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 거장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을 사망케 한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만 하면 치유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대장암은 조기 발견하면 다른 암에 비해 완치율이 높기 때문이다. 육류 등 서구형 식습관과 음주가 잦은 현대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대장암은 정기적인 대장내시경검사로 뚜렷한 발견이 가능하다. 회식자리와 스트레스가 많은 40~50대 중년들이 특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대장암의 대부분은 대장점막에 생기는 사마귀 같은 혹인 ‘용종’에서 시작된다. 용종은 크기가 1㎜에서 2~3㎝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크기와 종류에 따라 대장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용종의 크기가 2㎝ 이상이면 암세포가 내재될 가능성이 크지만 1㎝ 이하일 경우에는 1% 미만으로 본다. 대장암은 하루 이틀 사이에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에는 암의 크기가 작아서 별다른 증상이 없다. 그러나 암 덩어리가 커질수록 변이 통과하는 것을 막게 되고 출혈과 동시에 복통, 빈혈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대장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1~4기로 분류된다. 1기는 암이 대장벽 안쪽에 머물러 있는 단계이며, 2기는 암이 대장벽을 뚫었으나 림프절(조직액을 회수하여 정맥으로 돌려보내는 전신의 림프관에 있는 면역기관)로 전이되지는 않은 단계다. 3기는 림프절로 전이되고 재발 위험이 높은 단계이며, 대장암이 복막 간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4기로 본다. 1기 환자는 수술 후 항암치료가 필요 없다. 다만 2기에는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나 미세하게라도 림프관이나 혈관에 암세포가 관찰되는 경우에 항암치료를 한다. 3기 이후에는 수술 후 반드시 항암치료가 필요한 단계로 본다.
대장암은 용종을 대장내시경으로 검사하면서 미리 제거하는 방법으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대장내시경은 검사 시 조직검사를 함께 진행하기도 해 가장 확실하게 대장암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50세 이후엔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직계가족 중 유전성 대장암이 확인되는 등 가족력이 있을 경우는 40세 이후 혹은 20~30대부터 2~3년 주기로 검사를 받도록 권해지고 있다. 대장암의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서구형 식습관과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유력하다. 육류 위주의 서구형 식단은 동물성 지방이 많고 식이섬유가 부족해서 소화과정에 유해 물질과 세균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음식물이 대장에 오래 머물게 되고 발암물질의 대장 체류 및 접촉 시간이 길어져 대장암 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동물성 식품보다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곡류 등 섬유질이 많은 식품을 섭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한편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육의곤 대항병원 대장암센터 박사, 조용걸 한솔병원 대장암복강경수술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