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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 <Scream(비명)>. Tempera and oil on unearthed cardboard, 1910. 79×59cm, Photo © The Munch Museum
❁ 詩가 깃든 삶, '절규'
저렇게 떨어지는 노을이 시뻘건 피라면
너는 믿을 수 있을까
네가 늘 걷던 길이
어느 날 검은 폭풍 속에
소용돌이쳐
네 집과 누이들과 어머니를
휘감아버린다면
너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네가 내지르는 비명을
어둠 속에 혼자서
네가 듣는다면
아, 푸른 하늘은 어디에 있을까
작은 새의 둥지도
-박영근(1958~2006)
(원시와 다르게 행을 배열함)
박영근 시인의 유고 시집에 실린 ‘절규(絶叫)’는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의 그림 ‘비명(悲鳴)’에서 영감을 얻어 쓴 시다. ‘비명’의 탄생 배경에 대해 뭉크의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어느 날 저녁 나는 도시와 피요르드(Fjord) 해안(海岸) 사이에 펼쳐진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피곤했고 아팠다. 나는 멈추어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태양이 지고 있었고 구름이 피처럼 붉게 물들었다. 자연이 내지르는 비명을 느꼈다.”
뭉크의 설명보다 박영근 시인의 ‘절규’가 지금의 내게 더 가깝게 느껴진다. “네가 늘 걷던 길이 어느 날 검은 폭풍 속에 소용돌이쳐” 길을 잃은 새 한 마리. 푸른 하늘은 어디에도 없다. 안치환이 부른 노래 ‘솔아 푸르른 솔아’의 원작자인 박영근 시인을 술자리에서 한두 번 본 적이 있다. 그는 맑고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노르웨이(Norway) 게이랑에르 헬레쉴트 간 피오르드(Geiranger-Hellesylt Fjord)
*피요드드(Fjord): 피오르 또는 (노르웨이어: fjord, 영어: fiord) 또는 협만(峽灣)은 빙하(氷河)로 만들어진 좁고 깊은 만(灣)을 말한다. 옛날 빙하로 말미암아 생긴 U자 모양의 골짜기에, 빙하기 종결 이후 빙하가 녹아 해안선이 상승하면서 바닷물이 침입한 것이다. 피오르가 형성될 때, 해수면이 침식기준면으로 작용하지 못하였으므로, 해수면보다 깊이가 깊은 피오르도 있다. 해수면이 올라갈 때 생기는 지형으로 유명하다. 피오르 해안은 빙하가 두껍게 발달한 지역에서 빙하로 인해 계곡이 U자형으로 깊게 패여 거기에 바닷물이 침입하여 생기는 지형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처럼 빙하가 없었던 곳에서는 이러한 지형은 볼 수 없다. 유럽의 노르웨이 해안, 남미 칠레 남부의 해안, 그린란드 해안 등이 유명하다.
✵ 박영근(1958~2006) 시인은 1958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전주고를 수학한 뒤 서울로 상경, 현장노동자로 일하다가 1981년 <반시(反詩)> 6집에 시 '수유리에서'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 뒤 노동자 출신 시인 박노해와 백무산, 이소리, 김해화, 김기홍 등 노동자 출신 시인들의 출현을 몰고 왔고, 1980년대 민족민중문학의 주체논쟁의 한복판에서 노동시와 민중시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민중가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안치환 작곡)의 원작시인이기도 하다. 시집으로 <취업공고판 앞에서>(청사), <대열>(풀빛), <김미순전(傳)>(실천문학사) <지금도 그 별은 눈뜨는가>(창비), <저 꽃이 불편하다>(창비) 등을 펴냈으며, 산문집으로 <공장옥상에 올라>(풀빛), 시평집으로 <빛>을 펴냈다. 1994년 제12회 '신동엽창작상'과 2003년 제5회 '백석문학상'을 받았다. [출처: 오마이뉴스]
✵ 걷는 행복
걷기, 그것은 건강이다./ 의학은 단호하다./ 걷기는 원기를 준다./ 건강을 유지하게 해준다./ 어린아이에게는 성장을 촉진한다./ 청소년에게는 균형을 맞춰준다./ 성인을 다시 젊게 만든다./ 노인에게는 노화를 늦춘다./ 걷기는 과도한 노력을 하지 않고서도/ 몸이 유연해지도록 만들어준다.
- 이브 파칼레(Yves Paccalet)의 <걷는 행복> 중에서
✺ 〈걷는 행복(원제: (Le) Bonheur en marchant)〉[ 하태환 역, 궁리]
◦ 책소개
걷는 음유시인, 걷기 예찬자인 이브 파칼레의 저서. 주위에 언제나 존재하는 공기처럼 우리에게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는 걷기의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하고, 우리가 어디에 있건, 그것이 교차로이건, 임시정류장이건, 우연한 갈림길이건 간에, 걷는 행복을 함께 나누고자 우리를 초대했다.
◦ 저자: 이브 파칼레(Yves Paccalet)
이 겸손한 에세이를 쓴 이브 파칼레는 1945년 프랑스 사부아 출신의 동물학자, 식물학자.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걷기의 즐거움에 빠져든 뒤, 걸어서 세계를 일주했다고 한다. 걷는 동안 떠오르는 생각은 바람에 씻기고 구름에 씻겨서 그 알맹이만 남은 게 이 책인 듯, 이 에세이 속에는 인간 및 동물의 가장 기본적인 동작인 걷기를 역사적으로, 진화적으로, 과학적으로 파헤친 기발하고 놀라운 생각의 편린들로 가득하다.
그의 글 속에서 사람들, 동물들, 바위들, 곤충들, 씨앗들, 식물들은 걷기를 공통점으로 한 식구처럼, 한 형제처럼 서로 속삭이고 소통하며 하나로 묶인다. 저자의 눈으로 들어간 세계는 동물과 식물, 생물과 무생물, 나아가 인간과 자연의 경계는 지우고 허물어진다.
저자 파칼레가 도달한 경지는 책을 완성하기 직전 궁리출판사의 팩시밀리를 징, 울리며 도착한 그의 한국어판 서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 서문에서 저자는 한국을 아직 방문한 적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글을 읽다보면 그간 한국의 다녀간 무수한 이방인들보다도 그는 우리 나라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는 땅을 느끼고 땅과 이야기하고 식물들, 곤충들과 사귀는 데 이미 도가 통한 듯하다. 그는 그로도 모자라 400년 전의 윤선도하고도 어깨동무하면서 논다!
저자가 이룩한 경지가 도대체 어디까지 궁금하면 그처럼 직접 엉덩이, 허벅지, 다리, 발, 그리고 발가락부대를 동원하여 걸을지어다. 여기에다 말을 더 더하는 것은 다 헛된 일일 테니까!
◦ 목차
-저자 서문/나는 걷는다, 한국에서..../1. 한 발을 다른 발 앞으로/2. 내 어린 시절의 주피터/3. 첫걸음/4. 학교 가는 길/5. 생명의 근원을 향한 걷기/6. 걷기의 진화/7. 네 발로/8. 서서 걷는 자들/9. 걷기의 물리학/10. 걷기의 수학/11. 쾌락의 화학/12. 걷기, 그것은 건강이다/13. 걷기는 마약이다/14. 나는 걷는다/-저자와의 대담/걸으면서 인생과 작품을 건축한다/-역자 후기
◦ 출판사서평
봄이다. 따뜻한 봄볕은 우리를 자꾸만 밖으로, 밖으로 부른다. 그리고 길을 걷도록 만든다. 홀로, 혹은 함께. 자크 라카리에르는 『길을 가면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에게 눈을 감아보라고 하시오. 그리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u>걷기</u>라는 단어가 떠올리게 하는 것을 천천히 말해보라고 하시오. 그러면 흔히들 태양, 바람, 하늘, 지평선, 공간이라고 대답할 것이오."
이렇게 걷기는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 속으로, 이 둘의 결합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많은 과거의, 현재의, 미래의 일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런 의미에서 길을 걷는 자는 길이라는 현재의 시간과 공간 위에 있지만, 동시에 과거와 미래의 시간과 공간까지도 누리는 자이다.
인간은 일생의 4분의 1을 걸으면서 보낸다. 태어나서 첫걸음을 걸을 때부터 죽을 때까지 걸음으로 따지자면, 12억 5000만 걸음을 걷는다. 이것은 지구를 22번 도는 거리이다. 걷는 음유시인, 걷기 예찬자인 이브 파칼레는 이로부터 영감을 얻어 이 책 [걷는 행복]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이 책에서 주위에 언제나 존재하는 공기처럼 우리에게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는 "걷기"의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하고, 우리가 어디에 있건, 그것이 교차로이건, 임시정류장이건, 우연한 갈림길이건 간에, '걷는 행복'을 함께 나누자고 우리를 초대한다.
걷기는 인생의 은유. 중요한 것은 목표가 아니라, 오직 우리가 걷는 길뿐
저자는 여섯 살 때 아버지와 함께 처음으로 조베 산을 오른 뒤, 걷기 예찬자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어린 시절에 들어선 길 하나가 그를 오늘도 세계 곳곳으로 향해 걷게 만든 것이다. 흔히 인생을 길에 비유한다. 우연히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선택을 해야 하고,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다. 그 길을 따라 우리는 걷는다.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 뱃속에서 발차기를 하고, 태어나서는 중력을 받으며 두 발로 서서 첫걸음을 내딛고, 엄마와 아빠의 품 속을 떠나 처음으로 학교라는 사회를 향해 걸어나가고, 그리고 온갖 고뇌에 찬 젊음의 시기를 넘어지고 고꾸라지며 홀로 꿋꿋이 헤쳐나가고, 그렇게 생의 길을 걸어가서는 지팡이이나 휠체어에 의지하게 되는 시기에까지 이르게 되고, 결국에는 한 줌의 흙이 덮게 될 하나의 구멍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저자는 걷는다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은유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디로, 무엇을 향해 걷는가?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목적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중요한 것은 오직 우리가 걷는 길뿐이라고. 그는 또 "주정뱅이의 걸음은 직선을 거부하기 때문에 내 마음에 든다. 그것은 내가 마을에서 숲으로, 또는 해변에서 산으로 떠도는 시적 방랑과 유사하다. 나는 효율성을 숭배하고 속도의 강박증에 걸려버린, 그리고 오로지 결과와 잇속만이 횡행하는 이 사회를 싫어한다. 나는 우회, 주저, 뒤로 걷기, 맴돌기, 방랑의 편이다. 시간과 공간의 풍성한 결합을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고속도로보다는 야생의 오솔길을 좋아한다. 놀람, 갈림길, 숨을 곳, 비밀을 직선보다 좋아한다. 길을 가다가 만나는 뜻밖의 경이를"이라고 말하면서 우리를 고속도로가 아닌, 시간과 공간이 결합된, 느리게 걸을 수 있는 생의 오솔길을 걸어보라고 우리에게 속삭인다.
생명의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걷기의 역사
이 책은 또 인류의 본질적인 기능인 걷기의 역사를 탐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저자는 걷기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아주 오랜 옛날 두 발로 아프리카 초원을 누비고 다닌 남아프리카 원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까지, 그리고 그 이전에 공룡의 시대에 살았던 초기 포유류까지, 그리고 그 너머로 파충류에게까지, 그리고 그 이전에 최초로 다리를 가진 물고기 새끼여던 익티오스테가까지, 그리고 그 전에 털투성이 다리로 대륙의 거친 피부를 간지럽혔던 갑각류, 완족류, 전갈, 거미, 지네, 곤충들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나는 걷는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으면서 나의 존재를 증명한다. 걷기는 세상의 가장 희한한 종 진화 역사의 결과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종 진화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처음으로 걷기 시작한 것이 비단이라 이름 붙여진 딱딱한 털을 노 삼아 대양을 저으며 나아가는 갯지렁이라고 말한다. 최초로 걷기 시작한 지렁이가 우리 문명의 어머니인 셈이다. 그 뒤의 무수히 많은 진화의 단계들. 양서류에서 파충류로, 파충류에서 조류로. 포유류적인 파충류에서 포유류로의 진화. 포유류는 다시 또 네 발로 걷는 것을 그만두고 두 발로 서서 걷는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 보노보침팬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크로마뇽 인, 고대 검투사, 로마인, 그리고 길모퉁이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서 있는 어떤 사람, 즉 영장류로 나뉜다.
직립원인. 우리 인류는 다른 4족류처럼 걷는 것을 그만두고 뒷발로 서는 것을 선택했다. 발은 뇌의 발전에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공헌한다. 우리의 지성이라는 것은 우리의 걸음이 잉태한 자식이다. 그러므로 지성의 역사는 다리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우리가 커다란 뇌를 갖게 된 것은 지질 구조의 큰 변화 덕분이며, 우리가 서서 걸은 덕분이다. 두 발로 걷기는 추상·언어·분석·종합 능력이 생기게 해준다.
뒷발로 일어서면서, 우리 조상은 또 손도 해방시킨다. 뒷발은 이동을 담당하면서, 앞발이 새로운 일을 시도할 수 있게 해준다. 손은 걷는 데 사용되는 대신 잡고, 더듬고, 만지고, 타인을 애무하고, 아이를 얼르고, 연장을 만들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는 데 사용된다. 손은 예술의 어머니이며, 발명을 자극한다. 또 두 발로 걷기는 어린아이에게 걷는 것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 사이의 유대를 강화시키며, 사회생활을 가능케 해주었다.
걷기, 그것은 일종의 마약과 같은 것이다
걷기는 그것에 열중한 사람을 꿈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것은 술, 아편, 하시시, 네펜테, 압생트, 한마디로 마약이다. 일종의 환각제이다. 그러나 위험은 없다. 법이 인정하고, 의사들은 적극적으로 권하기까지 한다.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언제고 그 향정신성 힘을 만끽할 수 있다. 그것은 중독시키지 않으면서 쾌감을 준다. 노예로 만들지 않고서도 습관화한다. 그것은 강력하다. 거저다. 교묘하다. 부작용은 없다. 걷기의 마약은 장비가 거의 필요 없다.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을 수 있는 인간의 몸이면 충분하다.
왜 걷기가 그토록 많은 쾌락을 주는가? 그것은 한편으로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나에게 나는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리 짧은 산책이라도 많은 사람들과 사물들을 만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걷기를 행복의 화학이며, 나아가서 연금술이라고까지 예찬한다.
걷기, 그것은 건강이다
걷기는 일종의 스포츠이다. 가장 간단한 스포츠. 가장 자연스러운 것. 가장 장비가 필요 없는 것.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것. 걷기는 원기를 준다. 건강을 유지하게 해준다. 어린아이에게는 성장을 촉진시킨다. 청소년에게는 균형을 맞춰준다. 성인은 다시 젊게 만든다. 노인에게는 노화를 늦춘다. 곧 죽기 직전의 사람에게는 파국을 늦춘다.
걷기는 과도한 노력을 하지 않고서도 몸이 유연해지도록 만들어준다. 걷기는 골격을 강화한다. 걷기는 근육을 발달시키고, 근육의 저항력을 증가시켜주며, 근육의 노화를 늦춘다. 걷기는 호흡법을 가르쳐준다.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걷기는 심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아침, 낮, 저녁에 규칙적으로 30분씩 걸으면 심장 박동의 효율이 즉시 10-15퍼센트 증가한다.
걷기는 동맥의 긴장을 늦추면서 혈액의 순환을 촉진한다. 걷기는 다리 근육이 수축하게 함으로써 혈액이 우리 심장을 향해 다시 모이게 한다. 걷기는 림프관 속에서 림프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걷기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성격을 차분하게 해준다. 걷기는 피부를 강하게 하고, 건강한 피부색을 지켜준다. 걷기는 비만에, 최소한 무게의 과잉적재에 대항해 싸울 수 있게 해준다. 평지에서 시속 6킬로미터로 1시간을 걸으면 100칼로리를 잃는다. 걷기를 30일 동안 하면, 6000칼로리, 즉 1킬로그램을 뺄 수 있다. 순환기 계통의 질병을 가지고 있다면, 매일 산책하는 것보다 더 좋은 치료는 없다.
저자는 이에 덧붙여 이렇게 말한다. "엘리베이터 속에 웅크리고 있기보다는 계단을 오르고 내리시오. 500미터의 거리라면 자동차는 잊어버리시오. 도시에서도, 지겨운 일을 하러 갈 때에도 걸어서 가시오. 거기서 당신은 인생의 희망뿐만 아니라, 기쁨과 즐거움도 얻게 될 것이오."
사람은 걷는 만큼 존재한다
저자는 책이나 텔레비전, 인터넷이 주는 간접적인 정보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직접 보러 가고 만지러 간다. 그렇게 길을 걷다가 만나는 곳에서 자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한다. 그래서 그는 자기 자신을 움직이는 명상가라고 칭한다.
"나는 움직이는 명상가이다. 어떤 사람들은 창문으로, 또는 책이나 텔레비전으로, 또는 인터넷으로 세상과 만난다. 개인과 세계를 이어주는 이런 방식들을 이해한다. 그러나 나의 것은 더 역동적이다. 때로는 품위 있고, 때로는 게으르지만,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로 활기에 차 있다. 그는 사물을 추론하고, 간접적으로 알거나, 다른 사람이 나에게 말해준 것으로 상상하여 재구성하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보러 간다. 가능하다면 직접 만지러 간다. 두 발이라는 운송 수단을 빌려서 말이다. 도시에서든, 자연에서든, 또는 지구의 어느 끝자락에서든, 내가 가는 길모퉁이에서는 모든 산책이 누군가를, 또는 무엇인가를 볼 수 있는 기회이다. 한 남자에게, 한 여자에게, 아이에게, 동물에게, 꽃에게, 바위에게, 구름에게, 별에게 인사하는 기회가 된다.
나는 찾는다. 나는 자세히 살핀다. 나는 냄새 맡는다. 나는 부드럽게 만진다. 나는 듣는다. 나는 내가 받은 보상을 누린다. 나는 길에서 만난 남자 또는 여자 속에서 나를 재구성한다. 모를 심는 베트남의 여인들. 리오브랑쿠 지류에서 마상이를 타고 가는 인디언, 시베리아 툰드라의 광막함, 빽빽한 콩고의 밀림, 비룬가 산의 경사면에서 본 산고릴라의 놀란 시선, 알래스카의 빙하 아래서 자신의 존재의 빗물질성을 내뿜는 혹고래, 하얀 대영양들이 검 같은 뿔을 푸른 하늘의 복부 속에 찔러넣는 아라비아 사막의 황토, 또는 뉴질랜드의 피오르드랜드. 나는 거기서 나를 본다."
장 폴 사르트르는 사람은 걸을 수 있는 만큼만 존재한다고 말한다. 저자 이브 파칼레는 여섯 살 때 아버지와 함께 조베 산을 오른 이후로 생긴 산책 호르몬 때문에 나이가 든 지금도 배낭을 짊어지고, 신발끈을 묶고, 세계 곳곳을 향해 걷는다.
✺ 느리게 걷다 만나는 봄의 정겨움
스침에서 만남으로
바위에 단풍 잎을 닮은 강인한 생명력의 돌단풍,/ 매실나무의 고한래苦寒來에 매화,/ 농가 희망의 봄소식 산수유,/ 순이내집 앞마당에 풍성한 살구나무,/ 단군신화에 금수강산 어디서나 쑤우욱 쑥 잘 자라는산야초 쑥,/ 김소월이 노래한 진달래...,
러시아 침공 후 자원 입대한 '미스 우크라이나' 출신 아나스타샤 레나. /인스타그램
아나스타샤 레나가 9일(현지시각) 인스타그램 라이브에 올린 글. /인스타그램
출처 및 참고문헌: 조선일보 2022년 4월 4일(월) 〈최영미의 어떤 詩(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인터넷 교보문고/ [생태사진: 이영일 ∙ 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첫댓글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세상이 온통 봄꽃들로 가득합니다.
고봉산 정현욱 님
시인은 그림에서도 영감을 얻어 시를 쓰는구요
물론 그림에서 영감을 얻고 실제 자신이 본 하늘이 피를 토하듯 하는 일몰풍경이 절규하듯 한 느낌을 받고 쓴 시라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