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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8 18: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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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볼 때, 34세의 선수가 1년간의 출장 정지를 받는다는 것은 그 선수의 국가 대표 경력이 끝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포지션이 골키퍼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탈리아를 1982년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디노 조프는 40세의 나이에도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1990년 잉글랜드가 4강에 진출했을 당시 골문을 지켰던 피터 쉴튼도 40세의 나이였던 것을 기억한다. (1980년 쉴튼은 술에 취한 채로 자신의 차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시간은 새벽 5시였고 함께 있던 여자는 그의 아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였다!) 지난 2002년 잉글랜드의 골키퍼였던 데이비드 시먼도 38세의 노장 선수였다. 나는 디노 조프의 커리어를 전부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나이가 든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쉴튼과 시먼의 경우는 비교적 자세히 기억할 수 있는데, 은퇴했을 당시 그들의 기량은 전성기 시절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잉글랜드의 문제는 이들을 대체할 수준 높은 자원이 부족했다는 것에 있었다. 잉글랜드는 여전히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골키퍼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많은 대표팀과 클럽들은 한 명의 주전 골키퍼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팀들은 골키퍼에 대한 변화를 주는 것을 두려워한다. 시먼과 쉴튼 모두 마지막으로 참여했던 월드컵에서 괜찮은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좀 더 젊었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던 골을 내주며 아쉽게 커리어를 마감했다. 노팅험의 전설적인 감독이었던 브라이언 클러프는 “피터 쉴튼을 영입하는 것은 매 시즌 승점 15점을 안고 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이야기했다. 1991년 맨유는 유럽 최고 수준의 골키퍼였던 피터 슈마이켈을 영입했다. 이듬해 맨유는 곧바로 26년의 공백을 깨며 1992-93 시즌의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를 과연 우연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다시 한국의 상황을 이야기해보자. 이운재는 여전히 매우 좋은 골키퍼가 분명하지만, 징계가 끝나게 되면 그의 나이는 35세가 될 것이다. 이운재가 과연 그때도 A급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는 이운재에게 달려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2010년 월드컵 대표팀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가능하겠지만, 이운재를 추격하는 라이벌들에게도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12달의 시간이 생겼다. 이운재를 대체할 사람은 누구일까? 우선적으로 김영광, 김용대 혹은 정성룡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자신이 주전 자리를 입증한 적은 없다. 세 선수 모두 좋은 ‘슛-스토퍼’인 것은 분명하지만, 슛을 잘 막아내는 것이 골키퍼가 갖춰야 할 요건의 전부는 아니다. 다음 시즌의 1/4가량을 못 뛰게 된 김영광은 종종 실수를 하는 경향이 보인다. 김영광이 톱클래스의 기량을 계속해서 발휘활 꾸준함을 갖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한편 김용대는 좀더 자기 확신을 갖고 공격적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성룡은 자신이 커버하는 지역을 컨트롤하며 수비를 조직하는 법을 키워야 한다. 축구에는 ‘좋은 골키퍼는 선방을 하고, 위대한 골키퍼는 경기를 승리로 이끈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위에 언급한 3명의 후보자들은 경기를 승리로 이끌만한 능력을 입증한 적이 없다. 반면 이운재는 지난 아시안컵에서도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플레이를 실제로 보여줬다. 대회 기간 내내 안정된 활약을 지속적으로 펼칠 수 있는 골키퍼는 그리 많지 않다. 이운재는 토너먼트에서 치른 6시간의 경기에서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았다. 이는 엄청난 성과가 틀림없다. 또한 이라크와의 승부차기에서 한국이 이겼더라면, 대한민국의 주장 이운재는 아시안컵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영광을 누릴 수도 있었다. 이운재는 이번 징계를 K리그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기 위한 동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새로 부임하게 될 감독이 이운재의 징계가 끝날 날을 기다릴 수 있도록 아주 좋은 기량을 유지해야만 한다. 개인적으로는 정신력이 강한 이운재가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물론 나보다는 차범근 감독이 이운재에 더 많이 알겠지만, 플레이오프 포항전에 그를 투입한 차 감독의 결정에는 동의를 할 수 없다. 대표팀에서 벌어진 일이 K리그와 연결되지 않는 것은 맞지만, 이운재는 경기가 시작하기 24시간 전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눈물을 흘려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었다. 나는 플레이오프라는 빅경기에 임하는 이운재의 정신 상태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운재가 미드필더였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미드필더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계속 뛰어다녀야 함으로 이것저것 생각할 시간이 없다. 그러나 골문 앞에 서 있으며 뭔가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있는 골키퍼는 다르다. 주변의 상황은 골키퍼의 집중력에 영향을 줄 확률이 높은 것이다. 어쨌든 이운재는 플레이오프에서도 괜찮은 플레이를 했다. 이제 남은 것은 다음 시즌에도 그와 같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여전히 이운재에게는 2010 월드컵 대표팀의 수문장이 될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운재의 많은 땀과 노력이 동반되었을 때만 가능한 이야기이다.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
첫댓글 확실히 듀어든씨 칼럼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거 같아요..ㅋㅋ
이운재를 대체할 자원은 많다고 생각하는데.. 경험이 없을 뿐이지..
타 골리역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만 경험에서 이운재를 따라갈만큼 능력을 향상시키는 선수가 없다는 말이겠죠. 이운재가 현재 기량을 유지하는 시점에서 이운재를 능가하는 골리가 나와야 대체가 가능할 겁니다. 이런 경향이라면 영국처럼 이운재의 효용이 바닥나서 어쩔 수 없이 능력이 떨어지는 골리를 기용하게될 가능성이 있는거죠.
다음 골리가 이운재만큼 경험과 능력을 키우는 동안 골키퍼 자리의 불안은 한국 대표팀의 큰 골치가 될 수 있습니다. 수비와 골키퍼. 기초가 부실해지는거죠.
글쎄요.. 프로 리그나 팀으로서 국제경험은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김용대도 그렇고 김영광도 그렇고.. 개인적인 차이일수도 있겠습니다만, 김용대나 김영광이 이운재보다 못한다고 생각되지도 않고 이운재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대회 나가면 골기퍼들은 이운재 빼곤 하나같이...허수아비가 되고 말았죠
김병지횽 무시하나요 그가 비록 나이가 많을지라도 네덜란드전에서 30개가 넘은 소나기슈팅속에서 단 5실점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