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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의 <영어와 캐나다 이야기> 제36회입니다.
일본 대지진과 원전 위기, 리비아 대공습으로 세계가 바람 잘 날 없는 요즘인데요... 관련 기사로 영어 이야기를 꾸며 볼까 하다 `TV에서 밤낮으로 하고 있는데 여기서까지...' 하며 생각을 바꿨습니다. `생각을 바꾸다'를 영어로 어떻게 한다고 했었지요?
change one's mind 입니다. 기억 나시는지... `내 생각이 바뀌었다, 내 마음이 달라졌다' 라고 하려면
I changed my mind.
하면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분위기가 전혀 다른 소재를 골랐어요. Plumbing DIY (Do It Yourself, 자기가 직접 만들거나 고치기) 입니다. `플럼빙'이라고 발음하는 무식한 사람은 여기에 없겠지요? 저는 실제로 본 적이 있어요. 배관공을 `플러머'라 하지 않고 `플럼버'라고 하는... 제 기억에 한인은 아니고 다른 Asian 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plumber 의 묵음은 잘 아는데 salmon (연어) 의 묵음은 모르는 경우가 많더군요. 중학교 교사 출신으로 이민 와 일식집에서 Server (Waitress) 로 일했던 우리 집사람에 따르면 한인들 중에 주문할 때 `쌔먼' 이라 하지 않고 `쌜먼'이라고 말하는 손님이 압도적이었다고 합니다.
Anyway (어쨌든), 캐나다에서 무엇을 고칠 때 돈 많이 들어간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요. 그래서 이민 온 사람들이 많이 배우는 Trade (기능, 기술직) 가 자동차 정비, 배관, 전기 같은 것들입니다. 배운다고 해서 모두 취업하거나 독립해 직업 생활을 성공적으로 한다는 보장은 없지만요. 여기에 대해선 전에 다른 글에서 제가 간간이 조언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민을 준비하거나 온 지 얼마 안되는 분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단 영어가 가장 큰 문제... 기술만 좋으면 될 것처럼 생각되기 쉽지만 모든 일에는 communication (의사 소통) 능력이 필수입니다. 특히 미국이나 캐나다에서의 기능 일이란 한국에서와 속도가 다르지요. 여기 사람들은 일의 질보다는 시간이 우선입니다. 성격, 문화 탓도 있고 시간 단위로 돈을 받아서도 그런 이유가 큰 것 같아요.
일을 빨리 해야 하는데 영어가 서투르면 안되지 않겠습니까? 빨리 알아들어야 하고, 필요한 말을 빨리 할 수 있어야 하지요. 이 영어 문제 다음으로는 다루는 물건의 무게와 일의 강도를 들 수 있습니다. 힘들어요... 이것도 기술만 좋으면 요령으로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렇지 않지요.
이들 직업을 경험한 캐네디언이나 한인이나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기능직 일은 취미로 하는 일과 다르다." 시간에 쫓기고, 무겁고, 위험하고, 더럽고, 제대로 고치지 못했을 경우 No Charge (무료) 로 다시 고쳐 줘야 하고...
캐나다에서의 수리비가 이민 초보자의 기준으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인 배경에는 이런 요인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 값이 비싼데 일의 종류가 기술도 필요하면서 힘이 드는 것이라 Labor (공임) 가 비쌀 수밖에 없는 거지요. 그래서 캐나다에 살려면, 특히 House 에 살려면 간단한 수리는 직접 할 수 있는 게 좋지요.
Drip, drip, drip as you lay awake at night.
밤에 깨어 있을 때 (물이) 똑, 똑, 똑...
이런 소리가 들리면 머리가 무거워집니다. `아, 플럼버 (하하... `플러머'의 오기) 를 불러야 한다는 소리구나' 하면서 말이지요. 돈이 아까워서 내가 하자니 엄두가 나지 않고...
"Honey, when are we gonna fix that tap?"
자기야, 우리 수도 꼭지 언제 고치지?
이 말은 저런 간단한 거는 고치는 법 좀 배워서 (learn how to fix it) 돈을 아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아내의 은근한 불만 표시입니다. 그래도 수도 꼭지니까 다행이지요. 더 끔찍한 게 있을 수 있지요. 이런 겁니다.
"Honey, the toilet won't flush."
자기야, 변기에 물이 안 내려져.
won't 는 전에 몇 차례 했습니다. 좀처럼 안하려고 하는 고집이지요. 그래서 이렇게 변기의 flush 나 자동차 같은 것, 또는 어떤 사람이, 아무리 하게 하려고 해도 안할 때, 안될 때 will not, 줄여서 won't ~ 라고 합니다. won't 의 발음 [워운]이고요.
My car won't start.
내 차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이 문장 기억하시는 분... 아마도 있을 것입니다. 연재 초기에 했었어요.
그럼 이제부터 변기보다는 몇 배 쉽고 깨끗한 수도 꼭지 새는 것 고치는 방법을 영어로 소개하겠습니다. Jim Caruk 이라는 `손수 고치기' 전문가의 글 `How to Fix the Leaking Taps' 를 옮긴 것인데, 그대로 따라 하면 최소 $100 은 아낄 수 있어요. Plumber 를 집에 bring in (불러들이다) 하는 데 지불해야 하는 출장비 (부품 제외) 기본이 그만큼 되기 때문이지요. 부품 값은 별도...
`물이 새는'은 leaking 대신 dripping (물이 똑똑 떨어지는) 이라고도 하며 수도 꼭지는 tap 외에 faucet 이란 말도 쓰지요. tap water 하면 bottled water (병에 넣어 파는 생수) 와 비교되는 일반 `수도물'을 말하고요.
(1) Shut off the water supply: 수도 공급을 막는다. (메인 파이프의 밸브를 잠근다)
작업을 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조치지요. 전기를 다룰 때 두꺼비집의 스위치를 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세면기 밑의 파이프에 달려 있는 꼭지를 오른쪽으로 끝까지 돌려서 물이 더이상 올라오지 않도록 하는 것... shut off 는 turn off 와 바꿔 쓸 수 있고요.
(2) Open up the tap to drain the water out of the system: 수도 꼭지를 완전히 열어 속에 남아 있는 물을 모두 뺀다.
첫번째 순서와 같은 목적입니다. 작업하는 데 물이 계속 나오거나 남아 있으면 안되므로 이렇게 하는 거지요. open up 할 때의 up 은 `끝까지 ~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 중요한 부사... drain 도 생활 속에서 쓸 일이 많은 단어이고요.
(3) Use a flathead screwdriver to pry off the decorative cap: 납작 머리 스크류드라이버로 장식 캡을 들어 올려 떼 낸다.
스크류드라이버의 가장 일반적인 종류는 끝 (영어로는 머리) 이 일자와 십자 모양인 것 두 가지지요. flathead 는 일자를 말합니다. 십자는 Philips screwdriver 라 하고요. 일자는 집이나 직장에서 일할 때 여러 용도로 쓰이는 만능 공구... 여기서는 수도 꼭지 손잡이의 맨 위에 있는 동그란 모양의 cap (뚜껑) 또는 plate (판) 를 pry 하는 데 필요하다고 했군요.
틈이 아주 좁을 경우에는 스크류드라이버 대신 칼을 사용해야 합니다. pry 는 한국에서 `빠루' 라고 하는 단어로서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박힌 것을 뽑아 내는 동작을 말하지요. 여기서도 중요한 부사 off 가 나오는데, 떼어 내는 것을 뜻합니다. 생활영어는 이렇게 한국 사람들이 흔히 하는 영어처럼 동사 단어 하나만으로 하지 않고 전치사, 부사가 함께 붙어 `구' (phrase) 를 이루는 경우가 많아요. 여기에 익숙해져야 영어가 한 단계 올라 가는 것...
(4) Remove the screw underneath: 그 밑에 있는 스크류를 (스크류드라이버로 풀어) 빼 낸다.
screw 는 나사못이지요. 벽이나 나무에 박는 못은 끝이 뾰족하지만 기계, 기구에 있는 것은 대개 flat 합니다. 우리에게 별로 익숙치 않은 영어인데, 배의 스크류가 연상되어서 그렇지 않나 해요. 돌아가는 걸 screw 라고 해서 나사도 screw... 한편 스크류드라이버를 한국식으로 `도라이바'라고 하거나 영어식으로 발음한다고 `드라이버'라고 해서도 안됩니다. `스크류드라이버'란 말을 영어로나 우리말 발음으로나 연습 많이 하시도록... underneath 는 수직 방향의 바로 그 밑을 말하고요.
(5) Rremove the handle and the brass nut on the top of the "stem": 손잡이와 속 부분의 맨위 황동 너트를 (wrench, 멍키 스패너로 풀어) 빼 낸다.
handle 도 생활영어에서 중요한 단어입니다. 손잡이가 있는 모든 것들에 쓰는 영어인데 말로 하려면 잘 생각나지 않지요. 자전거나 자동차에 있는 것에만 handle 이란 말을 쓰는 것 같은 선입견이 있어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주전자의 손잡이도 handle 이고 문의 고리도 handle 이지요. stem 은 다 아시는 대로 식물의 줄기 같은 것을 말하는데 우리 말로 하면 `심' 이라고 하겠습니다.
(6) Take the stem to your local hardware store and: 그 속을 동네 철물점으로 가지고 가세요, 그리고...
local 도 중요한 단어지요. `서울과 지방'이라고 할 때 지방이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서울도 local 이 될 수 있고 지방도 local 이 아닐 수 있습니다.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가 기준이지요. 서울에서 말할 때는 서울의 수도 용품 가게 (을지로나청계천) 들이 local hardware stores 가 되는 것이고 강남에서 말할 때는 강남 지역의 상가가 되는 것... 말하자면 `현지의' `동네의' `인근의' 란 영어가 바로 local 입니다. local paper 하면 지역 신문이고 local bar 하면 (다운타운이 아닌) 동네 술집을 이르는 거지요.
(7) Have them sell you a new black rubber washer (or sometimes a pack of different sizes): 그들로 하여금 당산에게 새 검정 고무 워셔 한 개 (또는 사이즈별로 한 묶음으로 된 한 팩) 을 팔도록 하라.
철물 가게에 가서 검은색 고무 워셔 하나 또는 셋트를 사라는 말이지요. 그런데, 왜 심 (stem) 을 통째로 들고 가게로 가라고 할까요? 여기 부품들은 옛날 한국에서 제가 보던 것들보다 종류가 너무 많고 따라서 사이즈나 모양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므로 두 번 걸음이나 불필요한 비용 낭비를 줄이기 위해 교환할 부품의 old one (떼어 낸 옛날 것) 을 통째로 가져가는 것이 나아요. 그래서 manual 을 아예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washer 는 세탁기가 아니라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는 엽전 모양의 쇠 또는 고무로 된 원형 판이지요. 한국에서 `바킹' 이라고 하는 bushing (붓슁) 이나 O ring (고무 밴드 같은 모양의 오링) 과 약간 다른 종류입니다.
휴우~ 이렇게 해서 $100불 버는 공정이 다 끝났네요...
재조립은 역순 (in reverse order) 이지요. 모든 부품을 원위치에 넣고 조인 다음 수도 꼭지에서 더이상 물이 새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제 `대장' (the man, or the woman, of the house) 이 된 겁니다.
위에 번역 소개한 `How To Fix the Leaking Taps' (물 새는 수도 꼭지 고치는 법) 는 가장 일반적인 옛날식 수도 꼭지를 예로 든 것입니다. 요즘 나오는 화려하고 복잡한 것은 시간이 더 들고, 공구도 한두 개 더 필요할 수 있지요.
아래 Youtube 를 우선 보면서 위 매뉴얼을 다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른 종류의 faucet 수리 방법도 알고 싶으신 분들은 그 옆의 동영상들을 차례로 클릭하면 될 것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2WVDV6TXgwQ
첫댓글 "오링" 한국에서도 쓰는 말인데 영어로군요.^^*
글 감사합니다.^^*
저도 토론토의 저희 집 변기 수조의 "우끼"를 교환하면서
홈 디포를 두번 정도 왔다갔다 한 적이 있습니다.
잘 할 줄 몰라서 안되는 영어로 물어보고
다른 것 으로 바꾸기도하고
콘도 매니저에게 어디서 물새는 소리가 나는지
점검을 의뢰해보기도 하고....
하여간 집을 관리하는 데는 손재주와
노하우가 많으면 아주 편리합니다.^^*
감사합니다. 생각외로 설명서 읽는 일이 스트레스 였습니다. 집안 경보 장치에 대해 전화로 물었더니 도저히 설명하는 속도를 따라 이해하는 게 무리다 싶어서 설명서를 보내달라 했더니 아직도 미결상태...이렇듯 꼼꼼히 읽어봐야 하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