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많은데 하기는 싫고, 몸은 지치고, 마음은 텅텅 비고, 음.... 별로 좋지 않은 조
건이다. 영어는 슬슬 이력이 붙어서 그런지 이제 제법 하는 편이다. 물론 아직 멀었지만 그
래도 의사 소통하는데 별로 문제는 없다. 그래서 그런지 이젠 좀 자신이 있어서, 씰데없이
이사람저사람 찝적대보기도 한다. 하하. 원래 성격이 그래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이사람들 참 친절하다. 그냥 심심해서 물어보면 뭘 그렇게 꼼꼼히도 가르쳐 주는지, 귀찮아
서 듣다말고 그냥 알았다고 고맙다고 말하고 얼른 피해버린다. 참나.. 나두 좀 못된 구석이
있기는 있는 놈이지. 그런얘기 다 하자면 이글 장편소설 되니깐 그냥 여기서 그만두고 다음
얘기로 넘어가자. 그렇게 좀 답답하고, 뭔가 하고싶은 얘기를 마음에 계속 쌓아두고 정리하
지 못하고 있을 무렵 참 좋은 일이 나에게 생겼다. 그렇다고 뭐 여자친구가 생겼다느니 하
는 그런 빅 이슈는 아니고, 그냥 다니던 교회 사람들하고 친해지게 되었다는 정도다. 근데
의외로 사람들 참 좋다. 처음엔 녀석들 왜인지는 모르지만 나에게 담을 쌓고, 뭔가 어두운
얼굴이고, 더 자세히 말하자면 우린 그냥 교회에서는 만나지만 결국은 남남인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성훈네(미래 교회의 도사가 될 우리의 유능한 75년생)집에 다녀온 이후로 많이들 친
해졌다. 특히 그날은 거의 나의 날이었다고 생각된다. 재훈이 녀석이 게임중에 지들 팀이름
을 내 이름으로 지어서리 뭐 거의 돈 안들이고 이름광고하나 톡톡히 했다. 울교회 청년부중
에 날 모르는 사람은 간첩이 되어버렸다. 믿지도 않는데 이렇게까지 되었으니, 이젠 믿지 않
는다는 핑계로 교회 안 나갈 수도 없어져 버렸다. 다행이 교회 가는 것이 싫지는 않다. 일요
일마다 점심 해결되지, 금요일엔 저녁을 해결하지(Focus에서). 게다가 이런저런 얘기할 상대
도 만날 수 있지. 다행이 75년생이 많은 편이다. 영진이를 비롯해서 성훈이, 진욱이 그리
고 희주 그리고 나까지 모두 다섯명인가. 이런 경수를 뺐군... 녀석 나중에 욕하면 안되니깐
경수까지 여섯이군. 다들 좋은 녀석들이다. 물론 처음엔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리 영진이
는 별루 얼굴을 않보이는데다 키가 커서 키작은 나로서는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은 친구였
고, 성훈이는 내가 말을 놓았으면 한다고 하니깐 그게 편하면 그러자고 해놓고 끝까지 말을
올려서 한다. 물론 그러면 내가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지. 한번 그러기로 한 것은 하는 것
이지. 내가 니가 존칭 쓴다고 말 올려줄 것 같냐? 천만의 말씀. 내가 계속 반말하니까 나중
에 나한테 물어보더라.
" 저기요. 우리 말 놓기로 했어요?"
그래서, 우리 머리 나빠 까먹은 성훈이를 위해서 크게 대답해줬다.
" 당근이지. 두 주전 일요일이었지, 아마. "
하하. 녀석 황당해 하는 표정이다. 그 표정 아는 사람은 다 안다. 함 웃어주자. 푸하하하..
그리고 우리 경수... 웃음부터 나온다. 지난 학교에서 우리반 큰 윤정이가 맨날 학교오면 오
늘은 그 복싱선수가 뭐를 했다는 말부터 시작했다. 그 사람이 누군가 했더니 우리 잘생긴
경수였더라는 말이지. 짜식이 겉모습만 보고 그렇게 생각했나보다. 녀석 잘 보면 괜찮은 녀
석인데... 뭐 할수없지뭐 그녀석 마음이니깐... 그리고 마지막으로 희주... 참나.. 국제대회 숏
트랙에서 여러번 우승한 사람한테 내가 처음 재훈으로부터 소개받은 날 이렇게 말했다.
" 전공이 어떻게 되세요. "
" ... ... "
' 이 사람이 왜 말을 인하지 내말을 지금 씹는건가.? '
재치있는 재훈 얼른 만회시켜주려 한마디한다.
" 형 재미없어. "
머리 않돌아가는 병열이 이렇게 말했다.
" 나 진짜로 궁금해서 그러는거야~ ."
하하 돌아가는 상황이 어떻게 되었겠는지 머리 나뿐 사람은 빼고 알겠지. 나중에 알고나서
얼마나 미안하던지. 그리고 한 두주동안 말도 못 걸었다. 뭐 그 동안 희주도 나하고 별로 말
하고 싶지 안은 것처럼 보였었다. 물론 지금은 참 좋은 친구가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