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00(프리랜서 디자이너·혼자 살기 1년)
Say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생활하는 올빼미 직업. 위와 장에 부담이 적고, 원기 회복에 좋은 채식 식단을 사랑한다. 구하기 쉬운 저렴한 식재료와 기동성 좋은 레서피 위주로 짠다. 그래야 귀찮아서 끼니 거르는 일이 줄어든다.
1 9:00 am 베지샐러드 양상추와 파프리카, 피망, 무순을 넣은 샐러드. 드레싱으로는 플레인 요거트를 택했다. 달콤함을 위해 꿀을 섞어주고, 고소한 맛과 식감 그리고 영양을 생각해 견과류를 뿌린다. 새벽까지 혹사당한 눈을 보호해주고, 원기 회복과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좋은 블루베리를 첨가. 위에 무리가 없는 완벽한 영양 덩어리에 만족.
2 2:00 pm 새양송이 덮밥 하루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 채소에서 어려운 단백질을 두부로 보충. 두부와 새양송이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불에 익히고 전분 가루를 물에 풀어 굴 소스와 간장, 후춧가루, 마늘로 양념한 뒤 함께 볶는다. 새싹 고명을 얹어 보기에도 예쁜 식사 완성. 포만감이 두둑하다. 집에서 직접 담근 피클로 입을 개운하게 마무리.
3 8:24 pm 채소볶음밥과 북어국 그리운 기름 향을 찾아서 감자, 당근, 양파, 파 등 냉장고 상비군을 소집. 잘게 다져 올리브유에 볶는다. 익은 낌새가 보이면 밥을 넣고, 굴 소스로 간한다. 말린 북어를 불리면서 콩나물과 함께 끓여주고, 소금 간, 후춧가루 톡톡. 달걀을 살짝 풀어주면 술술 잘 넘어간다.
이00(큐레이터·혼자 살기 7년 8개월)
Say 식당밥과 친하게 살다가 몸도 시름해지고, 살이 붙었다. 다이어트 결심. 아침은 반드시 챙기고, 하루 한 끼는 집에서 만든다. 조미료는 패스. 기름 대신 물로 볶는다. 대형 마트에서 1인분 나물과 과일은 꼭 챙긴다. 모두 나름의 철칙이다.
1 08:15 am 버섯샐러드 부족해지기 쉬운 섬유질과 비타민을 챙기려 노력한다. 버섯은 굴 소스에 볶고, 양상추와 적 치커리를 얹는다. 여기엔 새콤달콤한 발사믹 드레싱이 잘 어울린다. 샐러드는 사온 날 손질해 1인분씩 밀폐 용기에 보관하면 싱싱하게 오래간다.
2 12:45 am 별미 콩국수 워낙 좋아하는 메뉴. 엄마의 맛이 그립지만 이젠 혼자서도 잘한다. 자기 전 흰콩을 물에 불린다. 아침에 일어나 냄비에 불린 콩과 찬물을 넣고 삶는다. 이를 믹서에 간다. 물을 넣으면서 콩물 농도를 맞춘다. 삶을 소면을 얼음물에 헹궈 차지고 쫄깃한 식감을 살린다. 콩물에 풍덩. 얼음 풍덩. 깨소금 솔솔. 남은 콩물은 지퍼백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 믹서에 갈면 아삭아삭 맛있다.
3 07:12 pm 햄버거 토마토 스파게티 점심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한 날엔, 저녁에 신경을 쏟는다. 그럴 땐 스파게티가 적당한데, 다이어트 중이니까 토마토소스를 택해 양심의 가책을 던다. 올리브유에 마늘을 볶고, 토마토 소스, 면을 차례로 넣고 볶는다. 마트에서 파는 햄버거나 떡갈비를 구워서 올리면 끝. 마구 으깨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이00(페인터·혼자 살기 4년)
Say 혼자 식사할 때 밥맛은 굉장히 중요하다. 보기에도 예쁘면 기분까지 좋아지니까 귀찮더라도 그릇이나 담아내는 기술에 신경 쓴다. 보양식으로 연근 가루를 물에 풀어 수시로 마시거나 양배추 환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1 10:05 am 토마토 치즈 볶음밥 예전부터 밥알을 씹어야 하루가 시작되는 버릇이 있다. 1인분씩 포장해서 냉동실에 넣어둔 잡곡밥을 꺼내 토마토, 카망베르 치즈와 햄, 우엉, 김치를 올리브유에 슥삭 볶는다. 여기에 소금 살짝 추가. 아침을 든든히 시작한다.
2 1:30 pm 모카 빙수 & 시나몬 토스트 좋아하는 빙수는 겨울이 시작하기 직전까지 해먹는다. 스페셜 아이템 모카빙수는 초코 얼음을 갈아서 만드는 게 비결. 아몬드, 팥, 연유, 바닐라 아이스크림, 초코 칩, 산딸기, 초코 얼음, 그 위에 에스프레소 샷을 뿌려주면 맛있다. 여기에 바삭하게 구워낸 토스트에 시나몬 가루를 뿌린다. 빙수와 함께 먹으면 여느 카페 부럽지 않은 브런치 완성.
3 6:45 pm 우유 & 감자 크로켓 삶은 으깬 감자에 잘게 썬 양파를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밑간을 한 다음 손바닥으로 모양을 잡는다. 밀가루와 달걀 푼 물, 튀김가루 순으로 옷을 입힌다. 불에 올린 기름에 튀김 가루를 넣어 살짝 튀어오르는 걸 확인. 그때 노릇노릇 색이 입혀지게 튀긴다. 안에 치즈를 넣고 튀기는 것도 맛있다.
조00(학생·혼자 살기 6년 3개월)
Say 자취 초기 비위생적인 식당을 본 이후 스스로 해 먹자는 주의로 돌아섰다. 주로 든든한 한식 위주의 밥상. 채소는 필수, 간은 삼삼하게. 싸다고 대형 묶음으로 사서 썩히는 것보다 1인용 포장 팩을 선호한다.
1 9:00am 치킨밥 & 치킨 샐러드 마트에서 한 봉지 구입한 닭 가슴살. 냉동실에 놓고 필요할 때마다 투입. 오븐에 넣고 닭 가슴살을 굽는 동안 파프리카, 양파, 당근을 잘게 썰고, 샐러드용 양상추를 물에 담가둔다. 고기가 익으면 하나는 프라이팬에, 하나는 샐러드 볼에 투하. 올리브유는 최소량 넣어 맛이 깔끔하다.
2 2:14 pm 묵국수 아르바이트 가기 전, 바쁘게 끝내는 한 끼 식사. 묵을 사서 적당히 썰어낸 후, 시중에 파는 냉면 육수를 살짝 얼려 넣는다. 그리고 묵은 김치를 쫑쫑 썰어 넣으면 끝. 시간이 더 있다면 오이 총총, 삶은 달걀 하나를 넣는다. 초 간단하다. 칼로리는 낮다. 게다가 맛있다.
3 7:27 pm 된장찌개와 반찬들 혼자 살다 보면 쉬운 원푸드 메뉴에만 손이 간다. 곧 찌개류가 사무치게 그립다. 고로 된장찌개 레서피는 필수. 멸치와 다시마 우린 물에 엄마표 집된장을 풀고 두부·버섯·호박과 함께 보글보글. 건더기가 많을수록 기분이 좋아진다. 감자와 버섯, 채소들을 찾아 넣고, 기름과 후추를 찔끔 넣는 볶음 요리도 손쉽다. 달걀말이엔 당근을 썰어 넣으면 식감이 산다.기획 박소현 | 포토그래퍼 장진영 | 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