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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학동네 http://cafe.naver.com/mhdn/84900
―지금 당신을 가장 절망케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작가들은 그 자리에서 저마다 할 수 있는 말들을 했다. 나는 좀 당황한 나머지 부끄럽고 두루뭉술한 얘기를 했다. 절망에 대해 혹은 희망에 대해 모두가 한마디씩 하고 이윽고 이창근씨(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아내인 이자영씨 차례가 왔을 때, 그녀는 누구도 건너본 적 없는 시절로 돌아가듯 담담하게 말했다. "저를 가장 절망하게 만든 건, 더 노력해야 된다는 말이었어요."
그 말 앞에서 나는 내가 철저히 그녀의 고통 바깥에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무리 노력한들 세상에는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도저히 짐작할 수 없는 고통과 그 고통이 담긴 타인의 몸이 있다는 걸 알았다. 이자영씨는 여기서 어떻게 더 노력하라는 건지, 어떻게 더 힘을 내라는 건지 알 수 없어 때때로 절망스러웠다고 했다. 그녀의 대답 속에는 지독한 외로움의 공기가 섞여 있었다. 육체적, 정신적, 금전적 고통의 끝이 보이지 않을 때, 세상의 무관심과 폭력 속에 철저히 혼자 버려진 느낌을 받을 때 그 시간에 잠겨본 자만 알 수 있는 외로움이었다.
그런데 최근 진도 앞바다에서 나는 비슷한 장면을 봤다. 바닷물에 맨발을 담근 채 쭈그려앉아 울고 계신 분의 뒷모습에서였다. 한밤중 '우리 아이들을 빨리 꺼내달라'고 진도에서 청와대까지 어둡고 캄캄한 길을 십여 킬로미터나 걸어간 분들의 초조 속에도, 파도가 거세게 이는 바다를 향해 '힘없는 엄마 자식으로 태어나게 해 미안하다'고 외치던 분의 울음 속에도 그런 한기가 있었다. 보통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가늠할 수 없는, 상상할 수도, 표현할 수도 없는 거대한 외로움이 바로 그것이었다.
김애란, 작가의 눈_기우는 봄, 우리가 본 것,
계간 문학동네 2014 여름호
■ 김애란 | 1980년 인천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 졸업.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등단.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김유정문학상, 2011년 젊은작가상 대상, 한무숙문학상, 이상문학상 수상. 소설집『달려라, 아비』『침이 고인다』『비행운』, 장편소설『두근두근 내 인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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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등등 여시들이 사랑하는 작품을 쓰셨던
김애란 작가님이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서 문학동네 잡지에 기고한 글이야.
세월호 참사, 쌍용차 해고와 같은 아픔을 지나가고 있는 20대로서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연대해야 하는지, 또 내 아픔은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어서 여시들이랑 같이 보고 싶었어!
전문은 요기! http://cafe.naver.com/mhdn/84900
첫댓글 휴....정말 가슴아프다..........좋은 글 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여시.
근데 이건 다른 분이 잡지에 기고한 글을 가져온 거니까 출처를 전문주소로 해놓는 게 좋을 듯해요~
오 그렇네! 바꾸고 왔어ㅋㅋ 언니 고마워♡
잘봤어 여시야. 본문 보러 가야겠다 ㅠㅠ
어머니들 아니예요....미안해요....
잘 읽었어ㅠㅠㅠ김애란은 소설만큼이나 멋진 사람이야
기우는봄 우리가 본것....참많이와닿네ㅎㅎ 좋은글고마워~~~
막막하다...
다 읽고 왔다...... 가슴이 아프네....
전문 보러 갔다와야겠다 ㅎㅎ 고마워
아 진짜 김애란 작가님.. 사랑해요.. 진짜 사랑해.. 진짜로.. 아 눈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