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대표적 중견 문인화가 석경(石鏡) 이원동씨 문인화전이 오는 10일부터 19일까지 우봉미술전시관에서 열린다. '문인화의 새 지평을 여는' 현대 문인화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회다.
아홉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이씨는 기존의 문인화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문인화작품을 출품한다. 정태수 한국서예사연구소장은 이번 전시회에 대해 "깊은 철학적 사유와 비구상 형식 등을 통해 문인화의 의경(意境)을 확대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작품 내용과 형식 등에서 한국문인화단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전시"라고 평했다.
이씨의 이번 전시 출품작은 내용과 형식 면에서 지금까지 작품들과는 크게 다른 변화를 보인다. 우선 면분할을 통해 한 화면 안에 같은 크기의 작은 조각 화면을 배치시키면서 새로운 조화를 시도하고 있다. 작품에 따라 작은 조각 화면이 하나의 작품이 될 수도 있고 전체가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되기도 한다. 작품을 거는 공간 여건에 따라 자유롭게 변화를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재료와 도구에서 변화를 보인다. 화면 바탕을옥돌가루 등으로 처리해놓고 그 위에 철필이나 연밥 줄기, 손가락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그림을 그렸다. 투박한 질감과 토속적 정서 등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화면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작품 속에 화제가 등장하지 않는다. 문인화라면 세련된 화제글씨로 격조를 논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번 작품들에서는 화제를 없앰으로써 감상자의 감흥을 화제로 가두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면분할을 통한 색다른 여백처리를 보여주고 있다. 바탕 색깔이 전체적으로 같거나 다른 조각 화면들이 대비되면서 기존 작품들과는 다른 여백미를 선사하고 있다.
작품 소재는 도자기, 나무, 새, 산, 수행자 등 다양하다. 일상적이고 소박한 소재로 삶과 자연을 표현하고 있다.
이씨는 "문인화도 작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요즘 주거생활 공간에도 잘 어울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변화를 시도했다"며 "서예는 물론 한국화, 비구상 그림 등 그동안 공부하고 경험해온 예술적 표현방법을 활용해 현대적 문인화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011-810-7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