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의 추억
임 성 욱
그리워진다.
영산강변
신설포 나루터 자리에
홀로 서서
카키색 바바리 주머니에
양 손, 쑥 집어넣고
마른 갈대들의
겨울노래소리 들으며
저 멀리 지나가는
완행열차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녀가 그리워진다.
어렸을 적
나룻배 타고
목포에 장보러 가신
엄마들 기다리며
빠끔살이 할 때
사금팔이 조각에 흙 가득 담아
안 먹으려 버티던 나에게
한사코 먹으라며 울어대던
그녀가 생각난다.
겹겹이 기워 입은
때 묻은 소매 자락에
언 손 호호 불며
반은 혀 내밀어 핥아 마시고
남은 콧물 쓱 문질러대던
그녀가 보고파진다.
이제는
사포다리, 명산대교 가설로
흔적마저 사라져 버린
옛 나룻터에
겨울바람만 쓍~쒹~ 지나가지만
도깨비 온가 고개 돌리라 해놓고
앙증맞게 돌아앉아서‘쉬’하던
그 자리를 보고 있노라면
그리움이 짙어진다.
오늘이 바로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기에
더욱 그러는가 보다.
몇 시간동안이나
기다리고 있어도
오지는 않고 있지만...
짧은 해가
영산강 건너편
산등성이 넘어갈 때
겨울바람은
갈대들의 발걸음 더욱 재촉한다.
그래도 따뜻하다.
그녀가‘쉬’한 자리에
아직도
그날의 온기 남아 있기에...
첫댓글 그래갖구 ... 만나셨남유? ^^*
물론 만난적이 없지요. 있을 턱이 없으니까요.
재미있는 추억,,,,, 남아있네요. 12월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잘 마무리 하시구요.~~ 참, 제게 낭송사진 있거든요. 모임때 드려야겠네요.
고마워요. 꼭 주세요. 23일날 협회에 나오실 줄 알았는데 안오셨데요. 서운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