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른 나라를 가본 기회는 많지 않지만, 그러고보니 중국 몇 번, 일본 한 번, 터키 한 번이 다 입니다. 그들 나라에도 자동차마다 번호판이 붙어 있습니다. 중국은 한자로 도시이름이 한 글자씩 표시된 걸로 기억하는데 그 도시이름의 위력이 엄청 크다고 합니다.
상해나 북경 같은 도시의 번호판을 달려면 자동차 한 대 값이 더 들어갈 정도인데 굳이 상해로 등록하는 이유는 다른 지역의 차가 상해로 들어오는 것에 제약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차가 워낙 많다보니 외부 차량이 들어오는 시간을 통제하는데 특정한 시간에는 외부 도시의 차량은 상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차량들은 시도 표시를 않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서울, 경기, 충남 등의 차가 속한 시도를 번호판에 표시를 해서 그 차가 어디서 왔는지 쉽게 알 수가 있었지만 몇 년 전부터 이 지역을 나타내는 지명이 차 번호판에서 빠졌습니다. 그럼에도 차 번호판을 보면 그 차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가 있다고 하니 조금은 놀랍습니다.
자동차 번호판의 숫자가 암호는 아니지만 사실 암호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오늘 알게된 사실인데, 앞 숫자 2개, 한글 한 자, 뒤 숫자 4개 등 일곱단위로 구성된 자동차 번호판에는 차종과 용도 등을 알 수 있는 코드가 숨어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맨 앞 두자리 수는 차종을 구분해준다고 합니다. 01~69번은 승용차, 70~79번은 승합차, 80~97번은 화물차, 98ㆍ99번은 특수차입니다. 70번대의 번호에는 버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전의 지역 번호가 붙어 있는 것들은 조금 차이가 있지만 지역 번호없이 숫자만 나와 있는 것들이 위의 분류대로입니다.
중간에 위치한 한글은 자동차 용도를 뜻한다. 일반차량이 32자를 사용하고, 사업용 차량은 '바ㆍ사ㆍ아ㆍ자'를 사용하며, 렌터카는 '하ㆍ허ㆍ호'를 사용하고 , 택배용은 '배'자를 씁니다. 예전에는 '허'자만 렌트카로 얘기가 되었는데 렌트카가 많이 늘어나서 '허, 호'가 추가된 것입니다.
받침있는 글자는 자동차 번호로 쓸수 없습니다. 마지막 네자리 숫자는 일련번호입니다. 해당 구청에 자동차 등록을 할 때 1000~9999번 중 등록되지 않은 번호 10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역을 표시하는 숫자는 쓰지 않습니다.
지금은 전부 컴퓨터로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지역을 표시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현재의 자동차 번호판에도 지역을 가르키는 숫자가 들어 있을 거라고 얘기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게 별 의미가 없어서 없앴다고 합니다.
숫자는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정보를 많이 담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자동차 번호판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닐 겁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