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칼럼] 인생에도 가을이 온다 - 이수만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온다. 아무리 무더워도 때가 되면 아침저녁 바람결이 달라지고, 어느 날 문득 나뭇잎 하나가 노랗게 물든다. 가을은 그렇게 소리 없이 찾아온다.
사계절 중 가을은 가장 풍요로운 계절이다. 봄에 꽃이 피고 여름에 잎이 무성해지면, 가을엔 그 열매를 거두고 겨울을 앞두고 잎을 내려놓는다. 아름다움과 쓸쓸함이 함께 있는 계절이다.
그렇다면 인생의 가을은 몇 살부터일까. 정확한 나이는 없다. 누군가는 50대에 가을을 맞고, 누군가는 70이 되어도 여전히 여름을 산다. 나이보다 중요한 건 마음의 계절인지도 모른다.
젊은 시절엔 무엇이든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앞만 보고 달린다. 돈을 벌고, 집을 마련하고, 자녀를 키우며 쉼 없이 뛴다. 그러다 자녀가 독립하고 직장에서 물러날 무렵, 비로소 걸음을 늦추고 지나온 길을 돌아보게 된다. 그때가 어쩌면 인생의 가을이다.
하지만 가을은 쇠퇴의 계절만은 아니다. 나무가 잎을 내려놓는 건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봄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젊을 때 움켜쥐었던 욕심과 체면을 조금씩 내려놓을 때, 비로소 삶의 본모습이 보인다.
주름이 생기고 흰머리가 늘며 병원 갈 일도 잦아진다. 곁을 지키던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깊이는 더해간다. 봄의 꽃이 화사해서 아름답다면, 가을의 단풍은 깊어서 아름답다. 젊음의 빛은 바래도 세월이 남긴 깊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가을이 오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비바람을 견뎌 왔다. 인생의 가을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더 많이 가지려 하기보다, 이미 가진 것에 감사할 때다. 인생의 가을은 끝을 알리는 계절이 아니라, 살아온 삶이 가장 깊어지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첫댓글 저는
시는 쓸줄은 모르지만
다행히도
더듬더듬 읽을줄 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르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