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이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느닷없이 발표된 한일전
월드컵에서 서로의 스타일을 가진 국가와 맞대결 할 가능성도 없고 일본이 아니라도 우리가 상대할 팀들은 많이 있는 바쁜 일정속에서 왜 무리하게 한일전을 계획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다른 경기와 달리 한일전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경기과열로 인한 선수들의 부상도 염려가 됩니다.
그리고 경기에서 이기면 문제가 없지만 만약 패한다면 월드컵을 앞둔 한일 양국선수단에게 엄청난 위축을 주기 때문에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이번 경기에서는 뭐 하나 얻을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피할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차피 경기는 치뤄지고 그렇다면 이번 일본전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뭔가를 찾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 아닐까요?
이번 한일전을 통해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첫 번째입니다.
30->26->23
위의 숫자가 의미하는 것이 뭘까요? 월드컵에 참가할 태극전사의 예비명단에서 최종확정까지의 발표 인원입니다. 예비명단 30명에서 한국의 출정식이었던 에콰도르전이 끝나고 예비명단은 26인으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한일전이 끝나면 최종명단 23인이 발표됩니다.
한국에게 있어서 여느 평가전과 달리 일본이라는 상대는 월드컵 본선에 가장 근접한 필승의 의지를 가질 수 있는 평가전이 될 수 있고 더군다나 그 장소가 일본이라면? 분명 경기 스타일은 다르지만 분위기에 있어서는 월드컵의 긴장감을 간접 체험하며 최종 23인의 명단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입니다.
한국->일본->유럽->남아공
이것은 우리 태극전사들의 남아공 입성을 위한 과정입니다. 아무리 태극전사들이 해외원정에 익숙하다고 하지만 월드컵의 원정은 1달이 넘는 장기간이며 태극전사들이 경험했던 해외훈련이면 모르겠지만 이번엔 모든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야 하는 월드컵 입니다.
에콰도르전의 출정식을 마치고 남아공 출정의 첫 번째장소는 가장 가까운 일본입니다. 일본에서 우리와 비슷한 문화속에 해외에 대한 적응을 거치며 이후 유럽으로 가서 유럽의 팀들과 조금더 이색 문화속에서 평가전을 치릅니다. 그리고는 결전의 땅 아프리카에 가게 됩니다. 조금씩 해외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단계적 경로란 생각이 들지 않나요?
세 번째입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가 서로에게 이기면 사기충전이지만 패한다면 분위기는 완전 암울하게 되는 단순한 평가전이 아닌 사생결단 평가전입니다. 그동안 한일전을 통해 퇴임된 감독의 수를 헤아리기 힘들정도로 많아서 외신에서는 한일전을 "감독의 단두대 매치" 란 표현까지 씁니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이번 한일전에서 얻을 수 있는 소득이란? 여기서도 반대로 생각을 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일본에게 패한다면 대표단의 분위기가 다운되어 사기가 저하된다고 하지만, 오히려 최근엔 우리보다 전력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라이벌에게 패배로 더욱 정신무장이 될 수 있습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전례를 볼때 빗말이 아닙니다. 전력여부와 상관없이 태극전사들의 충격적인 패배이후의 경기에서는 선수들의 정신무장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98년도 네덜란드전의 0:5 대패이후 벨기에전의 선전, 02년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에 0:5 대패 이후 2연승... 최근에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 대회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에게 패했습니다. 그것도 무려 0:3 완패를 당했죠. 하지만 다음 경기에선 주력선수가 많이 빠진 한국이지만 몇몇 선수를 제외한 베스트맴버가 출동한 홈팀 일본에게 3:1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리고 유럽으로 건너가서 베스트맴버가 대부분 출동한 아프리카 최강팀 코트디브아르전에서도 2:0 완승의 경험이 있습니다. 충격적인 패배를 통해 정신적 재무장이 되어 이후의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긴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패배를 통해서도 배울것은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생각 할 것없이 그냥 쉬원하게 일본을 이기는 것이 가장 최상의 결과겠죠?
네번째 입니다.
이번 한일전에서 한국이 이기면 썩 믿음이 가는 것은 아니지만 피파랭킹에서 오랫만에 일본을 잡을 가능성이 있습니다.(47위팀이 어웨이에서 45위팀을 이긴다면? 더군다나 한국은 홈에서 랭킹이 더 높은 에콰도르를 꺽었으니 이번에 일본을 잡으면 피파랭킹에서 일본을 넘어 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 됩니다.)
랭킹을 결정하는 요소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견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피파랭킹으로 시드배정이 이루어지고 세계의 축구팬들은 그나라 축구 실력을 판단합니다. 실제로 2002년 이후 늘 한국이 일본보다 좋은 경기력과 국제대회 성적을 올렸으면서도 피파랭킹에서 뒤쳐지기 때문에 일본보다 우위에 섰다고 말하는 해외팬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아시안컵의 결과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분명 피파랭킹에서도 의식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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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영토적 문제로 한국에게 있어 일본은 부정적 이미지가 많은 국가입니다. 하지만 스포츠는 정치와 분리되어야 하고 지금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표팀입니다. 한국이 혼자만 잘 한다고 우리가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쩔수 없이 우린 영원히 아시아팀이고 월드컵에서는 국가의 명예도 있지만 대륙의 명예도 함께 짊어지고 경기에 임하고 이때는 우리만 잘 해서는 될 일이 아니라 함께 출전하는 북한, 호주, 그리고 일본이 잘 해줘야 합니다.
호주를 제외한 순수 아시아 출전 3팀은 경쟁률로 보면 가장 높은 지역 예선을 뚫고 진출했지만 모두가 대부분을 조별리그 최 하위를 예상합니다. 유럽에 진출하는 대부분의 아시아 선수들은 항상 유니폼 판매원이라는 비아냥을 듣습니다.
이렇게 아시아를 낮춰보는 시점은 2010년 월드컵 이후 바뀌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 바람은 아시아 모든 팀들이 각자의 기존 월드컵 최고의 성적을 이번에 다시 한번 기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한국 4강, 북한 8강, 호주와 일본 16강)
어차피 치뤄질 5월 24일의 한일전...
양국 모두 왜 이런 경기를 하는지 의문이 들고, 뭐 하나 건질 것이 없어 보이지만 세계에 아시아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 서로가 만족하는 평가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제목 23일 경기로 쓰셨네요;;;
앗.. 죄송.. 수종했습니다
패배후 정신적 재무장 .....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