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백일법문
장경각
중도사상으로 불교 풀어낸
역사상 가장 뛰어난 교리서
법문한 순서에 따라 정리해
최대한 원음에 가깝게 복원
부처님 ‘근본불교사상’ 속에
천태 화엄 유식 모든 사상
이미 포함돼 있다는 점 강조
내용상으론 증보가 많지만
순서상 차이는 거의 없어
방대한 불교 경전과 선사 어록을 알기 쉽게 강설한 불교계 불후의 교리 교과서 <백일법문>이 증보판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사진은 성철스님의 생전 수행모습. 사진=백련불교문화재단 |
“문자에만 집착하는 사람은 일생 동안 헛일만 하는 것이라는 말씀은 선이나 교나 근본이 다 같습니다. 실제로 깨치는 것이 불교의 생명선입니다. 불교가 다른 종교와 다른 독특한 점은 깨치는 것에 있습니다. 예수교, 유교, 회교는 물론 어떤 철학이나 종교 가운데에서도 불교와 같이 깨치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 종교나 철학은 없습니다. 이것이 불교의 근본 특색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근본 생명을 이탈해서는 안 됩니다.” <성철스님 백일법문> 개정증보판 상권 中
성철스님의 <백일법문> 개정증보판이 1992년 초판 이래 20여년 만에 다시 나왔다. 백일법문은 성철스님이 1967년 해인총림 방장으로 취임하면서 100일 동안 설법한 내용을 묶은 책이다. 성철스님을 열반 때까지 시봉한 상좌인 원택스님은 불교 현대사에서 하나의 전설로 회자되고 있는 ‘백일법문’의 녹음을 풀어 1992년 2권의 책으로 펴냈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백일법문>은 한국불교 역사상 가장 뛰어난 불교 교리서로 평가받고 있다. 불교의 본질이 양변에 집착하지 말고 중(中)에도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는 중도(中道)사상이라는 점을 풀어냈으며 중관 유식 천태 화엄 선불교 등 불교 사상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짚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백일법문>은 상, 중, 하 3권으로 구성돼 있다. 1992년 발간된 책보다 1권 정도의 분량이 늘어났다. 초판본 <백일법문>에 사용된 녹음테이프를 다시 녹취하고, 당시에 빠져 있었던 녹음 테이프 100여개를 찾아내 녹취하고 정리했다. 1992년 <백일법문>과 비교했을 때, 법문 내용 가운데 누락된 부분은 빠짐없이 포함시키고 구어체는 되도록 문어체로 바꿨다.
상권은 불교의 본질, 중도사상, 근본불교, 인도 대승경론, 중관ㆍ유식 사상을 정리해 한 권으로 묶었다. 성철스님은 특히 불교의 최고 원리가 대승불교에서 보나 선종에서 보나 ‘중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당시 대승비불설을 주장하는 일부 견해에 대해서도 “천태나 화엄종, 선종이 부처님의 근본사상을 그대로 잇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승경전이 시대적으로는 500~600년의 차이가 있지만 사상적으로는 근본을 바로 계승한 것이 확실하다고 설했다. 그러면서 부처님 직설에 가까운 가르침을 찾고자 한다면 ‘율장(律藏)’연구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율장은 시대나 언어학적으로 부처님 당시부터 사실을 그대로 기록해 내려온 것으로 혹 중간에 가필한 내용이 더러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봐서 가장 부처님말씀에 정확하다고 학자들이 판단을 내렸습니다. 율장 가운데 부처님이 최초로 설법한 말씀이 기록돼 있는데 학자들이 통칭해 초천법륜이라고 합니다. 이 초전법륜이 불교에 있어서 가장 오래되고 확실한 부처님 말씀이라는 것을 의심하는 학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또 천태ㆍ화엄ㆍ법상종의 중도사상을 강설한 중권 내용은 이전보다 더욱 풍부해졌다. 하권에는 중국 선사들이 밝힌 중도의 뜻과 어록을 비롯해 한국 선사상도 강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선사상의 핵심인 선종의 근본이 ‘돈오’에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또 당시 선방의 수행풍토를 비판하는 법문도 눈에 띈다.
“부처가 되려는 병, 조사가 되려는 병, 이 모든 병을 고치려면 우리 자성을 깨쳐서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자재한 사람이 돼야 합니다.…공부를 하다 별다른 식견이 조금 생기면 ‘아, 견성했다’고들 합니다. 그건 망상입니다. 이런 폐단이 지금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금(古今)에 흔히 있어 왔던 폐단입니다. 이런 폐단이 생긴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성불의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참선을 하든 교학을 하든 견성의 내용, 성불의 내용을 분명히 알고 수행해야 합니다.”
이전 발간본은 교리발달 순서로 편집했지만, 이번 책은 되도록 성철스님이 법문한 순서에 따라 실어 원음(原音)을 최대한 복원하려고 노력했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은 “산문에 들어선 지 40여년이 지나 고희를 맞는 해에 개정증보판을 세상에 내놓게 돼 감회가 특별하다”며 “더욱 많은 분들에게 진리를 알려주는 ‘마르지 않는 법문’이 되고, 무명을 밝혀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또 “금자탑을 다시 쌓는 마음”이라며 “큰스님의 사상을 이어받은 훌륭한 후생들이 속출해 더 높고 찬란한 금자탑을 쌓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원택스님은 선종사상을 정리한 <백일법문> 하권 2500권을 전국 선원에 법보시할 예정이다.
한편 백련불교문화재단은 불교인재원(이사장 엄상호)과 공동으로 이번 개정증보판 간행 기념으로 <백일법문> 강좌를 개설한다. 이번 강좌는 동안거를 맞아 오는 12월11일부터 2015년 3월까지 총 10회에 걸쳐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 3층 문수실에서 개최한다. ‘불교의 중도사상을 바로 알아 영원한 행복을’을 주제로 한 이번 강좌에는 김성철 동국대 교수, 서재영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 박희승 한국문화연수원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선다.
강좌일정은 12월11일 원택스님의 ‘불교의 본질’ 입재특강을 시작으로 12월18일 중도사상, 1월8일 근본불교사상 1, 1월15일 근본불교사상 2, 1월22일 근본불교사상 3, 1월29일 천태종의 중도사상, 2월5일 화엄종의 중도사상, 2월12일 삼론, 유식의 중도사상, 2월26일 선종의 본질 및 중도사상, 3월5일 돈오돈수와 돈오점수 등이다. 문의는 불교인재원으로 하면 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스님, ()()() 나무아미타불
스님 옵체 청안 하십시오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