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무섭다고 저한테 모라고 할꺼면 읽지 마시기 바랍니당-_-
저두 무서워서 안 읽어쓰여..그냥 퍼왔어여..-_-v
"빨리좀 물어봐."
"아휴~ 궁금해 죽겠네."
"정말 귀신이 있긴 있는거야?"
"짜고하는거 아니지?"
"에이~ 짜증나.. 밀지좀마!"
"볼펜만 돌리다 끝낼거냐? 답답해죽겠네."
정신이 없다.
요즘 한창 볼펜귀신인지 뭔지로인해 학교전체가 떠들썩하다.
여기저기 개미때처럼 바글대며 붙어 늘어서서 조잘거리는 반 아이들의
뒷모습을보니 한심한 마음이 앞선다.
'웃겨 증말. 요즘같은 시대에 귀신이 어딨다고.. 한심하구만.'
도대체 뭐가 어떻길래 저렇게들 넋이 나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두 사람이 볼펜을 잡고 주문을 외우면 귀신이 그 볼펜을 움직인다고들
하지만 내 생각엔 순 사기다. 귀신이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사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귀신같은 것은 믿지않는다. 과학이 발달한 이 시점
에서 무슨 귀신이란 말인가?
이제 곧 5교시가 시작할 것 같다. 음악시간이기에 난 책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보니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숙희 역시 볼펜귀신에 빠져
정신이 없어보인다.
숙희마져.. 으구.. 지금 이순간 볼펜장난에 빠지지 않은 사람은 나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나도 조금 궁금하기는 했다.
해보고도 싶고..
하지만 애들 앞에서 그런 장난따위는 하고 싶지가 않았다.
난 항상 특별하고 싶고, 지금껏 그래왔으며 저런 친구들 앞에서 나마저
그 놀이에 빠져 허우적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난 숙희를 불러 음악실에 함께 가자고 했다.
"은영아, 잠깐만... 이거 너무 잘 맞춘다."
"이숙희! 너마저 그런 장난에 놀아날꺼야? 빨리가자.. 나 삐진다?"
"아휴~ 기집애두. 알았어 가면되잖아."
날 바라보는 아이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느껴진다.
사실 숙희를 제외하고는 친한애들이 없다. 나의 도도한 성격으로 인하여
반 아이들이 날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희는 나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라준다. 어릴적부터 함께 자랐기 때문에 나의 모든
단점(?)들을 잘 이해해주기 때문이다.
그런 숙희가 난 좋다.
"은영아, 너 뒤에서 빼지말고 한 번 해봐. 정말 재밌다니까?"
"싫어. 귀신이 어딨다고.. 난 그런거 안믿어."
"어머 얘는.. 정말 쪽집게야. 너도 한 번 해보면 놀랄걸?"
"글쎄.. 나 사실은 해보고도 싶은데 애들 앞에서 하는건 싫어."
"으유~ 너의 그 성격 항상 문제라니까.. 나니까 너랑 놀아주는거지..
나만큼 좋은친구가 있냐?"
"호호..."
숙희로부터 항상 듣는 말이다. 정말이지 숙희만큼 좋은친구는 없다.
가끔 친구가 없는 내가 싫어질때도 있지만, 천성인지 성격은
고칠수가 없다.
어느덧 음악실에 도착을 했지만 모두들 볼펜귀신인지를 하느라 우리가
처음으로 도착을 했다. 이곳은 학교 뒤편의 창고를 개조한 곳으로 약간
음침한 분위기가 든다. 특히 해 떨어진 후에 이 건물을 보면 귀신을 믿지
않는 나조차고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다.
"아직 아무도 안왔네? 다들 미쳤어."
"미치긴 뭘.. 은영아.. 우리 둘이 한 번 해볼까?"
"뭘? 볼펜장난하자고?"
"어머 얜, 그게 왜 장난이야? 진짜라니까? 마침 아무도 없으니까 해보자. 응??"
"몰라."
"야~ 너도 해보고 싶다며? 애들 오기전에 빨리.. 어으~ 야~"
"으구.. 그래 한 번 해보자구.."
"와~ 자 여기 노트랑 빨간볼펜."
난 은영이 가르쳐 주는데로 손을 잡고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손이 이상하다 싶더니 볼펜이 돌아가고 있었다. 난 너무 놀라
얼른 손을 놓았다.
"어머! 너 왜그래? 잘 돌아가는데.. 빨리 다시해. 얼른..
글고 보니 너 얼굴 빨개졌다?"
기분이 섬뜩했다. 정말로 볼펜이 돌아간 것일까? 진짜루 귀신이?
"숙희 너가 장난친거지? 나 놀래주려고."
"무슨 소리야? 얼른 다시해. 내가 너 델꾸 그런 장난하는거 봤냐?"
난 다시 앉아 손을 잡고 주문을 외웠다. 아까보다 더 격렬하게 무척이나
빠르게 돌아가는 볼펜을 보며 왠지 모를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숙희의
눈은 초롱초롱 빛난다. 정말로 이 놀이에 푹 빠졌나보다.
"와~ 대단한걸? 이제껏 지금처럼 잘 돌아가는건 첨인 것 같어.
질문을 해볼까?"
"숙희야 내가 먼저 할게. 정말 귀신 맞어?"
조금은 건방진 말투로 질문을했다. 그러자 볼펜이 더 크게 원을 그리며 돌아갔다.
"얜 뭔 그런걸 물어? 알면서, 음... 여자에요, 남자에요?"
"귀신은 무슨.. 돌팔이 귀신아냐?"
"야~ 조용해봐."
그러자 볼펜은 서서히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알아보기가 힘겨울
정도였으나 짐작할만한 글씨였다. 여자라...
"결혼도 못하고 죽은 처녀귀신? 웃긴다 얘."
"쉿! 어쩌다 귀신이 되셨어요? 참, 제 앞에 있는앤 이게 장난이래요.
귀신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
"증명은 무슨, 증명사진 찍는것두 아닌데.. 난 안 믿는... 어머나!"
내말이 끝나기도 전에 볼펜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숙희는 그 글을 읽어내려갔다.
"널 죽일거야?" 이게머야? 누굴 죽인다는 거야?"
"뭐?"
난 조금씩 두려워짐을 느꼈다.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
나를 가리키는 말일 것 같았다. 내가 넘 함부로 말해서..
나도 모르게 격한 말이 쏟아졌다.
"미쳤군. 누굴 죽인다는 거야? 어떻게 죽이겠다고?"
그러자 볼펜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잔인하게.. 꼭.. 죽일거야..'
아무리 휘갈겨 쓴 글씨라 하더라도 선명히 보이는 듯 했다.
머리털이 곤두서는 느낌이다.
숙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그게 누군가요? 저.. 전가요?"
볼펜은 갑자기 멈추더니 'X'자를 썼다.
"그럼 나?"
순간 종소리가 들리며 아이들이 급히 뛰어오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난 얼른 손을 떼고 노트를 덮었다.
'나.. 날 죽인다는 소린가?'
아이들이 들어옴에 따라 숙희는 이제 안정을 한듯한 얼굴이다.
난 자꾸만 무서워지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감히 날 죽인다니..
말도 안된다. 난 옆에 있는 숙희에게 끝나고 한 번만 더 하자 했다.
물론 숙희는 겁먹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싫다고 했다. 넘 무섭다고..
하지만 난 계속해서 하자했고, 숙희도 뭔가를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마침 5교시라 끝나고나면 청소시간이다.
이곳은 뺀드부 회원들이 수업이 끝나 연습을하며 청소를 하기에
아무도 올 일이 없었다.
음악시간이 끝나고 숙희와 단둘이 남은 난 얼른 노트를 펼쳤다.
우린 조용히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볼펜의 끝이 파르르 떨리더니
심하다 싶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대뜸 쏟아부었다.
"날 죽인다는 소리야? 날 감히 어떻게 죽이겠다고?
정말 웃기는군.. 진짜 귀신 맞어? 귀신주제에 어디서 굴러먹다
와서는 사람을 죽이겠다고 협박이야?"
"은영아 왜그래.. 어머 이거봐"
펜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곤 믿을 수가 없도록
선명히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넌 오늘 죽을거야.. 날 비웃다니.. 널 죽이고 말거야..'
전신의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 죽는다니.
숙희가 갑자기 훌쩍이기 시작했다. 극심한 공포로 인해 손을
금방이라도 놓을 것 같다는 생각에 숙희의 손을 꽉 잡았다.
그리곤 다시 말을 했다.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가 누군데? 우리학교 최고의 수재 이은영이란
말야. 울학교에서 서울대 합격을 따놓은 유일한 인물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날 죽인 널 욕할거야. 그럼 그 사람들도 다 죽일건가?"
"은영아 제발.. 그만해. 나 너무 무서워..T.T"
난 숙희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오로지 이놈의 귀신인지
나부랭인지의 코를 납작하게 해 줄 생각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볼펜은 다시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너가 죽으면 모든 학생들이 기뻐할 걸? 넌 죽어야해..
난 너 같이 잘난척하는 애가 제일 싫어. 오늘, 처참하게.. 반드시..
반드시.. 죽여줄거야.. 두...고...봐..."
굉장히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볼펜이 멈췄다. 저절로...
난 등으로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음을 알았다.
숙희는 실신 직전인 것만 같았다.
"숙희야, 숙희야 정신차려. 수업하러 가야지."
"은영아 나 너무 무서워서 미칠 것만 같아. 흑흑 ㅠ.ㅠ"
"그 말을 믿어? 어서가자. 난 괜찮은데 너가 왜 그래?"
"나.. 나두 죽으면 어쩌지?"
"뭐야? 그럼 내가 진짜루 죽을거란 소리야? 웃기지마.
너 왜이래? 절대로 안죽어. 다 거짓말이라고."
난 음악실에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었다. 온몸을 훑는 듯한 공포가 시간을
더할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았다. 교실로 들어서자 반 아이들이
내게 경멸어린 시선을 던졌다. 청소시간이 다 끝나서야 들어왔으니..
난 신경 안썼다. 어차피 최후의 승자는 항상 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난 거의 안정을 되찾은 듯 했으나 숙희는 여전히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어머 숙희야. 무슨일 있니?"
"어디 아파? 양호실 가봐."
"저 여우랑 싸웠나봐?"
"암튼.. 숙희는 왜 저런애랑 다니는건지."
내게 향한 경멸어린 시선은 어느새 사라지고 다들 숙희에게로 관심이
쏠렸다. 모두에게 착한 숙희는 나와 반대로 아이들과 무척 친했다.
저러다 아이들이 조금전에 있었던 일을 알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
그리고.. 두려움이 커져온다. '그런일은 있을 수 없다', 생각해보지만
누군가가 날 쳐다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수업이 시작되고 난 수업에 열중하며 그 생각을 지워보려 애썼지만 온
몸으로 번지는 소름은 없앨 수가 없었다.
수업이 끝나고 야자(야간자율학습)가 시작되었다. 울 학교는 인문계라
전교생이 밤 9시까지 거의 강제적으로 야자를 해야한다. 창문을 모두
열었음에도 푹푹 찌는 더위는 피할 수 없었다. 교실 양쪽 벽으로
선풍기가 있다. 다행히 내 자린 선풍기 바로 밑이라 아이들의 눈총을
뒤로한채 밑으로 바짝 기울인채 바람을 쐬며 열심히 공부를했다.
어느새 내 머릿속엔 영어 단어와 수학공식으로 꽉 채워진채 모든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순간 내 머리위로 무언가 무거운 것이 뚝 떨어졌다.
주변에 있던 아이들이 놀라 소리를 질렀다. 잘 돌아가고 있던 선풍기가
갑자기 멎어버리고 위를 덮은 뚜껑이 갑자기 내 머리위로 떨어진 것이었
다. 믿을 수가 없었다. 누가 위, 아래로 붙어있는 고정핀을 잡아 빼지
않는 이상은 뚜껑이 뜯어지는 일은 결코 흔하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이런 황당한 경우도 처음이라 아픈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저 얄미운 기집애, 고것 쌤통이다."
"맞어. 근데 좀 이상하지 않니? 왜 저게 떨어지지?"
"그러게, 혹시.. 귀신이???"
"푸하하하~ 귀신도 저 여우가 싫은가보지 뭐. 암튼 꼬시다."
아이들이 뭐라고 떠들어 대든 신경 쓸 경황이 없었다.
난 숙희를 쳐다보았다.
숙희 역시 두려움에 싸인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무서웠다.
'왜 이런일이.. 정말로 날 죽이려고??'
"아이 더워. 야! 이은영. 선풍기 바로 밑에 앉았으니
너가 좀 어떻게해봐."
"그래 빨리 좀 해. 너두 더울거 아냐?"
난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위로 올라갔다.
누군가 날 바라보고 웃고 있는 것 같다.
심장이 마구 뛰고 있다. 쿵쿵..
"안돼 은영아, 안돼 느낌이 안좋아."
숙희였다. 울먹이고 있었다.
나 역시 숙희처럼 눈물이 날 지경이다. 하지만 아이들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은일이었기에 꾹~ 참았다.
"어머 숙희 너 왜 그러니? 은영이가 밑에 앉아있으니
당연히 쟤가 해야지."
"그래 맞어.. 어디 무서워서 우리가 쟤 책상이나 밟을 수 있겠니?"
난 혼란스러웠다. 귓속에서 '윙~'하는 소리가 들리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손이 떨린다.
선풍기는 분명히 켜진 상태에서 멈췄다. 누가 콘센트를 잡아 뺀 것도
아니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날개를 만져 돌려 보았다. 아무 이상이
없어 보였다.
난 뒤를 돌아 숙희를 바라보았다.
"숙희야...."
순간 전신이 마비되는듯한 공포가 몰려왔다. 숙희의 입가에 무서우리만치
차가운 미소가 돌고있었다. 숙희...
그때였다. 누군가 내 머릴 잡아채는 듯 하더니 이내 굉장한 아픔이
밀려왔다. 내가 숙희를 보기 위해 등을 돌리는 순간, 뚜껑도 아직
끼우지 못한 선풍기가 매우 빠른속도로 바로 앞에 있던 내 머리를
집어삼킬 듯 칭칭 휘감으며 돌아갔기 때문이다. 난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 바람에 선풍기 역시 내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벽에서 떨어져
내렸다. 여전히 아픔이 몰리고 있다..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다.
갑자기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며 교실 전체가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다.
난 눈을 뜨고 주위를 살폈다. 아이들이 끔찍한 비명소리를 질러대며 날
둘러싼채 바라보고 있었다. 난 일어섰다. 하지만 아이들의 시선은 그대로
였다. 시선을 따라가보니, 피에 범벅이 되어 고통스런 표정으로 누워있는
내가 보였다. 선풍기는 내 머리를 아예 먹어버리려는 듯이 여전히 돌아
가고 있었다.
'내가.. 내가 진짜루 죽은건가? 이럴수가.. 숙희야!'
난 숙희를 찾았다. 숙희는 멍하니 서 있었다.
'아까의 그 무서운 미소는 뭐지?'
비명을 들은 다른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교실로 뛰어들어와 상황을 본 후
모두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유~ 평소에 잘난척 꽤나 하더니만 안됐군."
"그래 좀 불쌍하다. 근데 좀 꼬시지 않냐?"
"맞어. 그 동안 꼴도 보기 싫었었는데.."
"이제 저 얼굴 안 보고 살 수 있다니 속이 다 후련하다.
"벌 받은거지뭐."
"숙희도 속 시원해 하겠네? 평소에 저 기집애 싫다고 노래를 부르더니만.."
"그러게말야."
숙희가?
이럴수가.. 나의 유일한 친구 숙희가?
난 숙희를 바라보았다. 숙희 역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의 그 미소와 함께...
그 때였다. 누군가 내 귀에대고 속삭이고 있었다.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