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잘한다고 친환경 하고 있는 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알뜰하고 깨끗하게 살림 잘한다는 누군가의 집에 환경건강관리사가 불쑥 찾아가 친환경적이지 않은 것들을 지적한다면 어떨까? 에코 피플이 되기 위해 우선적으로 바꿔야 할 몇 가지를 짚어 본다. 마음먹기까지가 어렵지 일단 시작만 하면 멈출 수 없는 게 바로 이 보람찬 친환경적 삶이다.
먹을거리
각종 인스턴트 식품들이 가득한 냉장고. 그 재료들로 만든 음식들로 차려진 밥상. 음식은 맛있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가? 첫째, 맛있는 음식의 기준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 합성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을 줄여보자. 그것만으로도 수질과 토양, 우리의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 둘째, 오염되지 않은 땅에서 자란 유기농 먹을거리를 식재료로 사용하자. 건강한 식재료를 먹으며 자란 아이들은 아토피, 비만, 소아 당뇨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이렇게 서로 맞물려 있는 자연과 인간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한 노력은 지금 당장 필요하다.
주방도구
코팅이 벗겨진 밥솥, 플라스틱 밀폐용기, 비닐 랩을 사용하고 있는가? 조리용품도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 걱정 없는 것으로 바꾸자. 환경 호르몬으로 범벅이 된 음식을 먹지 않으려면 말이다. 뒤집개, 도마, 국자, 밀폐 용기 등 뜨거운 것과 닿는 조리 도구는 특히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발암성 논란은 물론, 아이에겐 성조숙증, 여성에겐 심각한 생리통, 자궁질환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수없이 제기되고 있다.
세제
아이 옷을 형광증백제 성분의 합성세제로 세탁하고, 남편 와이셔츠를 드라이클리닝하기 위해 세탁소에 맡기고 있는가? 지금 당장 천연 성분의 세제로 바꿔야 한다. 생각보다 훨씬 빨래도 깨끗하게 잘되고, 정량을 지켜 세탁한다면 세제 값도 절약할 수 있다. 또 드라이클리닝은 암모니아, 벤젠, 사염화에틸렌, 솔벤트, 나프탈렌 등 여러 석유화학물질을 혼합해 사용하고 있어 대부분 암을 유발하고 신경 교란의 유해성이 입증된 화학물질들이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드라이클리닝을 했다면 비닐 커버를 벗겨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3~4일 걸어두자.
생활용품 화장지나 수건 등 생활용품도 친환경적인 제품들로 하나씩 바꿔 나가자. 한번에 다 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바꿔 나가다 보면 친환경적인 제품들을 찾는 재미도 생긴다. 가전제품을 살 때도 소비 효율이 좋은 제품을 고르고, 자동 모드 설정이 가능해 사용하지 않을 시 전력을 차단하는 기능의 에너지 절약 상품을 고르자. 또 ‘일회용 용기가 썩는데 1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광고 문구를 기억하는가. 일회용품 사용을 중지하고 개인 컵을 사용하는 등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지구는 훨씬 빨리 건강해진다.
육아용품 아이가 입에 물고 빠는 장난감이나 학용품도 바꿔야 할 품목이다. 나무처럼 친환경 소재로 만든 교구나 장난감은 정서적으로도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환경은 물론 아이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물감이나 크레파스도 무독성 친환경 제품으로 바꿔주고, 특히 깨지는 것에 너무 예민해 플라스틱으로 된 식기를 사 주었다면 유리가 위험한지 환경호르몬 등 유해 물질이 위험한 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입에 닿는 건 무조건 친환경 주방 도구로
농약, 중금속, 합성세제 등을 포함한 환경호르몬은 체내의 여러 가지 작용을 방해하여 극히 적은 양으로도 생태계를 교란하고 인간의 생식 기능을 저하시키는 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생긴 환경호르몬이 땅속 깊은 곳까지 침투하는 것은 물론, 주방 도구를 통해 체내에 흡수될 수 있다. 아무리 유기농 먹을거리를 사 먹는다고 해도 조리 과정에서 환경호르몬 범벅이 된다면 무의미하다.
주방 도구, 이것부터 바꿔라
플라스틱 뒤집개 -> 나무 뒤집개 플라스틱 뒤집개 대신 환경 친화적이면서 자정 능력이 있는 나무 소재로 바꾸자. 나무 소재는 세균이 쉽게 번식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며 열에 강해 주방용품으로 사용하기 좋다. 단, 흠집이 생기면 세균이 번식할 위험이 있으니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라스틱 주걱 -> 나무 밥주걱 밥주걱을 밥솥에 넣어두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밀폐된 곳에서 장시간 열을 받으면 어마어마한 양의 환경호르몬이 방출되니 밥주걱은 반드시 나무나 도자기 소재로 바꿔야 할 아이템
플라스틱 국자 -> 스테인리스 국자 열을 받으면 환경호르몬이 방출될 수 있는 플라스틱 국자를 위생적이고 녹에 강한 스테인리스 제품으로 바꾸자. 주의할 점은 100% 스테인리스가 아닌 알루미늄에 스테인리스를 도금한 제품이 많으니 구분해서 구입할 것.
플라스틱 도마 -> 나무도마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을 나무 도마와 플라스틱 도마에 묻혀 놓은 뒤 다음날 확인하니 플라스틱 도마에는 균이 번식했으니, 나무 도마에는 어떠한 균도 남아 있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버클리 건강 회보 중에서). 오래된 나무일수록 더 안전한데, 어떤 종류의 도마든 날고기를 썰고 난 후에는 세제로 깨끗이 씻은 뒤 뜨거운 물로 헹구어 햇볕에 말려 자연 소독해야 한다. 옻칠한 전통 나무 도마는 살균력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튀김 젓가락 -> 나무젓가락 음식을 볶거나 튀김류를 만들 때 주로 사용하는 긴 젓가락은 지속적으로 열을 받는 도구이므로 플라스틱 소재 대신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나무젓가락으로 바꿔 사용할 것.
합성수지 냄비 -> 스테인리스 냄비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합성수지 식기, 합성 유리 식기, 금속 식기(알루미늄, 구리, 철제, 티타늄 등)가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면서 안전한 용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스테인리스는 상당히 견고한 분자 구성으로 합성 성분의 일부가 녹아 나오는 일이 거의 없고 벗겨지지 않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기밥솥 -> 무쇠 솥, 옹기 전기밥솥은 녹이 스는 것과 음식이 눌어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을 한다. 불소는 발암성이 있고 면역력의 손상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 환경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안전한 무쇠 솥이나 옹기로 대체하다.