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차 산책 단상
◉ 2026.6.25
◉ 고산골 입구-산성산 토성-장암사-파동-서민갈비
대구의 날씨는 봄이 없다. 봄이 왔는가 싶으면 바로 여름으로 직행한다. 6월 말의 따가운 볕을 피해 그늘이 짙은 앞산 자락 토성길을 잡았다. 그러나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흐리고 바람도 좋아 걷기에 최적의 날씨였다. 그래서 애초 예정했던 코스보다 난도를 조금 높여서 등산에 준하는 산책길을 택하여 걸었다. 아직 노인네들의 다리 근육이 건재함을 확인한 게 오늘의 큰 수확이었다. 난도를 점차 조금씩 높여야겠다.
귀갓길에 혈압약을 처방 받으러 병원에 들렀다. 두 달 전보다 혈압이 더 나빠졌다면서 싱겁게 자셔야 한다고 당부한다. 약 타러 갈 때마다 매번 듣는 말이다.
짭짤한 인생과 싱거운 건강 사이
이원근
맛의 원천은 결국 짠맛이다. 예부터 어른들은 잔칫집 음식이 극진하면 "그 집 음식 참 짭짤하더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살림살이가 넉넉해지는 것 역시 "살림이 짭짤해졌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소금은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생의 활력과 풍요를 상징하는 단어였다.
그런데 어느덧 소금은 건강의 공적이 되어버렸다. 지난 팬데믹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먼저 떠난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하나같이 식탁 위에서 '싱거움'을 미덕으로 삼던 이들이었다. 식당에서 간장이나 소금을 더 집어 드는 나를 보며 "그러다 큰일 난다"라고 정색하며 나무라던 모습이 선하다. 정작 건강을 챙기던 그들은 가고, 짜게 먹는다며 핀잔 듣던 나는 아직 이 세상의 짠맛을 맛보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최근 혈압 문제로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는 역시나 '저염식'이라는 처방을 내렸다. 지시대로 싱겁게 먹어보려 애썼지만, 도무지 사는 맛이 나지 않았다. 혀끝의 즐거움이 사라지니 식탁이 적막해졌다. 그러다 우연히 "소금 부족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어느 의사의 글을 접하게 되었다. 양쪽의 주장을 낱낱이 파헤쳐 볼수록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소금이 혈압을 높인다는 것은 오랜 통념이지만, 학계에서도 이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다. 모든 이가 소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지나친 염분 제한이 체내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해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이들이나 미네랄 섭취가 필요한 이들에게 소금은 약이 되기도 한다. 한양대학교병원 같은 곳에서도 무조건적인 제한보다는 적절한 보충의 중요성을 언급하지 않았던가.
천일염 같은 자연의 소금은 몸에 이롭다는 주장과, 그래도 혈압에는 쥐약이라는 경고 사이에서 나는 길을 잃는다. 몸의 소리를 따르자니 의사의 눈총이 무섭고, 의사의 말을 따르자니 내 몸의 기운이 쭉 빠지는 기분이다.
부족함은 병을 부르고, 과함은 독이 된다는 이 평범한 진리가 소금 앞에서 이토록 가혹할 줄이야. 저염의 고요한 식탁이 옳은 것인지, 적당히 짭짤한 활기찬 식탁이 옳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소금 통을 앞에 두고 오늘도 나는 망설인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한단 말인가?
첫댓글 ㅡ 최순옥
🌼감동적 글 감사 !👍~^
ㅡ 늘 건 행 하시길요🙏💖
ㅡ 권수문
* 우리 왕초성님께서 소금에 대해 말씀을
하시기에 소생,
감히 蛇足사족을 달아봅니다.
의사들은 하나같이 소금을 먹으면,
짜게 먹으면
큰일 나는 줄 알고
단체급식소에서도 염분줄이기 캠페인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우리
식생활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싱겁게 먹으면 의학적
식품영양학적 이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음식에서 제일 중요한
미각이 떨어지기에
저도 의사들의 말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수 십년전에 경남 지역의 모 한의학자인
'인산 김일훈'이라는 어른은 일찍이
'인산죽염'을 생산하여 상당한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사례도 본 적이 있습니다.
결론은 무조건 싱겁게 먹을것이 아니라
어느정도의 소금은 섭취를 해야 몸의 기능도
조절하고 미각도 느낄수 있기에 적당량의
염분섭취에 한 표를 던지겠습니다.
ㅡ 남한욱
소금 보급이 많이 되고나서 평균 수명이 20년 연장되었다는 기사가 생각납니다.
ㅡ 신현득
즐거운 산행으로 모든 회원 건강을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