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5YjbCNyrzwI?si=g-WyvGacGGLhmAZm
Sonata Concertata (Paganini, Niccolò) violin (Pep Serdà) guitar (Marc Riera)
질 샤함과 괴란 죌셔가 연주하는 파가니니입니다. 물흐르듯 유연한 현란한 선율과 화려한 기교는 과연 파가니니! 하는 생각을 갖게 해 주지만 기타 특유의 부드러운 음색 때문에, 바이올린의 드높은 소리에 대한 부담 없이 언제나 들을 수 있는 소품집입니다.
대부분 기타가 바이올린의 반주악기 형식인데 <그랜드 소나타>와 <소타나 콘체르타타>는 바이올린이 반주하는 기타 소나타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기타리스트가 매일 바이올린의 반주만 하는데 항의하여, 좀더 재미있는 부분을 달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바이올리니스트와 기타리스트가 서로의 악보를 바꿔 연주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정중동(靜中動)의 미학(美學)
사람들은 때때로 까닭 없는 거짓말을 해서 주변을 웃긴다. 그런 것을 일러서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하던가! 파가니니도 종종 새빨간 거짓말을 했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나는 기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사고하도록 도와주는 도구로 생각할 뿐이다. 나는 작곡할 때 가끔씩 이 악기를 집어든다.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거나 환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이다. 그런 일을 바이얼린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기타는 그런 일에 쓰이는 것 외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을 만큼 새빨간 거짓말이다. 그렇다면 100곡이 넘는 기타 독주곡과 80여곡에 이르는 기타를 수반하는 여러 종류의 실내악곡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24개의 카프리스]와 수많은 소품들과 바이얼린 협주곡들에서 발견되는 하모닉스, 더블 스톱핑(double stopping), 왼손으로 퉁기는 피치카토 같은 기타 주법(奏法)으로부터 왔음직한 기교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한 무엇보다도 중요한 반론은 그가 매우 뛰어난 기타 연주자였다는 수다(數多)한 증언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음반엔 파가니니가 쓴 수많은 기타와 바이얼린을 위한 2중주곡들 가운데서 10곡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 [그랜드 소나타]와 [소나타 콘체르타토](註: 두개 이상의 악기가 대립적으로 연주하는 소나타)는 기타의 음악적 비중이 바이얼린보다 비교적 높은 것이고 나머지 8곡은 기타가 바이얼린의 반주를 맡는 모습을 보인다.
파가니니의 바이얼린과 기타를 위한 음악들은 그의 바이얼린 소품들과 마찬가지로 일련의 오페라 아리아들이라고 여겨질 만큼 뛰어난 선율성을 지니고 있고 또한 뛰어나게 아름답다. 게다가 바이얼린 특유의 칸틸레나와 기타 특유의 멜랑콜리가 서로 어우러져서 만들어내는 정서는 듣는 이의 심금을 흔들어 놓기에 십상이다. 이 음반에 실린 작품들이 대부분 소나타들인데도 실제로는 그 하나하나가 너무도 매력 넘치는 서정으로 채색된 오페라 아리아로 들려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바이얼리니스트 길 샤함(Gil Shaham)은 1971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이스라엘인을 양친으로 하여 태어났다. 아버지가 과학자여서 미국 연구기관에 체류하는 동안 태어났던 것이다. 그가 두살 때였던 1973년, 가족이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어 샤함의 어린 시절 교육은 조국에서 이루어졌다. [루빈 음악원]에서 바이얼린의 기초를 배웠고, 1980년에 [현악연주자 양성 음악원]에 입학해서 하임 다우브에게 사사했다. 이 해, 저명한 바이얼리니스트 아이작 스턴, 나탄 밀스타인, 헨릭 쉐링 등이 음악원을 방문해서 샤함의 연주를 듣고 크게 칭송하는 일이 있었다. 그 해 여름, 샤함의 부모는 아들을 미국 콜로라도의 아스펜 하기 음악학교에 보낸다. 이곳에서 후일 그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도로시 딜레이 교수의 지도를 처음으로 받게된다. 이런 인연으로 샤함은 줄리어드음악대학에 입학하게되며, 한편으로는 뉴욕의 콜롬비아 대학교에도 입학해서 수련을 받게된다.
10살 때, 이스라엘 교향악단(Israel Sym. Orch.)과 협연했고, 이듬해엔 주빈 메타(Zubin Metha)가 지휘하는 이스라엘 필하모니의 정기 연주회에서 협연했다. 1987년엔 런던에서 독주회를 갖고 큰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이 성공을 발판으로 본격적인 연주활동과 레코딩에 나서게된다. 그의 첫 음반은 1988년에 발표된 브루흐(Bruch)의 바이얼린 협주곡 제 1번과 멘델스존의 바이얼린 협주곡 마단조로 협연은 시노폴리(G.Sinopoli)가 지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였다. 두 번째의 음반은 시벨리우스의 바이얼린 협주곡으로서 역시 지휘는 시노폴리였다. 따라서 이 음반은 그의 세 번째의 앨범이 되는 셈이다.
길 샤함은 타고난 노래꾼인듯 싶다. 그렇듯 이 음반에서 그가 들려주는 노래가 생래적이고 체질적인 느낌을 강하게 주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설정되고 있는 루바토와 아티큘레이션은 그것만으로도 체감적 결과로 여겨질 정도인 것이다. 특히 느린 악곡에서 들려주는 서정은 가슴이 시릴 지경이다.
샤함과 공연(共演)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괴란 죌셔는 스웨덴 출신으로 이미 기타 명곡집을 출반해서 화제를 모았던 신예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기타는 정갈한 톤을 유지하면서도 샤함의 현과 더불어 매우 밀착된 파트너십을 들려준다. 특히 [그랜드 소나타]에서 들려주는 그의 음악은 부질없는 감정 이입을 배제하는 참으로 깔끔한 서정이어서 그 여백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오래간만에 만나보게되는 명곡과 명연주를 담은 음반이다. 게다가 녹음의 완벽함도 듣는 이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글출처: 웹사이트
https://youtu.be/tD3uW_-ko8k?si=uPEE-XU3JgB2ckHz
Niccolo Paganini: Centone di sonate, M.S.112, Lettera A, nos. 2-4, E.Grach and A.Gar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