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tcher
감독/각본 : 조 샤베닉
주연 : 제임스 스패이더,
키아누 리브스, 마리사 토메이
Watcher는
개인적으로 매우 기다리고 있던 영화였다. 키아누 리브스가
악역으로 나온다니 어떨지 궁금했고 제임스 스패이더가
스릴러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스릴있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상외로 영화는
좀 모호했다. 감독의 작품의도가 무언지, 영화 속 인물들간의
관계가 무언지 알 듯 말 듯하여 재미가 있는 영화인지 없는
영화인지 판단을 내리기가 좀 뭣한 특이한 영화였다.
영화가 모호해 보이는데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든게 있고 잘 못만들어서 그렇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와처의 경우는 첫 번째를 위장한 두 번째
경우같은 느낌이 들었다. 겉보기엔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스릴러인데 조금 더 들어가면 범인과 FBI 요원사이에 모순적인
친밀감이 생기는(주로 범인이 그러한걸 느끼지만), 그래서
FBI요원이 더 개인적으로 사건에 빠져들게 되는 부부도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문제는 이러한 내용들간에 정리가
깨끗이 되어있지 않아서 결말을 보고나면 '저게 끝인가?'란
생각이 들게 만든다는거다 (예를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존 말코비치가 경호원과 대통령암살범 사이로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사선에서In the line of fire란 영화에서보면
그러한 주인공과 적대자와의 관계가 매우 깔끔하게 표현되어있다.
그래서 암살범이 더 강력하게 느껴졌던 것같다. 감정을
남발하지 않으니까).
영화를 애매하게 만드는
또다른 문제는 등장인물과 이들 상호관계의 모호함이다(혹은
너무나 낯익은 관계?)
주인공 캠벨이 영화 도입부분에서 으레 이런 류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형사집이 그러하듯이 정리되지 않은(항상 냉장고는
텅 비어있고 창문으로는 거리의 네온싸인이 비친다) 거실에
앉아 허무한 표정으로 시간죽이다가 과거의 회상에서 깨어나는
장면이 나왔을 때 개인적으로 짜증이 났다. '또야?' 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마음의 상처를 입어 과거로부터
도망치는 형사(FBI든 CIA든 혹은 US Marshal이든 상관없이)는
이제 그만. 그 형사의 회상 속에 등장하는 아름답고 정숙하며
동시에 섹시한 여인도 이제 그만. 그 형사를 치료하다 사랑에
빠지는 여자 정신과 의사도 이제 그만. 똑똑하다면서 왜
그렇게 스스로를 책임지지도 못하는 형사에 매달리는지
이해가 안되는 살인범도 이제 그만.
아마도 위와같은 관계는 스릴러영화의 어떤 공식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설정은 이해하고 넘어간다 하더라도 인물들간의
관계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표현은 - 단적인 예를들면 계속
주인공을 죄책감속에 피마르게 하는 회상 속 여인은 도대체
누구인지, 주인공이 그토록 살리려고 애쓰는 여의사와 주인공은
어느 정도의 관계인지 - 영화를 보는 이의 감정을 끌어내는데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정도의 수준인 듯 싶다.
나는 알고 싶었다.
살인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주목받지 못하는 젊고 외로운
여자들만 목표로 삼는 이유를, 주인공의 가치판단 기준인
듯한 회상 속 여인의 정체를. 또한 보고 싶었다. 클라이막스에서
가장 크게 부딪히는 주인공과 적대자간의 갈등을. 그러나
글쎄, 감독은 뮤직 비디오 감독 출신답게 "이해하려
하지 말고 보고 느껴라" 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지만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스릴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미스테리 해결이 해결되지 않아 뭔가 뒤가 찜찜한 기분으로
엔딩크레딧을 바라보고 있었다. (FINN)
출처 : 영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