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나서 땅콩이라고??>
Success is not final, failure is not fatal: it is the courage to continue that counts.
성공은 끝이 아니며, 실패는 치명적인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계속 나아가는 용기다. - Winston Churchill (윈스턴 처칠)
친구가 모임에 껍질이 있는 땅콩을 삶아서 가져왔다. 껍질 그대로 볶은 것, 안에 들어있는 땅콩 삶은 것은 먹었지만 겉까지 삶아진 것은 처음인 듯 했다. 수확한 땅콩 그대로 삶은 것이라 했다.
며칠 후, 도서관에 가는 길에 그런 껍질 땅콩을 길에서 파는 어떤 아주머니를 보게 되었다. 나보고 직접 농사지은 거고, 삶은 거니 하나 먹어보라 권하신다. 사지 않을거라 사양했다. 그리고 내 질문, 사실 어떤 짐작은 했지만 잘 모르기도 해서 “땅콩도 나무 같은 것에서 열리나요?”라고 물었다. 대부분의 콩이 나무에서 열리니 좀 질문이 이상하기는 했지만 확인차??? 그분 대답. 아주 의아한 표정으로 “땅에서 나는 것이라 땅콩이예요.” 아하 아이구 좀 머쓱 좀 창피 등등.
60 중반이 넘어 감자밭에서 감자를 처음 캐 보면서 감자가 땅에서 그렇게 생겨나는 것을 알았다. 작은 것 큰 것이 서로서로 주렁주렁. 마늘과 마늘쫑과 양파와 양배추가 자라나는 것을 우연히 보면서 놀랍게 알게 된 것들!! 신비한 자연 세계!
내 나이 70이 다 되었는데 모르는 것, 안 해 본 것, 못 해 본 것, 이제는 하기 어렵다고 생각된 것이 수도 없이 많다. 오호 통재라! 오호 애재라!
언어학의 특징 중 하나가 ‘변화 생성’이라고는 하나 새로 생겨나는 단어를 많이 모르고, 전문용어는 더 모른다. 김치를 잘 담글 줄 모르고, 그럴듯한 한식 반찬도 잘 못 만든다. 수영도 못하고, 젊은 시절 인라인을 타보고 싶었지만 인라인 전문가(?) 인듯한 동료가 인라인을 타고 팔을 다친 것을 보고는 포기했다. 배드민턴을 치러 가면 스텝도 치는 것도 제일 못하는 것 같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여행 계획도 잘 세우고 실용적 합리적 효과적인 여행이었는데, 이제는 자녀들이 세운 계획에 따라 건강하게 따라다닐 뿐이다. 비싸고 좋은 옷도 가방도 없다. 영어 전공이 무색하게 가끔 쉬운 단어의 스펠링도 왔다 갔다 하고 해석이 어려운 영어 문장도 많다.
그런데, 나는 몇 가지 남과 좀 다른 점이 있는 것 같다. 모르는 용어나 어떤 내용이 있으면 기억하고 기록하여 찾아보고 써보고 기억과 암기를 배가 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다.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에 나오는 내용처럼, 재료의 기본과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반찬을 만든다. 호기심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밥솥으로 빵을 만들고, 내 나름대로의 두쫀쿠를 만들 줄 안다.
걷기를 좋아하고 못 치는 배드민턴이지만 다치지 않게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몸을 부지런히 움직인다.
여행 프로그램을 자주 보고, 다른 나라의 역사나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독서를 생활화하여, 노벨상 작품은 가급적 읽으려 하고, 실용서적도 종종 읽는다. 소설을 좋아하여 민음사 문학 시리즈를 142번째 읽고 있다. 500번째가 나왔다고 하니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비싼 옷은 없지만, 가정 시간에 옷 잘 입는 법을 배운 중학교 1학년들의 투표에서 옷 잘 입는 선생님으로 뽑힌 적도 있다. 그들 표현대로라면 믹스 엔 메치를 잘 한다나?
여행지 등에서 영어 설명이 있으면 영어 표현이 무엇인지 읽어보고 생각하며, 영어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뭔가 시도를 한다.
무엇보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에 깊은 관심이 있다. 어떤 일을 처리해야 하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책임을 다 한다. 또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일과 상태에 대해 단 1%라도 알고 싶은 호기심이 있고 그들의 삶에 공감하고자 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요즈음, 사람들은 다 다르다는 걸 느끼며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그러면서도 점진적인 변화와 개혁을 항상 마음에 둔다.
장기하의 최근 노래 ‘너나 나나’를 듣는다. 위로가 된다.
....
너는 울지만 웃기도 해 (어)
나는 웃지만 울기도 해 (맞아)
너도 웃지만 울기도 해 (그렇지)
나도 울지만 웃기도 해
너나 나나
아주 뭐 똑같다는 건 아냐
너나 나나
그래도 많이 다르지는 않아
....
그런데, 내 나이 70이다. 화살처럼 날아가 버린 나의 젊은 시절이여...다시 온다면 다 해 볼 수 있으련만...
오호 통재라, 오호 애재라!!!
작성한 날 202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