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경호형 이였구나, 낮에 전화하신 분이...,
저야 물론 잘 지내고 있지요, 경호형은 요즘 잘 되어 갑니까?."
"내, 지도 마,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더, 태호씨 덕분에 요....,"
"그런데 경호형?, 무슨 좋은 소식이라도 있는 거예요?,
이렇게 전화를 다 주시고요...,"
"하하하하, 하모요, 좋은 소식이 있다 마다 요...,
그카이 까네 이렇게 전화 드리고 있는 게 안니교 하하하하하,
아참, 팀들은 모두 잘 들 있지 예?,"
"그럼요, 모두 잘 있지요....,"
"아..., 그라마 다행이네요.
그건 그렇고 태호씨?, 일이 잘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내 한 태로 사장님한테서 전화가 왔는데요...,
태호씨 팀이 지금 어디서 일하고 있느냐 꼬 전화가 왔습디다,
그래서 부산에 있다가 멤버가 바뀌 가...., 지금 창원에서 연습하고 있는데,
연습이 다 끝나 가고 있다 꼬 그렇게 말씀 드렸더니,
그 사장님께서 내일쯤이나 태호씨를 한번 만나 봤으면 합디다,
그케서 지가 마 오늘 낮에, 태호씨 숙소에다 전화를 몇 번이나 했는데도
태호씨가 엄어 가지고 지금 전화하는 게 아닌 교...,"
" 아..그랫었군요,,,,
제가 낮에 중요한 사람을 만날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가 왔습니다, 미안해요 경호형...,"
"하하하, 미안 키는 요 태호씨...,
그나저나 일이 잘 풀리는 거 같아서 지도 기분이 억쑤로 좋네요,
그라 모 태호씨?, 내일 올라오실 라는 교?,
올라오실 거라면 내가 먼저 사장님한테 전화를 드려서,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내가 미리 연락을 드려 놓을게요 태호씨...,"
"그렇게 하는 게 좋을 듯 하네요 경호형,
아무튼 우리 팀들한테 신경을 많이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경호형,
제가 대구에 올라가면 형한테 근사하게 한턱 쓰겠습니다 형...,"
"아이구 마....,한턱은 무신 한턱, 다 태호씨가 열심히 하니까 그러는 거지요 머,
너무 그칼 필요 엄습니더, 태호씨하고 지하고 어데 그런 사이 인교, 안그렇습니꺼?,
그라마 그래 알고 전화 끊겠습니다, 내일 보입시데이, 찰칵.
경호는 경상도 사나이의 그 특유의 무뚝뚝한 스타일처럼, 자신에 말과 의사를 전달하고는
태호가 미처 인사말을 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버린다....
경호는 대구에서 제법 규모가 큰, 프로덕션(지금의 연예인 매니저 역할)을 운영하고 있었다.
경호와 태호가 알게 된지는 벌써 4년이 넘어 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태호가 속초 설악산에 위치한 설악 파크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연주하고 있었을 때,
경호가 여름에 휴가 차 설악산에 놀러 와 호텔에 머물면서
그의 직업상 자연스럽게 지하 나이트클럽에 놀러 와서 우연히 태호팀을 발견하고는,
태호팀이 연주하는 음악에 반하여,
태호와 인연을 맺고 태호 팀을 대구로 스카웃 하여 그 동안 경상도 이곳 저곳의 이름이
잘 알려진 나이트클럽에 태호 팀을 소개를 해주어 오고 있었다.
그는 태호 보다는 나이가 4살이나 많은 형뻘이지만,
언제나 태호에게 깍듯이 대해 주었고 무척이나 태호 팀을 아껴 주었으며
태호가 걷고 있는 음악에 길을 여러 모로 도와주면서 도움을 주고 있는 사나이였다.
그렇다...., 경호는 프로모터였다.
그가 하는 일은 경상도 쪽이나 호남 쪽을 넘나들며
새롭게 오픈 하는 나이트클럽이나 아니면 기존에 있는 일반 밤무대를 돌아다니면서,
클럽에서 필요로 하는 태호 팀과 같은 연주인 들이나 아니면 디스코 걸,
또는 밤이슬을 먹고사는 여러 가지 형태(불 쇼, 홍진이쇼, 마술 쇼,등등....)의
밤무대에 올려지는, 속된말로 밤무대 연예인들을 발굴하고 찾아내어 관리하여 나가면서,
각 업소가 필요로 하는 각 분야의 그들을 섭외하고 그 일을 도 맞아서 소개하여 주면서,
소개하여 준 업소 측과 그들에게서 소개비를 받아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그러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는 처세술과 또는 대인관계에 있어서 무척이나 완벽하리만큼 깔끔하였으며
인간성 과 성격 또한 좋아서, 그를 전 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면서
그를 믿고 따르는 밤무대 연예인들이 무척이나 많이 있었으며,
그 계통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기도 하였다.
그랬었다.
태호는 지난번 은주를 만나기 위하여 대구에 올라갔었을 때,
악기점에 들러 악기를 구입하고 난 후 경호를 만나서,
창원에서의 계약 기간과 원래 목적이었던 연습이 모두 마무리가 되어 감에 따라
경호에게 대구에서 연주할 곳을 물색하여 달라고 부탁하고 내려왔던 것이었다.
태호는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지고 기분이 매우 좋았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사실 밤무대 보컬들은 누가 알아주던 그렇지 아니하던 간에
자존심 하나로 그 일을 즐기며 밤무대에 선다.
그 자존심이란,
대중매체인 언론이나 TV 같은 곳에 나와서,
내가 난데 라면서, 대중들의 인기와 사랑, 그리고 많은 부를 한꺼번에 누리면서
거들먹거리며 노래와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유명한 대중 음악을 하는 연예인들보다도,
이름이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고 유명하지도 않았지만,
실력적인 면에서나 음악에 대한 음악성이 유명 연예인들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사람들이
다운타운 가의 밤무대를 전전하면서 활동을 하고 있는 음악가들이 무척 많이 있었다.
그런데 왜 그들은 명예와 부를 거부하고 다운타운 가를 고집하느냐는
그들 나름대로 분명한 이유가 있기도 하였다.
그 이유에 하나는 돈이었다.
자신들이 작사, 작곡, 편곡을 하여 자신이 직접 노래를 불러서 녹음을 마친다 하여도
작지 않은 큰돈이 있어야만 음반을 취입 할 수가 있었고,
설령 힘들게 어찌어찌 해서 어렵사리 취입을 하였다 하더라도
취입한 그 음반과 또 다른 명분에 돈 다발을 들고 다니면서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의 모든 자존심을 구겨 가며,
라디오 방송국이나 또는 TV 음악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PD 들을 쫓아다니며 돈 다발을 내 맞기 듯이 건네주면서,
자신들에 곡들을 자주 틀어 주고, 출연시켜 달라고 목메듯 애원을 하는 그러한 짓들이,
음악 하는 사람의 자존심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이유라면 하나의 이유가 되었었고,
그리고 또 하나 가장 큰 이유는,
음악가들이 마음놓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여러 장르에 음악들을
공백기간 없이 쉬지 않고 연주 할 수 있는 장소 와,
자신들이 대중 음악에 길을 감에 있어 필요한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그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였다.
그랬다....
이러한 그들의 모든 조건을 그래도 아쉬운 따나 충족 하여가며
대중 음악가라는 음악에 길을 걷고 있는 그들에게,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위하여 자신들의 인생과 삶을 영위해 나가면서
이상과 꿈을 펼칠 수 있고, 물질적 뒷받침이 함께 따르는 장소를 찾아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으며,
나름대로 자신들이 최선을 다해 선택 할 수박에 없었던 장소로는
바로 다운타운 가에 있는 나이트클럽 밤무대뿐이었던 것이었다.
따라서,
그들 세계에서는 누구누구로 구성된 어떠한 팀들이, 어느 장소에서,
어느 만큼의 좋은 대우와 케런티를 받아 가며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같은 음악 하는 밤무대 연주인 들 사이에서도 알게 모르게 그들만에 등급을 정하여서
그들에게 맞는 각자의 등급에 따라 인정 하여주고 대접 하여주곤 하였던 것이었다.
사실 태호는 창원까지 내려오게 되면서 겉으로 는 내색을 하지 안았었지만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해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그가 누구인가..., 그래도 그 나름대로 그들만의 세계인 다운타운 가에서
꽤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었고 인정을 받아 왔던 게 사실이 아니던가 말이다.....
하지만 태호 본인으로서는 이유야 어찌되었던, 한 지방의 작은 소도시인,
창원까지 내려와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는 그 자체 하나만으로도
같은 지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또 다른 동료들에게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한 기분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태호는 경호와 전화를 끊고서 한참 동안 다른 생각에 빠져 잇다가,
경호와에 통화 내용을 대충 알아듣고 무척 궁금해하는 팀들에게
지난번에 내구에 올라가서 경호에게 부탁했었던 부탁 경위와
경호와의 통화 내용을 모두다 팀원들에게 자세하게 설명을 하여주자,
팀들은 모두가 환호성을 질러가며 모두다 잘된 일이라며 즐거워 들 한다....
주말인 토요일 밤 10시가 넘어가자
나이트클럽 안에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태호와 그의 팀들도 오늘밤도 변함없이 무대위에 서서 열정에 음악들을 쏟아 내고 있었다...
태호는 무대 위에 서서 연주를 해가 면서 나이트클럽 출입문이 열리면서
손님들이 나가고 들어 올 때마다 가끔씩 문 쪽을 바라보며 누구인가를 기다리는 눈치이다.
그때 은주와 수정이가 양손에 물건을 잔뜩 들고서 나이트클럽 문을 열고 들어선다.
웨이터들은 잽싸게 달려나와 그녀들을 맞이하며
자리가 몇 자리 남지 않은 구석진 곳으로 그녀들을 안내한다.
태호는 그녀들이 자리를 정하고 자리에 앉자,
그제 서야 비로소 안심이 된다는 듯 눈을 감고 또다시 음악 속으로 빠져든다....
은주와 수정이는 자신들에 사랑하는 남자들이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음악에 젖어 들어가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그녀들 또한 오랜만에 느껴 보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해방감과
주말 밤에 뿌려지는 젊음에 에너지들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태호팀에 음악과 젊은 에너지들에 그들과 자연스레 하나가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