귀 따갑게 들었습니다, 하하하- (빙그레 웃는)
우나루: 가시지요! 여기서부터는 고구려의 마차를 타고 가시면 됩니다!!
사람들과 조금 떨어져 걷는 왕자실과 모양혜.
왕자실: (나직이, 모양혜에게) 혹시라도.. 소란을 떤다든가.. 다른 짓을 한다면, 맹세코 모양혜를 살려두지 않을게야.
모양혜: 얌전히 시중만 들겠나이다, 마마. (웃는)
씬38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정원 일각 (밤)
자명, 홀로 나무 아래서 기수련을 하고 있다.
자명의 머리에서 푸른 연기가 피어오른다.
일품이 지켜보고 있다.
자명, 기운을 위로 보내고 있다.
(플래시) 비바람 치는 열수, 소용돌이가 회오리치는 모습.
삿갓배를 탄 갓난 자명과 일품의 모습이 빠르게 지나간다.
(모하소의 모습은 없고, 열수에서 바다로 떠내려가던)
일품: .. (자명의 변화하는 표정을 본다)
(플래시) 어린자명을 산호뒤꽂이로 찌르는 왕자실의 모습이 전광석화처럼 보여진다.
자명: 헉!! (숨을 몰아쉬는데, 가슴이 답답하다)
일품: 왜 그래!! (다가간다)
자명: 오빠.. 나 봤어. 누가 내 가슴을 찌르려 했는지, 그 여잘 봤어.
일품: .. 정말 왜 이래.. 이 녀석아.
자명: 정말이야! 틀림없이 어디선가 본 사람이었어!!
일품: 뿌쿠야..
자명: 조금만 더 보여줌 확실히 알 수 있는데! 오빠랑 나랑 삿갓배 타고 가는데, 바다에 회오리가 생겼어!! (울컥, 피를 토한다)
(호동의 소리) 기가 역류했다.
자명과 일품, 보면 호동이다.
일품: 왕자마마, 제가 호위무사를 하겠습니다! 은혜는 목숨으로 갚을 터이니 동생을 궁궐 의원에게 보여주십시오 (부복한다)
호동: 궁에 오자마자 이미 보였다만. 뿌쿠의 독을 막을 수 있는 건, 기통 밖에 없다.
씬39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호동의 침소 (밤)
자명, 호동의 옷을 챙기고 있다.
자명: 은포에 공주님 만나루 가신다면서요? 낙랑공주님하고 혼인하세요?
호동: .. 그래. 혼인한다.
자명: (조금 섭섭한) 정말 미인이세요. 이 세상 사람 같지가 않은.
호동: 왕은 여인의 미모를 따져 혼인하지 않는다. 국가의 이익을 따져 혼인할 뿐..
자명: 흐흠.. 일반 평민들보다 나을게 없네요. 평민들은 그래두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데..
호동: 사랑이 뭔지 뿌쿠 넌 아느냐?
자명: 알죠!!
호동: 뭔데?
자명: 뭉실뭉실한 구름 위에 올라 타 둥둥- 나는 것 같구.
호동: 또?
자명: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구. 시뻘겋게 불붙은 숯불을 가슴속에 담구 있는 것처럼 뜨겁구. 데일 것 같구.
호동: 하하- 그렇게 끔찍한 거라면 누가 사랑을 하겠느냐.
자명: 못해보셔서 그렇죠.
호동: 넌 해봤느냐?
자명: .. 앞으루 해봐야죠.. 왕자님두 해보셔야하구.. (미소)
호동: 지금은 나이 들었지만, 오선전 마마... 아주 예뼜지. 낙랑공주보다도 더 뛰어난 미인이라, 어린 내 눈에 선녀 같았다.
자명: (본다)
호동: 내 아버지는 오선전 마마를 사랑하지 않으셨다.
자명: 그렇다고 왕자님까지.. 꼭 그래야 하는건 아니잖아요.
호동: 천것들은 모르겠지만. 왕에게 사랑은.. 마음을 헤이하게 만드는 독약이지.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은 왕 답지 못하다.
자명: ...
호동: 왕에게 여자란 둘 중의 하나다. 국가에 이익이 되는 여자. 사내로서 욕망을 풀어주는 계집.
자명: 그.. 두개 말고 세 번째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호동: ...
씬40 고구려, 국내성 회의실 (다른날/낮)
우나루, 을두지, 추발소. 왕홀과 부달, 고구려 사신들, 회의를 하고 있다.
왕홀: 태녀마마, 낙랑국을 이으실 분이니 그 부마되시는 분은 당연히 낙랑에서 살며 태녀마마를 보필하셔야 합니다.
추발소: 우리 왕자마마 또한, 고구려를 이으실 분. 낙랑국에서 사실 수는 없습니다.
부달: 고구려는 원래 혼인하면, 처가살이를 하다 첫아들을 낳아, 장성하면 집으로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우나루: 거 고구려에 대해 많이 아시는구만.
을두지: 지금 말씀은 궁밖 민가의 관례이고. 호동왕자마마는 다릅니다. 고구려를 이을 분이시니, 평생을 낙랑국에서 사실 수가 없습니다.
왕홀: 다른 왕자님이 계시지를 않습니까? (미소)
을두지: 왕자께서는 이제 막 세상에 나셨습니다.
우나루: (핀잔하는) 이리 말맞추기가 어렵다면, 낙랑공주마마는 낙랑국에. 우리 왕자마마는 여기 고구려에 살다, 가끔씩 만나는게 어떻겠소?
부달: 옳거니! (왕홀에게) 고구려 대장군 생각이 좋은데요??
씬41 고구려, 국내성 소연회실
왕자실과 송매설수, 모양혜, 여랑, 다담을 나누고 있다.
왕자실, 송매설수의 아기를 보며 치하하는.
왕자실: 어찌 이리 의젓한 아기왕자님이신지.. 벌써부터 군왕의 풍모가 보입니다.
송매설수: (기분 좋은) 고맙습니다. (해애우를 유모에게 넘긴다)
여랑: (초치는) 차후마마, 크게 실수 하십니다. 군왕의 풍모라니요. 호동왕자, 오라버니의 뒤를 잇고, 후일 해애우 일개 대군에 지나지 않습니다.
왕자실: 아.. 이런. 호동왕자 우리 공주와 혼인 한다면, 부마로 살 것이니 왕위는 당연히 해애우 왕자님께서 이으시리라 생각했습니다.
여랑: ...
(술이의 소리) 수양전 마마 듭시옵니다.
문 열리고, 호동 들어온다.
호동, 송매설수에게 읍한다.
송매설수: 어서오게. 낙랑국 차후마마께 문안드리시게나.
호동: (읍한다) 오랜만에 뵈옵니다. 차후마마.
왕자실: (가볍게 읍하며) 늠름하게 장성하셨소.
호동: (모양혜에게 가볍게) 태대부인. 혼례 때 뵙고, 다시 뵙습니다.
모양혜: (일어나 읍하고) 우리 주군을 이기셨다는 말씀을 듣고, 꼭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호동: 그저 잠시 잠깐 검을 맞대어 봤을 뿐, 진정한 승부라 하기 어렵습니다.
모양혜: .. (살피는)
호동: .. (머쓱해서 웃는)
씬42 고구려, 국내성 일각
호동, 걸어 나오다 회의실에서 나오는 왕홀을 만난다.
왕홀: 왕자마마. (예를 갖추는)
호동: 대장군. 국내성에서 보니 더욱 반갑소.
왕홀: 예. 태녀마마의 전언이 있사와 왕자마마를 찾고 있었사옵니다.
호동: 공주께서?
왕홀: 심번에서 무사히 돌아오심을 축하드린다 하셨습니다.
호동: .. (미소) 고마운 인사군. 그 말씀에 대한 답례는 내, 직접 올리도록 하겠소. (가는)
씬43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일각 (밤)
자명, 호동을 배웅하고 있다.
자명: 단장님이랑 오빠가 함께 가니.. 지난번 같은 일은 없으실꺼에요.
호동: 네 걱정이나 해라.
자명: (본다)
호동: 내가 올 때까지 기통을 하겠다 약속해다오. 그렇지 않으면, 뿌쿠 네가 눈에 밟힐 것 같다.
자명: 약속하겠습니다.
호동: .. (간다)
자명: .. (그 모습을 본다)
씬44 고구려, 국내성 일각 (밤)
호동, 돌아본다.
멀리서 배웅하고 있는 자명의 모습이 보인다.
호동: ... (돌아선다)
씬45 낙랑국, 은포관문 관사 라희의 숙소 (밤)
라희, 호동에게 쓴 편지를 보다가 방안에 피운 화로에 집어넣는다.
라희, 호동이 준 팔찌를 본다.
라희, 팔찌를 흔들어 보는.
씬46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호동의 침소 (밤)
자명, 호동의 옷을 개키고 있다.
자명: ..
씬47 고구려, 외곽 (밤)
호동과 태추, 차차숭과 일품, 호위무사들, 은포관문을 향해 말을 달리고 있다.
호동: (차차숭에게) 내 밑에 와주니 고맙다.
차차숭: 뿌쿠가 낙랑으로 간다하니. 다 나아, 이곳을 떠날 때까지. 소인이 쓸데가 있으시면 행카이와 돕겠습니다.
호동: 재주 많은 이들이니. 내겐 크나큰 힘이고.. 뿌쿠가 낙랑으로 떠날지, 안 떠날지는 모르는 것.. 지금은 언제까지라고 시간을 한정 짓지 마라.
차차숭: 예, 왕자마마.
호동과 그 일행들, 달려간다.
씬48 고구려, 국내성 왕자실의 침소 (밤)
왕자실과 왕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왕자실: 어째서 자명일 처리하지 못한다는 거냐!
왕홀: 우선 그 아이, 호동의 그늘 아래 살고 있으니 라희에게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왕자실: 위협이 된다 느꼈을 때는 이미 때는 늦는다.
왕홀: 여긴 고구려 궁입니다. 호동의 전각에 몰래 숨어들어가, 호위무사로 있는 자명일 죽인다 칩시다. 그 파장을 어찌 감당하시렵니까?
왕자실: .. 하고자 하면 홀이 네가 못할 리 없다.
왕홀: 대무신왕이 연회를 열어 이만 가보겠습니다.
왕자실: 홀아.
왕홀: 꿈도 꾸지 마십시오. 누님이 여기 오신 까닭은 알지만, 사신 온 마당에, 낙랑에 부담될 일은 하지 않습니다.
왕홀, 나가버린다.
왕자실: (생각에 잠긴다) ..
치소: (다가온다) 이젠 어쩌지요? 고구려까지 힘들게 왔는데.. 호동왕자 처소가 어딘지 알면, 이 년 치소라도 몰래 들어가 차후마마 근심을 덜어드릴 텐데요..
왕자실: 원비를 만나야겠다.
치소: 왜요?
왕자실: 원비가 호동을 미워하고, 나는 호동이 탐탁찮으니, 우린 같은편이 아니냐.
치소: 아..
왕자실: 버릇없는 여랑공주. 능구렝이 모양혜는 따돌려야 하니, 독대를 청해라.
씬49 은포관문 외곽 (밤)
호동의 파오가 보인다.
호동의 파오를 지키는 호위무사들.
씬50 동, 파오 안 (밤)
호동과 일품, 차차숭이 앉아 있다.
태추, 들어온다.
호동: 낙랑공주가 어디 머무는지 알아냈느냐?
태추: 관문 안쪽 관사 귀빈전각에 머문답니다.
호동: (고개를 끄덕이고, 일품과 차차숭에게) 차차숭. 행카이.
차차숭/일품: 예.
호동: 내가 지사한 대로 어김없이 해둬라.
차차숭: 걱정 마십시오~ 그건 이 차차숭 장기옵니다~
씬51 낙랑국 은포관문, 관사 라희의 숙소 (밤)
라희, 잠자리에 들려고 하고 있다.
라희, 호동이 준 팔찌를 빼고 잠자리 옷차림으로 침상으로 가는데.
살며시 문이 열린다.
라희: (칼을 잡는다) 누구냐!!
호동: 여전히 씩씩하군. 나요.
라희: (놀라서) 호동왕자!!
호동: (칼 뺏어 좌대에 놓고) 오랜만이오.
라희: 이 무슨 무례한 짓입니까!!
호동: 그대는 내게 왕홀을 시켜 안부를 전했으나, 나는 공주에게 직접 안부를 전하고 싶어서. 무례가 아니라 성의가 있는 거요. (미소)
라희: 당장 나가세요!!
호동: (다탁 위에 팔찌를 보며) 내 반드시 공주를 만나러, 낙랑으로 가겠다하지 않았소.
라희: 호위군사를 부르겠어요!
호동: 우리 두 사람의 혼인 얘기가 오가고 있는데. 어찌, 공주와 내가 직접 만나면 안된단 거요?
라희: 호동왕자!! (호동을 매섭게 쳐다본다)
씬52 고구려, 국내성 소연회실 (밤)
송매설수, 왕자실과 만나고 있다. 치소, 송매설수에게 선물을 올리고 있다. 시녀장, 있고.
왕자실: 산후 회복에 좋은 것을 몇 개 가져왔습니다.
송매설수: (본다)
왕자실: 얼음에 채워 온 전복이고, 감곽(甘藿)입니다. 둘 다, 참기름에 덖어 물을 내어드시면, 산후조리에는 덮을 바가 없지요.
송매설수: 이런 귀한 것을. 고구려는 바다가 없어, 참으로 귀한 물건입니다. 고맙습니다.
왕자실: 별 말씀을요. (치소에게) 숙소로 가 있거라.
치소: 예, 마마. (송매설수에게 읍하고)
송매설수: (왕자실이 시녀장을 보는 모습을 보고) 양덕아, 귀한 것들을 빙고에 어서 가져가 보관해라.
시녀장: 예, 마마. (송매설수와 왕자실에게 읍한다)
씬53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일각 (밤)
왕홀과 모양혜, 산책을 하고 있다.
왕홀: 이 밤에, 어딜 자꾸 남의 궁을 산책하자구요.
모양혜: 이런 기회가 흔하냐! 국내성을 샅샅이 봐둬야지. 뒷날, 우리 낙랑국이 고구려를 칠 때, 도움이 될게 아니냐.
왕홀: 형수님도 참..
자명, 나무 아래에서 기통을 위해 자리를 깔고 수련을 하고 있다.
달을 보며 호흡하는.
왕홀, 무심히 시선 두다 자명을 본다.
왕홀: !!
자명: !! (왕홀을 본다) 어.. 대장군님.. (일어난다)
씬54 고구려, 국내성 소연회실 (밤)
왕자실과 송매설수, 둘이만 이야기를 나눈다.
왕자실: 호동왕자를 내 딸, 낙랑공주의 배필로 걸맞지 않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송매설수: 무예면, 무예. 지략이면 지략. 학식에 이르기까지 우리 왕자가 공주에게 빠지지는 않을텐데요.
왕자실: 원비께서두 이 혼사를 탐탁치 않아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지요.
송매설수: 어마, 어째서 그런 생각을.. (웃는)
왕자실: 우리 폐하께서 오년전, 비류나부 수장이시자 원비마마의 아버님과 밀약을 맺으셨습니다. 원비께서 왕자를 낳으실 때까지, 호동의 발을 묶어두기로.
송매설수: 차후마마께서는 나와 무슨 밀약을 맺고자 하십니까?
왕자실: 이 혼담을 깨트려드리죠. 호동왕자, 낙랑국을 처가로 얻으면 비류나부와는 비견 안될 강한 힘을 갖는 것일 테니요.
송매설수: 호호호~~ 차후마마. 미모만 낙랑국 제일이 아니라, 참으로 머리가 좋으십니다.
왕자실: (웃는)
송매설수: 이 원비, 뭘 드리면 되는지 말씀해보시지요.
왕자실: 호동왕자 휘하에 호위무사로 뿌쿠라는 계집아이가 있습니다.
송매설수: 호위무사로 계집아이..? (하다 생각하는)
(플래시) 21부,씬52
호동의 침소에서 침상에 누워있던 뿌쿠를 얼핏 본.
송매설수: 아... 그 아이. 그 아이를... 왜? (너무나 의아한)
왕자실: 내게 주세요. 낙랑으로 데려가겠습니다.
씬55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일각 (밤)
자명, 왕홀에게 인사를 건넨다.
왕홀: 어디가 아픈 거요? 얼굴이 좋질 않군.
자명: 뭐, 이젠 거의 다 나았습니다. 낙랑국에서 사신이 왔단 얘긴 들었는데. 대장군님두 오셨네요.
모양혜: ... (자명이가 아닐까 싶은, 왕홀에게) 홀아, 이 아가씨는 누구냐?
왕홀: 호동왕자의 호위무삽니다.
모양혜: 고구려 왕자의 호위무사와 무척이나 친하구나?
자명: 태산관에서 만난 인연이 있어서요. 낙양에서도.
왕홀: (모양혜를 보며) 혼례식 때, 동모현에서 왔었던 기예단 기억나십니까?
모양혜: 아아.. (자명이구나) 알지~ 알고 말고.
자명: 소인두 태대부인 마님을 알고 있습니다. 인사가 늦어 송구합니다. 뿌쿠이옵니다. (읍하는)
모양혜: 나는 모양혜요, 왕홀 대장군의 안사람이지. 반갑군~ 반가워!
모양혜, 자명의 손을 덥썩 잡고, 호탕하게 껄껄- 웃는다.
자명, 그런 모양혜를 의아하게 보는 모습에서 (엔딩)
첫댓글 응?첨부된파일을보니까 22회랑23회랑대본내용이똑같아요
대본이 없었나봐요. 다시 찾아보고 있으면 올려드릴게요~
ㄱ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