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을 부탁하셨는데 졸문이라 보내드리기가 망서려 집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정신이 집중되지 않고, 문학 경윤이 짧아 미끈하고 시원한 글을 쓰지 못하고
생각의 편린을 모았습니다.
지적해 주시든가, 고쳐 쓰시든가, 선택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적극 협조해 드려야하는데 바라만 보는 것 같아 송구합니다.
이재부 드림
푸른솔 문학지 10집을 내면서
도끼소리도, 톱 소리도 들어보지 못한 원시림의 나무들 같이 외풍 없이 행복을 누렸다.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고, 내놓지도 않으면서 꿈을 꾸며 태양을 향했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어항 속 금붕어 같이 갇혀 살면서도 불편을 모르며 타성에 젖는다. 그것이 행복의 전부인양 새로운 도전에 겁을 먹는다. 도전 없으면 발전이 없다는 것 세상 사람 다 알지만 도전하기를 망설인다. 실패의 두려움이 앞서고, 힘들기 때문이다.
푸른솔문학회는 문학지 10호를 내면서 더 넓은 세상을 향하여 도약의 용기를 낸다. 김홍은 지도 교수님의 가치 창조의 문학적 열정이 결단의 채찍을 가하며 앞장서신다. 평생동안 꿈꾸며, 가르치고 다듬어온 수필문학을 더 넓은 세상을 향하여 펼치려는 문학 정신이다. "작품은 독자의 것이다" "문학 작품은 독자의 호응으로 생명을 얻는다"는 평상시의 주장을 행동으로 실천해보자는 용기로 타성의 껍질을 깨고 쇄신의 길을 택했다.
푸른솔 문학지 9집까지 내는 동안 끊임없는 시련을 겪으면서도 점진적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어항 속 금붕어같이 눈 한 번 깜박거리지 못하고 지느러미만 흔든 격이다. 우물 속의 개구리같이 우리 회원들만의 글을 담는 우리들의 축제였다. 이제 많은 독자를 확보하는 질 높은 문학지가 되기를 꿈꾸면서, 문학지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며, 개방의 문을 활짝 열고, 작품성 향상을 위해 상승 계단을 오르려는 출발이다.
1년에 한 권을 엮어내던 푸른솔 문학지가 계간으로 바뀌는 길을 택했다. 책임져서 해보겠다는 교수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간곡한 마음으로 기도 드린다.「그 열정 식지 마시고, 항시 건강하셔서 꿈을 이루소서…….」
열정은 아름다움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열기이며, 부지불식간에 전달되어 한계를 초월하는 뜨거움이다. "수필문학을 공부하려면 자기만의 독특한 열정을 키워야한다"는 평상시 말씀이 귀에 쟁쟁하다. 당신이 키워주고, 잡아준 문학 회원과 전국의 문우들이 큰 기쁨으로 응집하도록 넉넉함이 넘치는 문학지로 일신되기를 기원한다.
대중이 좋아하는 히트곡도 소음으로 들리는 사람이 있듯이 문학 영역도 그러하리라. 열정 있는 사람일수록 보석을 만들 원석(原石) 같이, 상처받기 쉬우리라. 끝없이 다가올 장애물까지도 진정한 열정으로 녹여버리고, 목표를 향해 고난의 산을 넘고, 또 넘으리라 생각이 든다.
수 없이 깨지며, 갈고 다듬는 시련 속에서, 명품의 보석이 태어난다. 집념 어린 세공사의 눈빛, 손맛, 생각의 결정체다. 푸른솔 문학지도 광활한 독자의 평원에서 예쁜 꽃을 가꾸는 작가들이 모여들어 인생의 향기, 문학의 향기로 가치를 추구하며 삶을 현양(顯揚)하는 터전이 되기를 바란다. 보석같이 빛나는 푸른솔 문학지! 그 앞길에 영광! 또 영광이 있기를 기원한다.
푸른솔 문학회 발전을 기원하는 이재부 씀
첫댓글 햐~~~감탄입니다. 어디서도 이렇게 멋진 발간사는 읽어보지 못 했습니다. 역시 선생님은 글쓰기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으시군요. 푸른솔 문학지가 계간지로 발전하는데 든든한 초석이 될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또 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