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지용호 작가에 대한 인상이 깊으셨던 것 같아요
2007년 인사아트센터에서 보았던 개인전 전시리뷰가 있어서 잠깐 올립니다
Wild Dog2, 폐타이어, 합성수지, 160×75×78cm, 2007
“뮤턴트의 모습은 자연의 거대한 순리에 따라 탄생한 적자생존으로서의 뮤턴트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반역이라는 인간의 파괴적 행위에 의해 곧 사라지고 멸망해 갈 슬픈 생명체의 모습에 다름 아닌 것이다.“
형식과 기법적인 면에서 볼 때, 내 작업은 전통적인 구상조각의 영역에 속한다.
나는 미켈란젤로와 로댕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로댕의 조각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작가노트 중에서
지용호는 흙, 대리석과 같은 전통적 조각재료 대신에 현대사회의 산물인 ‘폐타이어’로 작업한다.
그러나 형식과 기법 면에서 순수 전통조각의 맥락을 잇고 있는데, 실제로 해부학적 지식과 강도
높은 노동력을 바탕으로 하여
철이나 스티로폼으로 기본 뼈 대를 제작한 후 그 위에 실제 근육처럼 여러 종류의 폐타이어를
자르고 접착하는
전통적 소조 기법의 제작 방식이 이를 잘 보여준다.
작가는 먼저 자전거나 오토바이, 자동차에 사용되는 각 타이어의 질긴 정도나 두께 등의
특성을 파악한다.
딱딱한 타이어로 동물의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근육을 재현하기 위해서 각 타이어들의 특징을
감안한 후, 그것을 근육에 적합하도록 다루는 것이다. 또한 타이어를 자르고 붙이는 작업 과정은
강도 높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물리적인 어려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렇듯 매우 현실감
있는 동물의 근육들은 힘과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전통적인 조각의 제작방식 속에서 되살려진
것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반전통적 조각매체인 ‘타이어’로 탄생된 지용호의 뮤턴트는
전통과 현대 조각을 잇는 가교로서의 역할을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from http://korean.gana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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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호개인전
2007.12.19- 2008.1.1 /인사아트센터
지용호의 뮤탄트를 보았다. 뮤탄트란 뜻은....
mutant |
mu·tant〔
〕 【생물】 a.
변화한, 돌연변이의 ━ n. 돌연변이체, 변종;《속어》 괴상한[별난] 녀석 |
돌연변이, 변종이란 뜻의 뮤탄트를 보니 웬지 '나'랑 비슷하다란 생각을 해본다.
나도 생각해보면 정상인이 아닌듯 해서 말이다.
폐타이어를 가지고 조각을 한다니, 전시장을 들어서기 전에 내가 기대했던 건 조각의 모양보다도 '그 냄새'였었다.
남들은 작품을 이리저리 보면서 감상하는데 난 생뚱맞게도 조각품에 코를 대고 냄새가 나나 안나나 그러고 있었다.
궁금하잖은가 왜 하필 더러운 타이어로 만드는지, 예전에 만난 최규조 작가는 '똥'으로 작품을 만드는데 정말이지 하나도
냄새가 안 나서 신기했는데 작가들은 재료에 대해 특별한 처리들을 하고 있었다. 지용호의 작품에서도 내가 우려했던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그리고 폐타이어라고 하기엔 기스하나 없는 새 것처럼 보였다. (것도 처리를 한건지 좀 의심스러웠음)
냄새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무딘 내가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는 주유소에서 기름넣을때 나는 냄새다.
가장 좋을때는 주유끝나고 차가 다시 출발할때 나는 딱 그 때쯤이 가장 냄새가 좋다. 아 지금 생각해도 좋다.
사람들 나더러 다 취향 독특하다고 그런다. 후각이나 미각은 오래 기억이 된다고 한다.
스페인에서 노대통령이 이 작가의 작품을 보고 '폐타이어도 예술이 될 수 있다니'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하는데 나도 일종의
선입견을 가지고 그리했던것 같다. 예술의 재료라는것 꼭 비싼 대리석같은 것으로 해야 빛나는 것은 아니란 말이지.
폐타이어라는 소재가 독특하다.
산업시대에 가장 소모적이고 기동력있는 동력의 발이 되어주는 타이어는 문명의 대표적 부산물이나 그 재료는 고무라는 식물에서
나온다. 식물에서 나와 타이어로 태어나 매연에 오염에 노출되어 쓰여지다 버려져 산업폐기물이었던 페타이어가 뮤탄트라는
이름으로 변종의 의미지를 하고 작가에 의해 새생명을 부여받았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자연의 순환이다.
다른 조각들도 그렇지만 회화에 비해 동적이고 작업량 또한 많고 거칠고 힘들다. 소위 말하는 노가다 정신으로 덤벼야하지 않을까
그의 작품들은 그야말로 살아 있는 것 같다.
동물의 자세와 세세한 근육의 표현은 살아 숨쉬는 생물의 그것같다. 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나를 덮칠 것만 같은 두려움이 느껴진다.
작가는 또한 해부학적 지식이 풍부해 보인다.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타이어를 오리고 붙여서 살아있는 살을 부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가까이서 보면 어떤 군더더기도 없이 매우 깔끔하고 어떤 계산된 형상으로 딱 떨어진 느낌이 든다.
옷을 만들다보면 군데군데 실밥이나 허드레 실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의 작품은 마치 컴퓨터로 계산되어 설계되어진
로보트마냥 무척이나 정교하고 기계적이면서도 동시에 톡톡튀는 생동감이 느껴진다.
작품들은 아 이건 상어, 이건 들개 이런식으로 언듯 보이나 자세히 보면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희한한 모습들을 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들의 정체는 '뮤탄트' 돌연변이들이기 때문이다.
아담에게 신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잘 다스리고 살라했지 맘대로 파괴하고 부수며 죽이라고 하진 않았다.
사람들도 그렇고 별 희한한 변종들이 수없이 생겨나고 있다. 영화 '괴물'에서 나오는 에이리언 같은 것들은 크기가 작아 그렇지
지금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계속 생겨나고 있다.
지용호의 뮤탄트는 상당히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생각은 타인에게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생각을 갖게 한다. 그건 자기보호의 자세이고 방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내면은 무척이나 외롭고 연약하며 정상과 같이 어울리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마음이다. 간절하게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나
겉으로 그것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
자세히 이 넘들을 들여다보면 그 눈빛들이 처량하다. 슬픈 뮤탄트....
그들이라고 저런 모습으로 태어나고 싶지 않았을것이다. 삶이 고통이고 숨쉬는 것이 비극이라고 느끼는 삶을 애써 살아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남과 다른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뮤탄트의 모습에서 일말의 동질감을 느낀다.
너는 이러저러해서 남들과 다르다는 말들을 듣는다.
"너 참 특이하다. 이런 것도 못하면서 도지 니가 잘하는게 무어냐, 와서 한게 무에냐, 네가 그러고도....."
무차별 언어의 폭력들이 난무하고 서로에게 할퀴고 상처주는 말들을 포화처럼 퍼붓는다.
누군가의 영혼을 황폐화시키고 난잡하게 밟아 놓으면서도 인식하지 못한다.
작가의 뮤탄트는 내게 그랬던 것 같다.
내 모습을 비춰 주었던 것 같다.
난 돌연변이다.
첫댓글 저도 저 전시 저때쯤 봤던 기억이 나네요. 박하님이 돌연변이면, 난 잡종(하이브리드) 캐릭터로 함 나가볼까요?(사실 절 보신 몇분들은 무릎을 '탁'치시겠지만.ㅎ) 돌연변이라 할지라도 그들에겐 종종 인간이 갖지 못한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 거 같아요.. 뮤턴트 x에도 나오잖아요? 박하님이 갖고 있는 능력은 글재주외에....눈에서 레이져쏘기...쯤??? ㅎ
코난님 쌍커풀도 있잖아 난 없는데,눈에서 레이져? 어케 알았지?
역시나 부족한 지식을 보충해주시내요... 황소도좋았었는뎅.....이번에는 저위에 상어처럼 생긴게 맘에 드는데요... 폐타이어로 작업하려면 진짜 말그대로..열라 노가다 작업을 하실텐데..전혀 색다른 작품이 탄생을 하니...전 아~~~라는 말밖에 안나오내요..
저도 그때 인상깊게 봤던 전시회였는데 생생한 리뷰를 보니 다시끔 전시회장에 들어가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눈팅만 하고 나가는 제게 한마디 거들 기회도 주시고요... 게다가 보너스로 요즘 간신히 마친 단편소설 제목까지 결정하게 도와주셔서 감사! 감사!!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