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을 사랑한다. 또 그만큼 커피와 술을 좋아한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 없었고, 일이 힘들거나 실타래처럼 인간관계가 꼬여 머리가 아플 때면 시원한 맥주 한 잔, 사랑하는 사람들과 와인 한 잔으로 건배를 한다. 작은 생활 습관이 노화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잘 알지만, 소소한 행복을 깨고 싶지 않아 실천하지 않았다. 대신 화장품은 깐깐하게 선택했고 운동과 마사지로 노화와 트러블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커피와 술 냄새가 역겨워졌다. 아기를 가진 것이다. 어릴 때부터 결혼보다는 아기 욕심이 컸던 나는 임신 사실을 안 후 벅차 오르는 행복감을 느꼈다. 하지만 한편으론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커피와 술?인스턴트식품을 멀리한 건 태아나 나 자신을 위해선 다행이지만, 그만큼 내 몸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호르몬의 변화로 생기는 피부 건조증, 20년간 선블록으로 지켜온 기미, 운동으로 유지해온 46kg 몸매의 변화 등 한꺼번에 닥쳐올 임신 증후군을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했다.
Step1 출산 전, 뷰티 트러블과 부기 극복하기 역시 예상대로였다. 배가 불러올수록 얼굴은 달뜬 것처럼 변했고 여기저기 작은 뾰루지들이 올라왔다. 심한 입덧으로 40kg을 겨우 넘었고 수척해진 얼굴엔 팔자 주름이 선명했다. 임신 7개월이 넘어서자 친구들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방송에서 그렇게 뒤뚱거리며 팔자걸음을 심하게 걸으면 어떻게 해.’ 모니터링해보니 예전의 내 모습은 어딜 가고 푸석한 피부에 부은 다리… 영락없는 펭귄 임신부가 아닌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친하게 지내는 드림 클리닉 한미정 원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1 ‘수퍼블리 레스토라티브 보디 로션’. 유기농 아르간 오일이 함유되어 건강한 피부로 만든다. 키엘. 2 ‘시슬리아 래디언스 콘센트레이트’. 노화로 인해 발생한 피부 문제점을 케어한다. 시슬리. 3 ‘컨디셔닝 헤어 오일’. 일주일만 사용해도 윤기 있는 머릿결을 만들 수 있다. 오리진스. 4 ‘크렘 앙씨엔느’. 고농축 영양 성분을 피부 깊숙이 전달해 피부 재생력을 높인다. 프레쉬. 5 ‘화이트닝 소스 덤 데피니션’. 멜라닌 축적 원인을 해결하는 화이트닝 에센스. SK-II. 6 ‘콘센트레이트’. 피부에 생긴 트러블과 흉터를 없애주는 고농축 에센스. 라 메르.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변화로 피부 홍조와 트러블 그리고 다리가 붓는 증상이 생기지요. 최대한 건조하지 않게 물을 자주 마시세요. 사소해 보이지만 아주 중요한 습관입니다. 그다음 임신 전에 사용하던 스킨케어 제품과 세안법 등 피부 관리법을 바꿔보는 것이지요.” 결국, 임신 전과 같은 방법으로 피부를 관리한 것이 문제였다. 원래 부분적으로 건조한 복합성 피부인데, 임신 후 피부 겉뿐 아니라 속까지 건조가 심해지면서 민감성 피부로 바뀐 것. 한미정 원장의 조언에 따라 임신부를 위한 스킨케어 플랜을 체계적으로 짜기로 결정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스킨케어 제품의 대대적인 교체 작업. 클렌저와 보습제, 화이트닝과 선블록 등 네 가지 케어에 집중해 제품을 선별했다. 먼저 아침엔 물로만 세안하고, 저녁엔 로션 타입의 저자극 클렌저인 세타필Cetaphil만 사용했다. 자외선 차단제는 라로슈포제의 ‘안뗄리오스 스틱 프로텍션 시블로 50+’와 클라란스의 눈가 전용 선크림 ‘썬 링클 컨트롤 아이크림 SPF 30’을 사용했다. 밤에는 크리니크의 ‘더마 화이트 마이크로 모션 C 세럼’으로 기미가 올라오기 시작하는 부위에 꼼꼼하게 발랐다. 저녁이면 쉽게 지치는 피부를 위해 에스티 로더의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콘센트레이트’를, 이도 저도 귀찮은 날에는 에센스가 듬뿍 담긴 SK-II의 ‘사인즈 듀얼 트리트먼트 마스크’를 얹고 누워 있었다. 이렇게 관리하자 신기하게도 일주일 만에 피부가 한결 평온해지고 촉촉해진 것은 물론, 심하게 올라온 뾰루지와 피부 트러블도 사라졌다. 덕분에 출산 하루 전까지 밤낮으로 일했는데도 “얼굴에 필러를 넣은 것 아니야?”, “특별한 마사지를 받고 있지?”라는 등의 칭찬(?)까지 들었다. 하지만 얼굴만 관리하는 것이 전부일까? 임신 6개월까지 하이힐을 고집해온 나는 몸의 부기가 심해진 탓에 낮은 굽으로 바꿔야 했다. 오후만 되면 심하게 붓는 다리가 문제였다. 나 역시도 임신부의 교복(?)이라 불리는 원피스와 레깅스의 레이어드 룩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데, 밤이 되면 레깅스 자국이 남아 없어지지 않을 정도. 결국 부기를 완화해주는 풋 마사지를 받았고, 집에서는 튼 살 방지를 위해 클라란스의 ‘앙티-오 보디 트리트먼트 오일’로 마사지했다. 꾸준히 반복하니 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
Step2 출산 후, 8주 만에 예전 몸매 되찾기
의사에게 노산인 데다 첫 임신이라 제왕절개를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받아 불안했지만, 다행히 10시간 만에 자연분만으로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기를 품에 안았다. 정말 말 그대로 뼈를 깎는 고통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중요한 건 몸의 부기를 해결하는 일이었다(임신하고 10kg이나 몸무게가 늘었다). 특히 두부처럼 푸석해진 얼굴과 팔, 풍선처럼 부풀었다 쪼그라든 배가 문제였다. 회사를 오래 비울 수 없는 데다 진행 중이던 방송 프로그램과 아기를 갖고 집필하기 시작한 단행본 출간을 앞둔 터라 시간까지 없었다. 두 달 안에 원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보디 셰이핑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무조건 몸무게를 줄이기보다 부기를 빼고 몸매의 균형을 되찾는 일이 더 중요한 것을 알기에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했다. 첫 번째 선택은 모유수유. 가슴 모양과 크기 변형을 우려해 꺼리는 산모들이 많지만, 체중 감소에 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수유를 하니 조금씩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출산 후 또 다른 복병은 틀어진 골반을 교정하는 일. 골반을 제대로 교정하지 않으면 ‘네모난 엉덩이’가 되어 다시는 청바지를 입지 못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모유수유를 하면서 평소 쓰지 않는 근육을 사용해 생긴 어깨와 목의 근육통까지…. 나는 지인에게 소개받은 마사지 테라피스트에게 SOS를 쳤다. 침술과 스포츠 마사지, 지압, 카이로프락틱을 접목해 개인의 몸 상태에 맞게 마사지해주는데 특히 산모에게 인기가 많다(김남주, 오연수 등 스타들도 그녀의 손길을 거쳤다). 부기 제거를 위해 배 마사지와 발 마사지, 골반 교정을 위한 카이로프락틱을 집중적으로 하는 산모용 마사지를 받았다. 이렇게 매주 1회의 지압 마사지로 틀어진 몸매를 교정하고, 임신 전부터 꾸준히 해온 스트레칭으로 몸의 유연성을 회복했다. 두 달쯤 되었을까. 수유를 위해 하루 다섯 끼의 식사를 했는데도 오히려 몸무게는 3kg이나 줄었고 늘어난 배와 허릿살이 빠져 예전과 같은 몸매로 되돌아가는 것을 느꼈다. 이 모든 케어에 앞서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 번째, 해피 케어. 마사지할 때마다 아기와 대화를 끊임없이 하는 것. 두 번째, 임신 전후 ‘열심히 일’하는 것. 몸이 무겁고 힘들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출산도 힘들고, 출산 후 회복도 느리다. 내가 좋은 컨디션으로 일할 수 있었던 건 태린이가 배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느낄 것이란 믿음 때문이었다. 앞으로도 열심히 일할 생각이다. 태린이에게 ‘예쁜 엄마’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1 ‘핸드크림 올가닉 라벤더’. 라벤더 추출물과 에센셜 오일, 올리브와 호호바 오일이 함유되어 풍부한 영양을 공급하고 피부를 진정시킨다. 라 꽁빠니 드 프로방스. 2 ‘보디 트리트먼트 오일’. 100% 천연 식물 추출물 성분으로 구성된 끈적임 없는 오일이 튼 살 부위를 부드럽게 감싸 피부 표면을 매끄럽게 만든다. 클라란스. 3 ‘애프터 글로우 젤’. 피부 탄력을 강화하고, 셀룰라이트를 줄여 슬림한 보디라인으로 가꾼다. 임신 기간과 수유 기간 중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누들앤부. 4 ‘스트레치 마크 오일’. 튼 살에 바르는 기능성 제품. 임신 기간 동안 매일 바르면 피부 탄력이 높아져 출산 후 빠른 회복을 돕는다. 에바비바.
 1 ‘석세스 퓨처 세럼’. 앰버 보석 추출물이 고농축 함유되어 피부를 탄력 있게 만든다. 겔랑. 2 ‘페이스 가드 베일’. 스트레스 받은 피부를 탄력 있게 만드는 에센스. 겐조키. 3 ‘디올 프리스티지 화이트 컬렉션 브라이트닝 리바이탈라이징 로션’. 피부를 부드럽게 가꿔주고 부족한 수분을 공급한다. 디올. 4 ‘압솔뤼 프리미엄 Bx 어드밴스드 리플레니싱 보디 크림’. 악건성 피부, 탄력 없는 피부를 매끄럽고 탄탄하게 가꿔준다. 랑콤. 5 ‘블랑 엑스퍼트 뉴로화이트 X3 얼티미트 화이트닝 안티-다크서클 아이 트리트먼트’. 멜라닌의 산화를 막아 눈가 피부가 칙칙해지는 것을 방지한다. 랑콤./럭셔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