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송(바위솔).
거북은 어이가 없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용왕이나 자신이나 멍청한 것은 마찬가지가 아니었던가. 간을 배 밖으로 빼놓고 다니는 생물이 있던가 말이야. 토끼의 세치 혀에 놀아난 것은 저나 나나 마찬가지가 아니었냐 말이야. 그런데 추방이라니..
솔직히 주색잡기에 빠져 그 많은 인어에게 몹쓸짓? 하면서 고단백질을 물 쓰듯 낭비했으니 그게 복구하기가 쉽냐, 말이야. 어디 백화점에서 바겐세일이라도 하는 거라면 사다 주겠지만 제 몸뚱아리 고치자고 멀쩡히 살아있는 토끼더러 간을 빼달라고 하니.. 너 같으면 주겠냐고?
막말로 할 짓 못할 짓 다한 늙은이가 얼마나 오래 살겠다고 젊은 토끼더러 간을 빼달라고 하냐 말이야. 다행히 토끼가 영리해서 살아 도망치기는 했지만 솔직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면 저나 내가 잘못한거지.
거북은 깊이 반성했다. 폭군인 용왕을 살리자고 숲속에서 잘 살고 있는 토끼를 꼬드겨 용궁에 데리고 가서는 간을 빼고자 죽이려 했으니.. 거북은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용왕이 토끼를 놓친 책임을 물어 추방해서 흘리는 눈물은 아니었다. 섹시하고 예쁜 거순이를 볼 수 없어 흘리는 그리움의 눈물도 아니었다. 진심으로 흘리는 참회의 눈물이었다.
거북이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앉아 있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토끼는 거북이에게 측은지심이 일었다. 토끼는 뜯어 먹던 와송을 들고 거북에게 다가갔다.
"거북아. 이거 용왕한테 갖다줘라."
"엉? 토끼구나! 그게 뭔데..?"
"와송이야. 앞으로 주색잡기하지 않고 꾸준히 먹으면 낫는다고 용왕한테 전해. 그리고 내 간을 빼 먹을 생각은 꿈에서라도 하지 말라고 그래라."
거북은 다시 눈물을 글썽였다. 전과 다른 감동의 눈물이었다.
"고마워. 복용법은..?"
토끼는 거북에게 재배법과 복용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토끼도 와송을 잘 먹는다.
와송에게 쥐약이 있다면 바로 습이다. 와송은 먼지 위에서도 살아남는 질긴 생명력을 보유했지만 습에는 약해서 녹아버린다. 또 카멜레온 같은 기질이 있어서 햇빛을 들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은 녹색이 되고 햇빛을 잘 받으면 갈색이 되고 그도 저도 아니면 어중간한 진녹색이 되거나 연갈색이 되기도 한다.
와송은 햇빛이 잘 들고 풀이 없으면 굳이 비료나 살충을 하지 않아도 잘 자란다. 와송이 얼마나 생명력이 강하냐, 하면..
한 여름에 뿌리 째 뽑아 햇빛에 달구어진 돌 위에 올려놓아도 20일 이상 살아있었다. 그 정도로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지만 풀이 자신보다 빨리 자라면 치여서 성장하지 못하거나 아예 녹아버린다.
그런 이유로 재배를 하는 사람들은 재배지에 습이 있으면 마사토를 깔고 풀이 자라지 못하게 그 위에 비닐을 덮은 후 와송의 모종을 심는다. 작은 텃밭이나 화단에 심을 때는 마사토나 비닐을 깔지 않아도 된다. 그냥 햇빛이 잘 들고 축축한 진흙 땅이 아니면 어디에 심어도 잘 자란다.
와송은 뿌리번식, 줄기번식, 포자번식을 하는데 봄부터 가을까지 쉬지 않고 번식한다. 테두리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작은 봉우리들이 뿌리번식을 한 새끼들이다. 꽃대를 올리면서도 번식한다.
시간이 나는대로 본체에서 떼어 따로 분가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분가를 해주면 빨리 자랄 뿐만 아니라 크기도 더 크게 자란다. 분가한 녀석들은 다음 해에 수확한다 생각하면 된다. 와송은 2년 생이기 때문이다.
1년 생은 본체는 커지지만 꽃대를 올리지 않는다. 2년이 되면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우고 꽃 속에 작은 씨앗을 남기고 말라 죽는다. 씨앗은 워낙 작아 분말 같은 느낌을 준다. 거의 포자수준이다.
꽃대를 올릴 때에도 이 녀석은 번식을 멈추지 않는다. 꽃대 속의 작은 송이들도 또다른 새끼들이다. 이녀석들을 따서 분가를 시키면 작기는 하지만 2년 생으로 꽃을 피우고 포자를 만든다. 와송은 다육이처럼 잎을 떼어 땅에 꽂아도 번식한다. 와송은 신경써서 조금만 살피면 누구나 재배할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토종 다육이다.
와송의 꽃의 향기는 사람이 맡았을 때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벌이나 나비는 잘 맡는 모양이다. 텃밭의 와송이 만개하면 온 동네 나비와 벌이 다 모여든다. 다른 꽃들이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벌들은 와송에 다닥다닥 달라 붙는다.
어쩌면 벌들의 소독실이 되는 프로폴리스의 성분이 와송의 표면에 있는 하얀가루 같은 것이 그것이 아닌가 필자는 생각해보기도 했다. 가루를 오래 만지면 끈적거린다. 이렇게 만진 손으로 얄미운 치질을 어루만져주면 신기하리만치 출혈이 멈추고 조용히 기어들어가서 자숙?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와송의 효능은 말 그대로 만병통치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가장 빠르게 치료효과를 느낄 수 있는 약초이기도 하다. 각종 암은 물론이고 성인병과 변비, 치질, 여성들의 냉대하 등등 쓰이지 못하는 곳이 없을 정도다. 특히 여성들의 생리불순이나 자궁출혈, 남성들의 전립선, 요도염 등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각종 피부질환, 아토피 등에도 효과가 좋았다. 부작용도 거의 없어 복용하기에 부담이 없고 당뇨나 혈압이 있는 사람들이 오래토록 복용하던 약을 끊고 와송을 먹으며 호전되는 것도 직접 목격했다. 와송에 부작용이 있다고 하는데 와송을 먹고 부작용을 느낀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이미 이승사람이 아닌 것이다.
와송 정도로 부작용을 느꼈다면 그는 지구상의 모든 음식은 먹을 수가 없는 것이 된다. 때문에 먹을 거리가 없는 그는 지구상의 사람이 아닌 것이 된다. 지나친 예민함은 차라리 모르니만 못하다. 이를 음식결벽증이라고 표현해야 되나? 때로는 독약도 먹어야 면역력이 증가한다. 심심하면 부자탕으로 자살쇼를 했던 성종의 어미요, 연산군의 할미였던 인수대비가 장수했던 것처럼..
와송. 계속 연구해볼만한 약초다.
해강.
약초연구소 둥지.
전남 보성군 벌교읍 홍암로 50.
#항암, #성인병, #변비, #치질, #냉대하, #생리불순, #자궁출혈, #전립선염, #요도염, #피부질환, #아토피, #당뇨, #혈압, #바위솔, #와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