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머리에
감투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이전, 벼슬하던 사람이 머리에 쓰던 것. 탕건과 비슷하되 턱이 없음. 벼슬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등으로 나와 있다. 옛날 조선 시대에는 사회적인 출세가 정부의 관아에서 관직을 맡아보던 일(그러니까 벼슬이다) 밖에 없어서 감투라면은 벼슬살이를 가르키는 말이 되었다.
그러나 현대에는 출세의 종류가 아주 다양해 졌기 때문에 감투의 의미도 상당히 변질이 되어 있다. 즉 정부의 벼슬을 맡는 것은 물론 감투를 썼다고 하지만 그 외에 어떤 단체의 중요한 직잭을 맡는 것도 감투를 쓴 것으로 통용이 되고 있다.
인간은 여러 가지 욕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권세욕, 재물욕, 출세욕, 성욕등 그 욕망도 아주 다양한데 이 중에 가장 버리기 어려운 욕망이 바로 명예욕이라고 한다. 성직에 종사하는 분들도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명예욕과는 무관할 것 같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옛날 스님들도 국사가 되면 대단한 영광으로 알았던 것 같으며 지금의 신부님들도 교황이나 추기경등 중요 책임자가 되는 것을 커다란 영광으로 여기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 수석계는 그 구성이 단위수석회부터 시작해서 시(구)연합회, 광역시, 도 연합회 그리고 전국총연합회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그 단체별로 많은 감투가 있으며 이 감투를 쓰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위에서 이야기 한 대로 버리기 어려운 것이 명예욕이므로 이런 사람들을 뭐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과연 필요한 자리이고 과연 그 자리에 앉을 사람이 차지하고 있는지는 냉정히 살펴 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수석계는 두 개의 단체로 양분화 되어 있는데 그렇게 양분화 된 원인이 감투 때문이었다면 좀 지나친 표현일까? 물론 근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곧 양단체가 하나로 통합된다니 다행이기는 하다.
이러한 현실 인식하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나름대로 짚어 보고자 한다.
2. 수석계 감투의 문제점
가. 지나친 옥상옥(屋上屋)과 많은 임원
첫 번째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옥상옥의 감투를 재고하자는 것이다. 단위수석회나 연합회를 막론하고 높은 사람 위에 또 높은 사람이 자꾸 양산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회에서 제일 높은 분은 당연히 회장인데 그 외에 자문위원과 고문이 있고 이사를 둔 법인의 경우 이사장도 있으므로 누가 제일 어른인지 헷갈리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와도 통하는 점이 있는 것 같다. 정치권 정당에도 이러한 점이 보이는데 예를 들면 최고위원이 여러 명인 경우가 그것이다. 最高는 글자 그대로 가장 높은 것이므로 단 한 사람만이 최고위원이어야 맞을 것이다. 비슷한 것으로 흔히 볼 수 있는 택시 모범운전자도 영어로 '베스트 드라이버'로 부르는 것을 보았는데 '베스트 드리아버'는 오직 한 명에게만 주어지는 칭호여야 맞을 것이다. 이러한 예는 연기상을 줄 때에나 초등학교 웅변대회등 어떤 상을 줄 때에도 보이는데 우수상, 최우수상 혹은 금상, 은상을을 수상하고도 또 대상이라고 더 높은 상을 주는 것을 보면 실소를 하게 된다.
위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지만 회의 임원들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법인의 경우 이사가 있고 이사장과 부이사장이 있으며 회장, 부회장(복수의 경우도 많다), 총무, 감사등이 일반적이며 그 외에 홍보부장이나 재무부장, 탐석부장등의 직함이 있는 것도 보았는데 이렇게 되면 평회원보다 임원들이 많게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신중히 고려할 문제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문제는 회장 역임자들의 대우일 것이다. 회장하던 사람을 그냥 평회원으로 두기가 뭣해서 자문위원이라는 직함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세월이 흘러서 회장을 거친 분들이 많아질 경우를 생각해서 신중히 하여야 할 일일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일을 맡아서 하던 사람이 그 일을 그만 두었으면 다시 평회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을 것으로 본다.
어찌 되었든 임원은 명예직이기도 하겠지만 일하는 자리이므로 그냥 대우하기 위하여 붙여주기 위한 자리여서는 곤란하며 일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이면 될 것이다.
나. 과장된 직책명
전시회나 수석회의임원 이름을 보면 국장이나 부장 또는 위원등의 이름이 보인다. 예를 들면 사무국장이나 전시국장 탐석부장등을 들 수 있는데 이 또한 겉치레 허장성세로 보여서 입맛이 씁스레하다. 공직사회나 일반회사의 직잭명을 적당히 빌어다가 쓰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치에 맞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공직사회의 국장은 중앙부처의 경우 계장(혹은 팀장) 과장을 거쳐서 국장이 되는 것으로 급수로는 1급에 해당하는 아주 높은 자리인 것이다. 일반 회사의 부장 또한 결코 쉬운 자리는 아닐 것이다. 대리,계장, 과장, 차장을 거쳐야 오를 수 있는 이사 바로 아래의 높은 자리인 것이다. 위원 또한 아무렇게나 붙이기 곤란한 이름인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국장이나 부장 또한 마찬가지이다. 전시회 조직에 국(局)이나 부(部)를 만들어야 줄 수 있는직책인데 하위 조직이 없는 상태에서 국이나 부를 만들면 뭔가 맞지 않는 이름인 것이므로 적당한 직책명을 만들어 붙여야 할 것이다. 참고로 석맥회에서는 팀이라는 이름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 즉 선별팀, 전시팀, 홍보팀하는 식인데 영어명이지만 그리 허장성세적인 이름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3. 어떤 사람이 감투를 써야 할까?
이 문제는 참으로 어려운 난제이다. 수석회등 조직을 운영하거나 수석전시회등 행사를 할 때에는 그에 따른 직책(그러니까 감투이다)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 감투는 그 자리에 앉아서 가장 일을 잘 할 사람이 맞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현실은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순수한 취미생활이 수석취미이므로 조직 운영이나 행사를 할 때에는 경비가 들어가기 마련인데 수익을 창출하는 모임이나 행사가 아니므로 재원염출에 고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비를 최소화하여야 하는 일이지만 그 동안의 전례도 있고 그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다보니 경비를 많이 부담하는 분을 대우를 하여야 마땅하므로 적당한 직함을 주게 되는 것이다.
이 자체는 현재 우리 수석계의 관례상 크게 잘못된 일은 아니라고 보여지는데 문제는 경비를 부담하는 수석인이 어느 정도의 연륜이 쌓이고 인품을 갖춘 훌륭한 분이면 좋을텐데 혹 그에 부족한 분이 있을 경우 뒷말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조직운영이나 행사비용을 최소화하여야 하며 일은 열정과 인품을 갖춘 분들이 맡아서 하는 그런 풍조가 뿌리내려야 할 것인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답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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