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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포츠클라이밍 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익명회원 입니다
겨을이 되면 아침 저녁으론 더 추운데, 산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산에서 아늑한 잠자리를 원하는것은 아니지만 마냥 추위에 떠는것도 원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산과 들에서, 하얀 아침을 맞이하는 낭만을 누리고는 싶습니다.
입문자 입장에서, 산이라도 함꾸네 가 볼라치면 다른건 다 몰라도 침낭은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나 막상 구입을 할라하면 종류가 워낙 많아 어느정도가 적합한지, 어떤게 좋은지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전차로 섣부르나마 도움이 될까하여 몇자 적습니다.
이상한 용어들도 나오는데, 단일장비로는 가장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니만큼 꼭 필요한 지식이라 생각되어 줏어 담았습니다. ^^
더불어 동계비박의 경우 침낭보다 매트의 선택이 더 중요 하다는걸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침낭은 발열체가 아님으로 체온을 잘 유지하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동계 침낭이라 함은 어느 정도의 기온까지 견뎌야 하는 것 일까요?
그럼 -20도까지 견디면 될까요?
체감온도라는 것이 있어서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체감온도란 기온, 습도, 바람, 햇볕 등의 주변 환경요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겨울철 체감온도는 바람냉각지수(windchill index)라 하여 풍속이 1m/s 증가함에 따라 약 1~2℃ 낮아집니다.
영하 10도에 바람이 시속 10Km와 30Km로 불면 체감온도는 각각 영하 15도, 20도가 되고, 비나 눈이 내려 습도가 높아지면 체감온도는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요?
따라서, 보온재가 아주 많이 충전되어 아주 두꺼운 침낭일수록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매우 무거움을 감수 해야만 하는데, 1950년대에 우리나라 산악인들은 20Kg짜리 목화솜 침낭을 사용하였다 합니다.
어떻게 무게를 줄일 수 있을까요?
바로, 좋은 거위털을 사용하는 것이 해답 입니다.
거위털은 깃털(feather,羽)과 솜털(down,毛)로 이루어져 우모라 하는데, 솜털은 가슴과 날개 밑에서 채취합니다.
거위 개체의 성숙도가 높을수록 솜털의 크기가 크고, 소위 FP(Fill Power, 복원력)라는것이 높아, 작은 양으로 공기의 함유량을 높일 수 있습니다.
Goose, Mother goose, Grandparents goose로 키워나가는데 필요한 사료값등 사육비용은 기하급수로 늘어나기 때문에 값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믿을만한 브랜드의 광고에서 말하는 성숙한 거위란 mother goose이상을 말합니다.
좋은 우모를 사용한 침낭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IDFB에서 인증한 제품의 표시를 보고 본인의 목적에 맞는것을 선택하면 좋습니다.
(주1, IDFB : FP와 성분비, EN13537에 의거한 내한온도 등을 측정하고 인증해주는 단체, 국내에는 아직 IDFB의 인증을 받은 침낭은 없음)
(주2, EN13537 : 유럽섬유시험기준 - 침낭의 내한온도 측정기준 포함)
(주3, FP는 유럽과 미국의 기준이 달라 유럽 800FP면 미국850FP와 비슷합니다)
[EN13537 침낭 내한온도 표시]
- Upper Limit(상한온도) 표준체형의 남성이 후드와 지퍼를 열고 팔을 침낭밖으로 내놓은 상태에서 많은 땀을 흘리지 않고 잘 수 있는 온도.
- Comfort(쾌적숙면온도) 표준체형의 여성이 긴장하지 않고 편안한 자세로 기분좋게 잘 수 있는 온도.
- Lower Limit(제한 숙면온도) 표준체형의 남성이 웅크린 자세로 깨지않고 8시간을 잘 수 있는 온도.
- Extreme(극한 내한온도) 표준체형의 여성이 6시간동안 저체온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피할수 있는 최소 온도.
* 표준남성: 25세/174Cm/74Kg
* 표준여성: 25세/160Cm/60Kg
IDFB인증이나 EN13537기준 성능 표시가 없으면 믿지 못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겠습니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확인 할 방법은 없습니다.
TV 불편한 진실등에서 다루어진 우모제품 관련 방송이나, 유명한 공구 카페에서 판매한 거위털 침낭이, 실은 오리털 97%였다는 한국의류시험연구원(국제우모협회 인증 시험기관)의 시험결과가 있습니다.
거위털 침낭이라고 표시하여 판매 가능한 제품의 최소 기준은 EDFA(유럽우모협회)기준 거위털 70%이상, 오리털 30%미만이며, KS기준은 거위털 함량 80%이상이면 됩니다.
대부분의 제품은 거위털과 오리털의 비율은 표시하지 않고, 깃털과 솜털의 비율만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고, 주장하는 FP라는 것도 어느 기준인지 명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뢰성 있는 제품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먼저, 세계적으로 우모제품에 있어서 신뢰를 받는 두개 회사의 8,000m급 최상위 제품의 Spec을 보겠습니다.
- Valandre Thor, Size:M(185*153*140*93), 95:5, 850FP, 우모함량:1424g, 총중량:2144g, EN13537:-15(C), -23(L), -46(E)
- Western Mountaineering Bison GWS, Size:R(180*163*140*99), 95:5, 850FP, 우모함량:1190g, 총중량:2095g, -40(Extreme)
- Western Mountaineering Bison GWS, Size:L(200*163*140*99), 95:5, 850FP, 우모함량:1285g, 총중량:2180g, -40(Extreme)
(주4, 무게는 보관쌕이나 압축쌕을 제외한 것이며, 광고에 표시된 무게와 실측 무게의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다른 회사는 Packing무게인 경우가 많아 비교시 주의를 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것을 사용하면 정말 땀띠나나요?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표준남성과 거리가 있으시다면 새벽에 한기를 조금 느낄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좋은것은 없다는걸 알기 때문에 본인의 체력을 열심히 쌓을 수 밖에 없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고급 제품은 그만큼 가볍고 부피도 작다고 합니다만, 상대적이란 말이지 실제로는 꽤 크고 무겁습니다.
다음으로, 표준남성Spec이 아닌 제가, 바람이 좀 부는 영하 10도에서 비비쌕과 함께 비박을 했던 제품인데 추워서 한두번 깨었던 정도 였습니다.
다만 신발을 침낭에 넣지 않았다가 다음날 발시려워서 고통을 받았습니다.
매트가 튼실하다는 가정하에 얼음위에서 텐트와 같이 사용 했을때는 새벽에 약간의 한기를 느끼는 정도였습니다.
- Kolon Sports Expedition, Size:R, 9:1 우모함량:1,300g, 총중량:1,850g (단종)
- Montbell U.L Super stretch Down Hugger Exp, Size:R(178*135(180)*109(145)), 9:1, 800FP, 우모함량:1,080g, 총중량:1,400g, 겉감:15d, Not been EN13537:-23, -40 (단종)
- Montbell U.L Super stretch SUMMIT Down Hugger EXP, Size:L(193*135(180)*109(145)), 9:1, 800FP, 우모함량:1,190g, 총중량:1,600g, 겉감:20d, Not been EN13537:-23, -40 (현 국내용)
(주5, 몽벨제품은 Stretch가 되기 때문에 최소, 최대치로 표시가 되었습니다)
두가지중에서 객관적으로 Kolon Sports Expedition이 더 따뜻하게 보이고 제게 있어서 실제로 그러했습니다만 여성의 경우엔 차이를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자루가 체형보다 크면 오히려 보온 효율이 떨어지나 봅니다.
따라서, 여성은 전용제품을 선택하는것도 좋겠습니다.
- Golite W's Adrenaline 4-Season Mummy, Size:L(183*137), 9:1, 800+FP, 우모함량:835g, 총중량:1,400g, Not been EN13537:-5, -12, -31, 겉감:22d
(주6, 남성용은 가슴둘레가 152.4Cm입니다)
* 가슴과 발쪽의 폭이 상당히 좁습니다. 침낭에 익숙하지 않는분이나 폐쇄공포증이 있으신분은 피하시는게 좋습니다만 공격형 등반엔 상대적으로 유리하겠습니다.
* Golite 침낭의 우모함량은 출시 년도에 따라 다른것 같습니다. 침낭 전문회사는 아니지만, 극도의 경량을 추구하는 노력은 가상하며 제품들 또한 개인적으로 신뢰를 보냅니다.
제가 사용하지는 않으나 비슷한 등급으로 몇가지 표시해 보았습니다.
(참고1, FP는 유럽과 미국 기준이 다릅니다)
(참고2, 보관과 압축쌕의 무게는 보통 150g정도인데 표시가 포함 무게인지는 알수 없습니다)
- Rab Andes 1000, Size:R(183*150*114*82), 9:1, 800FP, 우모함량:1000g, 1,645g, Not been EN13537:-17, -26, -49, 겉감:30d
- Valandre Freja, Size:R(185*158*142*86), 95:5, 850FP, 우모함량: 954g, 1,540g, EN13537: -9, -16, -37
- Marmot Lithium, Size:R(183*157*147*102), 9:1, 850FP, 우모함량: 794g, 1,255g, EN13537: -7.6, -14.4, -34.6, 겉감:20d
- Marmot Pinnacle, Size:R(183*145*109), 9:1, 800FP, 우모함량: 587g, 1,134g, EN13537: -5.4, -12.2, -31.5
* 우모함량과 총중량의 차이가 겉감과 안감등의 무게입니다.
* Denia수치가 낮을수록 가는실로 짠 천으로, 더 가볍고 얇고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원정처럼 열악한 환경과 긴거리를 등반한다면 가벼운것을, 그렇지 않다면 튼튼한것을 사용하는게 좋겠지요.
젊다면 튼튼한것을 그렇지 않다면 가벼운것이 선택하는것도 방법이겠습니다.
Rab 제품 Spec에 EN13537 Tested가 표기된 Site도 있습니다만 수치로 보아 자체 Test인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입문자는 극한지에서 비박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대개 텐트를 이용하게 됨으로 바람과 습도가 어느정도 차단되니, 숙면온도가 -15도 정도면 적당하리라 생각 됩니다.
단, 내한온도는 각 제조사 홈페이지 제품Spec에 'EN13527 Tested'라고 기재되어 있지 않다면 참고만 하는게 좋겠습니다.
또한, 좀더 열악한 환경에서는 나름대로 뜨거운 물병, 일회용손난로, 버선등을 이용하여 보조 난방이 가능 합니다.
그리고 신뢰 할 수 있는 표기라면 800FP에 1,000g이상이거나, 저렴한 Duck Down 650FP에 1,500정도의 충전량을 기준으로 선택하셔도 속는일 없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위에 기재한 표준남성, 여성이 아니거나 텐트없이 비박하는 경우라면? 각자 알아서 하시기 바랍니다. ^^
우리나라에선 쟈크의 위치가 우측의 것을 선호하는데, 실은 좌측쟈크가 사용하기에 편리 했습니다.
조심스럽지만 콕 찝어서 한개를 추천한다면 최상위 제품을 빼고 Montbell U.L Super stretch Down Hugger Exp를 권합니다.
국내의 Down가공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며, 다나침낭은 물론 준우, 로엠 침낭등도 인정을 받는 제품임에 틀림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