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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전에 봤던 그 강물은 아닐꺼라고
막연하면서 당연한 생각은 했지만
항상 그렇듯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이 세상 이치려니...
뒤숭숭한 꿈을 꾼 후 받은 입질에 올렸던 소양호 첫잉어
목 깊이 걸린 바늘을 채 제거해 주지 못한 채
방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양호 그 큰물 어느곳에서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의
괴물로 살고 있을지...
아님 목에 걸린 바늘 뱉어내지 못한 채
나를 원망하며 시름시름 앓다가 생을 마감 했는지
잡았다 다시 놓아주는 행위가 방생인지
하루살이 목숨도 하나
코끼리 목숨도 하나 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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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조우님들과 함께 했던 작년 가을의 수산리
소양호를 처음 찾는다는 '한마리만'님이 조심스럽게 던진 한마디
내년 봄에 상수내리에서 낚시 한번 던져 보는게 소원 이라고...
그 소원 꼬~옥 이룰 수 있게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노라 속으로 굳은 다짐을 했었는데
드디어 연휴와 월차를 장착한 '한마리'님이 연락을 해옵니다.
5월 24일
하루 먼저 들어가 자리 잡고 먹거리라도 준비한답시고 부산을 떨어 봅니다.
윤삼월 !! 삼월이 두개라...
보이지 않는 자연의 힘인가?
아카시아 꽃의 늦은 만개로 차창을 스치는 향기에 취해 도착한 상수내리
거의 매년 그렇듯 붙박이 장박꾼들로 한틀 던질 틈이 없는 곳
작년 가을 다도댐의 인연으로 알게 된 '왔다'님이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월곡동 김사장님
고대앞 백사장님
막걸리만 드시는... 그래서 막걸리 최사장님
안양 이사장님
이젠 지역 주민이 되신 김포 사장님
한강의 전설 황사장님
깡통 장씨
춘천 김원사님
소양호 붕어 킬러 흰머리 소년
그리고 장애우 대석 아빠
먼저 철수하셨다는 미제 할아버지
3월말부터 6월 장마까지 북새통이 따로 없습니다.
발디딜 틈도 없을 것 같은 봄의 상수내리에 둥지를 틀어 봅니다.
20여년 세월을 함께 했던 코오롱 UFO 텐트... 고풍지에서 던지고
새롭게 장만한 FOX RANGER 1 MAN
측면 샷
후면 샷
훌라이 씌운 정면
훌라이 씌운 측면
훌라이 씌운 후면
일단 무겁습니다.
바닥 모드로 가면 어른 셋은 널널할 듯 싶네요.
펄럭이는 소리도 없이 바람에 아주 강합니다.
여름엔 쓰지 못할 정도로 따스합니다.
안에서 밖이 보입니다.
난장에 쏠채질 하던 스타일에서
릴과 함께 자꾸 장비가 늘어 나네요.
텐트에 이어 타프도 설치해 봅니다.
작년 유월 '메타'님의 캠프타운 헥사 타프의 지붕 곡선에 반해
중고 시장 매복 후 득템한 타프
처음 설치에 뭔가 어설프고 캠프 타운 만큼 곡선이 이쁘게 나오질 않네요 ... ㅠ.,ㅜ
거기에다가... 그나마 이 사진이 마지막 멀쩡한 모습 입니다.
한마리님, 호암님이 올리신 사진은 납작 엎드려 있습니다.
도착 이틀째 '한마리만'님이 오시기도 전에
소양호 강풍에 그만 폴대가 부러지고 맙니다.
잊고 있던 다도댐... 송전... 고풍지... 의 저주 악몽이 되살아 나는 순간 입니다.
사실 텐트, 타프, 압력밥솥, 접이식 밥상 개시하러 온건데
하룻만에 폴대 박살로 멘붕을 경험케 될줄이야...
하지만 장비 수난사와 낚시터의 저주는 이게 시작이었다는걸 이땐 몰랐습니다.
폴대 박살 났을 때 보따리 쌌어야 했는데...에~효
몇해전 장만해 놓고 처음 들고 나온 밥솥 입니다.
상은 중고 장터에서 구입 했고요 실사용은 두 장비 다 처음 입니다.
첫번째 밥인데 물조정 실패로 현미가 좀 설익었습니다.
두번째 밥은 췩췩 소리나는 솥 바로 옆에 앉아 지켜 보면서도 태웠습니다.
검게 늘러붙은 밥알떼기 밥솥 바닥 긁어 내는 양 만큼
갓음 속에 까맣게 쌓여 갑니다 ... ㅠ.,ㅜ
새로 산 나무주걱으로 벋겨 냈었는데 밥솥 벋기는 것에 온신경 다쓰다가
주걱 분실 했습니다.
바람에 밀려 갔을 듯... 새로 사서 딱 두번 쓴 주걱인데...
군말 않고 맛있게 잡숴주신 '한마리만'님께 고개 숙여 감사 드립니다.
세번째 만에 제대로 밥을 할 수 있었고 제품평은 '쓸만하다' 입니다.
들어간게 있으니 나오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야외에서의 배출 활동은 그리 만만하지 만은 않습니다.
파로호든 충주호든 소양호든...
몇 삽 뜨면 여지 없이 어디선가 날벌레 날개 소리가 들려 옵니다.
수몰 한계선 8부 능선 거름질 20 여년에 머리털 나고 첨으로
'쇠파리'에 쏘였습니다.
잠자리 눈깔 같이 생긴 눈이 달린 파리에 쏘여 쌩고생 해보긴 처음 입니다.
500원 짜리 동전 놓고 찍으려 하니
'흰머리 소년'님이 그래도 낚시꾼인데
봉돌이 제격 아니겠냐며 20호 삼각추 올리고 인증샷 찎었습니다.
벌겋게 충혈된 부분은 무지하게 단단히 부어 오르고
손바닥 정도의 면적이 아예 감각이 없습니다.
저정도의 빠워라면 남자사람 몸 가운데 달려 있는 새우깡에 시전했을 시
가래떡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만약 거기 그곳에 제대로 맞았다면 바로 집으로 달려가
10 년 농사 일주일 만에 다 지을 수 있었으리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고구마 찌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만약 뒤처리 시 화장지를 접어서 한번 더 닦으시는 분들
능선을 향해 오르는 마파람... 조심하셔야 합니다.
휴지가 너풀 거리는 순간
손에 묻는 치유 불가의 내상에 노출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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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사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고
만취 후 발을 닦고 잔다고 물에서 씻다가
슬리퍼가 뻘에 박혀 술김에 내일 찾아야지 하고 다음날
물가의 뻘이란 뻘은 두 손으로 다 쑤시고 훑고 다녔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벌교에서 꼬막 채취 할래~? 소양호 뻘에서 슬리퍼 찾을래~? 하면
바로 벌교로 쏩니다.
그나마 한짝 남은 슬리퍼도 '한마리만'님의 조행기에 등장하는 진돌이가
산에다 숨겨 놨나 봅니다.
뻘에서 한짝 찾았다면 진정한 멘탈붕괴를 제대로 체험할 뻔 했습니다.
한마리만님 철수 후 대나무님 부부가 들어 오셨습니다.
앗또님이 호암님도 오신 답니다.
대나무님 친구 부부도 동참 하셨습니다.
미리 자리 좀 잡아 드리려 동분서주해 봅니다.
장박꾼 추산 80 여명 경찰청 추산 50 여명이 상수내리에서 북작북작 거립니다.
간신히 자리를 잡고 릴 투척 후 즐거운 저녘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네 형님 같은 선한 이미지의 호암님 덕에 삽겹살 잘 먹었구요
파닭백숙도 너무 고맙습니다.
고기 굽느라 백숙 쎄팅하랴 수고 하신 앗또님께 감사 드립니다.
앞선 조행기에 사진은 생략 합니다..... 가 아니라
술 먹느라... 이바구 터느라 사진 못 찍었습니다.
수산리를 바라보고
솔밭 쓰레기 펜스 방향
양구대교 방향
낚시는 제대로 하지도 않고 인정과 물가 그리고 술만 즐기다 왔습니다.
황사장님이 여러분들이 드린 인사를 너무나 고마워 하셨고
나누었던 대화에 즐거워 하셨습니다.
조우 한분이 철수 길에 술 그만하라고 진심 어린 충고를 합니다
맞습니다... 반성 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콜맨 프런티어포트 까맣게 눌린 닭죽 누가 그랬냐고 따지지 않겠습니다.
이랬던 나의 레어 아이템
누가 이랬냐고 묻지 않겠습니다. ㅋㅋ
스스로 선택했지만 밥상은 원사님께
헤드랜턴은 흰머리님께
드리고 왔습니다.
폴대, 슬리퍼, 나무주걱, 쇠파리, 면바지, 밥상, 헤드랜턴, 버너헤드.....
철나비 추산 30만발 소방서 추산 15만발 내상
하지만
같이 해주신 여러분들과 여기 카페장님 그리고
많은 회원님들의 정과 사랑에 비할 바 있겠습니까?
장비 테스트 핑계가 된 자랑질로 두괄식 조행기가 되어 버려서
뒤로 갈수록 재미가 덜한...
조행기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조행긴데... 옆집 붕어 사진이라도 올려야겠죠?
수고 하시고요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첫댓글 형님, 다음에 다녀오실때는 더도말고 쇠파리 싱싱한 놈으로 한 마리만 부탁드려요, ㅋㅋ 수고 많으셨습니다.
ㅋㅋㅋ 사용만 잘하면 강쇠등극... 다음엔 물가에서 함 봄세~
쇠파리에 쏘이면 욱신거리면서 아프죠.ㅋㅋ
많이 쏘여 봤거든요.
참, 텐트가 맘에 드네요. 금액은 어떻게되고 구입처는 어딘지 부탁드려요.
텐트가 가격이 한 70만원 정도 하는데 운송비가 후덜덜 합니다.
더울 때 외는 아주 제격인듯 하네요.
영국 fox 사 제품이고요 구매대행 하시면 됩니다.
fox 사나 nash 사 제품은 조금 비싸다고 보시면 됩니다.
영국 ebay 에서 Carp Fishing Bivvy 검색해 보시면 다소 저렴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본카페 왼쪽 아래 '정보 싸이트' #31 #32 살펴 보시며 눈요기도 하시고 제원도 확인해 보세요.
http://www.ebay.co.uk/sch/i.html?_from=R40&_trksid=p5197.m570.l1313&_nkw=Carp+Fishing+Bivvy&_sacat=See-All-Categories
철나비님 감사해요. 쩐이 장난이 아니네요.
진정한 리플러의 길을 제시해 주는 댓글일세 !!!
"선리플 후감상"
당체, 성님 아니면 소양호 소식 전하는 분이 없었는데 소양호 바람과 햇살, 물색을 전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
너무 고생 하셨는데 다음에 뵈게되면 내상용 소독알콜 준비 하겠읍니다.
좋게 봐주셔서 오히려 고맙습니다.
언제나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고요~
많은 분들이 가서 편하게 낚시 할수 있었던건 모두 철나비님이 물심 양면으로다가 노력을 많이 했기때문에 그럴수 있었던것 같아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부러진 타프 폴대는 제가 시간날때 만들어 드릴께요~!
밤에는 자야 담날 일하는데 지장이 없지...
험한일 하면서 자못 큰일 치룰지 모르니 항상 조심 하시게.
폴대는 신경 쓰시지 마삼. 그냥 사려네.
행님의 조행기는 단편 드라마입니다.... 시작 부터 끝까지 써스펜스 3재의 막을 장식 하셨으니 이제 부터는 행님의 시대 입니다... 홧팅......
의문점 행님 쇠파리가 거시기에 한방 날리면 끝내줄까요 아니면 병원행 일까요 궁금 합니다.... ㅋㅋㅋ
거시기에 한방 맞는 것은 아무나 받을 수 있는 성은이 아닝겨~
전생에 구국영웅이었거나 하다 못해 이름 없는 병사로 참전 ... 순직한 자만이 그런 행운이 오는 것이여.
.....현충일을 보내며 아쉬운 마음으로.....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글재주가 좋으신데 사진첨부하셔서 책을 한번 써 보세요. 300쪽으로 3권정도는 나올것 같아요
제목은 나의 낚시인생 40년 ( 좀 싱겁죠 ) 나의 멘붕 극복기 또는 나는 이렇게 삼재를 이겨냈다. 아니면 바람아 멈추어다오. 등등 사진,만화,약간의 수위조절한 19금및 낚시기법등을 적절히 섞어서 출간하시면 5만권정도는 충분히 팔릴듯
ㅋㅋㅋㅋ 아 웃겨요 ㅎ
이렇게 쌔빠지게 장문의 글을 올려도 '고수'님의 촌철살인 댓글 한방에 무너집니다.
'멈추지 않는 바람 속에 삼재로 무너진 멘탈을 극복한 나의 40년 조행일기' 로 갈깝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