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사투리의 이해 - 15 - < 진도의 지역에 따라 다른 사투리 - 지게 야그 >
진도 사투리를 보다 확실하게 여러 향우님들의 고증을 받으면서 정리해 보려고
내 고향 진도 카페의 사투리 방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매일 거기 드나들며 댓글 달고 하는 시간들에
최소 하루 두어 시간 이상씩을 빼앗기다 보니 생업도 하랴 거기도 드나들며 인사 챙기랴
정작 사투리의 정리는 자꾸 미뤄지고 뒤처지다 보니 <진도 사투리의 이해>라는 이 짧은 글도
어느새 일곱 달이 넘어 가까스로 이어지게 되었네요.
먼젓번 <진도 사투리의 이해 12>에서 전라도 안의 다른 지역과 진도 사투리가 다른 점들을 얘기했었지만
“그라구만이라우”. “왔네라우”. “그랬지라이”. “그라요이”. “놀지라잉”. “잘 가쇼잉”. “했어라잉” 등은
다른지역 말투이고 진도에서는 그냥 짧게 “그라구만이라”. “그랬지라”. “그라요”. “잘 가쇼”. “했어라”. 로 썼으며
정 길게 빼야 항 경우는 “잘 가 쇼~오”. 로 했지 “쇼우”. “쇼이”. “쇼잉”은 쓰지 않았는데
지금들은 교통 통신의 발달로 마구 섞인 데다 텔레비전의 잡탕 전라도 사투리 영향까지 더 해져서 더 흐트러진 상태입니다.
광주는 물론이고 강진 목포만 가도 그렇고 해남의 우수영 남리는 좀 덜 하지만
화원면 산이면 황산면 쪽만 가도 확실히 구분되던 말투들이었는데 지금은 이것저것 섞인 말투들인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건 그렇고 진도 안에서도 지역별로 쓰이는 사투리들이 조금씩 다르기도 한데
발음 차이로 다른 것은 그러려니 하는데 낱말 자체가 생소하게 쓰이는 게 몇 개 있어서
좀 더 찾아보고 정리하려던 것을 오늘 여기서 얘기해 봅니다.
우선 대접을 읍에 가까운 쪽에서는 “댈(델)”이라고 부르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표준말인
그냥 “대접”으로들 부르고 있었습니다.
“사발”은 “사불”이라 하는 반면 “중발”은 그냥 표준말대로 “중발”로 불렀고
“보시기”는 “보새기”로 “종지”는 “종지기”로 부르는 건 거의 같았습니다.
또, 지산면 쪽에서는 물지게를 “무덕”이라 불렀다는데 비해 다른 데서는 그냥 “물지게”라 불렀는데,
이는 제주도에서 물을 져 나르는 도구가 “허벅”이고 물 담는 바구니가 “구덕”이므로
지산 소포 그 쪽에서 뱃길로 제주도와의 잦은 왕래로 말미암아 생겨난 사투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지산면과 의신면 일부에서 행여나 혹시나 등의 뜻으로 쓰이는 사투리에
“엘곤”이라는 낱말이 있는데 이 사투리 또한 진도의 다른 지역에서는 알지 못하는 생소한 낱말이라고들 그럽니다.
길들이지 않은 숫 송아지를 “고동띠기”라고 부르는데 임회쪽에서는 “고동뿌사리”라고도 부르며.
갑오징어를 “왁새기”라 부른다는 것도 좀 생소한데.
유독 “붓잔지” 라는 낱말은 “견디기 힘들다.” “이겨 낼 수가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하며
임회면 송월 출신 서영완 향우가 그러는데 “아 금메 씨앗이에다가 붕알을 물리고 젼디제 고노무 새끼
기성회비 내노라고 하도 보챙께 붓잔지럴 못하겄습디다."로 쓰인다 합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들이 있으나 좀 더 확인들을 해 봐야 할 낱말들인데
여러 향우님들께서도 지역별로 특이하게 쓰이는 사투리를 알고 계신다면 댓글로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진도야그 한 마디*
금메 요새는 진도가도 지게 지고 댕기는 모십을 베기 에럽제만
이전에는 지게가 읎으믄 농사럴 짓덜 못했었제 으쨌드랑가?
퇴비증산 한다고 풀 비로 나오라믄 어런덜 대신 지럭지가 지 키만썩 크나큰 지게를 지고 아그덜이 나가믄
왼 목아치로 못 쳐주고 반배끼 못 쳐준다고 멋이라고덜 해싸기도 하고 그랬었제?
그래도 한 목아치를 쳐주든 반 목아치등간에 나왔잉께 일은 해사 씽께 억달이고 바라구고 간에
짠뜩 벼가꼬 바작에다가 한:나 차게 실어가꼬 짝대기 받침시로 지구다나 일어나믄
쌩 풀이다 봉께 엄마나 무겅고 다리모가지가 후둘후둘 징했제 으쨌드랑가.
지게가 어런 지게라 원체 크다봉께 땔빵을 뽀짝 쭐엤어도 깔끄막 엉떵질은 차라리 낫제만
내리뱅이질서는 지게 목발이 땅에 낏께쌍께 자끗하믄 도팍에 쳐가꼬 어푸러지고 그란당께.
그래도 어런덜은 바작도 안한 지게다가 땅꼬장도 진놈이로 찔러가꼬 뭇이로 서너뭇썩을
우게다 더 올래가꼬 떼꼬리로 깍 짬매가꼬는 고 무겅것을 지고도 짝대기로 지게목발 뚜둘개 감시로
노래 불룸시로 걍 날라 댕기데끼 댕갰었제 으쨌드랑가?
고때는 껀떡하믄 질뿌닥에 도팍 친다고 부역, 비 안오믄 지우제 지낸다고 부역, 방죽 막는다고 부역,
찰로 부역도 만하든 시상이였는데 지끔 시상 같으믄 고런 일 시킨다믄 돈 준다고 나오라 해도 잘 안 나오고
차라리 벌금이로 문다고 하꺼시구만 고때사라 모도 몸이로 떼던 시절이다봉께
째깐한 아그덜도 반 목아치라도 암맛도 안하고 잘 했었어야? 께득덜 낭가? 고때 일덜이?
▷ 우게 진도 야그 사투리의 표준말덜 ▷
금메 ▷ 그러게. 글쎄 ▷ 그러게나 글쎄의 뜻이로 금메를 만썩 쓰지라?
진도가도 ▷ 진도에 가도 ▷ 조사를 빼먹는 특성 <진도사투리 이해 -4->에 설멩했지라?
댕기는 모십 ▷ 다니는 모습 ▷ 다니다를 댕긴다로, 모습을 모십이로 씬당거(쓴다는 것) 알지라?
베기 에럽제만 ▷ 보기 어렵지만 ▷ 베기싫다로도 뵈기 싫다로도 씨고 어려운건 에럽다고 하지라.
읎으믄 ▷ 없으면 ▷ 없다를 읎다라고 하능것이 진도사투링께.
농사럴 ▷ 농사를 ▷ ~는 은 ~넌이로, ~를은 ~럴로 썼지라? 진도서? 사투리로?
짓덜 못했제 ▷ 짓지를 못했지 ▷ 그라지덜 말어. 하덜 말어. 모도 들을 덜로 씨지람짜.
으쨌드랑가? ▷ 어떠했겠는가? ▷ 으짜든지=어떻게 하던지의 사투링께.
풀 비로 나오라믄 ▷ 풀을 베러 나오라 하면 ▷ 거름 맨들게 풀비는 부역도 있었어라?
어런덜 ▷ 어른들 ▷ ~들 은 ~덜로, ~을 은 ~얼로덜 썼지라? 사투리럴?
지럭지가 지 키만썩 ▷ 길이가 자기 키만큼 ▷ 길이를 기럭지, 지럭지 고케 말했어라.
크나큰 ▷ 커다란 ▷ 커다란 것 보고 크나크다고 했싱께라.
아그덜이 나가믄 ▷ 아이들이 나가면 ▷ 아이들-아그덜, 나가믄=나가면. 고 말 고대로여라.
왼 목아치 ▷ 온전한 몫 ▷ 왼=온, 왼통=온통. 그러니 온전한 어른 한 명의 몫을 말함.
반배끼 ▷ 반밖에 ▷ 요것배끼 읎다 = 요것밖에 없다.
멋이라고덜 해 싸기도 ▷ 뭐라고들 말해 대기도 ▷ 무엇을 멋, 뭣 고케 말하지라.
나왔잉께 일은 해사 씽께 ▷ 나왔으니 일은 해야 되니 ▷ 설멩 안 해도 다덜 알겄지라?
억달이고 바라구고 ▷ 억새든지 바랭이든지 ▷ 억달 바라구 망초 징한노무 지심덜이지라?
짠뜩 벼가꼬 ▷ 잔뜩 베어서 ▷ 말 그대로 짠뜩 만썩 볐능갑지라?
바작에다가 ▷ 발채에 ▷ 바작=발채가 표준말이고 ~에다가는 <진도 사투리의 이해 -2-> 에 설명한 특성.
한:나 ▷ 가득 ▷ 한 개를 야그 할쩍엔 짜룹게 “한나”고 질게 “한:나” 하믄 가득하게를 야그하지라.
짝대기 받침시로 ▷ 작대기 받치면서 ▷ 작대기를 짝대기라 하지라. 진도서.
지구다나 일어서믄 ▷ 겨우 일어서면 ▷ 겨우 겨우 심들게 하믄 지구다나 했다 하지라?
쌩 풀이다 봉께 ▷ 생 풀이다 보니 ▷ 몰룬(마른)풀이 아니고 금방 빈 쌩 풀.
엄마나 무겅고 ▷ 얼마나 무거운지 ▷ 금메 징하게 무겁겄소?
징했제 으쨌드랑가 ▷ 무척 힘들었지 어떠했겠는가 ▷ 징하다 징합다는 말은 무척 심하다는 표현.
원체 크다봉께 ▷ 워낙 크다보니 ▷ 말 고대로 진도서 씽께 적었구만이라.
땔방 ▷ 지게멜방. 밀삐 ▷ 지게를 질라믄 어께다가 걸치는 땔방이 있어사 지지라.
뽀짝 쭐엤어도 ▷ 바짝 줄였어도 ▷ <진도 사투리의 이해 -2-> 에 설명한 센 발음특성.
깔끄막 엉떵질 ▷ 오르막 비탈길. 언덕길 ▷ 고바위란 말도 있제만 고말은 쪽바리말잉께 절대 씨지 맙시다.
내리뱅이질서는 ▷ 내리막 길에서는 ▷ 길을 질이라능건 <진도 사투리의 이해 -4-> 에 설멩한 특성.
낏께쌍께 ▷ 끌려 대니 ▷ 땅에 끌리다를 끗끼다, 낏끼다 고케 말하지라.
자끗하믄 ▷ 자칫하면 ▷ 진도 사투리로 그냥 고케 말항께라.
도팍에 쳐가꼬 어푸러지고 그란당께 ▷ 돌에 치여 넘어지고 그런다니까 ▷ 맞지라?
지게다가 ▷ 지게에 ▷ 겹조사 특성이로 <진도 사투리의 이해 -2->에 설멩함.
땅꼬장 ▷ 표준말 낱말은 아직 못 찾았는데, 짐을 많이 싣기위해 지게 등받에에 꽂는 나무 막대기.
진놈이로 찔러가꼬 ▷ 긴걸로 찔러서(꽂아서) ▷ 아무거나 이놈 저놈 그라지라 진도 사램덜이.
서너뭇썩을 ▷ 서너 뭇씩 ▷ 한나썩 둘썩 = 하나씩 둘씩.
우게다 더 올래가꼬 ▷ 위에 더 올려서 ▷ 우게=위에. 지붕게=지붕위에.
떼꼬리로 깍 짬매가꼬는 ▷ 곱바를 꼭 묶어서 ▷ 떼꼬리 표준말은 곱바, 동바, 지게끈.
뚜둘개 감시로 ▷ 두드려 가면서 ▷ 뚜둘긴다는 말도 쎈 발음 특성이겄지라?
걍 날라 댕기데끼 댕갰었제 ▷ 그냥 날아 다니듯이 다녔었지 ▷ 표준말로 풀어 논 고대로지라.
껀떡하믄 ▷ 걸핏하면 ▷ 껀떡하믄이라고도 껀뜩하믄이라고도 했지라?
질뿌닥에 도팍 친다고 ▷ 길 바닥에 돌을 치운다고 ▷ 행질에다 도팍을 깔었어라. 비와도 찌럭찌럭하지 마라고.
지우제 ▷ 기우제 ▷ 비 안오믄 북산, 남산, 봉호산에 올라 가가꼬 불피고 지사 지냈어라.
방죽 ▷ 저수지 ▷ 크나큰 저수지는 방죽이고 째깐한 물 웅덩이는 둠벙이지라.
찰로 부역도 만하든 시상 ▷ 정말 부역도 많았던 세상 ▷ 고때는 찰로 부역이 만했었지라.
하꺼시구만 ▷ 할 거 구먼 ▷ 그라꺼시오 찰로?
고때사라 모도 몸이로 떼던 ▷ 그때야 모두 몸으로 떼우던 ▷ 그랬지라 5원 빌릴라믄 멫집을 돌아 댕갰어라.
째깐한 아그덜 ▷ 조그만 아이들 ▷ 고때는 쫴깐하고 째깐한 아그덜도 일도 만썩 했었어라?
암맛도 안하고 ▷ 아무말 않고 ▷ 고때사 엄압씨나 동네 어런덜이 시키믄 암맛도 못했지라. 찰로.
깨득덜 낭가? ▷ 생각들 나는가? ▷ 지끔 낫살 오십은 댜사 알제 사십 밑이로는 알도깔도 몰루꺼시오?
*동창회 카페에 올린 글이라 칭고덜한테 하는 반말잉것은 이해덜 하십시요!
*이곳(내고향진도 카페) 자유게시판에 지난 글들을 보시면 진도사투리 이해의 이전 글들이 있으며,
현재 6,000여 낱말을 표준말과 쓰임새까지 가나다순으로 정리를 하는 중에 <진도초59회 카페- 진도의삶>방과
<내고향진도 카페-내고향 옛시절>방에 우선 정리된 낱말들을 올리는 중이니 참고와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