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통학 이야기

[조용만(염직)]

사상역 1980년

범일역 1970년대

중,고등시절 나는 사상역에서 범일역까지 열차통학을 자주 했었다.

주례나 뽀뿌라마치(감전동)에서 개성중앞이나 태화극장앞까지 버스타고 통학 할때도 있었고 

아버지께서 철도공무원이었던 관계로 1년 패스권을 철도청에서 공짜로 발행해 주었다.

1년패스권은 지금 신분증처럼 코팅은 안되어 있었지만 사진도 붙어있고 인적사항 사용

기간도 적혀있었다. 그리고  매년2월말에 재발급해준다. 그래서 경남공고 다닐때까지

6년동안을 해마다 발급받아서 통근열차는 항상 공짜로 타고 다녔다.

중학입학 당시 입석 버스비는 학생2원,어른3원 전차비는 2원50전 이었던가 그래서 집에서 5원을

항상 받아나왔고 기차패스권은 예비로 가져다녔다.

그렇지만 버스비는 만화방,군것질등 다른 용도로 쓰거나 아침에 늦잠자서 통근열차를

놓쳤을때 버스타고 학교수업을 일찍 마쳤을때는 차비 다 까먹고 걸어서(2시간 걸림)도 집에 갔었다.

퇴근열차는 오후 6시에 출발하니까 그때까지 기다리기 싫을때는 버스를 타기도했다 

그 당시 열차는 석탄으로 증기데워 달리는 증기기관차. 기적소리도 괙~~ ~ 기차화통

소리라 했었지. 요즘 열차는 빠앙~~~ 하든가 ?

가야선 경부선 갈라지는 지점 (개금 주변)

통근열차를 타다보며는 객차칸에 타야하는데 재미로 지붕이 없고 밑판만 있는 화물열차를

타고 갈때가 있는데 사상역에서 출발하여 지금의 개금초교 좀 못가서 쯤 오면 일반 경부선

열차는 바로 부산진역, 부산역으로 가는데 통근열차는 왼편으로 빠져 가야선 터널을 지나

가야역(가야조차장)을 통과하여 개성중학교 뒷편으로 해서 범일역,부산진역으로 가는데

터널을 지날때 증기기관차 연기 때문에 코가 까맣게 그을려 있기도 했었다.

범일역 갈려면 개성중 옆편 광무국민학교 앞으로 해서 철도 공작창가는길을 따라 범일역으로

주로 다녔는데 공작창 정문 앞쪽 다리부근에서 서경철공소를 운영하던 중2때 같은 반이던 홍철수

(경공 기계과 진학)집에서 놀다 가기도 하고 또 광무국민학교앞에 만화빵이 두어군데 있어서 거기

들러 만화도 보고 놀다가 범일역으로 가기도 했는데, 좀 노는 아이들은 공부시간에도  학교에서

언덕을 내려와 철조망 개구멍을 통과하여  만화도 보고 담배도 피우고 군것질도하고 노는 장소가

거기 만화빵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 범일역 주변에서 사먹던 쫄깃쫄깃하고 달짝한 고무과자도 자꾸

생각이 나네...

중3때 어느날 이던가 나도 수업시간 빼먹고 거기 만화빵에 들렀는데  키도 크고 별난친구들 몇명이

먼저와 놀고 있으면서 내 보고도 담배한대 주면서 피워 보라네 뻐끔 담배로 피우고 뱉으니까

"야 임마 담배연기를 빨아서 마셔야지" 하면서 시범을 보여줘서 시키는데로 해봤드니 어지러워서

천정이 뱅뱅글돌고 기침도 하고 했드니 우습다고 모두들 야단이드만.. 그 뒤로 식급을 하고 담배

안피웠는데 고3때 부터 담배 피우기 시작했다.

개성중학교 뒷편 철길을 따라 범일역까지 걸어갈때도 있었는데 부산진초교 주변쯤 가다가 보면 철길

바로 옆에 이달명(경공 염직과 진학)이 집이 있어서 달명이가 보이면 손 흔들고 가곤 했었는데...

근데 달명이는 무어도 그리 급한지 한참전에 먼저갔다,  먼저 가버린 달명이의 명복을 빈다...

중2땐가 3땐가 확실히 기억은 안나는데 학교에서 늦게까지 도서실에서 "셜록홈즈"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코난도일"작 탐정소설보다가 보니 범일역까지 걸어가기 싫어서 개성중 뒷편 철길에서 범일역

에서 천천히 달려오는 기차에 올라타기로 마음먹고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는데 그 날따라 열차가

좀 늦게 온다. 범일역에서 개성중 뒷편까지는 약간 가파른 고갯길이라서 기차가 헉헉그리고 괙~

그리면서 천천히 달려온다. 열차와 같이 뛰어 달리다가 승강구 난간 철봉을 두손으로 잡고 재빠르게

올라탔다. 멋지게 재꼈다.(달리는 기차에 올라타거나 뛰어내리는 짓을 재낀다는 용어를 썼다)

올라타서 보니까 분위기가 심상찮다. 어른들이 나를 잡고 너 죽을라고 환장했나며 잡아먹을듯이 한다.

고등학교 형님들이 말려서 자기들 자리로 데리고가서 중간에 앉혀주는 바람에 모면했는데..

조금있으니까 저쪽자리에 있던 나이든 어른이 다가오더니 니 "누구 아들이제" 하면서 아버님 함자를

들먹이는데 아버님 친구분인 모양이다. 너거 아버지도 다른 칸에 타고있다 하시면서 너거 아버지한테

안 이를태니 다음부터는 절대 그런짓 하지말라고 꾸중하시면서 철도청 부산공작창에 근무하는 아버지

친구분이시라네 나는 그 분 얼굴이 아리송한데 공작창 체육대회 놀러갔을때 아버지께서 우리 아들

개성중 다닌다고 자랑하셨던 모양이다.

다른때도 한번씩 학교뒤에서 재낀적이 있는데 그때는 어른들이 별말 안했는데 이상하다 했더니 그날

범일역에서 열차출발할때 중앙중학생 1명이 기차출발할때 올라타다가 떨어져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있었다네 그래서 열차가 잠시 멈춰서고 야단 났다네 그것도 모르고 올라탔으니 그렇게 당할 수 밖에...    

사상역에 내려서 보니 아버지도 다른칸에서 내려서 오시네 아버지께 인사하고 집으로 같이 걸어 가는데

아버지께서 "오늘 사고난거 알제 니는 절대 열차난간이나 곱베사이에서 장난치지 말고 재끼지도 마래이"

하고 말씀하신다. 시치미 뚝때고 "예 알았심더" 하고 대답하면서도 가슴이 쪼렸다. 

다음날은 어제일도 있고 꺼림직해서 학교 마치고 버스타고 바로 집으로 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버지

께서 퇴근해 오시는데 얼굴표정이 이상하시다  아버지친구께서 이른 모양이다. 나를 꽉잡고 몽둥이를

드시더니 "니 이너무 자슥 죽을라고 환장했나" 하시면서 방으로 끌고가신다 문열고 들어오시더니 나를

방안에 밀쳐놓고 방문앞에 딱 버티고 서셔서 몽둥이를 후려치실 려는데 순간적으로 안되겠다 싶어 후다닥

아버지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와 미닫이 문을 박차고 도망나왔다. 방에서 도망나오면서 보니 아래채 지붕에

사다리가 걸쳐져 있길래 급한데로 사다리타고 아래채 초가지붕으로 올라갔다. 

아버지께서 따라 나오셔서 "이너무 자슥 니 안내리오나 니 죽을래" 하시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오시려는데

할수없이 못 올라오시게 사다리를 지붕에서 밀치니까 못 올라오시고 약이 오르셔서 내려오라고 고함만 팍팍

지르신다. 그러다가 억지로 지붕에 올라 오셨는데 그러면 나는 웃채 지붕으로 또 뛰어건너 도망갔다.

나는 그당시 키가 1미터 40센치정도로 키도 작고 몸무게도 별로 안나가니까 초가지붕을 타고 다녀도

괜찮은데 아버지는 올라오시니까 무거워 푹 빠질려하다보니 웃채로 따라오지도 못하시고 고함만 팍팍

지르시다가 사다리타고 도로 내려 가신다. 그렇게 약 올라하시며 내려오라고 고함만 지르시는데 어머니

께서 동네 부끄럽다고 그만 들어가서 저녁 자시라고 자꾸 말리시니까  못 이기는 척하고 방으로 들어

가시고 나서 동생이 마당에 나오길래 아버지 뭐하시냐고 물어보니 식사 하신단다. 그 길로 나는 지붕에서

뛰어내려와 학장 본동에 사는 친구집으로 도망가 자고나서 아침에 아버지 출근하시고나면 집에 들어가

가방챙겨 학교에 가고 이틀인가 그러다가 보니 어머니께서 아버지 화 좀 풀리고 가출한거 아닌가 하고

걱정하고 계시니까 잘못했다고 빌라고 하셔서 저녁에 아버지 퇴근해 오시길래 무릅꿇고 잘못했다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비니까 "다음부터는 절대 그러지 마래이 공부도 열심히하고" 하시면서 용서해 주셨다. 

엄하셨지만 자식들 위해 온갖 희생 다하시고 자식효도도 못 받으시고 일찍 돌아가신 아버님과 자상하셨던

어머님이 보고싶다.  아버지, 어머니 그때 애먹인거 죄송합니더.. 용서해 주이소...      

[김인룡(염직)]

그래 열차 통학을 하다보면 참 에피소드도 많지.
나도 개성중학교 옆에서 차가 힘이 없어 도로 내려가는것도 보았네..
곧 디젤로 바뀌는 바람에 뒤에는 그런적이 없었지만
범일역에 정차하기위해서는 가야로 가야하지..
추억의 범일역... 저 주번을 맴돌며 참 추억도 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