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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왕사성(王舍城)에 한 장자(長者)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이 부상(傅相)이었다.
집이 상당히 부자이어서 낙타와 나귀. 코끼리. 말등이 산과 들에 널리었고,
명주와 비단과 필육과 진주와 보물이 창고에 가득하고 여러 곳에 빚준
돈도 그 수를 알 수 없을만큼 많았다.
부상장자는 말할적마다 항상 웃음을 먹음어서 사람의 마음을
거슬리지 아니하고 육도(六度) 가운데서 항상 육바라밀을 행하더니
우연히 병이 들어 드디어 죽었다.
장자의 두 내외가 아들 하나를 낳아 길렀는데
이름이 나목(羅卜)이라고 했다.
아버지가 죽은 뒤에 산소에 메를 쓰고,
삼년동안의 복을 마치고는 어머니께 여쭈었다.
"아버지가 계실적에는 재물이 수없이 많더니 지금은 창고가 비으려 합니다.
제가 돈을 가지고 외국으로 다니면서 장사를 해볼까 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종 익리(益利)를 시켜서 창고에 있는
돈을 모두 가져다 세어보니 三천관이었다.
세몫으로 나누어서 한 몫은 어머니에게 드려 살림을 살게 하고
한몫은 어머니께 또 드려서 三보에 공양하며
아버지를 위해 날마다 오백승재(五百僧齋)를 베풀게하고
한몫은 자기가 가지고 금지국(金地國)에 가서 장사를 하였다.
어머니는 아들이 떠난 후에 남종과 여종들을 불러 놓고 이렇게 말하였다.
"내집에는 지금 많은 돈이 있어 부자다.
만일 삼보 승려들이 내집 앞에 와서 시주를 청하거든
너희들은 나를 위하여 몽둥이로 때려 죽여서 살아가지 못하도록 하라."
그리고는 아들이 오백승재하라든 돈으로는 돼지. 양. 거위. 닭. 오리. 개를
사 드려다가 살찌게 키우면서 양은 기둥에 달아 매고 목을 찔러
동이에 피를 받으며 돼지를 묶어 놓고는 몽둥이로 때리니
슬프게 부르짖는 소리가 그치기도 전에 배를 가르고 간을 내어
귀신에게 제사도 하고 나누어 먹으면서 즐거워 하였다.
나복은 일천관 본전을 가지고 가서 장사한지 三년동안에 三천관의 이익을
남겨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집에서 四십리쯤 되는 곳에 이르러
성 서쪽의 버드나무 밑에서 쉬면서 익리를 먼저 집으로 보내어
어머니에게 기별하기를
"만일 착한 인연을 지으셨으면 이 돈을 가지고 집에 가서
어머니께 공양할 것이고 만일 나쁜 인연을 지었으면
어머니를 위하여 이 돈을 보시를 하겠습니다."하였다.
익리가 집에 돌아와보니 계집종 금지가 멀리서 보고
서방님이 돌아오신다고 어머니께 여쭈었다.
<어머니>
"금지야, 네가 어떻게 서방님이 돌아오는 줄을 아느냐?"
<금지>
"문밖에 익리가 오는 것을 보고 서방님이 돌아오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
"금지야, 너는 빨리가서 문을 닫아서 익리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고
하면서 바쁘게 고방문을 열고는 깃발과 차일 등을 꺼내서
재하는 후원에다 재드리는 장소를 차리고 오백승재하던
모양을 만들어 놓은 뒤에 문을 열고 익리를 들어오게 하였다.
<어머니>
"익리야, 네가 서방님을 모시고 떠난 후부터 나는 집에서 날마다 오백승재를 차리고 三보께 공양하였다. 네가 만약 믿어지지 않거든 후원의 불당 앞에
가서 보아라. 수저와 접시들이 그대로 있고 향피운 연기가 아직 사라지지
아니하였으며 재하던 그릇을 아직도 치우지 못하였다."
익리는 그것을 보고 나복에게 가서 그대로 말하였다.
"서방님, 마님께서는 보통어른이 아니십니다.
댁에 계시면서 매일같이 오백승재를 올렸습니다.
나복이 이 말을 듣고 감격한 생각을 내어 멀리 허공을 향하여
어머니께 일천번 절을 하였다.
이때에 동리 사람들이 모두 나복이가 돌아온다는 소문을 듣고
성밖까지 나와서 맞이하다가 나복이 절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 물었다.
"그대 앞에도 부처님이 없고 뒤에도 스님네가 없는데
누구에게 절을 하는 것인가?"
<나복>
어머니께서 댁에 계시면서 삼보께 공양하시고
날마다 오백승재를 차리신 것이 고마워서 이렇게 절을 합니다."
<동네사람>
"그대의 어머니는 그대가 떠난 뒤부터 집에 있으면서
三보스님들이 찾아오면 때려 쫓고 오백승재하라던 돈으로는 돼지.양.
거위. 오리. 닭. 개 등을 사들여 살찌게 키워서 온 기둥에 달아 메고
목을 쩔러 피를 받았고 돼지를 묶어 놓고는 몽둥이로 때리고
끓는 물을 몸에 끼얹어 튀기면서 슬피 우는 소리가 끊어지기도 전에 배를
가르고 염통을 꺼내어 귀신에게 제사도 하고 갖은 잔치를 다 하였습니다."
나복이 이말을 듣고는 몸을 들어 땅에 부딪치니 온몸에서 피가 흐르며
까무러쳐 오래도록 깨어나지 못하였다.
어머니는 아들이 돌아온다는 말을 듣고 성밖에 나와 영접하다가 아들이 땅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는 아들의 손을 붙잡고 이렇게 말하였다.
"너는 나의 맹세하는 말을 들어라.
강물이 저렇게 넓고 커도 그 위에는 출렁이는 파도가 있드시
사람을 도와주는 이는 적고 남을 망하게 하는 이가 많으니라.
내가 만일 네가 떠나간 후부터 너를 위하여 날마다 오백승재를 차리지
아니하였다면 내가 지금 짐에 돌아가는대로 금방 중병이 들어서
이레안에 죽어서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나복은 어머니의 맹세하는 말을 듣고 일어나 집에 돌아갔더니
어머니가 갑자기 중병이 들어 불과 七일만에 드디어 죽고 말았다.
나복은 어머니 산소 곁에서 상막(喪幕)을 짓고 삼년동안 시묘살이를 하면서
낮에는 삼태기에 흙을 담아 어머니의 무덤을 돋우고 밤에는
대승경전(大乘經典)을 읽으니 그 소리가 끊어지지 아니하였다.
그때에 아홉 빛갈 사슴이 나타나 오고 흰학이 상서를 나타내며 까마귀는
눈에서 피가 흐르고 온갖 새들은 흙을 물고와서 무덤일을 도와 주었다.
나복은 새가 흙을 물어오는 것을 보고 기쁜 마음을 내어 솜씨있는
화공을 청하여 불상을 조성하여 모시고 三년동안 공양하다가
복(服)을 마치고는 무덤에 하직하고 물러갔다.
나복은 그 길로 기사굴 산중에 가서 부처님을 뵈옵고 이렇게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부모가 다 돌아가시고 三년상을 마치었사오매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려 하옵나니 어떠한 공덕이 있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
"나복아 잘 왔다. 남선부주 사람이 한 남자나 한 여자나 남종이나
여종 하나를 출가시키면 부도나 보탑(寶塔)을 八만四천개 조성하는 것보다
공덕이 수승하여 살아있는 부모는 백년동안 복락을 누릴 것이요,
七대의 선망부모는 극락세계에 태어나거든 하물며 너는 스스로 보리심을 낸 것이 아니냐?"하시고 아난다를 시켜 머리와 수염을 깎아주고
이마를 만져 수기하시며 대목견련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시었다.
<목련>
세존이시여, 보배로 탑을 크게 세운다면 그 공덕이 어떠하옵니까?"
<부처님>
"목련아, 보탑이 높고 크고 충계마다 처마가 맞닿아서 범천까지 이르더라도 백년 후에는 부처님 얼굴에 비기 새어 나중에 다시 죄를 얻게 되거니와
출가한 공덕은 금강과 같아서 무너지지 않는 몸을 얻나니라."
<목련>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세존을 하직하옵고 산에 들어가 도를 닦고자 하옵니다."
<부처님>
"목련아, 네가 도를 닦으려거든 다른데 가지 말고
기사굴산중에 가서 도를 닦아라."
<목련>
"세존이시여, 산중에 무슨 양식이 있어서 도를 배울 수 있아오리까?"
<부처님>
"목련아, 산중에는 호랑이와 이리. 짐승. 새들이 있어서 끼니 때가 되면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을 물고와서 공양하나니라."
목련은 이 말씀을 듣고나서 발우를 공중에 던져 타고 허공으로 올라가
기사글 산중에 있는 빈바라암에 이르러 왼쪽 다리로 오른쪽 넙적 다리를
누르고 오른쪽 다리로 왼쪽 넙적다리를 누르고 앉아 혀끝으로 입천장을 받치고 三십三천을 관찰하다가 화락천궁에 이르니
아버지만이 하늘복을 받고 계시고 어머니는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돌아와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머니기 살아 있을 때에 날마다 오백승재를 올렸다고 하였으니
죽어서는 화락천궁에 태어났을 터이온데 천궁에서 뵈올 수 없아오니
지금 어데 계십니까?"
<부처님>
"목련아, 너의 어머니는 세상에 있을때 三보를 믿지 않고 인색하고
욕심을 내고 나쁜 짓을 많이하여 지은 죄가 마치 수미산과 같으므로
죽어서 지옥에 들어갔으니라."
목련이 이 말씀을 듣고는 몸을 땅에 던져 몸부림치면서 목놓아 울다가
일어나서 지옥으로 어머니를 찾아갔다. 목련이 앞으로 가다가 작두로 썰어
방아에 찧는 지옥에 이르렀다. 남섬부주에 살던 중생들이 방아틀 속에서
몸을 일천조각으로 썰매 혈육이 낭자 하며 하루동안에 만번이나 죽었다가 깨어나곤 한다.
목련은 슬픈소리로 옥주(獄主)에게 물었다.
"이 지옥에 있는 중생들은 전생에 무슨 죄업을 지었길래
이러한 고통을 받습니까?"
<옥주>
"이들은 남섬부주사람들인데 여러 중생들을 썰어 놓고 남녀가 둘러 앉아
머리를 모아 함께 먹으면서 맛있다고 기뻐하다가 지금 제자의 손에 떨어져서 할수없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목련이 다시 앞으로 나아 가다가 검수지옥(劍樹地獄)에 이르러보니
남섬부주 중생들이 칼날로 생긴 나무 위에 있으면서 손으로 나무가지를
잡으면 손가락이 마디마디 갈라지고 발로 칼산을 밟으니
발가락과 발목이 산산이 부서진다.
목련이 슬픈소리로 옥주에게 물었다.
"이 지옥 중생들은 전생에 무슨 죄업을 지었길래
지금 이러한 고보(故報)를 받는 것이오?"
<옥주>
'이 사람들은 남섬부주에서 인과(因果)를 믿지 아니하고
중생들을 꼬지에 꿰어 불에 구으면서 남녀들이 둘러앉아
머리를 마주대고 함께 먹으면서 맛이 좋다고 즐기다가
지금 제자의 손에 떨어져서 할수없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목련이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석합지옥(석합지옥)에 당도해보니 큰돌 두개가 죄인들을 갈고 있는데 피와 살이 갈려 나온다.
목련이 슬픈소리로 옥주에게 물었다.
<옥주>
"이 지옥 중생들은 전생에 부슨 죄업을 지었길래
지금에서 이러한 죄보를 받습니까?"
<옥주>
"이 사람들은 남섬부주 중생들인데 벌레와 개미 등을 밟아 죽이고
한량 없는 중생들을 살해하였으므로 지금 제자의 수중에 떨어져
이런 고통을 달게 받고 있습니다."
목련은 또 다시 앞으로 가다가 한무리의 아귀들을 보았다.
머리는 태산 같고 배는 수미산 같고 목구멍은 바늘구멍 같은데
걸음을 걸을적에는 오백개의 깨어진 수레바퀴 소리가 난다.
목련은 아귀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전생에 무슨 죄업을 지었는가?"
<아귀>
"우리들은 전생에 죽은이를 위해 재를 올리는 것을 방해하고
三보를 공경치 아니한 죄로 오랜 세월 좁쌀 미음의 이름도 듣지 못하고
음식은 맛도 보지 못하게 되어 이런 고통을 받습니다."
목련은 또 앞으로 나아가다가 회하지옥(灰河地獄)에 이르렀다.
여러 남섬부주 중생들이 양잿물 강에서 헤매면서
물결을 따라 다니니 온몸이 부르트고 타곤한다.
동문이 열린 것을 보고 동문으로 달려가면 동문이 다시 닫기고
서문이 열린 것을 보고 서쪽으로 달려가면 서문이 다시 닫기며
남문이 열린 것을 보고 남쪽으로 달려가면 남문이 또 닫기고
북문이 열린 것을 보고 북문으로 달려가면 북문이 도로 닫긴다.
이렇게 사방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잠깐도 쉴새가 없다.
목련이 옥주에게 묻기를
"이 지옥 중생들은 전생에 무슨 죄업을 지었나요?"
<옥주>
"이 사람들은 전생에 계란을 구어 먹은 탓으로
제자의 수중에서 이런 업보를 달게 받고 있습니다."
목련은 또 앞으로 향하여 가다보니 여기는 확탕지옥(확탕지옥)이 있는데
남섬부주 중생들이 끊는 가마숱에서 끊는 물이 용솟음치며 죄인을 삶는다.
목련이 슬퍼하며 옥주에게 물었다.
"이 지옥 중생들은 전생에 무슨 죄업을 지었기에
지금 이런 고통을 받습니까?"
<옥주>
"이 사람들은 남섬부주 중생들로서 三보를 믿지 않고 부잣집에 태어나서
중생들을 삶아 먹었으므로 지금 제자의 수중에 떨어져서
이러한 고통을 참고 받습니다."
목련이 또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화분(火盆)지옥을 보았다 .
거기도 남섬부주 중생들이 머리에 화로를 이고 있어 뼈마디마다 불길이 활활 타고 있다. 목련이 슬피 여겨 옥주애ㅔ게 묻는다.
"이 지옥 중생들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옥주>
"이들은 남섬부주 중생으로서 짐승들의 골수를 먹다가
지금 제자의 손에 떨어져서 이런 고통을 받는 것입니다."
목련이 큰 소리로 어머님을 불렀다.
"어머니! 어머니가 살아 계실적에 말씀하시기를 날마다 오백승재를 베풀어서 향과 꽃과 음식을 모두 법답게 올렸다고 하셨으니 돌아가셔서
마땅히 화락천궁에 태어나셨을 터인데 어찌하여 천궁에서 뵈올 수 없고
지옥에나 계실까 하였더니 지옥에서도 뵈올 수 없아옵니까?
지옥에 있는 八만四천 우두옥졸(牛頭獄卒)들이 서로 일러 말하기를
"앞문 밖에 산 사람의 소리가 들리니 필시 남ㄴ섬부주에서 죄인들을 보내온 것 같소, 내가 쇠창을 가지고 라서 그 가슴을 꿰어오리다." 한다.
그때에ㅐ 목련이 지옥문 앞에서 잠깐 좌선(坐禪)하면서 삼매에 들었다가 옥주의 떠드는 말을 듣고 선정(禪定)으로부터 일어났다.
<옥졸>
"스님은 누구신데 이 지옥문 앞에 오셨습니까>"
<목련 >
"빈도를 꾸중치 마시요, 빈도는 어머니를 찾으려고 이곳에 왔습니다."
<옥졸>
"스님의 어머니가 여기 있다고 주가 말하던가요?"
<목련>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옥졸>
석가모니부처님은 스님과 무슨 관계가 됩니까?"
<목련>
"부처님은 빈도의 본사(本師)화상이시고
나는 그의 제자 대복건련(大目건連)이 올시다."
옥졸은 이 말을 듣더니 머리를 숙이고 철창을 놓고
一천여번이나 절을 하면서 찬탄하였다.
<옥졸>
"참 착한 일입니다.오늘은 좋은 과보로
석가보니부처님의 제자의 존안을 뵈옵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스님의 어머니는 뉘시라 하옵니까?
스님을 위하여 옥중에 가서 명부를 찾아 보겠습니다."하고
옥으로 들어가 문부를 찾아보고 나오더니
"이 옥중에는 아니계시며 이 앞에 또 큰 아비지옥이 있으니
거기 가 보십시오,"
목련은또 앞으로 가다가 큰 지옥이 있는 것을 보았다.
담의 높이는 만길이요 검은 벽이 만겹인데 그 위는 철망으로 얽어 씨웠으며
그 위에 또 네마리의 구리로 된 개가 있어 입으로 항상 맹렬한 불길을
토하여 활활 허공에서 타고 있었다.
밖에 가서 천마디나 소리를 질러 봐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목련은 다시 돌아와서 앞에 옥주에게 물었다.
"앞에 큰 지옥이 있기는 하나 담이 일만길이요. 검은 벽이 만겹이며
철망을 얽어서 그 위를 덮었고 백번 천번 소리쳐 불러도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옥주>
"스님의 법력이 아직 부족하오니 이 문을 열게하려면
부처님께 묻는 도리 밖에 없습니다."
<목련>
"세존이시여.
제가 지옥에 가보았더니 담의 높이가 만길이나 되고 검은 벽이 만겹이며
천번이나 소리 높혀 부르짖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더이다."
<부처님>
"목련아, 너는 나의 열두고리 달린 석장(錫杖)을 짚고 내 가사를 입고
내 발우를 들고 지옥문 밖에 가서 석장을 세번 흔들라.
그러면 옥문이 저절로 열리고 자물쇠가 저절로 떨어지며
옥중에 있는 모든 죄인이 나의 석장소리를 들으면
모두 잠시동안 고통이 쉬게 되리라."
목련이 부처님의 가사를 받아 입고 손에 석장을 짚고 지옥문 앞에 가서
석장을 세번 흔드니 옥문이 저절로 열리며 자물쇠가 스스로 떨어졌다.
목련이 문득 옥중에 들어가니 옥졸들이 밀어내면서
"스님은 누구신데 맘대로 이 문을 여십니까?"
이 문은 생긴후 부터 아직 열어 본적이 없었습니다."
<목련>
만일 이 문을 열지 않는다면 죄인들은 어디로 들어옵니까?"
<옥주>
"남섬부주 중생들은 흔히 불효하고 五역죄를 범했으며
三보를 믿지 아니하다가 명이 다한 후에는 업풍(業風)에 불리어
거꾸로 매달려 내려오고 문으로 들어오지 아니합니다.
그런데 스님은 무슨 일로 여기 오셨습니까?"
<목련>
내가 특별히 온것은 어머니를 찾으러 온 것입니다."
<옥주>
"스님의 어머니가 여기 계시다고 누가 말합디까?"
<목련>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말씀하시더이다."
<옥주>
석가모니부처님은 스님과 무슨 관계입니까?"
<목련>
"바로 나의 스승이십니다."
<옥주>
"어머니의 성명은 무엇입니까?옥중에사거 명부를 검사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목련>
"왕사성중 부상장자(傅相長者)의 아내로 이름은 청제부인(靑提夫人)이요
유씨의 네째 따님입니다."
옥주가 옥에 들어가서 큰 소리로 부른다.
"왕사성중에 살던 청제부인 유씨의 네째딸아! 문밖에 출가한 아들이 왔는데
법명은 대목건련이며 부처님의 제자로서 불가사의의 신통이 있으니
이 사람이 참으로 너의 아들이면 너는 멀지않아 지옥에서 나가게 될 것이다."
옥주는 또 다시 물었다.
"왕사성중에 청제부인아! 어찌하여 대답이 없느냐?
그때에야. 죄인이 대답한다.
"옥주께서 다시 더 고통받는 곳으로 끌려갈까 두려워서
진작 대답을 못하였나이다. 죄인은 아들 하나가 있으나 출가하지 아니하였고
이름도 대목건련이 아니옵니다."
옥주는 다시 나와서 목련에게 말한다.
"옥중에 청제부인 한사람이 있으나 아들이 출가한 일이 없고
이름도 대목건련이 아니라 합니다."
<목련)
"옥주는 대자대비로 어머니가 나를 알아 보지 못하리라는
것을 일러주소서.
부모가 살아계실적에는 내 이름이 나복이었고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
부처님께 가서 출가하였으며
부처님께서 대목건련이라고 이름을 고쳐 주셨습니다.
<옥주>
'스님이 오늘 어머니를 만나보게 해주면 무엇으로 제자의 은혜를 갚겠습니까?
<목련>
"오늘 어머니를 만나 뵈옵게 되면 여러 보살들을 청하여 대승경전을 읽어서
옥주의 은혜를 갚겠습니다."
옥주는 다시 옥에 들어가 죄인을 향하여 이렇게 말한다.
"너에게 반가운 수식을 전해 주리라.
문앞에 너를 찾아온 스님은 바로 나복이다"
<죄인>
참으로 나복이라면 이 작은 뱃속에 품었던 아들입니다."
이때에 옥주는 쇠창으로 죄인을 찔러 일으키고 못을 뽑아 땅에 떨어지니
온몸의 털구멍에서 피가 흐른다. 다시 무쇠칼을 씌우고 칼과 창으로 둘러싸서 내어 보내어 아들을 만나보게 하면서 목련에게 묻는다.
"스님은 어머니를 알아 보겠습니까?"
<목련>
"어머니가 어디 계신지 알아 보지 못하겠습니다."
<옥주>
"저 불길이 활활 타면서 앞에 섰는 이가 바로 스님의 어머니입니다."
목련은 그제야 어머니인줄을 알아보고 크게 부르짖었다.
"어머니! 어머니께서 생존하셨을 적에 제게 말씀하시기를 '날마다 오백승재를 올렸으며 향과 꽃과 음식을 모두 법식대로 맞게 하였노라'하시더니
죽어서 화락천궁에 태어나시지 않고 천궁에서는 뵈올 수가 없으며 어찌하여 지옥에 계시옵니까?소자는 날마다 밥을 먹을 적에 맛있고 좋은 음식을 골라서 어머니께 공양하였는데 어머니의 얼굴이 왜 이렇게 야위셨습니까?"
<어머니>
"내 아들아!사랑하는 내 아들아! 영원히 너를 만나지 못할 줄 알았는데
무슨 인연으로 오늘 지옥 문앞에서 너를 만나는구나.
어머니는 지옥에서 죄보를 받느라고 갖은 고생을 하였다. 배가 고프면 뜨거운 무쇠탄재를 먹고 목마르면 끓는 구리즙을 먹으면서 지내왔구나."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옥졸이 어머니를 붙들고 긴 부젓가락으로 몸을 찌르니 창자까지 불에 탄다. 옥중에 있는 다른 죄인들은 서로 말하기를 '남의 집 모자는 서로 만나기도 하는데 우리들은 어찌하여 나갈 기약조차 없는가'한다.
<옥주>
"스님은 어머니와 서로 오래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의 죄 받을 시간이 되었으니 스님이 만일 어머니를 놓지 않으면
내가 철창으로 가슴을 찔러서 데려 가겠습니다."
목련이 할수없이 어머니를 놓으니 옥주에게 끌려서
옥중으로 들어가면서 소리친다.
"귀여운 내 아들아! 착한 내 아들아! 지옥 고통을 참을 수 없고나
백방으로 주선해서 이 어미를 구출(救出)해 다고."
이때 목련은 돌아서서 왼발은 문턱안에 있고 오른발은 문턱밖에 있을 때
어머니의 고통을 참느라고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 머리를 기둥에 부딪치니
피와 살이 낭자하다. 옥주에게 애걸하기를
"내가 옥중에 들어가서 어머니의 죄보를 대신 받겠습니다."
<옥주>
스님 어머니의 악업이 너무나 커서 스님이 간여할 수 없으니 어머니가 이 지옥에서 나가게 하려거든 부처님께 여쭙는 수 밖에 없습니다."
목련은 이 말을 듣고 발우를 타고 공중으로 날아서 부처님 계신 곳에 가서
오른쪽을 세번을 돌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머니가 죄보 받기에 갖은 고생을 다하고 있아오니
어찌하오면 어머니를 구하여 지옥에서 나오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부처님>
"목련아! 내가 너의 어머니를 구원해 주리라."
<목련>
"세존이시어!" 어미를 구출할 수가 있아옵니까?"
<부처님>
"내가 만일 너의 어머니를 구출하지 못한다면
오랜세월을 지옥에 들어가서 그 죄보를 대신 받으리라."
그때에 부처님이 비구. 비구니. 우바세. 우바이 등 무수한 억만대중에게
호위되어 허공신(虛空身)을 나타내시니 높이가 七多羅樹요
양미간으로 오색 광명을 놓아 지옥을 비추어 깨트리니
철상지옥(鐵床地獄)은 연화좌(蓮華座)로 변하고
검수지옥(劒樹地獄)은 백옥 사다리가 되며
끓는 화탕지옥(화湯地獄)은 연못이되었다.
그때에 염라대왕이 찬탄하기를
"착하고 착하도다. 내가 친히 예배하고 향을 사루었거늘
누가 부처님이 세상에 계신것을 믿지 않겠느냐?
하고 우두옥졸(牛頭獄卒)을 불러 지옥 죄인들을 모두 놓아서
천상에 태어나게 하였다.
목련은 세존께 다시 물었다.
"지옥 죄인들이 모두 천상에 태어 났아온데
어머니는 어느 곳에 태어났사옵니까?
<부처님>
"목련아 너의 어머니는 살아 있던 때에 지은 죄업이 막중하고
업장이 끝나지 못해서 대지옥에서 나와서 다시 작은 흑암지옥에 들어갔다.
보살대중들이 먹다 남은 밥을 한그릇 줄터이니 가지고
옥중에 가서 어머니를 대접하라."
목련이 밥을 받아 들고 옥중에 이르니 어머니가 밥을 보자 탐심을 버리지
못하고 왼손으로 밥을 움켜쥐고 오른손으로는 사람을 막으면서 밥을 가져다 입에 넣으니 전과 같이 그밥이 변하여 맹렬한 불길이 되고 말았다.
목련은 또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어머니를 흑암지옥(黑闇地獄)에서
벗어나게 하겠습니까?
<부처님>
"너의 어머니가 흑암지옥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여러 보살을 청하여
대승경전을 읽어야 흑암지옥에서 나올 것이다."
목련은 부처님께서 분부하신대로 보살들을 청해서 대승경전을 읽으니
어머니가 흑암지옥에서 나와서 아귀(餓鬼)중에 태어났다.
<목련>
세존이시여! 어머니가 흑암지옥에서 나와서 어느 곳에 태어났습니까?"
<부처님>
"지옥에서 나와서 아귀중에 태어났느니라."
<목련>
세존이ㅣㅅ어, 어머니가 오랫동안 지옥에 계신지라 어머니와 함께 항하수(항하수)가에 가서 물을 마시고 배를 씻어 드릴까합니다."
<부처님>
"목련아! 부처님들이 물을 마시면 그것이 유락(乳酪)과 같고
스님네가 물을 마시면 감로(甘露)와 같고 十선인(善人)들이 물을 마시면 맹렬한 불길로 변하여 배속에 들어가서는 창자를 모두 태우느니라."
<목련>
"세존이시어,어떻게 하면 어머니가 아귀중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
"보살들을 청하여 四十九燈읗 켜고 방생(放生)을 하며
신번(神幡)을 만들어 세우면 아귀중에서 벗어나리라."
목련은 즉시 부처님 분부대로 보살들을 청하녀 방생을 하고 신번을 세두고,
사십그등을 켜서 어머니로 하여금 아귀의 몸을 여의게 했다.
<목련>
"세존이시여, 어머니가 아귀몸을 벗어나서 지금은 어느곳에 태어났습니까?"
<부처님>
"너의 어머니가 비록 아귀를 벗어났지마는 지금 왕사성중에 태어나
암개(암犬)가 되었느니라."
목련은 이 말씀을 듣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으로 가서 개를 부르니, 개가 목련을 보고 뛰어 나와서 허리를 껴안고 흐느끼면서 말한다.
'내가 스님의 어미요, 스님은 나의 아들이다."
<목련>
"어머니께서 지금 개의 몸을 받았으니
지옥에서 받던 고통에 비하면 어떻습니까?"
<개>
"내가 앞으로 영원히 개가 되어서 사람의 더러운 것을 먹을지언정
지옥의 소리만 들어도 몸이 떨리노라."
목련은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머니가 개의 몸을 받아서 고생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개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
"목련아, 칠월 보름날에 우란분재(盂蘭盆齋)를 올리면
너의 어머니가 개의 몸을 면할 것이다."
<목련>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으로 十三일이나 十四일을 정하지 아니하시고
七월 보름날을 택하라 하십니까?"
<부처님>
"목련아, 七월 보름날은 대중이 여름 안거(安居)를 해제(解制)하는 날이라
즐겁게 한곳에 모여서 너의 어머니를 천도하여 정토에 태어나게 하리라."
목련은 즉시 부처님의 분부대로 버들나무와 잦나무 가지를 사서
우란분재를 차리니 어머니가 개의 몸을 벗어나
부처님앞에 마주 앉아 오백계(戒)를 받게했다.
그리고 빌었다.
"원컨대 어머니는 삿된 마음을 버리고 정도에 돌아오소서,"하니
천모(天母)가 감동되어 내려와서 어머니를 영접하여 도리천궁에 태아나게하여 모든 쾌락을 받았으며 마땅히 법분을 연설하여 중생을 제도하게하였다.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부모를 위하여 이 경을 쓰거나 받아지니거나
읽고 외우면 三세부모의 七대선망(先亡)들이 정토에 태어나서
한꺼번에 해탈(解脫)할 것이며 의식이 저절로 생기고 장수하고 부귀하리라
목련경
5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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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승행
禮敬(禮敬)
향로에 향을 피우니
법계에 향기가 진동
부처님 쇠사에 퍼지어
가는 곳마다 상서구름
저희 뜻 간절하오니
부처님 강림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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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승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