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굿 "공장의 불빛"
참세상방송국은 이 전설적인
테이프를 소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아니 스스로 감격스럽게
생각합니다. 그토록 목마르게
찾았던 이 테이프를 말입니다.
요컨대 이 작품은 정식으로 발매된 적이 없는 비합 복제판
음반입니다. 그러나 80년대
초엽부터 손에서 손으로, 마치
제의처럼 듣고 불리웠던 노래들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직접
이 테이프 전체를 들어본 사람보다는 그 '명성'과 함께 노래
몇곡이나 대본만을 접해 본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이 작품은
소박하면서도 장대하고, 가장
노동자적이면서도 가장 고급스러운 양식과 내용으로 80년대 이후 민중음악의 방향에 대한 -- 김민기 본인이 의도했든 그러지 않았든 -- 바이블이 되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뭐 이렇게 거창히 이야기할 것도 없습니다. 이 작품을 직접 들어보신다면, 20년도 더 된 이 음반에서 그 치열하고 숭고한 감성 못지않게 '동시대성'과 신선함을 함께 느낄 수 있으리라 확신하니까요.
"공장의 불빛"은 노래모음이지만 연극이기도 하고 오페라이기도 합니다. 정말 현대적인 오페라지요. 그러나 이 작품은 '노래굿'입니다. 그의 "아빠얼굴 예쁘네요"는 노래일기 혹은 노래극으로 명명되었지요. 비교해 들어보시면 이 '노래굿'의 의미를 쉽게 짐작하실 수 있을 터입니다. 물론 단지 형식의 뿐만 아니라 '굿'의 의미도 함께요.
각설하구요, 이 테이프에 대한 더 이상의 소개는 아래 이영미씨의 소개글로 대신하도록 하겠습니다. 1986년 한울출판사에서 나왔던 김창남 편, <김민기>에 실린 글 중 일부입니다.
. . . 1978년 제작된 "공장의 불빛"은 서울대 탈춤반 출신들의 모임이었던 '한두레'의 작업의 한 부분으로 기획된 것으로 애초부터 공연물로 구상되었고 그 구성에 있어 상당부분 공동창작이 이루어진 것 같다. 그러나 한국교회사회선교협의회의 후원으로 카세트 테이프로 제작, 보급되고 그후 79년 2월 제일교회에서
채희완의 안무로 무대에 올려져 "공장의 불빛"은 공연물로서보다는 카세트테이프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 작품은 70년대 후반의 공연작품들이 대개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나 알레고리적인 상황설정으로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음에 비해, 동일방직사건이라는 70년대 후반 노동운동에 있어서의 중요한 사례에 입각하여 본격적인 노동문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이것은 민중현실로 접근하려는 김민기의 70년대 후반 작품
경향의 정절을 이루고 있다. 특히 카세트 테이프라는 대중확산력이 강한 매체를 이용하고 뒷면에 반주음악을 실음으로써 대중적 확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공장의 불빛"은 매우 전형적인 사건 전개를 가지고 노동문제에 접근하였다는 점, 악곡과 가사의 강렬함, 그리고 카세트테이프가 가진 놀랄만한 대중적 확산력으로 크게 화제가 되었고 그후의 여러 작업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 . .
[전체듣기]
0. 김민기 인사말
1. 편지
2. 교대 / 사고
3. 작업장
4. 야근
5. 공장의 불빛
6. 음모 / 선거
7. 두어라 가자
8. 이 세상 어딘가에1
9. 아침바람
10. 이 세상 어딘가에2
나오는 사람들
언니 : 조장
영자 : 고참조원
순이 : 갓 입사한 조원
옥이 : 갓 입사한 직원
사장
과장
비서
여자동료들
남자동료들
깡패들 |
교 대
언 니 모두들 자니? 일 나갈 시간
얼른 얼른. 교대할 시간
영 자 달도 없고 파리한 별빛
밤바람 차네 옷들 껴 입고
남자동료들 캄캄한 골목. 아무도 없다
하기야 한밤중에 다들 잘테지......
여자동료들 수위실
남자동료들 경비원 둘이
영 자 뱁새눈하고
여자동료들 노려다 보네
남자동료들 세타트 한 놈 난로에 졸고
여자동료들 수은등도 추워
순 이 파랗게 떠네......
남자동료들 시커먼 굴뚝 버티고 섰고
여자동료들 앙상한 가지
남녀 모두 무서워!
사 고
* 싸이렌 소리
언 니 아범이 일을
하다가 손을 다쳤어요
작업장
영 자 싸늘한 계단 새하연 회벽
언 니 회사에 다니다 보면(기침) 아주 흔히들(기침)
영 자 형광등 소리 진저리 친다
언 니 있는 일이예요(기침)
남녀 모두 기계소리도 잠시만 쉬고
언 니 아무...... 아무 걱정마세요(기침)
기술은 더 써먹을 수(기침)
남녀 모두 오늘밤도 하루 일터로 가네
언 니 없게 되었지만(기침)
좀 편한 자리라도(기침)
좀 수월한 자리라도 해줄지(기침)
남녀 모두 일터로 가네, 일터로 가네, 일터로 가네
언 니 몰라요(기침)
깡패들 (휘파람소리)
* 야간작업 시작 벨소리
[ 노래 : 공장의 불빛 ]
순 이 예쁘게 빛나던 불빛, 공장의 불빛
온데 간데도 없고 흿뿌연 작업등만
남녀 모두 이대로 못 돌아가지, 그리운 고향
마을
춥고 지친 밤 여기는 또 다른 고향
여기는 또 다른 고향
음 모
과 장 요번 달 목표액은?
비 서 목표 목표
사 장 백만 불 더 잡았지
비 서 백만 불 백만 불
사 장 선적일 맞추겠나?
비 서 선적일 선적일
과 장 조지면 될 테지요
비 서 조져 조져
사 장 조지면 된단 말인가?
비 서 조져 조져
과 장 조지면 될 테지요
비 서 조져 조져
사 장 조지면 된단 말이지?
비 서 조져 조져
과 장 아 조지면 된다니까요!
비 서 조져-
사 장 노조가 결성되면?
비 서 노조? 노조?
과 장 그 짓도 끝장이죠
비 서 안되지 안되지
사 장 우리가 세운 애는?
비 서 세워 세워
과 장 가망이 없소이다
비 서 왜 없어 왜 없어
과 장 가망이 없는데요
비 서 왜 없어 왜 없어
사 장 안 하면 될 것 아닌가?
비 서 하지마 하지마
과 장 통고도 받았는데
비 서 통고? 통고?
사 장 없었던 일로 해!
비 서 웃기지 마-
과 장 막 밀고 나온다면
사 장 강제로 해산시켜!
질서는 그 애들이
애당초 흐렸으니
회사가 살아야지
비 서 회사 회사
과 장 갸들도 살게 되죠
비 서 갸들 갸들
사 장 우리는 더 잘 살지
비 서 우리 우리
과 장 애들을 모을까요?
비 서 애들 애들
과 장 깡패를 부를까요?
비 서 깡패 깡패
사 장 돈 줘서 싫다는 놈
깡패들·비서 돈? 왜 싫어
과 장 아직은 못 보았죠
깡패들·비서 돈? 왜 싫어
사 장 돈 줘서 싫다는 놈
과 장 돈 줘서 싫다는 놈
깡패들·비서 돈? 왜 싫어
사 장 아직은 못 보았지
과 장 아직은 못 보았죠
깡패들·비서 돈? 왜 싫어
사장·과장·비서 후 후 후 후 후
사 장 옛다!
깡패들 허이구
여자동료들 저 저 저 저 더러운 돈!
깡패들 개같이 벌어랬다 돈만 벌어라
더러운 돈 좋아하네 돈만 벌어라
새 돈 헌 돈 따로 있나 돈만 벌어라
아무거나 시키세요 돈만 벌어라
인정 찾고 양심 찾고 개소리를 허덜
마라
정승처럼 쓰면 됐지 돈 벌어 돈만 벌어 돈-
여자동료들 뼈 빠지게 벌어준 돈
남녀 모두 돈- 돈- 돈- 돈-
여자동료들 우리한테는 못 오는 돈
남녀 모두 돈- 돈- 돈- 돈-
여자동료들 깡패 사는 데 쓰는 돈
남녀 모두 돈- 돈- 더러운 돈-
여자동료들 우리를 마구 해칠 돈
남녀 모두 더러운 돈- 돈- 돈-
여자동료들 힘들 내여 힘들 내여
남녀 모두 불끈불끈 힘 내(박수)
여자동료들 기죽지 말고 기죽지 말고
남녀 모두 불끈불끈 힘 내(박수)
선 거
남녀 모두 미싱사 재단사 모여라
조합 만들어 세우자
우리도 이제는 안 속아
똘똘 뭉쳐서 해보자
여자동료들 우쭐우쭐 들먹들먹 신바람나네
남자동료들 우- 아- 우- 아-
남녀 모두 공돌이 공순이 모여라
노동조합 만들자
여자동료들 꽝꽝 만들어 높이 세워서
남자동료들 꽝! 꽝! 세워 세워 세워
세워
여자동료들 큰소리도 쳐보면
남자동료들 세워- 큰소리 큰소리 큰소리 큰소리
남녀 모두 사장님도 전무님도 인상
푹푹 쓰시고
작업장에는 웃음꽃이 활짝활짝 피네
딴따다다다 딴따다......
여자동료들 꽝꽝 만들어 높이 세워서
남자동료들 꽝! 꽝! 세워 세워 세워
세워
여자동료들 큰소리도 쳐보면
남자동료들 세워- 큰소리 큰소리 큰소리 큰소리
남녀 모두 딴따다다다 딴따다......
딴따다다다 딴따다......
여자동료들 세워 세워 세워 세워
깡패들 개같이 벌어랬다 돈만 벌어라
더러운 돈 좋아하네 돈만 벌어라
새 돈 헌 돈 따로 있나 돈만 벌어라
아무거나 시키세요 돈만 벌어라
인정 찾고 양심 찾고 개소리를 허덜 마라
정승처럼 쓰면 됐지 돈 벌어 돈만 벌어
아- 아-
여자동료들 세워- 아-
언 니 당신들이 뭔데 남의 일에 끼여들어서
난리야 난리가-
할 일 없으면 집에 가서
발이나 닦고 자라구-
깡패들 아-
여자동료들 아-
[ 노래 : 두어라 가자 ]
언 니 두어라 가자 몹쓸 세상
설운 거리여 두어라 가자
언 땅에 움 터 모질게 돋아
봄은 아직도 아련하게 멀은데
객지에 나와 하 세월도 길어
몸은 병들고 갈갈이 찢겼네
고향집 사립문 늙은 오매
이제 내 가도 받아줄랑가- 줄랑가-
여자동료들 힘들 내여 힘들 내
남녀 모두 힘 내여 힘 내
여자동료들 기죽지 말고 힘 내
남자동료들 힘 내여 힘 내
영 자 요대로 사느니 뒈져야지
남녀 모두 힘들 내여 힘 내
여자동료들 죽지는 말고 힘 내
남자동료들 힘들 내여 힘들 내
언 니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남녀 모두 불끈불끈 힘 내
불끈불끈 힘 내
[ 노래 :
이
세상
어딘가에
1 ]
남녀
모두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까? 있을까?
평등과 평화 넘치는
자유의 바닷가
큰 물결 물아쳐 온다
너무도 가련한 우리
손에 손 놓치지 말고
파도와 맞서 보아요
깡패들 아-
돈 벌어 돈만 벌어 돈 벌어 돈만 벌어......
옥 이 반반하게 생긴 년은 화냥질 가서
몸 망치고 쫓겨나면 어디로 가고
영 자 무식한 년 공장 와서 노조 만들다
쫓겨나면 어디메로 흘러간다냐
과 장 공고, 아래 사람들은 무단 결근자로서
사칙을 위반하였기에 퇴사 조치함.
아래. 가, 나, 다, 라, 마, 바, 사, 아, 자, 차, 카, 타, 파, 하.
여자동료들 우-
남자동료들 우-
[ 노래 : 아침바람 ]
여자동료들 아침바람 찬 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
우리 엄마 살아 생전
옆서 한 장 써주세요
남녀 모두 우-
[ 노래 : 이 세상 어딘가에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