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준석은 그런 오판을?
2023.3.15 경향신문 강준만 칼럼 정리
“편견을 세탁한다면 인간의 지성이 훨씬 향상될 것이다.”(프랜시스 베이컨). “계몽은 편견으로부터의 해방이다.”(이마누엘 칸트).
“편견을 조심하라. 편견은 쥐와 같고, 인간의 정신은 덫과 같다.
편견은 그 덫에 쉽게 들어가지만 빠져나가긴 어렵다.”(프랜시스 제프리).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은 악령, 그것도 최악의 악령에 사로잡힌 것과 같다. 편견은 진실을 차단하고 자주 파멸적 과오로 인도하기 때문이다.”(트라이언 에드워즈)
이준석은 대통령 윤석열을 비롯해 다른 정치인들의 성격적 한계나 문제를 포착해 비판하는 데엔 유능하지만, 자신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엔 무관심하거나 무능한 것 같다. 남의 편견은 잘 지적하면서도 자신에겐 마치 그 어떤 편견도 없다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것과 비슷하다.
옳건 그르건 국민의힘 당원들은 윤 정권의 성공을 원한다. 사실상 야당과의 전쟁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 윤석열이 예뻐서가 아니다. 대통령 탄핵으로 궤멸되다시피 했던 보수 정치의 갱생을 위해서다. 그들은 경선 개입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야당의 지도부 구성 과정도 퇴행적이라고 생각했다. 두 거대 정당 모두 거기서 거기라고 보았기에 그걸 한국정치의 한계로 이해했고, 윤석열을 거부해야 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준석은 윤석열에 대한 증오·혐오의 감정을 드러내는 식의 공격을 택했다. 윤석열을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등장하는 희대의 악당 엄석대로 비유했다. 윤석열을 ‘유튜브 보는 할아버지’로 폄하하기도 했다.
나는 이준석이 자신에겐 그 어떤 편견도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편견에 대한 편견’을 넘어서길 바란다. “나는 객관적이지만, 너는 편견의 포로다”라는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칼럼은 당연히 내게도 적용된다. 늘 조심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