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불편합니다.
근데..그녀는 더 불편하겠죠?
남자친구의 친구한테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았는데,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있겠어요?
사람들이 들으면 나쁜 놈이라고 욕하겠지만,
정말 저도 많이 고민했어요.
친구에 대한 배신..해서는 안 되는 일..남자답지 못한 비열한 짓...
이런 일들로 제 자신을 얼마나 못살게 굴었는대요,
근데, 더 이상은 괴로워서 못 참겠더라구요.
가슴에 묻어둔 말이 점점 팽창해서
어느 날 갑자기 내 몸이 뻥..하고 터져버릴 것만 같았거든요.
우정도 좋고, 의리도 좋지만...
일단은 제가 살고 봐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얘기해 버렸어요.
나도 오래 동안 널 좋아하고 있었다고,
난 지금부터 경성이 친구도 아니라는 거 안다고..
그랬더니 못 들은 걸로 하겠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놓곤 마음이 쓰이긴 쓰인 모양입니다.
이렇게 바로 소개팅을 준비한 걸 보면 말이에요.
오늘 오전에 경성이한테 전화가 왔어요.
[선영이가 너 소개팅 시켜준다는데..할래?]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은 신이 나서 얘길 했습니다.
[소개팅?]
순간, 뜨거운 뭔가가 가슴에 꽉 차올라..말을 잇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리고, 짧은 순간 다짐했습니다.
그래..다시 한 번 해 보자..죽을힘을 다 해서 잊어보자...
[나야..무조건 오케이지..말 나온 김에 오늘 할까?]
그래서..지금 소개팅 장소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강남역 쪽에 있는 피부과에서 피부 관리사로 있다고 해서..
그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근데...자꾸만 사람들에게 몹쓸 짓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여자를 마음에서 밀어내기 위한 소개팅...
게다가 소개팅을 주선해준 사람이 그 주인공이라는 걸 안다면,
얼마나 기가 막히겠어요?
어머 제 뺨이라도 때리고 싶어질 거예요.
그래도 전 오늘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에요.
그게 우리 셋..나와 경성이..그리고 선영이가 편안해지는 길이니까요.
그리고 또 혹시 모르잖아요.
오늘 만나게 될 사람이 진짜 내 인연일지도...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마음을 거두라고,
남의 사랑을 부스면 언젠가 당신의 사랑도 부서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