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성모님의달 첫 날을 목3동 성당 전교우가 성지순례를 떠났습니다. 본당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천 여명의 교우가 탄 28대의 관광버스는 거룩할 성 자와 거할 거자를 써서 태조 왕건이 지었다는 천안 성거산, 해발 579미터 차령산맥 줄기에 위치한 성지로 출발했습니다. 걱정과 근심 속에 지났던 전날의 쏟아 붓던 빗줄기와 천둥과 번개의 메아리는 먼 하늘 속으로 사라지고 전국적으로 심한 황사도 성지를 향한 발길을 끊지는 못하였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지역별로 야외 층층 나무계단에 앉아 미사를 드렸습니다. 황흥복 요셉 주임신부님께서는 비바람과 천둥번개가 쳐서 무척 걱정하였으나 우리에겐 믿음이 있기에 성지의 순교자 분들이 우리 목3동 교우의 발걸음을 아시고 하느님께 전구하여 주시고 기도 해 주셔서 좋은 날씨를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하셨습니다. 황사가 심해서 피할 수도 있었으나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지 전담 신부님 정지풍 아킬레오 신부님은 강론 말씀에서 성거산에 형성된 소학골, 서덜골 교우촌은 박해를 피해 형성된 교우촌이며 현대 교회의 못자리이며 뿌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앙의 선조들의 발자취를 느끼는 곳, 성지는 미래 지향적이 아닌 과거 지향적이라고 하시며, 무명 순교자는 이름은 있으나 공적으로 공경하고 섬기기 위해서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명 순교자라고 한다 하셨습니다. 미사가 끝난 후 각 지역별로 맛있는 도시락을 나누어 먹고 식사를 끝낸 후 구역장님을 비롯한 봉사자님께서 분리수거까지 뒷마무리를 하셨습니다. 하늘을 가리고 있던 구름이 조금씩 벗겨지고 아직은 여린 잎 가지 사이로 비춰주는 아름다운 햇살 아래에서 지역별로 나누어 제 1 줄무덤, 제 2줄무덤, 순교자의 길을 질서 정연하게 걸으며 줄지어 기도하는 행렬이 마치 아름답게 수놓인 오색 물결 같았습니다. 천 여명의 교우들의 기도소리 발소리가 순교성지 성거산을 깨우고 길녘에 피어있는 야생화 꽃잎마다 순교자의 숨결이 피어나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선조들이 박해 속에서도 꿋꿋하게 교우촌을 형성하여 하느님을 향한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기에 오늘 날 우리들의 신앙생활의 빛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앙의 선조들의 아픔을 우리가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 곳에서 함께 숨 쉬고 기도하면서 그분들을 위해 묵상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