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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6.
찰스 영국 국왕 즉위 감사성찬례
웨스터민스터성당에 2023년 5월 6일 아침에 입당성가를 부르면서 십자가를 앞에 두고 양편에 촛대를 든 1진의 입당단에 스티븐 퀘트렐 요크대주교가 입당하고, 이어서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의 환영에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의 본보기로서 나는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이라고 답하고 2진으로 입장하며 뒤에 찰스3세가 좌우측의 주교가 시측을 서고 시동들과 함께 입장을 하였습니다. 회중석에는 봉사자와 헌신자들과 세계의 리더들이 참석을 하여 입당성가를 힘차게 부르는 모습이었습니다. 단 위에는 어린아이로부터 성인에 이르는 성가대가 오르간에 맞춰 힘차게 성가를 부르고 있었고 제단 아래의 우편에 찰스3세와 커밀라 왕비가 시측들과 함께 성가대석이 차지하였고 제단 아래 좌편에는 주교들이 자리하였고 제단에는 저스틴 웰비대주교와 시측이 자리하였습니다. 저스틴 웰비대주교의 제단 아래에서의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며 모든 이들이 기도를 하느님께 바쳤습니다.
제 1독서는 영국총리인 수낵이 골로사이서 1장 9절에서 20절까지를 낭독하였습니다. 바우로가 로마체류시의 62년경에 바우로의 동역자인 에바프라가 세운 골로사이의 공동체 성도들에게 보낸 바우로의 편지입니다. “성령이 주시는 지혜와 판단력으로 하느님의 뜻을 알기를 바라며(골로1:9),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여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어 하느님을 더 잘 알게 되기를 바라고(10), 하느님의 힘을 받아 강해져 모든 일을 참고 견디고(11)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게 되기를 바랍니다(12). 흑암의 권세에서 아들의 나라로 옮겨 주시어 죄를 용서받아 속박에서 풀려나게 되었습니다(14).” 그리스도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형상”이며(1:15) 만물은 그분을 통해서 그분을 위해서 창조되었고(16), 만물보다 앞서 계시고 만물은 그분으로 말미암아 존속하고(17), 당신의 몸인 교회의 머리이시고 모든 것의 시작이시고 죽은자들 가운데서 살아나신 최초의 분이시며 만물의 으뜸이 되신 분이십니다(18), 하느님은 자신의 완전한 본질을 그리스도에게 기꺼이 주시고(19)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흘린 피로써 하늘과 땅의 만물을 화해시키셨습니다(20).” 성령과 그리스도와 하느님의 관계를 상기시켜 골로사이 교인들에게 분노·격분·비방의 잘못된 풍조를 버리고, 그리스도를 본받아 친절·온유·인내·용서·사랑을 가지며,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처한 형편에 따라 이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독서자 혼자 이동하지 않고 시측의 안내를 받으며 등장하고 퇴장하기까지 안내를 해 주는 모습이 말씀을 읽는 독서자의 품격을 더 높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어서 복음낭독은 런던교구장인 사라 물라리 Sarah Mullally주교(여성)가 십자가와 두 촛대와 복음서를 대동하고 회중 앞으로 나와 루가복음 4장 16절에서 21절까지를 낭독하였습니다. 예수는 성령을 받고 갈릴래아로 가(14)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셨습니다(15), “주일에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서(61:1-2)를 읽으셨습니다(17).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주고 눈먼 사람들에게는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18)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19).”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의 눈이 모두 예수에게 쏠렸다(20).” 성령에 젖은 예수의 말씀선포에 모든 사람을 집중하게 하셨습니다.
이어서 저스틴 웰비의 설교가 있었습니다. 성령에 의하여 하느님을 뜻을 세우는 겸손한 왕이기를 바라는 설교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왕 중의 왕이시지만 십자가와 가시 면류관을 쓰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권리를 제쳐 두는 겸손함을 지니셨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위해 섬겨줄 왕에게 왕관을 씌웁니다. 섬김이란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랑입니다. 우리가 가장 연약한 이들을 돌볼 때, 젊은이들을 양육하고 격려할 때, 자연을 보전할 때 행동하는 사랑이 나타납니다. 우리는 국왕이 가진 의무와 삶 속에서 이런 섬김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대주교님은 "겸손한 섬김과 행동하는 사랑의 국왕"을 바란 것입니다.
설교 이후에 영국의 40번째 왕인 촬스 3세 왕의 즉위식이 이어집니다. 사제와 주교서품식처럼 왕의 즉위식(대관식)도 이에 준해서 이루어집니다. 왕의 즉위식이 예배 중에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즉위식은 성경에 등장하는 다윗과 솔로몬왕등의 즉위식과 전례행위인 서약 Oath, 성유바름 Anointing, 경의 Homage로 이어집니다.기름부음, 면류관(왕관), 나팔(트럼펫), 보좌(왕좌), 허리의 칼(보검)을 비롯해 율법책(성경)과 권위를 상징하는 ‘왕의 지팡이’인 홀(십자가와 비둘기 왕홀), 언약(서약), 신하들의 하례 등입니다. 이스라엘 왕의 대관식은 사무엘서과 열왕기서 등에서 나옵니다. 이스라엘 왕의 즉위식은 먼저 기름을 머리에 붓는 것으로 시작합니다(1사무 10:1). "머리에 기름부음을 받은 사람"의 뜻이 "메시아(그리스어로는 "그리스도")"로 지도자로 추대받는 뜻입니다. 오늘날 이 의식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을 수행할 사역자로 부름받은 사람"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닙니다. 이어서 왕관을 씌우고(2열왕 11:12), 나팔을 불어 천하에 새 왕이 등극했음을 알렸습니다. 이어서 왕의 자리에 착좌 하는 것입니다. 이때 왕은 영화와 위엄을 뜻하는 칼을 허리에 찹니다(시편 45:3). 손에는 율법책과 규(홀)를 가지게 됩니다(2열왕 11:12). 이때 "임금님 만세 Long live the king"를 외치게 됩니다. 아마도 중국왕조에서는 "천년만세 만만세"라고 외치듯이 말입니다.
찰스 3세의 성유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호위병들이 가림막을 붙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입당시의 옷을 벗고 흰옷과 황금색의 옷을 입고 비밀스러운 신비의 하느님의 작업으로 천사의 소리가 울려퍼지는 칸막이 그림으로 막고 켄터베리 저스틴 웰비대주교와 스티븐퀘트렐 요크대주교가 함께 성유로 왕에게 부어지는 예식이 안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715년된 대관식 의자에 앉은 찰스3세에게 저스틴 웰비 대주교와 요크 대주교의 하느님의 제사장의 역할로 기름을 부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메시아는 기름을 부음을 받은 사람을 뜻합니다. 평범한 사람에서 특별한 사람으로의 이동을 뜻하는 예식이 성유를 받는 예식입니다. 이어서 붉은 성경책에 손을 얹고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는 왕의 삶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하는 서약을 합니다. 서약문은 “복음의 진정한 사역에 전념함으로 모든 신앙과 믿음의 사람이 자유롭게 살아가도록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로 다짐을 하였습니다. 페니 모돈트 추밀원(하원) 대표가 주는 장미(잉글랜드), 엉겅퀴(스코틀란드), 수선화(웨일즈), 토끼풀(북아일랜드)로 장식된 보검을 받고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는 왕의 책무를 확인합니다. 이어서 둥근 지구를 대주교가 왕에게 줍니다. 둥근 지구에 십자가를 단 보주 orb를 받아 왕의 책무가 지구를 복음화하는 삶임을 확인하고 다짐을 합니다. “나는 하느님 앞에서 성공회 신자이며, 성공회 신자에게 왕위 승계를 보장하는 법률의 의도에 따라, 법에 따라 내가 가지는 권능을 다해, 이 법률을 지지하고 지켜낼 것을 엄숙하고 성실하게 고백하고, 간증하고, 선언한다.”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반지를 받습니다. 인민들과 혼인한 반지로 나라와 혼인하였다는 상징입니다. 그리고 1300년 제작된 성 에드워드 대관식 의자에 앉아 양손에 십자가 왕홀과 비둘기 왕홀을 쥔 채 대주교님이 찰스3세 왕에게 왕관을 씌워줍니다. ‘성 에드워드 왕관’은 1661년 제작된 것으로왕관은 순금 틀에 루비 자수정 사파이어 같은 각종 보석으로 장식되었고, 무게는 2.23kg으로 보석만 444개가 박혀 있습니다. 커밀라왕비에게도 왕관을 씌워줍니다. 그리고 켄터베리 대주교이신 저스틴 웰비가 큰 소리로 외칩니다. “하느님께서 왕을 구하소서. God save the king.” 그러자 모든 참례자들이 따라서 외칩니다. “하느님께서 왕을 구하소서. God save the king.”
즉위식이 끝나고 이어서 저스틴 웰비대주교의 집전으로 제단에서 성찬례가 이어집니다. 주의기도문이 끝나고 천주의 어린양이 마치면 저스틴 웰비대주교님이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를 왕과 왕비에게 주고 이어서 그리스도의 피인 성혈을 줍니다. 영성체후 기도를 바치고 강복기도를 여러 교단장이 합니다. 이때 스티븐퀘트렐 요크대주교가 강복기도를 하였고 카톨릭 추기경, 정교회 대주교, 감리교 총회장이 기도를 바칩니다. 그리고 퇴당성가가 울려퍼집니다.
성당에 들어오기 까지 버킹검궁전에서 성당까지 2.1km를 황금마차를 타고 제국의 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성당에 왔고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이후에는 4000명의 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사열을 하였고 이후에 버킹검궁전 발코니에서 시민들을 향하여 왕의 가족들이 인사를 하였습니다.
찰스 3세의 왕의 즉위로 인하여 왕위 계승 서열 1위는 첫째 아들 윌리엄(40) 왕자이고, 그 다음 승계 순위는 윌리엄의 큰아들 조지(9) 왕자, 둘째 샬럿(7) 공주, 막내 루이(4) 왕자 순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찰스 3세가 세상을 뜨거나 자리에서 물러나면 윌리엄 왕자가 왕이 되게 된다. 윌리엄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41) 왕세자비는 왕비가 됩니다.
아들 유동욱 제레미가 스코틀란드의 동부해안가에 있는 샌 앤드류대학에서 철학공부를 할 때 웰리엄 왕자가 헬기를 타고 오는 것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웰리엄왕자가 유난히 더 들여다 보게 됩니다. 샌앤드류대학에 가서 미들턴과 왕자가 다녔던 까페를 보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대관식 coronation 에서는 영국 왕실 역사상 처음으로 불교, 힌두교, 유대교, 이슬람교, 시크교 등 타 종교 지도자들이 대관식에 참석해 찰스 3세 왕에게 비종교적인 대관식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아울러 영어와 함께 웨일스어, 스코틀랜드 게일어, 아일랜드어로 찬송가가 울려 퍼졌으며, 여성 사제가 처음으로 성경을 낭독하고 흑인 여성 상원 의원, 카리브해 출신 여성 남작이 대관식에서 각각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는 아버지의 볼에 입을 맞췄습니다.
찰스 3세는 1948년 11월 14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남편 필립공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고, 1952년 여왕이 즉위한 후 6년 만인 1958년 왕세자가 됐고, 1970년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하고, 공군과 해군에 복무했고, 찰스 3세는 1981년에 다이애나와 결혼했으나 6년이 지나지 않아 당시 남편이 있었던 커밀라와 불륜 관계를 시작했기에 1996년에 다이애나와 이혼했습니다. 커밀라는 2005년에 찰스 3세와 결혼했지만 왕세자빈 칭호를 받지 못해 왕의 배우자 Queen consort로 부르다가 남편이 왕위에 오른 다음에야 공식적으로 왕비 Princess of Wales 칭호를 받게 된 것입니다.
65년간 왕세자였던 찰스 3세 왕은 2022년 9월 8일 엘리자베스여왕의 서거로 인해 왕위를 계승하였고 2023년 5월 6일 즉위식을 거행하게 된 것입니다. 찰스 3세 왕은 이번 왕의 즉위 감사성찬례와 전후 행사 인종과 성별, 종교 등 영국의 다양성과 공존을 담아내려고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억 파운드(1700억 원)의 비용을 들여서라도 인류가 쌓아놓은 문화와 문명을 이어가는 이들의 노고가 아름다워 보였습니다.용기를 가지고 힘차게 날으라는 의미로 황금으로 된 독수리상을 중동관구장인 호세암 이스라엘 대주교가 즉위예식 중에서 찰스 3세 왕에게 바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2022 람베스주교회의때에 그의 설교가 좋아서 이멜로 보았더니 참으로 훌륭한 설교였습니다. 이후 서로 소식들을 서로에게 보내며 지내고 있습니다. 또한 이란출신의 굴리여성주교가 영성체시에 저스틴 웰비대주교를 돕는 모습이 보여서 기뻤습니다. 굴리여성주교는 영국에서 청소년의 길위학교를 8년 전에 운영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찰스 3세의 왕의 즉위식에 대한성공회는 무엇으로 한국인들과 성공회 성도들에게 선교적인 마음으로 어떤 연결지점을 만들어야 할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와 교세가 비슷한 스코틀란드 마크 스트래인지 대주교가 즉위식에 십자가가 있는 왕의 홀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토요일 즉위식 감사성찬례식을 위하여 수요일과 목요일에 리허설을 두번이나 참여하면서 마크 스트래인지 대주교의 인터뷰의 말씀이 제 귀에 오래 여운이 남습니다.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그러한 역사적인 행사의 일부가 된 느낌이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스코틀랜드 성공회를 대표하고 새로운 왕이 즉위할 때 우리의 기도를 드리는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대한성공회의 주교로 그러한 하느님의 힘이 드러나는 영광의 자리에 서는 시간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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