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시청 앞 광장은 반정부 주장을 외치는 인파 20여만명이 몰렸다. 그리고 그 날, 간첩을 잡았다는 발표가 나왔다. 나는 자다가 막
일어나 나갈 준비하느라 분주했던 탓에 무심결에 흘려버렸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이 될때까지 거의 잊어먹고 있었다. 간첩 사건 하나
쯤은 터질 것이라고 5월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정작 사건이 터지자 말 그대로 생까버린 꼴이 되버렸다. 아마 김대중-노무현 정권
이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올해 안에는 간첩 사건 하나 쯤 터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터졌다.
예전과 다르다면, 그리고 좀 희망섞인 전망이지만, 이제 그 시나리오에 속아 넘거나는 사람이 그때보다 좀 줄지 않았을까 하는
정도. 의문투성이 사건이지만, 그래도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 하수도 틀어놓고 좋다고 디스코 추고 있을 CJD(이 말을 크로이츠펠트-야콥병으로 읽는 양반은 없기를 바람)는 빼고 말이지. 정권의 종교 편향 사례를 고발하는 전시물을 보는 사람들 | 출발 전 대열정비 중인 스님들 |
참
고로, 왼쪽에 보이는 깃발이 불교기라는 것이다. 27일에 거리 행진 대열 제일 앞에 서서 뭔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불교의
깃발"이라는 검색어로 찾았더니 특별한 별칭은 없고 그냥 "불교기"란다. 이름 간단해서 좋다. 불교기는 1950년 스리랑카에서
열린 세계불교도대회에서 정식으로 채택되었고, 지금 전 세계 불교계 단체 등에서 쓰고 있다고 한다. 깃발의 5색 가로선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로선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영원 불멸하다는 뜻을 상징한다고 한다(그냥 그렇게 정한 거겠지?). 색깔별로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청색 :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고 부처님의 법을 구하며 살아가는 힘을 의미하므로 정근과 지혜를 뜻한다.
황색 : 찬란한 부처님 몸의 빛과 같이 변하지 않는 마음을 의미하며 금강의 지혜를 뜻한다.
적색 : 대자대비한 법을 닦아 항상 쉬지 않고 수행에 힘쓰는 자비와 정진을 뜻한다.
백색 : 깨끗한 마음으로 온갖 악업과 번뇌를 없앤 청정의 지혜를 의미한다.
주황 : 수치스러움과 그릇된 길로의 꾀임에 잘 견디어 내는 인욕의 지혜를 뜻한다.
이렇다고 하니, 이런 줄 알고 넘어가자. 그런데 설마 "적색"이 들어갔다고 불교도 빨갱이의 사주를 받은 집단이라고 할 놈있겠지? 지금 이 문장에서 특정인/집단을 가르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게다가 주어도 쓰지 않았다.
일
주문 앞에 그들이 섰다. 13시 05분 경, 태극기와 불교기, 여러 가지 깃발을 앞세우고 조계사 앞에서 행진을 준비했다.
불교계가 이 날을 잡은 것은 올림픽을 피해서 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8월 27일이란 날짜가 음력이던 양력이던 불교계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 아니라면 말이다. 올림픽이 진행되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 국기를 거꾸로 들고 흔들어제끼고, 다수 국민들의
시선이 그쪽에 쏠린 와중에 굳이 행사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겠지.
하
지만 보기 좋게 어퍼컷을 맞았다. 27일 당일에는 기사 제목만 보고 "예상했던 대로 터뜨렸군"이라고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던
일. 너무 익숙한 일이라 만성이 되었는지 그냥 무시해버렸던 일. 간첩 사건이다. 신문 기사 말고 간첩 사건의 의문점들과 정권의
시나리오에 의심의 눈길을 던지는 몇 개의 포스트를 찾았다.
이외에도 찾아보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사노련 구속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게다가 간첩 발표 직전에 사노련을 체포했다고 나왔으니 말이다. 반북을 내세워왔던 사노련을 경찰은 국보법을 들이대어 끌어갔다가 법원에서 개망신당했지만,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않았나 싶다. 경찰 조사에서도 국가보안을 해치는 이적 단체 사노련을 촛불시위대를 어떻게든 연결시켜
촛불시위대는 국가를 위협하는 세력이라는 이미지를 심으려 한 것같다. 어차피 처음부터 구속 여부 결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그런
이미지만 던지면 된다. 정권이 필요로 한 것은 "국가보안을 해칠 수 있는 친북좌빨이고 그들이 촛불시위대와 연결되어 있어 체포된 놈들"이라는 이미지 뿐이니까. 그리고 수구파와 보수파의 머리 속에 남는 것은 사노련이 반북을 공개 표명해온 단체이고, 구속 영장이 기각되었다는 최종 결과가 아니라 그 이미지 뿐이니까. 정권에게는 그거면 충분하다. 게다가 곧바로 간첩 사건이 터지고.
간
첩단 사건은 마타하리라는 화려한 수식어까지 써가며 섹스라는 선정성을 잔뜩 부각시켰지만, 약빨이 약하다 싶으면 간첩단 사건도 하나
터뜨릴지 모르겠다. 사실 마타하리는 에로틱한 댄서 출신인건 맞지만, 아무 남자하고 자는 창녀는 아니었다. 마타 하리가 죽었으니
망정이지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감이다. 그리고 프랑스와 독일의 이중 간첩이었지만, 프랑스는 독일 스파이로 몰아서
처형했다. 마타하리를 3번이나 심문했던 영국 MI5의 관련 문서는 마타하리가 독일에 군사 정보를 제공한 물증이 없다고 되어
있다. 게다가 프랑스는 마타 하리 관련 문서를 2017년까지 비밀로 분류해놓고 있다. 마타하리는 1917년에 처형되었으니
100년 동안 기밀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100년이나 기밀로 분류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프랑스는 드레퓌스 사건같은 전례도 있으니 말이다. http://windshoes.new21.org/person-matahari.htm나 한국어위키백과/영어 위키피디어 등 참조하기 바란다.
범
불교대회 당일까지 연속으로 공안 사건을 터뜨려 올림픽이 끝난 후에 관심을 유도할 생각이었을 불교계를 다시 물먹인 것을 보니
불교계의 요구가 과연 받아들여질 지 의문스럽다. 어떻게든 CJD의 지원을 받아 축소시키고 가려서 넘어가려는 수작을 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정권으로부터 또 다시 조롱당했다는 것을 불교계가 모를리 없겠지만, 행사는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조계사에서 출발하는 그들을 따라 갔다.
불자들이 들고 가는 만장들
조계사에서 출발한 행진 대열이 시청광장에 도착했을때는 시청광장은 이미 가득 차 있었다. 차고 차고 넘어서 흘러넘쳤다.
13
시 50분경에 시청광장에 도착했다. 도착하고 보니 엄청난 인파에 놀랐다. 게다가 계속 사람들이 오고 있었다. 사진은
플라자호텔쪽에서 찍은 것이지만, 이후에도 계속 사람들이 몰려왔고, 또 듬성듬성 앉은 것도 아니라 지방별로 사찰별로 정말 빼곡히
앉아 지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지경이었다. 지난 번 시국법회때도 많치 않았고, 그나마 참가한 사람들 중 절반 정도는 사실상
불자가 아닌 그냥 시민들이었던 것에 비해 불자들만 저렇게 모인 광경은 놀라움이었다. 정말로 20만명이 모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태평로와 플라자 호텔 앞, 국가인권위 앞까지 (국가인권위도 이제 위험하다) 가득 찼다. 칼라뉴스의 다른 기자와 함께 결국
광장으로 들어가는 것은 포기하고 바깥으로 빙빙 돌아야만 했다.
늦
은 점심을 먹고 다시 대한문 앞으로 왔다. 사람들이 계속 몰려와서 넘치는데 경찰은 웬만해서는 태평로의 교통을 통제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대회 참가자들은 불만을 터뜨렸지만, 현장 경찰들은 가급적 교통을 통제하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지 않았고, 가급적 교통 통제 시간을 줄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 태평로는 교통이 통제되기 시작했다. 높은 곳에
올라가 좀 원경을 찍어보려고 했지만, 옥상이 개방된 곳이 없어서 포기하고 있었다.
그
런데 전원이 휴대용 소화기를 착용하고 지나가는 기동대가 보였다. 어디에 배치되어 있던 기동대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한문쪽에서
세종로 사거리로 이동했다. 굳이 소화기를 전원 무장하고 불교대회 참석자들 사이를 지나가는 이유가 뭐였는지 궁금하다. (14시
57분 ~ 15시 00분 촬영)
15
시 경 태평로 일대. 이날 행진은 16시에 시작되었다. 15시부터 태평로에는 경찰이 배치되어 폴리스 라인을 준비하고 있었고,
만장을 든 행진 참가자들이 거리에서 대열을 맞추고 있었다. 경찰들은 특이하게 중앙선을 밟지는 않고 행진 대열이 있는 쪽으로
섰는데, 현장 지휘관들이 대원들에게 계속 그걸로 잔소리하는 것을 보았다. 다음에 물어봐야겠다.
대치(?)중인 행진 대열과 여경들. 소속은 모르겠다. 보통 시위현장에는 1기동대 패치를 달고 있는 여경들이 나왔는데, 이날 배치된 여경들은 모자를 보니 교통쪽 같았다.(15시 05분)
국
가인권위 앞쪽에서 진행된 전시회. 뒤의 예쁜 그림이 그려진 컨테이너들은 주최측이 준비한 이동식 화장실이다. 이동식 화장실 앞에서
진행된 전시회. 냄새가 좀 나는 느낌이다. 가운데 앉아계신 여자 분은 뜨겁게 작렬하는 햇살때문에 모자를 쓰고 계신데 앉아있는
폼은 노련한 노점상 분위기다. 그럼 앞에 앉은 분은 흥정 중? "이명박 파세요?" / "거저 드려요. 제발 가져가세요." 설마
이런 대화를...?
이
곳은 국가인권위에서 플라자 호텔로 가는 길목으로 보통은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곳이다. 하지만 날이 날인지라 냄새를 참고(?)
전시물을 열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사진은 열심히 전시물을 읽는 스님과 지나가는 시민 1,2의 모습. 내용은 둘째치고
화장실 옆이라 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아 좀 그렇더라. 내용은 뉴라이트를 고발하는 내용과 CJD의 왜곡을 비판하는 만평이다.
16시 07분, 행상인(?)이 바뀌었다. 팔고 있는(?) 물품은 바닥에 놓인 팜플렛들인 모양이다. 낚시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물고기(특정인을 굳이 지칭하는 게 아님)를 낚으려는 낚시꾼?
불
교계의 행진은 16시 경에 시작되었다. 그들은 세종로 사거리를 지나 조계사로 향했다. 5월 25일 이후 6월 말까지 촛불시위대로
가득했던 그 길이었다. 대한문쪽에서는 일부 단체가 깃발을 세우고 행진에 동참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16시 47분, 시청광장의 불자들이 웬만큼 빠져나가자 대한문쪽에서 깃발들이 나왔다. 대회 참가자들과 뒤섞인 상태. 그러자 바로 고급 간부로 보이는 경찰이 부하 몇 명과 함께 확성기를 들고 앞에 나섰다.
마
이크를 잡고 있는 경찰관은 매우 단호한 표정으로 호통을 쳤다. 지방에서 올라온 불교대회 참가자들은 버스를 타러 이동하고 있었고,
주로 서울 지역 불자들은 태평로에서 종로로 행진하고 있는 중이다. 큰 소리로 고함을 치며 "당장 인도로 올라가세요" 라며
단호하게 호통을 치자, 깃발 주변에 모여 있던 시위대는 확성기보다 더 큰 목소리로 야유를 퍼부었고(뭉쳐서 외치니 무섭더라는),
주변에 있던 중장년층들은 이 사람을 에워싸고 네가 뭔데 호통이냐며 따지기 시작했다. 결국 이 사람은 부하들과 함께 자신이 인도로
물러나야 했다. 시위대는 인도로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깃발을 모두 내리고 불교대회 참가자들의 뒤를 따라갔다. 좋게 말해도 될
것을 왜 굳이 목소리를 키워서 호통을 쳤는지 잘 모르겠다. 그간의 경험으로 그런다고 따르기는 커녕 오히려 대들 사람들임을 본인도
잘 알고 있을텐데 말이다. 차라리 조근조근하게 차분하게 설득조로 얘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날씨는 정말 맑았다.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것은 하늘만큼 맑지 않다. 경찰은 중앙선에서 경찰 통제선을 만들었고, 행진은 그 길로 조계사로 곧장 향했다. 그리고 조계사 앞에서는 조계사에서 준비한 무대와 함께 정리집회가 열렸다.
범불교대회는 명분상 종교편향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대회다. 이날 불교계는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분명한 응답이 없을 경우 지방에서도 계속 대회를 열 것이며 수위를 높여나갈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
하
지만 이명박 정권은 불교계의 요구를 받아들일지 의심스럽다. 불교대회가 열린 날, 간첩단 사건을 발표하면서 국민의 시선을 돌려 그
전날에 있었던 사노련 체포에 이어 공안정국 형성을 추진했다. 조중동은 범불교대회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간첩 사건은 열심히
보도했지만 말이다. 유야무야 시간을 끌면서 넘어가다가 결국 자신들이 하려고 했던 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3달동안
충분히 그런 모습을 그들은 보여줬다.
아래는 그날 발표된 수경 스님의 성명서 전문이다.
사부대중 여러분! 저는 오늘 자비문중에 귀의한 수행자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벅찬 환희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땅에 아직 자비와 정의가 시퍼렇게 살아있다는 것을 장엄하게 보여 주는
보살의 진면모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누구나 평화로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국민들의 절규를 철저히 외면하고,
인간적 자존감마저 짓밟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먼저 우리는
이런 세상을 만든 공업 중생으로서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입니다.
불자들만이라도, 아니 최소한 스님들만이라도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았더라면
세상이 이 지경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지금 우리 사회는 대통령 한 사람의 비뚤어진 가치관이
어떻게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는지를 똑똑히 보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부자 위주의 정책은 빈부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소위 이명박식 자본주의를 표현하는 ‘실용주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 자본주의’라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교육자율화라는 이름으로 한창 뛰어놀 초등학생들에게도 살인적 경쟁을 부추깁니다.
부모의 경제력이 곧 성적으로 결정되는 교실을 만듦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의 꿈과 희망마저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네티즌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마저 꽁꽁 틀어막고 있습니다.
방송의 공익 기능을 부정하고, ‘민영’이라는 명분으로 공영방송 체제를 허물어
오로지 상업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방송 체제 구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권력과 언론의 유착이 아니라 ‘권력과 언론의 일체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기도는 군부 독재 시절의 ‘언론 탄압’보다 더 위험합니다.
언론의 공익적 기능을 마비시키는 데 궁극적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과 효율을 구실로 공기업 개혁을 들먹이지만
제사람 자리 나눠주기에 더 혈안입니다.
수돗물마저도 민간에 넘겨 ‘물’조차도 마음대로 먹기 힘든 세상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물값이 오를 것은 뻔하고 그 이익은 기업에 돌아갈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에게 서민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오로지 대기업과 부자들만 있을 뿐입니다.
경제 살리기를 명분으로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대기업 총수까지 다 풀어 주었습니다.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기업 프렌들리’의 실체입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현재의 국정 난맥상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는 여러분도 잘 알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입니다.
국민과의 소통은 아예 기대를 접더라도
총리와 장관들마저도 대통령과 소통을 포기하고 눈치만 살피는 형국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검찰과 경찰이 대통령 1인의 시녀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절대 권력자가 임명권을 쥐고 흔드는데,
누구보다도 권력 지향적인 검찰과 경찰의 수뇌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의사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국민에게 현상금을 거는 토끼몰이식 강격 진압밖에 없을 것입니다.
의회를 장악한 여당도 대통령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모습입니다.
사법부마저도 가파른 보수적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이 소위 말하는 헌법기관인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삼권 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최소한 인간적 품위와 자존을 지키려는 국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마치 ‘난폭한 주인이 노예 부리듯’ 국민을 대합니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과 그를 옹호하는 세력들은 선거 절차를 거쳤다는 것만으로
반민주성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다 알다시피 오늘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87년 6.10 항쟁에서 흘린 민중의 피와 땀의 결과입니다.
현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6?10 항쟁도 당시 정권의 입장에서는 명백한 불법 시위였습니다.
이명박식 법률 해석에 따르면 현 정부 또한 불법 행위의 기반 위에 서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룬 민주주의의 성과에 무임승차하고는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에게 준법을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대통령 자신은 물론 ‘강부자’, ‘고소영’으로 표현되는 내각의 구성원 대부분은
온갖 탈법과 편법을 저지르면서 오늘의 부와 권력을 차지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어떻게 국민들이게 ‘준법’이라는 이름으로 무조건적 복종을 강요할 수 있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독재 권력의 비참한 말로를 보여 준
전두환 노태우 씨에게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변신술은 참으로 용렬하기 짝이 없습니다.
촛불 정국 때 두 번이나 국민 앞에 사과를 한 일이 아직도 생생한데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돌변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이명박 정권과 한몸을 이룬 기득권층의 면면을 살피면 답이 보입니다.
경제적 최상위층, 족벌 재벌, 극우 보수 언론, 권력 지향적 관료, 정부 권력 기관,
민의를 대변하지 못하는 국회의원 그리고 일부 극우 보수 개신교 집단입니다.
특히 일부 보수 개신교 집단은 이명박 대통령의 배제와 배타의 분열주의를 강화시킵니다.
지난 부시 미 대통령 방한 때 자발적 시민들이 모인 반대집회보다
소위 맞불 집회를 연 개신교 목사의 동원 군중을 더 크게 바라보면서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득의양양하는 모습은 측은지심마저 느끼게 했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오늘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과 종교편향을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만
그것이 궁극의 목표일 수는 없습니다.
개신교 편향에 대해서 지나친 피해의식을 가져서도 안 됩니다.
가것은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의 의도에 휘말리는 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편향된 국정운영을 함으로써
자신의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국민을 분열 시키는 것으로 정국을 돌파하고 공포 정치로 국민을 억압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우리들의 이 모임은 불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참회와 발원의 도량이어야 합니다.
한 번 냉정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오늘 이 모임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를 하고, 어청수 경찰청장이 물러난다 한들
무엇이 달라지겠습니까?
대통령이 근본적으로 국정 운영 철학을 바꾸지 않는 한 독선의 내성만을 키울 것입니다.
촛불 사과 이후 더욱 국민을 적대시하는 태도가 그것을 증명합니다.
이 기회에 주변을 한번 살펴보십시오.
자영업자들은 IMF때보다 더 어렵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비정규직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가계 또한 날로 힘들어지는데 사교육시장은 춤을 춥니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대책은 찾아 볼 길이 없습니다.
오직 경제를 강조하며 대기업과 부자 위주의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십시오.
수출 주도형 산업 구조에서 대기업의 중요성을 100%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중소기업이나 하청업체, 비정규직 종사자들과의 임금 격차와
이에 다른 상대적 박탈감은 성장론의 비인간적 실체를 말해 줍니다.
이런 양극화의 심화 과정에서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되는데도 감세 정책을 펴겠답니다.
이런 정책은 결과적으로 대기업에도 부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내수시장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하는 데 불교계가 앞장을 서야 합니다.
불사를 구실로 적당히 정권과 타협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불조를 욕되게 하는 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민주주의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대작 불사일 것입니다.
이번 모임을 계기로 불교계는 오로지 부처님 가르침에 입각하여
온 생명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진심어린 대국민 사죄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대통령도 살고 국민도 살 길입니다.
국민과 대통령이 적대감을 가진 상태에서 대통령의 권력이 무슨 소용입니까?
대통령을 부정하는 국민 또한 행복할 수 없습니다.
부디 이명박 대통령은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기득권층과 일부 극우 보수 개신교 세력의 그늘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근본주의적 개신교 장로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대통령으로 환골탈태하시기 바랍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저는 오늘 이 모임 이후, 더 이상 불자들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위하여
오체투지의 길을 나설 것입니다.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지리산에서 계룡산을 거쳐 묘향산까지,
수행자로서 제 삶을 반조하고 이 땅 모든 생명의 평화를 기원하는 오체투지의 기도를 할 것입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길을 갑니다.
부처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날의 범불교대회는 이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시위는 끝나지 않았다. 2차전은 홍대 앞이었다.
.................................................. to be Continued
첫댓글 짭쌔야 너거덜이 워딜와서 함부로 확성기대고 트진 주둥이락고 고성방가냐*어느안전이락꼬 도닦고 높으신 어르신님덜여 니놈덜 만명갔다 줘두 안바꿀 님덜여 고도의공부를하시는 스님덜을 너거덜이 수준 삐리삐리한놈덜 짭쌔에 비하리이?덱끼 이~눔~덜아~써억 꺼지지못할까?지옥불에 처들어갈놈덜아~
짭새들아 이제 너희들은 그만 북망산천으로 가줘야 겠다, 너희들은 이제 명이 다 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