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순천향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 정계헌입니다. 제가 생명과학 즉 생물학을 공부해온 지가 올해로 42년째입니다. 생물학 중에도 동물학이고, 동물학 중에도 형태·발생학이 저의 전공입니다.
그래서 제가 대학에서 강의하는 교과목은 동물발생학과 무척추동물학입니다. 이런 교과목들의 교과서들은 철저하게 진화론에 입각하여 기술된 책들입니다. 생물학 자체가 진화론에 바탕을 두고 연구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전공이 이러하기 때문에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신앙생활을 했으면서도 교회에 가면 창조론, 학교에 가면 진화론으로 아무 거리낌 없이 그때그때 신념이라는 것을 바꾸어가며 생활해 왔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어린 시절부터 배워온 진화론 때문에 저의 의식 속에는 진화론은 불변의 사실이고 창조론은 기독교가 가지는 신화정도로 인식했었기 때문에 창조론이 믿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인이기 때문에 믿으려고 노력하는 형상이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입니다.
이토록 불확실한 신념으로 생활을 하던 중 저에게는 변화가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오묘한 생명현상을 배우며, 연구하며, 가르치며, 아무리 묵상해보아도 지금의 모든 생명현상이 세월과 더불어 저절로 진화한 결과는 아닌 것 같다는 신념이 굳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큰 변화가 있기까지에는 오묘한 생명현상에 대한 경외감이 이전보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것과 영적 체험이 어우러진 까닭입니다.
본 생명의 신비 강의는 생명현상의 오묘함을 통하여 창조주를 기억하고 창조주께 영광을 돌리자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이미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론에는 크게 대별하여 창조론과 진화론 이렇게 두 이론이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창조론과 진화론의 차이점을 말해보라고 하면, 흔히들 창조론은 과학적 증거가 없고, 추상적이며, 진화론은 객관적인 과학적 증거가 많은 합리적인 이론이라고들 말합니다. 이 말은 틀린 답이고, 실제로는 과학적 증거가 완전히 같습니다. 증거라는 것들은 23만여 종의 화석류와 생명현상들을 연구하여 발표한 수많은 논문들과 살아있는 많은 동식물들의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들이 모두 과학적 및 자연적 증거물들입니다. 어떤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다 볼 수 있는 증거들입니다.
창조론자들은 현재 살고 있는 한 생명체의 생명현상을 보거나 지난날에 살았던 한 생명체의 화석을 보면서 오묘한 창조주의 섭리라고 말하는 반면, 진화론자들은 생명현상을 보면서 과거 어떤 생명현상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인지 앞으로 또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를 생각하며, 화석을 보면서 과거 어떤 생명체가 진화한 결과이며, 이 화석종 보다 더 진화한 형태는 어떤 것인가라는 등의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창조론과 진화론은 과학적 증거는 같고 관점과 신념만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진화에는 소진화(microevolution)와 대진화(macroevolution)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소진화는 한 종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환경에 적응하며 조금씩 변하는 것을 의미하며 창조론자들도 이 소진화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창조주 하나님께서 동물들을 종류별로 창조하셨고 이들은 시간과 더불어 많은 후손을 낳아 세계 여러 곳에서 퍼져 대를 이어 살면서 많은 품종이 출현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개가 진화하여 다른 동물이 된 예는 없다고 봅니다.
대진화는 어떠한 생명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른 종으로 완전히 변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진화론에서는 한 종 내에서의 작고 큰 변화인 소진화가 축적되어 마침내 다른 종으로 진화되는 대진화를 거듭하였고, 마침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생명체들이 출현하게 되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창조론에서는 이런 대진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창조론에서는 모든 생명체는 창조주 하나님의 지혜대로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반면 진화론에서는 모든 생명체가 시간과 더불어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의 현상으로 진화되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진화론에서는 현재의 모든 생명현상은 자연 상태 하에서 일어난 시행착오적 진화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강의를 통하여 상상을 초월하도록 오묘하기 그지없는 생명현상을 접하면서 과연 이러한 현상들이 시간과 더불어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라고 설명할 수 있는지를 음미하여 보고자 합니다.
저는 생명과학이나 발생학 등을 강의하던 중 중간고사나 학기말 고사가 되면 때로 엉뚱한 열외 문제를 내는 수가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 중간고사에 학생들에게 우리 사람들의 생명현상 중에서 감사하게 느껴지는 현상 중 20가지만 그 제목을 써보라고 문제를 내었습니다.
뜻하지 않던 문제에 어리둥절하던 학생들 중에는 전혀 엉뚱한 제목 몇 가지만을 쓰고 빈칸인 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반 정도의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적었습니다. “내가 기형이 아닌 것, 눈이 앞에 둘 있는 것, 나의 한 쪽 손가락이 다섯 개인 것, 손가락이 분리되어 있는 것.... 등등. 그 문제 답안지만 보면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가서 물어 보고 얻은 답과 다를 것이 없는 답들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주변 생물이나 우리 자신들의 생명현상 중에 진정 감사한 일들은 차원 높은 어떤 명제가 아닙니다. 우리들의 모습 이대로가 다 감사하고 신비로운 것들입니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서 저는 앞으로 애청자 분들과 함께 사람과 우리 주변의 동식물들에게서의 생명현상들이 얼마나 오묘한지를 함께 둘러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누가 이 모든 것을 창조하셨는지를 보시기를 바랍니다.
[기도] 이런 프로그램을 허락하신 주 하나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생명의 존엄성과 창조주의 오묘하신 섭리를 깨닫는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인도해 주시기를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