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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소설가 블로그에 맨날맨날 즐겨찾기 들어가서 구경만하는데
(제가 좀 스토커 기질이 있어설랑...^^;;)
오늘 참 마음에 드는 시 한 편 발견해서 삥쳐왔습니다
열심히 음미해서 읽은 것은 아니고 그냥 주욱 읽었는데 느낌이 좋았거든요
두고두고 한 열번쯤 읽을라고 이곳에 모셔왔지요
같이 즐깁시다!! ^^
(가만히 눈치를 보니 이제사 첫시집을 낸 초짜시인 같구만요...)

< 詩人 신동옥>
악공, Anarchist Guitar
신동옥
당신의 기차는 내 반지하 방에 묶여 있어요
창을 열면 낯선 구두가 이마를 꾹꾹 눌러요
하늘엔 새들이 오래도록 멈춰 서 있고요
여섯 가닥의 먹구름이 흘러가요 그 위로
한 줄기 번개가 소리없이 디스토션을 걸어요
고압선을 따라 당국의 메시지가 전송되는 아침
소리 분리 수거법이 강화됐다는 전갈이에요
주부들이 소음을 가득 채운 쓰레기 봉투를 던져요
기타줄은 소각됐고 당신의 기타는
기다란 손톱을 사랑하는 소리의 방주에요
레일을 잃은 기차에요
당신의 기타는 너무 오래 묶여 있어요
창을 닫으면 낯모를 신음이 벽을 두드려요
소녀들이 수화를 재잘거리며 지나가요
음반 가게에선 침묵을 구워 팔아요
아나키스트들은 복화술로 지령을 전달하고
사람들은 초음파로 대화하는데 익숙해져 가요
그 많던 기타줄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역사가는 백가쟁명의 선사라 우기고
정치가는 반국가적 복화술 책동이라 우겨요
사람들은 몰라요
기타는 달리고 기차는 울고
소리없이 뛰는 건 당신의 심장이에요
자궁 위로 초음파가 지나듯 해가 저물어요
빈 술독 틈에서 소리 없는 나날이 저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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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말씀은 블로그 주인인 소설가가 시와 시인에 대하여 한 말씀 하신것으로 사려되옵나이다)
다음 주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신동옥 시인의 첫 시집이 나온다. 그와 내가 같은 집에서 산 지도 5월이면 3년이 꽉 찬다. 나는 처음 1년 동안은 말을 건네지 않고 그를 관찰하기만 했다. 그것은 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열심히 공부하는 시인이었고, 공부하는 시인으로서는 매우 드물게 자주 미치는 시인이었다. 나는 그것이 썩 마음에 들었다. 술을 나누고 작품을 나누면서 그와 나는 친해졌다. 그의 시는 물과 음악의 흐름 같은 것이어서 묘사하기가 어렵다. 그 어디에도 정주하지 않는다. 흘러내리는 진흙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돼지의 내장 같기도 하다. 납처럼 무겁고 연기처럼 자유롭다. 동옥의 시는 꾸물거리고 소리치고 지워진다. 속삭이는가 하면 폭포처럼 한순간에 쏟아져 내린다. 그의 시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관점은 그가 견지하는 것처럼 제도로서의 생활을 의심하고 비틀어보는 것이다. 그의 시는 그런 생활의 반역에서 태어난다. 드물지만 그런 시들이 있다. 측백나무 울타리처럼 완고해 보이지만 그 안에 손을 넣어보면 의외로 따뜻한 시들. 울타리 너머에 존재하는 동경의 세계의 예각을 비춰주는 시들. 동옥의 시가 그렇다. 인용한 시는 울분과 역설, 그리고 거역할 수 없는 예술적 운명의 기미에 침잠해 앞으로도 300년 동안은 족히 식음을 전폐하고 시만을 쓸 것 같은 그의 첫 시집의 표제작이 된 작품이다. |
(칸나의 생각. 시인과 소설가가 같은 집에 산다면 어케 될까나.... 그것도 3년씩이나!! ) |
첫댓글 음......3년씩이나 ......빈 술독을 사이에 두고 恭과敬을 나누는...男男 또는 女男?...아니라면............................할 수 없군
에공, 머리깨나 아프셨겠습니당? 차근차근 설명을 드리자면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글쓴이 소설가는 남자, 역시 소설가인 아내(여자임다^^;;)과 같이 살고 있고요, 저기 잘난 시인은 아래층에서 단독세대로 홀로(아직 독신인 듯) 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디다. 두 가구가 아래 위층에서 살고 있는 것이지요. (저도 오랜 시간 염탐하여 알아낸 것이지요) 이제 의문이 좀 풀리셨을까요...? ^^
어떻게 살든 동거라는 것은 확실히 매력이 있어요...흠.
시를 읽다보니 오래전 언젠가 기타를 배운답시고 띵가띵가 다니다가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한달만에 관뒀던 생각이 가물가물 떠오르네요. 시도 시지만 그 아래 블로그 주인이 쓴 글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