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16:1]
내가 겐그레아 교회의 일군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천거하노니..."
겐그레아 - '겐그레아'는 고린도에서 남동쪽으로 약 11Km 떨어진 항구 도시로서 당시 무역과 상업의 중심지인 고린도의 중요한 교통의 요충지였다. 바울은 2차 전도 여행시 고린도에 도착하여 아굴라 브리스길라 부부와 함께 고린도 교회를 세웠는데, 바로 이 고린도 교회로부터 복음이 그 주변의 여러 도시로 전파되었고, 그 결과 세워진 교회 가운데 하나가 겐그레아 교회이다.
교회의 일군 - 이는 헬라어 '디아코논 테스 여클레시아스'로 번역되어 있는데 여기서 '디아코논'은 '디아코노스'의 여성 목적격으로 '교회에서 섬기는 자', '사역자'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집사'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초대 교회에서 '집사'라는 직분은 회중의 인정을 받아 교회의 기물이나 그 밖의 봉사를 관장하는 역할로서 대부분 남자들이 봉사하고 있었다(빌 1:1). 그러나 후에 여자들도 집사로 임명되었다.
바울이 '뵈뵈'라는 여집사를 로마 교회에 소개하는 것으로 보아 여자들이 집사로 봉사한 사실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벌써 알려져 있는 사실임을 볼 수 있다. 집사직은 여인들도 자신들의 기능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 당시 교회에서 여자 집사들은 심방과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일 그리고 병든 자와 가난한 자들을 돌보는 것과 같은 남자들의 손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일들을 독립적으로 담당했었다.
이러한 사실들을 통해서 겐그레아 교회는 어느 정도 교회 조직을 갖춘 교회로서 다른 교회보다 더 진보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뵈뵈 - '뵈뵈' 포이벤는 '밝다', '빛을 발하다'의 뜻으로 그녀는 바울이 로마 교회에 추천할 정도로 겐그레아 교회에서 믿음이 탁월한 사람이었다. 바울은 '뵈뵈'를 '우리의 자매'(아델펜 헤몬)라고 부르고 있다.
이것은 육신적인 혈연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신자를 가리킨다. 천거하노니 - 바울은 뵈뵈를 로마 교회에 추천하고 있다. '천거하노니'로 번역된 헬라어 '쉬니스테미'는 신약성경에서 (1) '소개한다', '추천한다'의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본문에서는 '추천한다'의 의미이다. 바울은 로마에 갈 계획을 세웠으나 곧바로 갈 처지가 안 되었기에 다른 사람을 통해서 먼저 본 서신을 보내려고 하였다.
그러던 중 뵈뵈가 로마로 떠나려고 하였으므로 그녀 편에 본 서신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일반적으로 뵈뵈가 본 서신의 전달자라고 인정하는데 대부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녀가 본 서신의 전달자라는 사실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그녀에 대한 언급으로부터 추론해 보면 바울이 뵈뵈를 로마 교회 성도들에게 간곡히 추천한 사실과 뵈뵈가 로마에 도착한 시점에 로마서가 로마 교회에 전달된 사실을 통해서 볼 때 뵈뵈가 본 서신의 전달자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롬 16:2]
너희가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 줄찌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니라...."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 바울의 이러한 언급은 로마 성도들의 열렬한 환대의 전통을 의심해서가 아니라 당시 이방인 신자들에 대한 유대 우월주의를 고려한 것이었다. 겐그레아 지역에서 바울의 서신을 가지고 당시 제국의 수도 로마를 방문하는 뵈뵈에게는 로마 교회 성도들이 자신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가 걱정이 되었을 것이다.
혹 그녀를 배타적으로 여기거나 그들의 우월감으로 천시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바울은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그의 기쁜 소식을 가지고 로마 교회를 방문하는 뵈뵈를 로마 교회가 정중하게 영접할 것을 권면하고 있는 것이다. 보호자 - 이는 헬라어로 '프로스타티스'로 일반적으로 남성에게만 사용되는 단언이다.
즉 어떤 공동체의 합법적인 우두머리나 대변인을 뜻할 때 사용되어졌다. 당시 여인들은 법적인 기능을 행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이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약성경에서 본절에서만 유일하게 여성형으로 사용된 이 단어는 어려울때나 위급할 때 도와주는 '후원자', '구원자', '조력자'라는 의미를 가진다.
헬라 문화권에서 후원자, 또는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은 대개 물질이 부유한 사람들이었다. 여자의 경우에 있어서도 당시에 이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가리킬 때 이 단어가 사용되기도 하였다. 바울은 그의 선교 사역에 경제적 도움을 준 뵈뵈의 따뜻한 배려에 관해서 그녀를 '보호자'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 사실로 보아 뵈뵈는 부자였고 사회적으로 유력한 여성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