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란: 영화 '버닝,2018'을 보고>
이 영화는 세 청년들의 연대에 대한 이야기다.
어린 시절 친구였던 배달원 종수와 행사 도우미 해미의 만남, 갑작스러운 해미의 케냐 여행, 케냐에서 만난 해미와 벤, 세 사람의 연대로 시작해서 이후 미스터리 사건 발생으로 끝이 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해미의 독무 장면이다.
노을 아래에서 케냐의 부시맨 춤을 흉내 내며 ‘그레이트 헝거’를 갈망하는 해미의 모습이 담겨있다.
극 중에는 ‘리틀 헝거’와 ‘그레이트 헝거’ 두 종류의 헝거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것은 부시맨의 언어로, 전자는 그냥 배가 고픈 자, 후자는 삶의 의미에 굶주린 자 라는 뜻이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배경음악의 방해가 거의 없어서 배우들의 연기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다.
둘째,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다. 영화를 보면 진실은 무엇일까? 해미의 행방은? 고양이의 실존? 동성애인가?처럼 끊임없는 물음표가 생긴다.
셋째, 예측 불허한 복선과 반전이 있다.
전체적인 감상 평을 말하자면, 이창동 감독만의 연출 분위기 덕분에 영화가 아닌 한편의 소설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대사를 포함한 영화 속 디테일이 지극히 현실적이다. 자극적인 판타지가 판을 치는 영화 시장에서 이런 잔잔하고 노골적인 영화는 재미없다기보다 신선하게 다가왔다.
결말은 열린 결말이었으나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내용이라 깔끔했고 오히려 결론짓지 않아서 여운이 남았던 것 같다.
영화가 주는 교훈 같은 건 없었지만,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여느 상업영화와는 달리 억지웃음 포인트나 긴장을 욱여넣지 않아서 진짜 예술 작품처럼 느껴졌던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