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치인가?
평소 관심 있게 지켜보던 기자가 정치를 하러 방송을 떠난단다.
난 기자의 정치 참여에 대한 기사를 보고 “왜 그럴까?”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정치학을 전공한 내가 그 세계가 어떤 세계인지 알기 때문에 염려는 더욱 크다. 소위 386세대가 세상을 바꾸고자 정치에 뛰어들었다가 자신의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잘못된 정치시스템에 파묻혀 고전하고 있음을 볼 때 박선규라고 하는 사람도 혹 동일한 케이스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앞섰다. 젊은 사람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그 능력은 제대로 된 정치시스템 하에서만 발휘될 수 있다. 우리나라 정치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제대로 된 정치시스템이 없기 때문이고 철학과 소신이 통하지 않는 정치현실 때문이다. 이러한 정치현실에서 평소 눈여겨 보아온 기자가 정치에 입문한다고 하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왕 정치에 뛰어들겠다고 결심한 이상 훌륭한 정치 지도자로 다시 태어나길 빌어본다.
박선규, 그는 어떤 인물인가?
네이버에 인물검색을 해 보니 뜬다. 별 내용은 없고 KBS 기자라는 내용만 있다.
그렇다. 그는 기자다. 학교생활 이외에는 기자만 해 왔다. 교육학을 전공한 그가 언론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방송에 입문한 것이다. 그는 방송보다는 교육자가 더 적성에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관이 분명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이들에게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인데 그의 책 『선생님, 당신이 희망입니다』에서도 이러한 사실은 여실히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정치인보다는 교육자가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나의 생각에도 불구하고 그는 보다 넓은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교육도 결국 정치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음에 제대로 된 교육은 제대로 된 교육정책에서 비롯된다고..... 정치가 바로서야 교육도 바로 설 수 있다고.....그래서 그는 세상이 말하는 뻘구덩이에 자신을 빠뜨리고 세상과 소통하며 웃음과 울음을 함께 하겠노라고, 조금씩 나아져 가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그래서 그는 꿈꾼다.
스스로를 학창시절의 ‘선생님이 만들어 낸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박선규 전KBS기자,
그는 지금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하나는 ‘선생님이 만들어 낸 작품’이 실망스런 것이 안 되게 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선생님이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또 꿈꾼다.
어지럽게 가난했던 시절, 길을 밝혀주는 등대 하나로 어둠의 바다를 건너 밝음의 세상을 얻을 수 있었던 그가 이제 자신이 등대가 되어 길을 잃고 어둠속을 헤매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무사히 밝음의 세상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게 되기를.....
나는 바란다.
없음을 업신여기지 않고 많음을 가볍게 보지 않는 그런 친근하고 큰 정치인이 되기를.....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이 지극히도 평범한 세상의 이치를 정치인은 되새겨야 할 것이다. 큰 정치인일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고 천박한 정치문화, 권력투쟁의 장으로서 정치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섬김과 나눔의 깊은 철학을 바탕으로 정치를 해 나가야 한다.
정말 이 땅에서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