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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4~25 토,일) 금정산 둘레길 종주 산행 ◈◈
● 일시 : 2012년 3월 24~25일(토,일) 오전 8시.
● 집결지 : 지하철 냉정역.
● 목적산 : 금정산 백양산 둘레길 한 방에 말아먹기.
● 산행 코스 : 냉정-선암사-만덕-부산대-범어사-다방-화명-금곡-만덕-운수사-냉정.
● 산행 거리 : 약 88.6km.
● 산행 시간 : 24시간 7분(식사 및 휴식 포함).
● 날씨 : 약간 차가우나 맑고 산행하기에는 좋았으며 야간에는 많이 추웠음.
● 참가자 : 이언우님, 하누리님, 그린비님, 청남님.
● 산행 일정
08:08- 산행 출발. (거리 0km)
냉정역을 나와 반도보라아파트의 등로 초입에서 사진 한 장 박고 출발한다.
곧 백양정 약수터를 지나 임도에 올라선다.
배낭의 무게를 5kg이하로 맞추라고 했는데 하누리님 배낭이 보통 때랑 똑같다.
장거리 산행에서 배낭의 무게는 상당히 중요하다.
후반부로 가면서 하누리님이 고전한 원인 중 큰 부분이 이 배낭 무게였을 것이다.
08:20- 임도.
우측으로 간다.
등나무약수터, 낙동정맥 갈림길, 오행약수터, 백선약수터, 애진봉 갈림길을 지나
휴휴정 약수터에서 물을 한 잔 마시고 간다.
편안한 임도 길이라 아직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고 속도도 일정하게 빠른 편이다.
09:05- 휴휴정 선암사.
09:50- 만남의 숲.
만남의 숲을 지나 고개를 하나 넘자 막걸리를 파는 노점이 막 문을 연다.
적당히 쉴 타임도 되었고 목도 말라 한 잔 마시고 15분 정도 쉬었다 간다.
원래 계획은 종주하는 동안 술을 입에 대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출발하자마자 깨졌다.
구민의 숲을 지나 습지에서는 철탑 방면을 버리고 우측의 둘레길을 따른다.
금병약수터를 지나고 만덕고개에서 우측의 내리막길로 든다.
10:30- 만덕고개.
약수사를 지나 터널을 좌로 통과하고 만덕에서 미남으로 가는 도로를 따라간다.
10:50- 커브 지점에서 도로를 버리고 좌측의 내리막 산길로 든다.
우측에는 금정전자공고가 내려다보인다.
올망졸망 아기자기한 동네 뒷산 길이다.
11:03- 금강공원.
이섭교비, 내주축성비를 만난다.
사진 한 장 박고 내주축성비의 조금 위에서 우측 길을 따른다.
갈림길에서 윗길로 가고 금강공원0.3km 팻말에서 윗길로 또 한번 윗길로 간다.
철망을 지나면 구 동물원인 듯 하고 곧 광명사 뒷길로 지난다.
규림병원 뒤 아기자기 능선 초입에서 식사를 위해 우측의 식당으로 내려간다.
시간은 약간 이르지만 여기를 지나쳐버리면 매식할 곳이 없다.
11:25- 규림병원 옆 길목집에서 식사.(3시간 17분 경과)(거리 약 16.7km)
라면 두 그릇과 막걸리 그리고 하누리님이 준비한 밥과 반찬으로 푸짐하게 먹는다.
장거리 산행에서는 먹는 만큼 가는 법이다.
하누리님이 계산하셨다...
나중에 정산하자고 했는데 결국 못했다...-_-;;
12:02- 식사 후 출발.
부산대학교 버스주차장을 지나 달마사로 올라가다 우측의 자그마한 주차공간에서
우측의 산길로 든다. 우측으로 내려다보이는 부산대학교 운동장은 한창 공사 중이다.
등로에 로프를 주욱 쳐둔 지점에 말뚝이정표가 보인다.
로프 사이 우측으로 외대운동장 이정표를 따라간다.
부산대학교를 지나고부터는 외대운동장 방면의 시그날만 따르면 된다.
계곡을 우측으로 따라 내려가 다리를 지나고 잠시 더 내려가다 좌측의 둘레길로 간다.
이후 외대운동장까지는 설명하기가 좀 난해하다.
그냥 외대운동장 이정표만 따른다 생각하면 쉽겠다.
12:45- 금강아파트.
13:02- 용머리약수터 갈림길.
13:15- SK APT.
13:25- 시멘트 도로.
외국어대학교 운동장 직전이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조금 올라가다 우측의 산길로 붙으니 외대운동장이다.
아래 운동장은 공사 중이다.
13:35- 외대운동장.
운동장을 지나 10분간 휴식한다.
14:10- 만성암.
14:28- 범어사.(6시간 20분 경과)(거리 약 26.2km)
15:10- 지경고개 녹동마을.
지난번에도 녹동마을에서 뭔가 길이 어수선해 범어사로 넘어가는 사배(?)고개까지
올라가는 대형 알바를 했는데 이번에도 알바를 한 판 한다.
이번에는 너무 내려와 버린 모양이다.
중간쯤 올라간다고 올라갔는데도 길을 못 찾겠다.
사송마을이 바로 발아래 빤히 보이기에 그냥 잡목을 뚫고 내려와 버렸다.
다행인 것은 길이 애매한 부산대학교에서 사송마을까지를 야간에 지나지 않으려고
나름 열심히 걸은 덕분에 훤할 때 지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15:30- 사송마을.
이제부터는 시멘트 포장된 도로를 따라 하염없이 다방리까지 가야된다.
15:55- 동면초등학교와 굴다리.(7시간 47분 경과)(거리 약 34.9km)
금륜사 은동굴 방면 등로로 많이 이용하던 곳이다.
금륜사 방면으로 가다가 금륜사가 좌측으로 꺾일 무렵 그대로 직진 도로를 따라간다.
16:20- 남양산휴게소와 굴다리.
우측으로 경부고속도로 상의 남양산 휴게소가 보이고 굴다리가 바로 앞이다.
청남님이 다방리에서 합류하기로 했는데 시간이 이르다고 판단하고 동면초등학교로
오셨는데 우리는 이미 그곳을 한참 지난 후라 다시 다방리로 오시라고 한다.
이틀 동안 내린 비로 계곡의 물들이 억수로 좋다.
굴다리 직전에 세수를 좀 하고 사람 몰골을 만들어 길을 재촉한다.
16:40- 다방리. 식사.(8시간 32분 경과)(거리 약 39.4km)
애초 오후 8시경에나 도착될 줄 알았는데 둘뿐이라 별로 쉬지를 않았고 발걸음이
비슷하게 빠르니 시간이 왕창 단축되었다.
과연 가능할까 싶었던 의문도 여기까지 오고 나니 이젠 당연히 가능하겠다는
확신으로 바뀐다. 청남님 그린비님이 지원 산행을 오셔서 합류한다.
다음 매식을 할 수 있는 곳은 금곡역까지 가서인데 거리가 너무 멀다.
다방기사식당에서 막걸리도 한 잔 하며 이른 저녁을 먹는다. 먹은 만큼 간다...
청남님이 계산하셨다... 감사감사~~~
17:30- 출발.
대정그린아파트 우측으로 올라간다.
18:02- 질메쉼터.
금정 백양산 종주하며 많이도 지나간 고개다.
정자 우측의 임도를 따라간다.
18:22- 두번째 정자를 만나는 삼거리.
삼거리에서 우측 내리막으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간다.
18:28- 법천사 삼거리.(10시간 20분 경과)(거리 약 44.2km)
좌측 오르막은 법천사로 가는 길이고 우측 내리막으로 간다.
사거리를 만나 중앙으로 내려가고, 다시 삼거리에서 좌측 오르막으로 간다.
정자를 두어개 지나고.
18:55- 금선사 삼거리.
통나무집이 하나 있고 우측으로 들어서 좌측으로 간다. 계속 임도다.
여기서 부터는 어두워 불을 켜야겠다만 임도라 불이 없어도 잘 보인다.
19:22- 차단기가 설치된 임도 삼거리.
좌측 오르막은 우남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우리는 차단기를 넘어 직진한다.
조금만 가면 우측에 호포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가산리 마애불로 올라가는 길이
좌측으로 보인다. 계속 임도로 간다.
이제부터는 불을 켜고 진행한다.
송싯골쉼터(정자)를 지나고 부터는 길이 S자로 구불구불하게 휘어지는 내리막 임도다.
임도가 지긋지긋하다고 생각될 때까지 내리막을 걸어야 된다.
차단기에서 50분을 걸어 35번 국도로 내려서고 좌측의 금곡역으로 도로를 따라 간다.
20:23- 금곡역.(12시간 15분 경과)(거리 약 53.2km)
금곡역에서 좌측의 도로를 따라 올라가고 인재개발원 근처에서 간식을 먹기로 한다.
여기를 지나치고 나면 화명정수장에나 가야 인적이 있는데 그나마 그 시간에는
장사를 하는 곳도 없을 것으로 추측된다.
20:30- 식사 칼국수.
칼국수와 함께 막걸리를 한 사발씩 한다.
그린비님은 칼국수가 너무 맛이 없다고 하던데 맛이 있고 없고 따질 계제가 아니다.
무조건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놔야 된다.
여기서는 그린비님이 계산하셨다... 역시 감사감사~~
나중에 그린비님이 준비해 오신 김밥과 떡이 비상식량으로 억수로 요긴했다.
21:10- 간식 후 출발.
금곡주공3단지와 원효정사 사이 산책로로 들어선다.
약간의 오르막 후 체육공원을 지나고 올망졸망한 바위 지대도 지난다.
이제부터는 이정표의 수목원 방면을 잘 살펴야 된다.
무조건 수목원 방향으로 가야된다.
22:15- 고당봉에서 율리로 이어지는 능선.
능선에 올라서서 그대로 수목원 방향으로 넘어간다.
그린비님의 양말이 문제였는지 하누리님이 예비로 준비한 양말을 하나 더 신는다.
청남님이 지하철로 귀가하려면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낮에 느긋하게 간다면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는 둘레길이 이쁘기도 하겠다만
지금은 시간에 쫓겨 약간은 허둥거리며 지난다.
23:03- 수목원.(14시간 55분 경과)
공해마을에서 내려오는 물과 좌측의 사시골에서 내려오는 물이 합류되는 지점이다.
낮이라면 이것저것 볼 것도 많을텐데 지금은 밤이라 보이는 것도 없다.
정문이 잠겨 있어 옆으로 비집고 나왔다.
여태 포터를 자청한 청남님이 지고 온 먹거리들을 모두 풀어놓고 청남님은 하산이다.
다행히 뛰고 뛰어 택시를 탔고 화명역에서 막차를 타고 귀가했단다.
우리는 바람을 피해 휴식하며 간식과 막걸리로 목을 축인다.
밤바람이 억수로 차갑다.
23:28- 출발.
터널의 철망 좌측 기도원 방면으로 넘어가는 깔딱고개를 지나 화명으로 내려간다.
이 길이 원래 그랬는지 너덜 비슷한 바위들 때문에 어두운 밤에 더욱 조심스럽다.
한 사람이라도 다치면 오늘 종주는 물 건너간다.
24:25- 화명정수장.(16시간 17분 경과)(거리 약 64.5km)
정면은 삼환아파트다. 좌측의 밭들 사이로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곧 석불사로 이어지는 임도가 시작되고 완만한 오름이 하염없이 이어진다.
자기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제일 편한 방법이라 나도 일정하게 속도를 유지한다.
일행의 체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모양이다.
혼자 완주는 의미가 없는 일이고 전체적인 속도를 조금 늦추어야겠다.
산행을 초반에 예상보다 너무 빨리 진행했고 돌아오는 길도 계속 시간이 단축되어서
조금 늦추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01:02- 숙등역 갈림길 나무테크 전망대.
얼마 전 야간산행 때 지난 곳이다.
잠시 두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쉬는데 밤공기가 완전 한겨울이다.
01:35- 상학약수터(만덕).
휴식하며 또 간식을 먹는다.
김밥은 얼어서 딱딱하고 떡이 오히려 말랑말랑하니 먹기가 좋다.
바람이 없는 줄 알았는데 멈추어 있으니 얼굴이 얼얼하고 손이 굳어오는 느낌이다.
그린비님은 하누리님이 예비로 준비한 장갑을 끼고서야 좀 살겠단다.
나는 별도로 준비한 옷이 없어 바람막이용으로 준비한 우의를 입었는데
입은 것과 벗은 것의 차이가 바로 나타난다.
02:13- 출발.
이제부터는 잠과의 싸움도 병행된다.
나는 평소에 술을 마시던 아니 마시던 2시에 잠자리에 드는데 쌓인 피로도
있는 터라 더 잠이 온다.
약간의 오르막에서 걷는 도중에 나도 모르게 잠시 멈추어 서서 졸기도 한다.
생각해보니 예전 군대시절 야간 행군할 때 이런 경험이 있었구나.
꼭 행렬을 이탈해 논으로 비실비실 걸어가는 병사가 있었지.
지금 내가 꼭 그 꼴인데 오르막보다 평지가 더 위험할 수도 있겠다.
02:43- 석불사.
03:00- 만덕고개.
03:20- 구민의숲.
03:30- 만남의숲 직전 휴식 10분.(19시간 22분 경과)(거리 약 75.5km)
속도가 많이 느려졌다만 이제 끝이 보이고 몇 시간이면 이 고난도 끝날 것이다.
중간중간 휴식하며 담배를 참 많이도 피웠는데 정말 군대시절 생각난다...^^
만남의 숲에서 우측으로 든다.
잠이 오는 것의 해법도 찾았다.
대화를 하니까 정신이 번쩍 들면서 순간적으로 잠이 달아나더만.
이후에는 혼자 약간 떨어져 있을 때는 잠이 오면 혼자 중얼중얼거리거나
고함을 치거나 노래를 흥얼거리며 진행했다.
04:40- 구포고개.
여기도 얼마 전 야간 산행 때 지나간 길이다.
구명역에서 삼경장미APT를 거쳐 주지봉으로 올라간 길.
여기까지 오는 동안과 이후에 약간의 너덜지대를 지나는데 주간이라면 아무것도 아닌데
체련이 많이 떨어졌고 야간이라 조심스럽다.
무조건 속도를 늦추어 천천히 진행한다.
04:57- 체육공원.
평상과 약수터가 있는 체육공원에서 또 쉬어간다.
쉬는 동안에는 뭔가를 조금씩 자꾸 먹는다. 먹어야 갈 수 있다.
운수사로 가는 동안 주위가 서서히 밝아온다.
주의력이 약간 떨어졌는지 도중에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찍어봤자 시커먼 어둠이라 제대로 보이지도 않겠지만.
05:50- 운수사.(21시간 42분 경과)
범방산 갈림길인 어부랑 고개를 지나 약수터에서 물 한 잔 마시고 운수사로 들어선다.
운수사를 카메라에 담아보는데 시커먼게 똑딱이에 잘 안 찍히네.
이제 날이 밝았으니 마빡에 불은 끄고 진행한다.
그래도 바람은 아직 차가워 우의는 끝까지 입고 갔다.
이제부터 날머리까지는 계속 임도 길이다.
발바닥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지만 참고 가야지 어쩌겠나.
돌담집(백양당이던가?)도 지나고 예비군 훈련장도 지나고 새벽 산책 나온
사람들도 간간이 만난다.
07:00- 탑골 약수터.
우측은 신라대학이고 좌측은 삼각봉이다.
이제 거의 다 왔다.
잠시 화장실도 다녀오고 마지막 힘을 낸다.
곧 청룡암을 지나고 서서히 운동 나온 사람들이 많아진다.
07:40- 건강공원.
주례에서 삼각봉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체육공원 겸 약수터다.
전에 지날 때는 투호 놀이로 웃으며 지난 길이다만 오늘은 전부 죽을 맛이다..^^
이제 모퉁이만 돌면 끝난다고 서로 격려하며 힘을 낸다.
07:58- 임도. 둘레길 끝.(23시간 50분 경과)
갓봉(끝봉)으로 올라가는 등로이면서 어제 아침 8시 20분에 출발한 곳이다.
둘레길만 친다면 23시간 38분 소요된 셈이다.
임도를 벗어나 백양정 약수터로 내려오는데 아야아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반도보라아파트로 내려선다.
08:15- 주례반도보라아파트.(24시간 7분 경과)(거리 약 88.6km)
아파트 입구에서 사진 한 방으로 둘레길을 마무리 한다.
-산행 끝-
2012년 3월 16일(금요일) 산악회 출석부에서...
하누리님 : “금정산 둘레길 한번만에 한번 돕시다... 백양산 빼고...”
이언우 : “콜~ 백양산도 포함해서... 88km.. 냉정 정도에서 다음 주 토요일 오전에 출발하면
일요일 오후 늦게나 도착...?? 짐을 최대한 가볍게 준비한다면 가능 할 듯도...ㅋㅋㅋ
냉정 출발 이유는 들머리가 가깝고 밝을 때 길 찾기 지저분한 동래구 금정구를
지나쳐야 하니까... 백양산을 뺀다면 만덕고개에서 출발해야 하겠고 그래도 당일로는
약간 무리가 있을듯 한데...“(백양산을 뺀다면 약 60km다)
하누리님 : “ㅎ.... 선수집합... 이왕이면 88...”
이언우 : “준비물 제일 작은 배낭에 식수 작은 통 하나(중간중간 보충), 도시락 1끼,
나머지는 매식 또는 행동식, 초코렛, 초코파이, 떡 등 행동식 약간,
랜턴과 밧데리... 전체 무게 5kg 이하로 낮출 것...“
가능할지 어떨지는 나도 모른다.
여태 산행하며 한번에 40km 이상을 걸어본 적이 없고 16시간 이상을 걸어본 적도 없다.
더군다나 잠 안 자고 연속 산행은 아예 경험이 없다.
J3클럽이나 감마로드 같은 초장거리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우리는 처음.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 사람들도 처음이 있었을 것이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현재의
장거리 산행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일단은 한번 저질러 보자.
시행착오를 겪어봐야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예전부터 배낭무게에 의문이 많았는데 이번에 그 차이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8시간 이내의 산행이라며 약간 무거운 배낭이라도 문제가 없지만 15시간이 넘어가니
차이가 확연해진다.
간식도 아주 중요했다.
배가 고프면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온 몸으로 느낀다.
멈출 때마다 계속 영양을 보충했는데 아주 적절한 방법이었다.
식수의 위치를 알고 출발한 것도 무게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작은 물통 하나만 가져갔고 중간중간 보충을 할 수 있으니 무게가 확 준다.
이번에는 어쨌던 부산 시내이고 힘들면 언제라도 멈출 수도 있고 식사를 매식 할 수도
있었으니 조건이 그야말로 최상이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계절이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때라 장거리 산행에는 가장 좋은 때다.
이런 조건들 덕분이었는지 출발부터 마칠 때까지 중간 탈출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한 마디도 없었고 중도 포기라는 단어는 미처 생각도 못 해보고 끝마칠 수 있었다.
처음 말을 꺼냈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하누리님에게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
이런 산행을 하는 사람들을 보기는 했지만 사실 나는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왕 말이 나오고 보니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되고 또 가능할 것도 같았다.
중간 지원 산행을 해 주신 그린비님과 청남님에게도 거듭 감사를 드린다.
청남님 덕분에 내 페이스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고 그린비님 덕분에 후반에 속도를
조절해 무리한 산행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린비님이 걸은 거리도 거의 50km로 장난 아니다.
님들 덕분에 하여간에 이번에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산행을 마치고 하누리님은 바로 집으로 돌아가시고 그린비님이랑 둘이서 국밥과 쇠주로
아침 식사 겸 뒷풀이를 한다. 술 맛 참으로 좋더만...^^
지하철로 돌아오다 버스 환승을 위해 서면에서 내렸다가 퍼뜩 떠오른 생각 하나.
고딩 모임에서 오늘 백양산 어디를 간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앉았다 일어섰다를 몇 번 해보니 다리는 아직 그런대로 무리가 없어 보인다.
전화를 해보니 모이는 장소가 공교롭게도 서면 영광도서이고 시간도 바로 지금이다.
허참~ 일부러 이렇게 맞추기도 어렵겠다.
친구들이랑 합류해서 한 바리 더 해보기로 한다.
설마 그렇다고 죽기야 하겠나.
초읍의 삼광사에서 부암고개로, 임도로 선암사로, 애진봉을 거쳐 백양산, 우측의 헬기장으로
내려와 다시 부암고개 그리고 성지곡 산책로를 한 바퀴 빙 돈다.
오르막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급경사 내리막과 산책로를 도는 것이 엄청 괴롭다.
내리막에서는 잠이 쏟아지며 무릎이 아프고, 산책로를 걷는 동안에는 발바닥이 아프다.
밤새 걷는 동안에도 느끼지 못한 고통을 백양산 자락에서 다 느낀다.
올라갈 때는 멀쩡하다가 내리막과 평지에서 비실비실거리니 친구들이 전부 이상해한다.
그것 참~
미친 놈 소리 들을까봐 말도 못하겠고 환장하겠더만....&
백양산 정상에서 고딩 친구들이랑...
-기록 이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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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제나 멋진 산사나이이십니다...!!!.....4월엔 무조건 시간내서 호미지맥 마무리 하입시더...^^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