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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가수 윤상모(48·본명 곽상모)의 데뷔앨범 ‘윤상모 1st’가 인터넷 중년방에서 잔잔한 파문을 몰고오고 있다. 자비 2천만원을 들여 만든 데뷔앨범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동년배의 가슴 속에 감동을 ‘다운로드’시키고 있다.
윤상모란 이름은 앨범발매 전 작곡했던 곡들을 파일로 만들어 인터넷 음악방송에 내보내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중 ‘워메 죽갔네’ ‘아버지’ ‘연안부두’ 등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노래가 되었다.
이들 노래에 7080세대가 감동받는 것은 윤상모가 가슴으로 쓰고 뜨거움으로 곡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가 좋아하는 ‘아버지’가 많은 사람들한테 반응이 좋아요… 제 친구는 ‘연안부두’가 좋다네요. 많은 사람들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좋은 음악을 많이 들려주세요”(네이버 아이디 ‘gksdlf4055’)라는 등 격려의 글을 남기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다.
윤상모는 젊은 시절의 영화를 노래하지 않는다. 지난 83년 야간대학을 다니면서 경험한 대학가요제(본선 출전곡 ‘어부사시사’)의 추억이 노래에 대한 열망을 응어리로 남겼지만 이후 23년의 삶은 노래와 동반하지 못한 생활인의 모습이었다. 사업에 실패해 절망에 빠지기도 하면서 버텨온 삶이라 오늘의 안락에 안주하지 않겠다며 시간을 쪼개 앨범을 만들었다.
“앨범을 낸 것이 추억만들기는 아닙니다. 이왕 시작한 일이니 시간나는 대로 열심히 하려고요. 전국 방방곡곡에 산재해있는 팬들과의 교류에 가슴이 뜁니다. 지방의 한 팬은 제 노래를 색소폰 연주로 만들어 저에게 보내주기도 하더라고요.”
첫 앨범이 나온 지 한달도 안됐는 데 다시 앨범을 찍어야할 판이다. 2천여장의 초도 물량이 거의 소진됐기 때문이다. 메일로 주문하고 우편으로 부쳐주는 ‘원시적인 마케팅’이지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윤상모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아버지’다. 겉으론 강하지만, 속으론 외로웠던 우리네 아버지 이야기를 노래했다. ‘애가’는 장기기증을 한 친구의 실화를 노래로 옮겼다. 한마디로 그의 데뷔앨범에 실린 6곡의 노래엔 사람 냄새가 가득하다. 그 냄새가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향기인 셈이다.
〈강석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