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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를 보는 요령이 있다. 해뜰녘 또는 해질녘이 좋다. 해를 마주보고서야 더욱 좋다. 바람이 불어야 몸짓을 시작하듯, 햇살이 비춰야 억새는 빛을 낸다. 해지기 전에 오르라고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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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명성산 수도권의 대표적인 억새 명소. 바위산 아래 광활한 억새 군락지가 형성돼 있다. 한시간 산행이라지만 산길은 가파른 편이다. 억새밭은 정상인 삼각봉 바로 아래까지 올라야 나온다. 잡풀도 많아 다소 지저분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산정호수를 품은 산세가 워낙 그윽하다. 명성산 억새가 유명한 이유는 수도권 당일 여정 산행으로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포천 일동 갈비를 먹어도 좋고, 산정호수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도 있다.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가 통곡했다고도 하고, 왕건에게 쫓긴 궁예가 숨어 들어와 울었다고도 한다. 그래서 명성산(鳴聲山)이다. 산정호수까지 가면 명성산 입구다. |
창녕 화왕산 진달래와 억새 군락지는 다르다. 억새 산행이라면 창녕여중을 지나 자하곡 매표소에서 시작하는 왕복 네 시간 코스를 추천한다. 일부 산악인은 화왕산과 인근 영남알프스의 사자평 등 영남권의 억새 명소엔 잡풀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산행이 그리 어렵지 않고, 억새 군락지가 워낙 커 가을 산행으로는 제격이다. 대규모 온천 지대인 부곡 하와이도 인근이다. 구마고속도로 창녕 나들목으로 빠져나와 창녕 시내를 거친다. |
정선 민둥산 |
40분 만에 정상에 이를 수도 있고, 인근 소금강에서 시작하는 다섯시간 코스도 있다. 해발 800m의 발구덕마을까지 차가 들어가지만 주말엔 통제한다. 산행 기점은 증산마을. 정선에서 태백 방향 429번 지방도로를 타다보면 왼쪽에 민둥산 입구가 보인다. |
서울 하늘공원 대신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억새를 감상할 수 있게끔 주변 시설을 잘 갖췄다. 인터넷 홈페이지(http:// parks.seoul.go.kr/worldcup)나 전화(02-300-5605)로 생태체험 프로그램 신청도 가능하다. 월드컵 공원 전시관에서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오전 9시부터 20분 간격. 걸어서는 20분쯤 걸린다. 조명이 들어오는 저녁에 더 그윽하다. 이외에 여의도 생태공원, 한강 이촌지구나 광나루지구 등 한강변도 억새밭이 좋다. |
제주도 물론 햇살이 좋다면 말이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산굼부리. 희귀한 마르(MARR)형 화산 지형이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지만 가을엔 분화구 옆 드넓은 억새밭이 더 장관이다. |
억새 사이로 군데군데 오솔길을 내 산책하기 그만이다. 다만 관광객이 몰리기 때문에 고즈넉한 분위기를 바라긴 어렵다. 교래리 삼다수 생수공장 옆과 성읍민속마을 부근 ATV 체험장 뒤편에도 수만평의 억새평전이 펼쳐져 있다. 북제주 조천읍과 남제주 남원읍을 잇는 1118번 남조로와 관음사로 가는 1117번 제1 산록도로는 길가에 도열한 억새 무리가 드라이브 기분을 한껏 북돋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